주위는 비웃음과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이 김익수는, 정말 자존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놈이로군..저렇게 젊은 놈 앞에서 자존심을 구기면서 아버지라고 부르다니..그리고 라이트 그룹 회장이라는 작자가 저러고 있으니.. 어휴..그러나, 김익수는 목숨이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체면을 차릴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알고 있다, 대장부라면 위험에 닥쳤을 때 몸을 굽힐 줄도 알아야 살아 남는 다는 것을..사람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목숨이 붙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뒤에야 담력이든 뭐든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이미 목숨을 잃은 뒤에 뭘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다..?그래서 그는 다급해졌다. 시후에게 다시 한 번 애원을 한 것이다. "아버지!! 제발 절 살려주시지요!! 이번 한 번만 봐주십시오! 제가 나중에 꼭 감사의 인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놓아주신다면 당신의 은혜에 평생 감사드릴 겁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까는 아버지라고 부르셔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죠..”.김익수는 혹시 시후가 자신을 죽여버릴 까봐 깜짝 놀라 펄쩍 뛰며 말했다.“제가 잘못 했어요!! 제발.. 제 나이를 좀 생각해보십시오!! 한 번만 봐달라는 말입니다..."시후는 그를 한 번 노려 보았다.. 옆에서 이미 넋이 나간 혜빈은 멍하니 서 있었다.“김혜빈.. 당신을 돕겠다는 사람들이 모두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데.. 당신은 왜 아직도 서 있는 거지?"혜빈은 당황해 "뭐... 뭐... 뭐야? 무슨 뜻이야?"라고 말했다.그러자 김익수는 급하게 손을 뻗어 거칠게 그녀를 땅바닥에 끌어내린 뒤 그녀 역시 무릎을 꿇게 했다. “멍청이야?? 지금 무릎 꿇고 아버지와 이야기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고?"방법이 없었다. 김익수는 지금 이 순간 살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나도 강했기에, 체면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혜빈은 지금 땅에 꿇어앉았다.. 김익수는 또 다시 시후에게 물었
김익수는 내면의 굴욕과 분노를 삼키며 시후에게 공손히 말했다.. "음.. 은시후 씨..? 이제 돌아가봐도 될까요?"시후는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래, 잘 가라!!김익수는 굴욕스러워 눈물을 흘리더니 몸을 돌려 부들부들 떨며 걸어나갔다.김 대표가 나가는데 혜빈이 어찌 감히 그 자리에 있겠는가. 혜빈도 당장 김익수를 따라 밖으로 뛰쳐나갔다.두 사람은 혹시라도 시후가 다시 그들을 붙잡아두고 괴롭힐까 봐 속으로 두려웠지만, 시후는 이제 그들과 재미를 다 본 터라 별 관심이 없었다.김익수는 이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풍을 잃었기 때문에, 그의 남은 여생은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었다..두 사람이 나간 뒤, 이화룡은 시후에게로 급히 다가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은 선생님, 제가 좀 늦었습니다.. 이 쓰레기들과 직접 말싸움을 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것은 제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대수롭지 않게 이 일을 넘겼다.“그런데.. 어떻게 알고 이곳에 오신 거예요? 건설/인테리어업계 회의 아닌가요? 혹시 인테리어 업무도 하세요?”이화룡는 허허 웃으며 답했다."아하하.. 인테리어 쪽 시멘트 업체를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업계의 대부분 대표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이렇게 초청 받았습니다.”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화룡 씨, 앞으로는 무고한 시민들을 괴롭히지 마시고 그냥 업무만 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이화룡은 급히 "제가 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답했다.그러자 시후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이화룡은 김익수의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은 선생님, 이 4명은 어떻게 하십니까?""저 기절한 놈은 두 다리도 못쓰게 되었는데, 그냥 끌고 나가버려요..”그러자 이화룡는 고개를 끄덕이며 측근들에게 소리쳤다. "어서 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차를 몰고 돌아가는 길에 김익수는 열불이 나 견디기 힘들었다.그래서 혜빈의 별장으로 돌아온 뒤, 김익수는 아무 말 없이 혜빈을 데리고 그냥 객실로 올라 가버렸다..거실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던 김창곤 부부는 들어와 인사도 없이 2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이 후다닥 계단을 올라 가버리자, 신 회장은 "크흠.. 흠.. 혜빈이가 김 대표와 잘 되기만 한다면 그건 혜빈이의 복이니까, 너희 두 사람은 괜히 끼어들지 마라!!"라며 꾸중을 했다.김창곤은 머쓱해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그냥 별 생각은 없었는데.. 좀 묘한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러자 신 회장은 시큰둥하게 말했다.“뭐가 그렇게 어색해? 우리는 그냥 돈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김 대표님이 혜빈에게 준 그 1억!! 지금 네 손에 있지??! 그치?"김창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 어머니.. 제 손 안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신 회장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혜빈이가 김 대표와 잘 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 더 깊은 사이가 된다면!!? 1억이 아니라! 10억! 아니!? 50억이 대수겠어? 그럴 때가 되면!! 그 돈이 다 네 호주머니에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아들아?!”이 말을 듣자, 김창곤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딸과 김익수을 허락한 이유는 하나.. 바로 돈 때문이었다.김익수는 그룹에 100억이라는 큰 돈을 투자해주었다.. 그리고 혜빈에게는 1억을 더 주었다.. 이 돈은 솔직히 그룹을 살리기에 굉장히 큰 돈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니, 시간이 지나면 그룹에 투자하게 될 돈은 더 많아질 것이다.이 생각을 하자 김창곤은 바로 머쓱해져서는 마누라 홍라연을 끌고 1층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몹시 초조해졌다."여보!! 지난 번에 우리가 그 은시후가 로이드 그룹에서 받은 그 별장!!? 거기 아파트에 큰 평수 있던 거 기억나? 수십 억 대로 엄청 비싸지 않았어?!! 그래도 우리가
홍라연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됐어, 이제 저 로이드 그룹 이야기만 나오면 치가 떨려! 그냥 우리 별장 이야기나 하자! 우리 그럼 내일 차를 몰고 한 번 가 볼까? 어때? 당신은 시간 있어?""그래! 있고 말고! 우리 그러면 저기 한남동 쪽에 개인 주택을 한 번 보러 가보자. 마누라!! 우리 한 번 별장처럼 으리으리한 곳에서 살아 보는 거야!! 가즈아아!!”두 사람이 이렇게 앞으로 이사 갈 곳을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위층에서 격렬한 소리가 들려왔다.위층에 있는 사람은 혜빈와 김익수 두 사람 뿐인데, 두 내외는 서로를 한 번 보고 나서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혜빈은 마침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고,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한 채 위층에서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김창곤은 그녀의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물었다."혜빈아,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김익수가 널 때렸어?"혜빈이는 울면서 답했다. "아니.. 갑자기 잠자리를 가질 수가 없다고.. 부끄럽다고는 제 뺨을 한 대 때리셨어요… 흑흑.."김창곤은 그제야 딸이 왜 뺨을 맞았는지 알 수 있었다.솔직히.. 남자는 갑자기 능력이 사라지면 이성을 한 번씩 잃을 경우가 있다.그러자 곧바로 김익수가 몸에 가운을 두르고 위층에서 황급히 뛰어내려왔다.홍라연은 다급하게 물었다.“우리 혜빈이가 뭘 잘못 했다고 이렇게 빰을 때려요..?”김익수은 사나운 표정으로 이를 갈며 말했다."잔소리 말고 당장 병원에 데려가요!"김창곤은 김익수의 태도가 좀 못마땅한 듯 따져 물으려 하자, 신 회장이 다가와 어두운 표정으로말했다."창곤아! 너 아직도 뭘 멍하니 서 있느냐? 지금 김 회장님의 몸이 제일 중요하지! 어서 운전해!"신 회장이 나와서 분부한 것을 보니, 김창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급히 차 키를 가져와 김익수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병원에 가는 길.. 김익수의 표정은 어둡고 어두웠다.. 그는 시후를 갈기갈기 찢어 발기고 싶었다..
지금은 밤이었기 때문에 김익수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서는 응급실로 갈 수밖에 없었다.김창곤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줄을 서 있다가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의사는 "어디가 아프십니까?"라고 물었다.김익수는 김창곤을 진료실에서 내보내고, 의사에게 은밀하게 물었다."의사 선생.. 어떻게 된 일인지 좀 확인해주시죠.. 이게.. 내 물건이.. 잠자리할 때 제대로 움직이질 않아!!""네??!" 의사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건.. 비뇨기과를 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이런 쪽은 응급실에서 치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데..? 환자분, 내일 오전에 다시 오셔서 비뇨기과 담당의에게 진찰을 받도록 하세요! 저는 응급 진료를 보고 있거든요? 그러면 두통이나 응급 부상, 돌발 사고 등을 담당하는 곳이에요 여기가."그러자 김익수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러 댔다. "아니 이 돌팔이가?! 어디 감히?! 이것도 돌발 상황이라고!! 응급이야!"의사는 난처한 표정으로 "아니.. 제가 오랫동안 응급실을 담당 했는데, 이런 걸로 갑자기 진료하겠다고 온 건 처음 봤습니다.."라고 말했다.“그리고 환자분, 이게.. 우리 남자들의 물건이라는 게, 소모품과 같아서 처음에는 좀 잘 되다가 나중에 나이가 들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삐걱 거리기도 하고요? 안 쓰면 점점 녹이 슬어 못 쓰게.."김익수는 자신의 물건을 이렇게 묘사할 줄 몰랐고, 의사의 말을 듣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랐다. "어이.. 의사 양반.. 지금 이런 병에 걸려 보기라도 하고 이렇게 헛소리 하는 거야? 검사 좀 시켜달라니까?”그러자 의사도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니 환자분 왜 이러세요?? 이건 응급실에서 관리하는 영역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여기서 더 이상 소란을 피우시면 경찰 부릅니다?”"너…?" 김익수는 이를 악물고 잠시 후에 그의 앞에 있는 모니터를 가리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의사 양반, 네이버 한 번 켜 봐!!”의사는 눈썹을 찡그렸다. "네?"김익
의사 표정이 굳어지자 김익수는 "의사 선생님, 제 상황이 좀 어떻습니까?"라고 다급하게 물었다.그 주치의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김 회장님, 이건 고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확인을 해 보니, 신경이 완전히 망가져서 고치고 할 수가 없어요."그러자 김창곤이 물었다. "혹시 당신네들 병원 수준이 안 되는 거 아니야?"주치의는 경멸하듯 그를 쏘아보며 “지금의 의료 수단으로는 손상된 신경이 서서히 회복되지만, 괴사한 신경이 다시 회생하는 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과 같아서요. 어떤 사람은 신경이 회복되면서 천천히 일어설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평생 일어나지 못 하거든요.“그러면서 그는 김익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상황은 어딜 가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설령 외국으로 나간다고 해도 못 고치는 거라고요.""뭐라고요? 이럴 수가!!!"김익수는 창백한 얼굴로 넋이 나간 듯 말했다. "나는 가진 게 돈이야! 1억이라도 안 돼? 1억 이면 나를 고칠 수 있어?!"주치의는 돈 이야기를 꺼내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말했다.“신경은 사람의 생명과 같아서, 죽어갈 때는 그래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한 번 죽어버리면그냥 진짜 죽는 거지 아무도 회생할 수 없는 겁니다."그러면서 "1억은 그냥 껌 값이죠! 아마 100억을 준다고 해도 이건 살릴 수가 없어요!”그러자 김익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벼락을 맞은 듯했다.‘고칠 수 없어?! 설마 이걸 진짜 못 고치겠어?! 내가 그렇게 많은 돈을 번 것은 바로 아플 때 많은 돈으로 병을 고치고 신처럼 살고 싶어서 였는데... 만약 내가 이렇게 끝나 버리면.. 내 앞 날은무슨 의미가 있어?’이 생각을 하자, 내로라 하는 재계의 거물 김익수는 뜻밖에도 얼굴을 감싸고 엉엉 울며, 눈물을 흘렸다.그러자 옆에 있던 김창곤도 눈시울이 뜨거워져 눈물이 날 뻔했다.같은 남자로서 김익수의 지금 이 고통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면서 자신
"음.. 혹시 최 선생님을 아는 분이세요?" 담당의는 다시 한 번 물어보는 김익수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그러자 김익수는 크게 기뻐하며 하하 웃으며 말했다.“어디 아는 사이뿐이겠어요?! 당신이 말한 그 의사 선생님은, 우리 그룹과 대대로 친분이 있는 선생이요! 처음에 그 최 선생이 이름 없을 때 우리 집이 투자를 해준 덕분에 이렇게 유명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서울에 계신다니.. 정말 이렇게 큰 행운이!?"김익수는 갑자기 베드에서 뛰어내리더니 김창곤에게 "어서 최 선생을 보러 갑시다!”라고 말했다.김창곤은 이제 김익수를 데리고 제세당으로 향했다.제세당 입구에 막 도착하자, 김익수는 안달복달하며 차에서 내렸다.아직 문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목발을 짚은 젊은이가 문 앞에서 내쫓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 젊은이는 절뚝거리며 애원하고 있었다."저 스승님, 선생님.. 정말 죄송스럽지만 최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제발 제 다리를 좀 치료해 주십시오!! 제 다리를 치료하기만 하면, 제가 억 단위로 돌려 드리겠습니다!"그러자 한의원의 담당자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지금 몇 번이나 말씀드려요? 저희는 이미 말을 전했다니까요? 그런데 당신은 최 선생님의 생명의 은인에게 죄를 지었기 때문에 돈을 아무리 많이 주어도, 최 선생님께서는 당신을 치료하시지 않을 거라고요!”"그리고 장진환 선생님, 요 며칠 동안 매일 같이 찾아와 영업에 지장을 주고 있으니, 내일 또 이렇게 오시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지팡이를 짚은 젊은이는 괴로운 표정으로 애원했다."아니.. 저 선생님, 제발 좋은 말씀 좀 해 주세요!! 제가 선생님께도 돈 좀 꽂아 드릴게요!"점원은 안 들린다는 듯 그를 계속 문 밖으로 밀어내면서,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이제 그만 오세요~~!"김창곤은 한 눈에 이 젊은이를 알아보았다! 그는 장진환이 아닌가? 그 때 모빌리티쇼에서 시후의 미움을 샀기 때문에 동생 상곤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화룡에 의해
신경 괴사? 이것은 좀 까다로운 병이었다!사실 한의사에는, 이것을 치료할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정말 괴사라면 기본적으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그러자 그는 다급하게 익수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녔기에 그래?”라고 물었다. “이렇게 특이한 신경 괴사는 흔치 않은 일인데?!”김익수는 오늘 밤에 일어난 자신의 당혹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두루뭉술하게 둘러댔다. “사실 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갑자기 이렇게 되었다고요.. 제가 조금 전에 성모 병원에 갔는데, 뭐 진찰을 해 주기는 하더라고요? 하.. 근데 신경이 망가졌다는데..."그는 울상이 되어 애원했다.“형님!! 저는 형님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보고 자란 사람입니다. 그러니 저를 꼭 도와주세요 형님!!”최 선생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이 병은 그의 의술로는 치료하기가 어려웠다. 그저 자신의 능력으로는 괴사하지 않도록 현상 유지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신경 괴사를 치유하고 기능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아마도 불가능할까 굉장히 머리가 아팠다...그러자 그는 한숨을 쉬고 또 한숨을 쉬었다..“하아.. 신경 괴사는 국제적으로도 의학 난제다.. 치료도 안 되고, 사실 나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그러자 김익수는 급히 물었다.“제가 그 성모 병원의 주치의에게 듣자니, 형님께서 전신 마비 환자를 고치셨다면서요?!! 그런데 나처럼 이렇게 작은 마비도 못 구한다고요?”최 선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실, 너의 이 병은 치료를 못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치료의 대가가 너무 크다.” 그는 뒤이어 말했다. "지금 내 손에 놓인 이것.. 보이지? 이건 내 생명의 은인이 주신 약이야.. 이 환약은, 약효가 정말 엄청나! 반 알만 먹으면 아마 너의 병의 8할이 치료될 거야!”김익수는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급히 애원하였다.“형님!! 그럼 이 약만 좀 주십시오!! 이 약만 먹으면 제가 다시 사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