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공주는 빠르게 여행 일정을 결정했다. 그녀는 이틀 뒤 한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며, 일정은 우선 며칠간 LCS 그룹에서 머물다가 LCS 그룹 구성원들과 함께 전체 제사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왕실 가족들이 뒤이어 한국으로 오면 공주는 가족들과 합류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은 버킹엄 호텔에 묵게 될 것이며, 그녀와 은지환의 약혼식도 버킹엄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그래서 은충환은 박상철 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박 집사, 노르웨이 공주가 내일 모레 올 거야. 시간을 잘 잡아서 사람들을 이끌고 집안의 일들을 정리해야 해. 모든 것은 세세하게 준비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든 실수가 일어나서는 안 되네."박상철 집사는 서둘러 말했다. "회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이미 작업 중입니다."은충환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 제사에서 나는 LCS 그룹의 모든 직계 친척과 방계 친척 앞에서 지환이와 그녀의 결혼을 발표할 거야. 우리는 국내 최초로 유럽 왕실과 혼인을 하게 된 집안이 될 것이고 LCS 그룹은 반드시 유명해질 거야!"박상철 집사는 즉시 정중하게 말했다. "이번 노르웨이 공주와의 결혼은 LCS 그룹의 유럽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는 LCS 그룹의 다음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회장님!”은충환은 가볍게 웃으며 먼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까지 돌파구가 되지는 못할 거야.. 그들 왕족에게 정치적 권리가 없으니까.. 그들의 인기와 특별 대우로 인해 우리에게 큰 돌파구를 가져올 가능성은 희박해.." 은충환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내가 그래도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우리가 왕실의 승인을 더 많이 받았다는 거야.. 그러면 유럽 시장이 우리를 더 신뢰하고 덜 경계하게 되겠지. 미래에 지환이가 북유럽에 갈 때, 그는 그곳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테니 현지의 사위로 간주되면 우리에게 약간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게 전부
"말해 보게, 그럼 시후가 평생을 그 김유나와 함께 보낼 계획이라는 건가?"박상철 집사는 재빨리 말했다. "회장님, 우리는 감정 같은 것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도련님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은충환은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그룹의 회장으로서 나는 내 손자가 그런 덜 떨어진 배경을 가진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은충환은 말하면서 한탄했다. "나는 김유나의 배경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 김유나 그 아이의 지위가 너무 낮을 뿐만 아니라, 김유나의 할아버지는 원래 우리 LCS 그룹 하인 출신이야! 어떤 집안이 손자를 하인의 손녀와 결혼시키겠나? 이것은 우리 조상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 아니겠나? 그래서 시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여자와 이혼해야 해!"박상철 집사는 은 회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회장님, 이 문제는 서두를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도련님께 조금 더 시간을 주시고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은충환은 진지하게 말했다. "나도 원래 그렇게 생각했어. 시후와 내가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고, 정상적인 조부모와 손자 사이의 정서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한 거지. 그러니 나는 처음부터 이혼하고 우리 그룹으로 돌아오라고 강요하지 않았다고. 나는 그 녀석이 스스로 김유나를 떠날 수 있도록 그에게 엠그란드 그룹을 주었지만, 지금 보니 딱히 큰 영향이 없었군!" 원래 은충환의 이해에 따르면 두 사람 사이에 격차가 생기면 그들이 헤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부유하고 강력하며 지위가 높아지면 김유나에 대한 관심을 잃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 때 은 회장은 김유나에게 돈을 넉넉하게 주고 두 사람의 결혼을 완전히 끝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지체하며 김유나와 이혼하지 않을 줄은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그가 받은 몇몇 소식에 따르면 시후는 김유나와 이혼할 계획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고은서 역시도 그
은충환의 눈에는 비록 이번 조상제사에서 은지환과 그의 결혼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지만, 결국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시후였다.왕족은 돈도 있고 지위도 있고 체면도 있지만, 재산이나 지위로 보면 평균 이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러니 전체적으로 왕족은 만병 통치약과 같이 모든 면에서 다 좋지만, 특별히 뛰어난 것은 없다. 전반적인 힘으로 볼 때, 북유럽 10명의 공주는 아마도 고은서를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유럽 왕실 보다 고은서의 인기와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는 외동 딸로 혼자 모든 재산을 쥐게 될 테니 공주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박상철 집사는 수년 동안 은충환을 따랐기 때문에 그의 계획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은충환은 시후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시후의 성격과 스타일도 잘 몰랐다. 하지만 박상철 집사는 시후를 잘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시후는 박상철 집사의 눈 아래에서 성장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박상철 집사는 결코 시후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았고 의도적으로 시후의 교육을 준비하지도 않았지만, 시후의 상황을 매우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는 시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후에 대한 은충환의 계획이 달성되기 어려울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또한 속으로 조금 걱정이 되었고 은근히 궁금했다. ‘만약 시후 도련님이 회장님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다면.. 두 분의 관계가 틀어질 것인가..? 그리고 엠그란드 그룹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LCS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을 빼앗고 도련님이 고은서 양과 결혼하기를 꺼리면.. Koreana 그룹의 자산은 LCS 그룹의 것이 되지 못할 텐데.. 그렇다면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박상철 집사는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서 그는 은충환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며 물었다. "회장님, 도련님을 찾으려고 이렇게 고생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도련님이 고은서 양과 결혼하기를 바라십니까?""물론 그렇지 않지."
더욱이 그는 늘 시후에 대해 조금 걱정이 있었는데, 그건 부모님의 죽음 때문에 시후가 자신에게 화를 내지는 않을까 한 것이었다. 따라서 시후를 다시 데려오는 것은 사실 그에게 해를 끼칠 뿐 좋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약 시후를 찾아 다시 돌아오라고 한 다면 아마 한 마리의 늑대만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알면서도 시후가 자신의 핏줄을 다시 알아차리기 위해 그룹으로 돌아오도록 고집하고 심지어 자신을 낮추어 시후에게 간청까지 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3년 전 겪었던 일 때문이었다.3년 전, 은충환은 기업가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으로 갔다. 세계 최고 기업가들이 모인 성대한 모임이었는데, 실제로 초청받을 자격이 있는 국내 기업가는 5명도 안 되었으나 은 회장은 그 중 한 명이었다. 해외 유명 기업가들은 수조 달러의 자산을 가진 최고 가문의 대표자들이었고 당시 은충환은 중간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과 일본의 일류 대기업, 유럽의 오랜 슈퍼 패밀리, 러시아의 거대 금융그룹들 모두 은 회장보다 강력한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정상회담에 이토록 많은 최고 부자들이 참석한 이유는 이 정상회담 뒤에 세 명의 상임이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당 정상회담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이 세 명의 상임이사에게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세 명의 상임이사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어했다.이들 3명의 상임이사는 세계 3대 재벌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한 사람은 중동 왕족 대표, 한 사람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대표, 또 한 사람은 바로 Samson 그룹의 대표였다. 3대 가문은 각각 한 명의 상임이사를 임명하여 정상회담을 공동 관리하며, 각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세 사람 모두 각자의 힘과 영향력으로 많은 자원을 모았기 때문에 모든 기업가들이 이번 정상회담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은충환도 정상회담에서 자원과 인맥을 얻고 싶었는데, 공교롭게도 Samson 그룹이 상임이사로 파견한 사람은 바로 시후의 외삼촌인 안태풍
그 시각, 소성봉을 제외하고 성도민이 한국으로 돌아온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성도민은 한국으로 돌아오기 훨씬 전부터 이미 블랙 드래곤에서 수십 명의 정보원을 한국에 잠복하도록 했는데, 이 정보원들은 한국의 각계에 침투하여 재벌가들을 많은 소식을 듣고 있었다. 노르웨이 공주의 일정이 정해지자, 한국에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그로 인해 많은 재벌가들은 LCS 그룹이 북유럽 왕실과 사돈을 맺게 되는 사실을 부러워하며 LCS 그룹이 유럽에 진출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다.성도민의 부하 첸은 급히 그에게 다가와 정중히 말했다. “LCS 그룹의 손자 은지환이 북유럽 노르웨이 왕실의 공주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공주는 결혼을 위해 이틀 뒤 한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 공주는 LCS 그룹의 전체 제사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합니다."“노르웨이 공주?” 성도민은 “내 기억이 맞다면 이 공주는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한 것 같던데..?”라고 경멸하며 입술을 삐죽였다.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 역시도 유럽의 모든 왕실에 대해 매우 명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북유럽의 공주가 왕위 계승법에 따라 실제로 첫 번째 상속자가 되어야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일찍이 그녀가 권력을 박탈당했는지 모르겠습니다."성도민은 웃으며 말했다. "버려진 이들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곤경에 처한 봉황이나 다름없어. 유럽의 어떤 재벌가도 그런 인물을 딱히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거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에서는 칭송 받게 될 줄은 몰랐군.”첸은 옆에서 말했다. "LCS 그룹은 이 공주를 통해 유럽에 일부 채널을 열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성도민은 "내가 여기에 있는 한 LCS 그룹의 재산과 사업은 점점 더 나빠질 거다. 나는 그들이 유럽에 진출할 기회를 절대 주지 않을 거야!"라고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성도민은 그렇게 말한 후 차갑게 말했다. "첸, 즉시 가장 저렴하고 질 낮은 관을 하나 구입하도록 해. 때가 오면 LCS 그룹에게
시후와 협력하기 위해 이토 나나코도 직접 나서 소민지와 합작 회사를 설립했으며, 시후는 회사 이름을 두 사람의 이름에서 하나씩 따 TS Shipping으로 명명했다. 이 합작회사는 표면적으로는 이토 그룹과 소민지가 설립했으며 이토 그룹이 51%, 소민지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토 그룹이 보유한 51%의 지분은 시후의 소유였다.엘에이치 그룹의 해상 운송 그룹은 이전에 제재를 받았으며 모든 사업 자격이 취소되었다. 그러나 이토 그룹은 해외 기업이기에 완전한 자격증명서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TS Shipping의 성격도 외자 주도 합작회사로 엘에이치 그룹이 받았던 이전의 모든 제재를 우회할 수 있게 되었다.변지현은 소민지보다 경영 경험이 많고 그녀의 아버지 변태섭 교수가 배후에 있기 때문에 변지현은 TS Shipping의 CEO를 맡게 되었다. TS Shipping의 COO인 소민지는 변지현과 협력하여 TS Shipping을 공동 관리했다. 시후는 이 회사의 지배주주이지만 그는 여전히 무간섭 가게 주인이 될 계획이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회사 운영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었다. 현재 이토 그룹은 일본 최고의 기업이고, 소민지도 한국에서 상위권의 재벌가 엘에이치 그룹의 손녀이며 그녀의 경험은 이전에도 많은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그녀가 이토 그룹과의 협력하여 엘에이치 그룹의 계승권을 이양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곧바로 주요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변지현은 이것이 마케팅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먼저 시후를 찾아 좋은 날을 선택하여 TS Shipping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기자 회견을 열 계획을 세웠다. 시후는 당연히 이의가 없었으므로 변지현은 소민지와 논의하여 많은 이슈가 되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기자 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마침 이토 나나코가 아직 한국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세 사람은 앉아 논의한 후 이토 나나코와 소민지가 이끄는 버킹엄 호텔에서 대규모 기자 회견을 준비하기로
시후의 원래 계획은 식목일인 4월 5일 새벽 제사에 참여하기 위해 구름산으로 가는 것이었다. 제사에 참여한 후 곧바로 서울로 돌아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시후는 LCS 그룹 사람들과 별로 접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박상철 집사는 시후가 일찍 도착하기를 바랐고, 시후도 일찍 가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시후는 LCS 그룹에게는 다소 혐오감을 느꼈지만 박상철 집사에 대해서는 큰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시후와 안세진이 함께 VIP 라운지 문에 왔을 때, 소민지는 복도에 서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녀는 시후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눈이 마주쳤다. 시후는 그녀의 눈썹이 꿈틀 대는 것을 보았다. 소민지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얼굴을 찡그리고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할아버지, 지금 할 일이 있어서 기자회견 후에 연락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고 시후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제 은인, 여기 계셨네요."시후는 소민지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나요?"라고 물었다.소민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제 은인이여, 둘이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세진에게 말했다. "부장님, 먼저 들어가세요. 이야기를 좀 나누고 들어가죠.”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도련님, 옆에 있는 휴게실이 모두 비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습니다. 기자 회견은 조금 뒤에 시작됩니다.”"알겠습니다." 시후는 소민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소민지 씨, 내부 라운지로 가죠.”소민지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와 소민지는 가장 안쪽 라운지에 도착했다. 라운지로 들어서자마자 소민지는 초조하게 말했다. "은인이여.. 이틀 전에 미국 CNN의 보도 자료를 봤는데 세계 최고의 용병 블랙 드래곤 조직이 시리아에서 큰 패배를 당해 수천 명의 목숨을 잃었다고 하더군요.. 그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람은
소민지는 아버지의 많은 행동을 비난했지만, 결국 그녀도 그와 혈연 관계였기 때문에 시리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녀가 가장 걱정한 것은 아버지의 안전이었다.시후는 이 말을 듣고 궁금해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블랙 드래곤이 용병 기지를 건설한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었죠?"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방금 할아버지께 전화를 했어요. 원래는 할아버지께 시리아와 블랙 드래곤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는지 은근히 떠보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죠. 할아버지께 블랙 드래곤이라는 걸 처음 들었어요.”시후는 깜짝 놀랐다. "소성봉 회장과 블랙 드래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죠?"소민지는 "이전에 그가 블랙 드래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지만, 조금 전 통화에서는 블랙 드래곤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약간의 흥분과 감탄이 섞여 있는 것 같았어요.”"이상하군요.." 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블랙 드래곤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역에서 발전했는데, 한국은 아직 평화로운데..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이름을 들을 기회가 없어요. 소성봉 회장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죠? 그리고 블랙 드래곤과 시리아의 협력에 대해서 내용을 아나요?"소민지는 "어쩌면 더 좋은 채널이 있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표면적으로는 이 문제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소성봉이 블랙 드래곤과 어떤 종류의 연관성이 있음에 틀림없다고 느꼈다. 그는 속으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금 뒤 시후는 소민지에게 말했다. "내가 아는 한 당신의 아버지는 현재 안전합니다. 블랙 드래곤이 하미드를 잡으려고 수만 명을 준비하더라도, 그 전투를 이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반년이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하미드를 둘러싸고 있을 뿐 공격하지는 않으니 아직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소민지는 애원하는 얼굴로 말했다. "친애하는 은인이시여, 아버지가 돌아오도록 해주세요.. 아버지가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의 죄는 사형에 해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