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를 향해 걸어온 두 사람 중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흰 정장을 입고 있었다.그는 비를 뚫고 자켓을 흩날리며 다가왔다.그 뒤를 따르고 있는 또 다른 한 명은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사내였다.두 사람은 폭우를 뚫고 왔음에도 거의 젖지 않았다. 시후는 살짝 곁눈질로 보았지만, 두 사내들이 무술에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때 차창에 엎드려 밖을 빼꼼 내다보고 있던 장 사장이, 갑자기 귀신을 본 것처럼 화들짝 놀라 도망가려고 하는 것이었다.시후는 재빠르게 그의 멱살을 움켜쥔 채 냉소적으로 말했다. “뭐야? 왜 도망가려고 하는 거지!?""아.. 그게.. 저 두 사람.. 신사쌍파라고요..!" 장 사장은 발버둥치면서 "은 선생님!! 빨리 이거 좀 놔주세요! 어서요!! 저는 도망칠 거예요!! 여기서 이렇게 죽고 싶지 않습니다....”그러자 기골이 장대한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하였다. “오~ 우리 두 사람을 알아볼 수 있으면, 좀 지식이 있는 편이네?!! 저 자식 좀 보는 눈이 있네.. 하지만 우리 형제의 볼 일이 다 끝나기 전에는 너희 넷 중 누구도 이곳을 뜰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신사쌍파..?"시후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얼굴을 찡그리며 기억 속 저 편에 있던 이미지를 하나 떠올렸다.재작년에 한 뉴스가 실검에 오르자, 여러 방송사에서 돌아가며 방영된 적이 있었다. 시후는 그 때 집에서 요리를 하면서 그 뉴스를 보았다.그 뉴스에서는 경기도 화성에 살고 있던 갑부의 아들을 납치한 흉악무도한 강도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갑부를 납치한 뒤 50억이라는 액수의 돈을 요구했다고 들었다.하지만, 그 갑부도 엄청난 배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10억의 거금을 쓰고 경기도에서 무술을 좀 갈고 닦았다는 사람들을 모아 자신을 구해 달라고 요청했다.경기도 수원에는 백제 때 지어, 무술을 전해오던 무략관(武略館)이라는 교육기관이 있었다. 그 때문에 내로라하는 무술 실력을 가진 사람들은 수원 출신이
유나는 바로 거부했다. "싫어요!!! 싫다고요!!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거예요!!!"시후는 "어서 가요!! 여기에 있으면 내가 계속 신경 쓰여서 한 눈 팔게 된다고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우리 모두가 다쳐요!”유나는 그제서야 시후의 말을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여빈의 손을 잡고 차 안으로 잡아 끌었다.여빈은 그녀에게 이끌려 몸의 균형을 잃고 비틀댔다. ‘툭’하고 흰 돌멩이 하나가 여빈의 주머니에서 미끄러져 나와 땅으로 떨어졌다.그러자 시후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어디서 이런 먼지 같은 자식들이 감히 내 앞에서 소란을 피워 대? 너희 둘이야 말로 오늘 죽고 싶은가 본데?”그러자 건장한 사나이는 비웃을 가치도 없다는 듯 소리쳤다. "허이고, 그렇다면 누가 먼지 같은 놈인지 한 번 겨뤄볼까?”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주먹으로 시후의 머리를 냅다 내리쳤다. 주먹은 너무나 강해서 마치 시후의 머리를 그대로 부숴버릴 것 같았다.하지만 시후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는 듯 "분수를 모르는 무모하고 멍청한 놈이로군..."이라며 한 발을 들어 그 사내를 걷어차버렸다. 그 때 시후는 그의 중요 부위를 정확히 조준해서 갈겨버렸다.사내의 행동은 매우 빠르기는 했지만, 시후의 속도에는 못 미쳤다.바로 그 순간, 그는 이미 눈으로 시후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얼마 안 되는 시간에 아래의 중요 부위에서 극심한 고통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아아아아아아악!!!!"건장한 사내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구부리고 두 손으로 아래를 감싸며 풀썩 쓰러졌다.그의 바지 중앙 부분에서, 붉은 액체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그는 너무나 아파서 혼절할 것 같이 처량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형님.. 형님!!!! 으악!!!! 형.. 형님!!! 저..저.. 쓰레..ㄱ..”흰 정장을 입은 사내는 시후가 자신의 동생이 가한 공격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동생의 공격을 피한 것뿐만 아니라 심지
몇 초 뒤, 사람들은 눈앞이 캄캄해졌고 흰 정장을 입은 사내의 모습은 마치 그림자처럼 보였다. 그는 쏜살같이 시후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사내의 주먹질과 함께, 그를 중심으로 풍랑이 일면서 사방에 몰아치던 빗물이 저절로 뒤로 흩어졌다.그의 주먹이 지나간 자리엔 빗물이 모두 수증기로 변해 있었다."피를 부르는구나!!"장 사장은 이 난리에 놀라 숨기 위해 차 밑으로 파고 들어가려 했다.유나에 차에 태워진 여빈은, 너무 놀라 숨을 죽이고 극도로 긴장하였다. 자신 때문에 시후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을까 상당히 걱정되었던 것이다.시후의 아내 유나 역시 떨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분명 남편은 반드시 화를 복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때, 시후는 정장차림의 사내를 바라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흰 정장을 입은 사내의 공격에도 전혀 타격이 없었고, 그가 가까이 왔을 때 손바닥에 힘을 주어 그의 주먹을 낚아챘다. 그리고는 그의 손목을 180도 비틀어 버렸다!!‘뚜둑!!’하는 뼈마디 소리와 함께 흰 정장을 입은 사내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그의 손바닥 전체가 이미 완전히 뒤틀려 찌그러졌고, 뼈와 근육이 모두 끊어져 손목 전체가 아래로 축 늘어져 버린 것이다."형님! 상민이 형!!"땅에 뻗어 있던 건장한 사내가 갑자기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시후는 쳐다보지도 않고 한 발로 그를 짓밟아 버렸다.“빠각!”건장한 사내의 가슴은 일시에 움푹 패여 흙탕물을 삼켰고, 이어서 선혈을 몇 모금 마구 뿜어 댔다. 그는 몸을 몇 번 부르르 떨더니 곧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졌다.“상철아!!! 박상철!!!” 흰 정장의 사내는 이때 눈이 뒤집혔다. 그는 더욱 분노하여 온몸에서 에너지가 폭발하는 것처럼 보였다.박상민은 오른손을 매의 발톱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잔상이 허공에서 빙빙 돌며 공중에서 수십 개의 잔상을 남겼다. 그냥 일반인의 눈으로 본다면 어떤 것이 진짜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을 것이었다.하지만
시후의 이 손바닥은 앞서 살짝 언급되었지만, 사실 그의 손바닥이 상민의 뺨에서 떨어질 때 강한 진동이 그의 머리를 파고들었고, 경맥을 타고 몸속 여기저기를 마구 떨리게 만들었다. 그러자 마치 도화선처럼 그의 몸속 군데군데 중요한 혈관이 일제히 터지게 만들었다.그러자 그의 근육에 공급되던 혈액이 사라졌고, 체내의 중요한 근육들이 모두 파열되어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못했다.“흐..흐억!!”상민은 놀라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이런 깊이 있는 내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민은 시후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사실 서울과 경기도의 무맹의 일인자도 상민과 상철의 실력에 무릎을 꿇었는데 이렇게 강력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놈이 또 있었다니!시후의 실력은 그들의 이상이라고 판단되었다.이 자식..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자신과 동생은 타인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목숨을 빼앗기러 온 것 같았다!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시후는 상민의 단전을 주먹으로 내리쳤고 그의 단전은 안에서부터 터지면서 순식간에 손발을 제어하지 못하는 불구가 되었다. 그는 이제 죽음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주먹으로 내리친 시후는 상민을 내려다보며 거부할 수 없는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대체 누가 권여빈을 죽이라고 시켰어?"상민의 얼굴은 이미 잿빛으로 변했다. 이 시각 그는 이미 불구가 되었기에, 자신처럼 무술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죽음보다 더 나은 결말이 없었다. 그는 멘탈도 붕괴되었기에 아무런 힘 없이 말했다. "그냥 날 죽여.. 내가 그나마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존엄? 하! 존엄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지?! 만약 네가 배후를 말하지 않는다면, 나는 네 몸의 모든 경맥을 끊어버릴 셈이야.. 그러니 너의 남은 생에 눈꺼풀조차 깜박이지 못하게 만들 거라고! 아니.. 그냥 이 상태로 경찰서로 보내 줄게. 넌 아직 수배자잖아??? 아마 돈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걸? 그럼 감
지금 이 순간 여빈의 몸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떨려왔다.그녀는 살기로 가득한 시후를 보며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동시에, 극도의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했다.시후가 이미 여빈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통나버린 걸 알기나 할까?그는 신사쌍파를 모두 해치우고 입가에 여전히 차가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신사쌍파라니.. 무슨 신사의 품격도 아니고.. 멋들어진 이름을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지금 남은 건 두 마리의 죽은 개에 불과했다.하지만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장 사장은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신사쌍파는 여러 해 동안 무자비 하게 사람들을 납치하거나 죽여왔지만, 놀랍게도 아무도 그들을 잡을 수 없었고 한 번도 싸움에서 진 적이 없었다.그렇기에 그들의 소문을 듣고 전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막강한 두 사람이 시후의 손에 죽임을 당하다니..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분명했다.그렇다면.. 이건 은 선생님의 실력을 넘을 자가 없다는 말이 아니겠는가?이때 시후는 서서히 차갑게 식어가는 두 구의 시신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렸고 당황한 듯 흔들리고 있는 여빈의 두 눈동자와 마주쳤다. "여빈 씨, 당신의 사촌 오빠가 이번에 당신을 타겟으로 청부 살인을 했다고 하면.. 오늘 실패했으니 분명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생기게 될 겁니다. 그러니 늘 조심하시고요, 경호원을 고용하는 게 앞으로 걱정이 없을 겁니다.”여빈은 착잡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에야 호흡을 가다듬고 입술을 잘근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괜찮은 경호원을 찾을 수 있을까요..?”지금 여빈의 마음은 여러 차례의 충격 때문에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가장 먼저, 자신의 사촌 오빠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 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그 신비로운 남자가 베프의 남편이라는 것이다.이 사실들은 그녀에게 있어서 마
그러니.. 자신이 시후를 좋아하더라도 베프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혹시라도 자신이 시후와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유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해방구가 될 수도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여빈은 황급히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조금 귀찮으시겠지만.. 좀 부탁드릴게요.. 시후 씨..”시후는 싱긋 웃으며 "귀찮은 일은 아니에요!"라고 답했다.그의 미소와 따뜻한 한 마디에 여빈은 또 가슴이 떨려왔다.유나의 남편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리 없다고 이성에게 말하고는 있었지만, 여빈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하지만 시후는 여빈의 생각을 모르기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여빈에게 알려주었다.그 사이에 장 사장은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와 알랑대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신사쌍파의 두 사람이 당신의 앞에서는 그냥 아무것도 아니더만요? 제가 은 선생님의 실력에 지금 엄청나게 감탄하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은 선생님.. 정말 하늘이 내려준 싸움의 고수 같은 느낌입니다.”그는 주저 없이 그의 앞에 고개를 90도로 숙여 경외심을 표했다.시후는 그가 설설 기며 아부를 하자, 일부러 그를 떠보며 물었다. “음.. 장 사장.. 조금 전에 뭘 하고 계셨죠? 혹시 제가 죽을까 무서워서 숨어 있었던 거 아니에요?”"아유~~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장 사장은 창백해진 얼굴로 황급히 "은 선생님~ 오해입니다!! 선생님의 무술 실력을 의심하다니요!!! 저는 그냥 조금 전에 머리가 어지러웠을 뿐이니 마음에 두지 마시죠....”말을 마치자, 장 사장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몸을 덜덜 떨었다. “은 선생님!! 선생님이야 말로 지금 시대의 전쟁의 신 아니겠습니까? 저는 진짜 확신한다니까요?! 앞으로 저는 선생님만 숭배하려고 합니다!”유나는 장 사장의 태도를 보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시후에게 말했다.“그런데 여보, 이제 어떡하죠? 신사쌍파를
차가 시내에 도착하자 조금 전까지도 사람들을 삼킬 것만 같던 무시무시한 폭우가 점점 멎어갔다.뒤이어, 바람이 불며 구름이 피어오르자 하늘은 맑아졌고 일곱 색의 무지개가 걸려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시후는 인사동으로 다시 돌아와 차를 세우고 장 사장을 골동품 거리 입구에서 먼저 내리게 했다.장 사장은 차에서 내린 후, 공손히 시후를 향해 인사를 하며 입을 열었다. "은 선생님 감사합니다."시후는 그를 보며 말했다. "장 사장님, 오늘 일은 절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십시오!”"은 선생님 안심하세요, 한 글자도 떼지 않겠습니다!!" 존경의 표정으로 그는 시후를 신처럼 받들고 있었다.시후는 그제야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몰아 돌아갔다.장 사장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서 움직이지 못했다.그리고 시후와 유나는 여빈을 호텔로 돌려보냈다.여빈은 서울에 온 뒤 줄곧 호텔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버킹엄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다. 보안도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LCS 그룹 소속 호텔로 여빈의 사촌 오빠가 아무리 간이 크더라도 감히 여기까지 청부살인자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차에서 내릴 때까지도, 여빈은 시후를 바라보는 눈빛이 매우 복잡했다. 그녀의 마음 속은 마치 거대한 바위 덩이가 박혀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입을 쉽사리 뗄 수 없었다. 고맙다고, 진작에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다고, 후회하고 있다고.. 하지만, 유나의 앞에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란 불가능 한 일이었다.우물쭈물하다, 그녀는 말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여빈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유나는 그녀를 안아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빈아, 위험을 느끼면 반드시 시후에게 전화하는 거 잊지 마!! 절대 혼자 위험한 곳에 가면 안 된다는 거 다시 한 번 생각하고!"여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응, 그럴게! 걱정 마~~”시후는 유나가 여빈을 안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쓰라렸다.
시후는 김상곤이 이미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 버렸다는 것을 깨닫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침실로 돌아갔다.침실로 들어갔을 때, 유나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연보라색으로 끈 나시 원피스로 갈아입었다.그녀에게서는 온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향긋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고, 어깨와 팔목은 보드랍고 매끄러워 보였다. 그녀의 몸은 끈 민소매로는 모두 가려지지 않았기에, 뽀얗고 아름다운 등도 살짝 살짝 드러났다. 그녀를 본 시후는 목구멍으로 침을 꼴딱 삼키며, 시선을 유나에게서 떼지 못했다.유나가 침대에 옆으로 눕자, 매미 날개처럼 얇은 잠옷 때문에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났다. 치맛자락은 허벅지를 덮고 있었고, 두 다리는 살짝 엇갈린 채로 가지런히 놓여있었다.유나는 남편의 뜨거운 눈빛 때문에 볼이 살짝 붉어지며, 급히 말했다. "흠흠.. 여보 왜 그렇게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매일 보는 얼굴이고.. 별로 예쁜 것도 없는데…”시후는 무슨 소리냐는 듯 웃으며 답했다. "이렇게 예쁘게 생겨가지고.. 하하.. 나는 당신 얼굴을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고요!!”유나는 귀여운 표정으로 시후를 살짝 째려보았지만, 아름다운 눈동자는 이전까지 시후를 보던 눈빛과는 살짝 다른 빛깔로 반짝였다.사실 오늘 그녀는 시후의 싸움 실력에 놀랐다. 그냥 시후는 풍수지리를 좀 볼 줄 알아서 사람들에게서 조금 인정을 받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오늘 남편의 모습은 정말 평소에 보지 못하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남편이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절친의 목숨까지 구할 수 있다니.. 이건 정말 보통이 아닌 일이었다!그리고 유나는 참지 못하고 "시후 씨, 나에게 말해 봐요. 어떻게 이렇게 강해진 거예요?? 그 무섭고 유명하다는 신사쌍파조차 당신의 상대가 안 되었잖아요!"라고 물었다."이건 비밀이라서.. 당신이 내 입술에 뽀뽀 한 번만 해주면, 바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유나는 “흥!! 무슨 소리예요??”라며 얼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