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여빈의 몸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떨려왔다.그녀는 살기로 가득한 시후를 보며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동시에, 극도의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했다.시후가 이미 여빈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통나버린 걸 알기나 할까?그는 신사쌍파를 모두 해치우고 입가에 여전히 차가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신사쌍파라니.. 무슨 신사의 품격도 아니고.. 멋들어진 이름을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지금 남은 건 두 마리의 죽은 개에 불과했다.하지만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장 사장은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신사쌍파는 여러 해 동안 무자비 하게 사람들을 납치하거나 죽여왔지만, 놀랍게도 아무도 그들을 잡을 수 없었고 한 번도 싸움에서 진 적이 없었다.그렇기에 그들의 소문을 듣고 전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막강한 두 사람이 시후의 손에 죽임을 당하다니.. 이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분명했다.그렇다면.. 이건 은 선생님의 실력을 넘을 자가 없다는 말이 아니겠는가?이때 시후는 서서히 차갑게 식어가는 두 구의 시신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렸고 당황한 듯 흔들리고 있는 여빈의 두 눈동자와 마주쳤다. "여빈 씨, 당신의 사촌 오빠가 이번에 당신을 타겟으로 청부 살인을 했다고 하면.. 오늘 실패했으니 분명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생기게 될 겁니다. 그러니 늘 조심하시고요, 경호원을 고용하는 게 앞으로 걱정이 없을 겁니다.”여빈은 착잡한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에야 호흡을 가다듬고 입술을 잘근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괜찮은 경호원을 찾을 수 있을까요..?”지금 여빈의 마음은 여러 차례의 충격 때문에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가장 먼저, 자신의 사촌 오빠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 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그 신비로운 남자가 베프의 남편이라는 것이다.이 사실들은 그녀에게 있어서 마
그러니.. 자신이 시후를 좋아하더라도 베프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혹시라도 자신이 시후와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유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해방구가 될 수도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여빈은 황급히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조금 귀찮으시겠지만.. 좀 부탁드릴게요.. 시후 씨..”시후는 싱긋 웃으며 "귀찮은 일은 아니에요!"라고 답했다.그의 미소와 따뜻한 한 마디에 여빈은 또 가슴이 떨려왔다.유나의 남편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리 없다고 이성에게 말하고는 있었지만, 여빈은 자신도 모르게 자꾸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하지만 시후는 여빈의 생각을 모르기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여빈에게 알려주었다.그 사이에 장 사장은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와 알랑대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신사쌍파의 두 사람이 당신의 앞에서는 그냥 아무것도 아니더만요? 제가 은 선생님의 실력에 지금 엄청나게 감탄하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은 선생님.. 정말 하늘이 내려준 싸움의 고수 같은 느낌입니다.”그는 주저 없이 그의 앞에 고개를 90도로 숙여 경외심을 표했다.시후는 그가 설설 기며 아부를 하자, 일부러 그를 떠보며 물었다. “음.. 장 사장.. 조금 전에 뭘 하고 계셨죠? 혹시 제가 죽을까 무서워서 숨어 있었던 거 아니에요?”"아유~~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장 사장은 창백해진 얼굴로 황급히 "은 선생님~ 오해입니다!! 선생님의 무술 실력을 의심하다니요!!! 저는 그냥 조금 전에 머리가 어지러웠을 뿐이니 마음에 두지 마시죠....”말을 마치자, 장 사장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몸을 덜덜 떨었다. “은 선생님!! 선생님이야 말로 지금 시대의 전쟁의 신 아니겠습니까? 저는 진짜 확신한다니까요?! 앞으로 저는 선생님만 숭배하려고 합니다!”유나는 장 사장의 태도를 보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시후에게 말했다.“그런데 여보, 이제 어떡하죠? 신사쌍파를
차가 시내에 도착하자 조금 전까지도 사람들을 삼킬 것만 같던 무시무시한 폭우가 점점 멎어갔다.뒤이어, 바람이 불며 구름이 피어오르자 하늘은 맑아졌고 일곱 색의 무지개가 걸려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시후는 인사동으로 다시 돌아와 차를 세우고 장 사장을 골동품 거리 입구에서 먼저 내리게 했다.장 사장은 차에서 내린 후, 공손히 시후를 향해 인사를 하며 입을 열었다. "은 선생님 감사합니다."시후는 그를 보며 말했다. "장 사장님, 오늘 일은 절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십시오!”"은 선생님 안심하세요, 한 글자도 떼지 않겠습니다!!" 존경의 표정으로 그는 시후를 신처럼 받들고 있었다.시후는 그제야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몰아 돌아갔다.장 사장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서 움직이지 못했다.그리고 시후와 유나는 여빈을 호텔로 돌려보냈다.여빈은 서울에 온 뒤 줄곧 호텔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버킹엄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다. 보안도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LCS 그룹 소속 호텔로 여빈의 사촌 오빠가 아무리 간이 크더라도 감히 여기까지 청부살인자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차에서 내릴 때까지도, 여빈은 시후를 바라보는 눈빛이 매우 복잡했다. 그녀의 마음 속은 마치 거대한 바위 덩이가 박혀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입을 쉽사리 뗄 수 없었다. 고맙다고, 진작에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다고, 후회하고 있다고.. 하지만, 유나의 앞에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란 불가능 한 일이었다.우물쭈물하다, 그녀는 말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여빈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유나는 그녀를 안아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빈아, 위험을 느끼면 반드시 시후에게 전화하는 거 잊지 마!! 절대 혼자 위험한 곳에 가면 안 된다는 거 다시 한 번 생각하고!"여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응, 그럴게! 걱정 마~~”시후는 유나가 여빈을 안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쓰라렸다.
시후는 김상곤이 이미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 버렸다는 것을 깨닫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침실로 돌아갔다.침실로 들어갔을 때, 유나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연보라색으로 끈 나시 원피스로 갈아입었다.그녀에게서는 온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향긋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고, 어깨와 팔목은 보드랍고 매끄러워 보였다. 그녀의 몸은 끈 민소매로는 모두 가려지지 않았기에, 뽀얗고 아름다운 등도 살짝 살짝 드러났다. 그녀를 본 시후는 목구멍으로 침을 꼴딱 삼키며, 시선을 유나에게서 떼지 못했다.유나가 침대에 옆으로 눕자, 매미 날개처럼 얇은 잠옷 때문에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났다. 치맛자락은 허벅지를 덮고 있었고, 두 다리는 살짝 엇갈린 채로 가지런히 놓여있었다.유나는 남편의 뜨거운 눈빛 때문에 볼이 살짝 붉어지며, 급히 말했다. "흠흠.. 여보 왜 그렇게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매일 보는 얼굴이고.. 별로 예쁜 것도 없는데…”시후는 무슨 소리냐는 듯 웃으며 답했다. "이렇게 예쁘게 생겨가지고.. 하하.. 나는 당신 얼굴을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고요!!”유나는 귀여운 표정으로 시후를 살짝 째려보았지만, 아름다운 눈동자는 이전까지 시후를 보던 눈빛과는 살짝 다른 빛깔로 반짝였다.사실 오늘 그녀는 시후의 싸움 실력에 놀랐다. 그냥 시후는 풍수지리를 좀 볼 줄 알아서 사람들에게서 조금 인정을 받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오늘 남편의 모습은 정말 평소에 보지 못하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남편이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절친의 목숨까지 구할 수 있다니.. 이건 정말 보통이 아닌 일이었다!그리고 유나는 참지 못하고 "시후 씨, 나에게 말해 봐요. 어떻게 이렇게 강해진 거예요?? 그 무섭고 유명하다는 신사쌍파조차 당신의 상대가 안 되었잖아요!"라고 물었다."이건 비밀이라서.. 당신이 내 입술에 뽀뽀 한 번만 해주면, 바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유나는 “흥!! 무슨 소리예요??”라며 얼
다음 날 아침 일찍 유나는 서둘러 작업실로 향했고, 그녀와 함께 집을 나선 시후는 자가용을 몰고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유나는 요즘에 작업실 일에 전념하고 있어 고생이 심했다. 그 때문에 시후는 특별히 고영양 메뉴를 준비해 유나가 몸보신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장보기가 끝나자, 시후는 채소 시장에서 나왔다. 그 때 저 멀리서 여빈의 모습이 보였다."시후 씨!!" 여빈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시후를 불렀다. 시후는 그를 보고 놀라며 말했다. “어? 여빈 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여빈은 시후를 보며 우물우물 말했다"아...... 글쎄요..? 그게.. 아....아니에요. 나...나는..."시후는 어리둥절해하며, "천천히 말해요, 혹시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여빈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지만, 사실 그녀는 아침 일찍부터 유나의 집 앞에서 기다리며, 줄곧 시후를 따라다니고 있었다.여빈은 용기를 내어 붉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저... 그게 어제 절 살려 주셔서 감사하다고요.. 그래서.. 용기 내서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아.. 제가 당신을 구한 건 유나 씨 친구니까 당연히 그런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까지 고마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그는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놀랐지만, 알고 보니 바로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여빈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용기를 내어 계속 말했다. "음.. 그게요 시후 씨.. 사실…사실 저 알게 되었어요!! 어제도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지난 번에 제가 조폭들에게 다리를 다쳤을 때에도 절 구해주신 분이 당신이었다는 걸요!!”시후는 여빈의 말을 듣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여빈이 어떻게 지난 번에 있었던 일을 알게 된 거지?? 자신이 지난 번에 복면까지 쓰고 있었는데..그는 황급히 부인하며 변명을 해댔다. "음..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은데요..? 난 여빈 씨가 다친 걸 본 적도 없는데.. 아마 당신을 구해준 건 분명 다른 사
어쩐지 그 날 이후, 도저히 이 돌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이게 여빈을 구하면서 떨어뜨렸다니!! 그리고 때마침 여빈이 이것을 주워 갔던 것이다...젠장.. 이건 내가 정말 어떻게 변명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씨..시후는 이 생각을 하자 "무슨 소리예요? 이건 깨진 돌멩이가 아닌가요?"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여빈은 열심히 시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절 속이려고 하지 마세요.. 장 사장이 이미 나에게 알려준 바로는 이 돌멩이는 당신의 거예요. 귀한 것이라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다고 했단 말이에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장 사장을 마구 욕했다. 이 인간..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이미 여빈의 손에 들어온 결정적인 증거 때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인정해요... 당신을 구해준 그 사람이 바로 접니다.. 그 날도 우연히 지나가다가 당신이 위험에 처한 걸 봤어요.. 그런데 내가 꼭 부탁드리는데.. 절대 유나에게는 알리지 말아줘요!”시후가 결국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서 잠시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만이 흘렀다.시후는 여빈의 앞에서 신분을 감추려고 하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렇게 여빈에게 신분이 노출되어 버리자 어떻게 그녀를 대해야 할 지 몰랐다.여빈은 마치 휘몰아치는 파도에 휩쓸린 듯 마음이 복잡해졌다.여빈은 시후를 바라보며 몇 번이고 입을 열려고 하다가 멈추었다. 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시후의 앞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두 사람은 이제 주먹 정도의 거리만을 남겨두고 있었다."시후 씨, 나...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어요!"그러자 시후의 입꼬리가 떨려왔다. 그러자 시후는 뒷걸음질 치며 여빈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어.. 여빈 씨?!! 그러니까.. 나는 당신의 베프라고 하는 사람의 남편이에요.. 음..."여빈은 이를 악물며 "그래도 그게 어때서요?? 난 당신이 유나와 별 다른 관계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때 결혼한
집에 돌아온 시후는 여빈과 나눴던 대화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빠르게 잊어버렸다.그러나 그는 마음을 가라앉힌 후, 문득 자신이 최 선생과 이룸 그룹에 전해주기로 한 환약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이 약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가장 귀한 약이었다.하지만 시후에게 이 약은 그저 『구현보감』에 나오는 가장 흔한 약재들로 만든 것일 뿐이었다.그렇다면.. 『구현보감』에 기재된 구하기 어려운 귀한 약재들을 써서 환약을 조금 더 완전하게 만들었을 때.. 혹시 죽은 사람도 살리고, 심지어는 영원히 늙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그와 같은 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급 재료들이 필요할 것인데, 그렇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이 뻔했다. 아마 일반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진기한.. 그런 약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약재를 완전하게 만드는 데에는 영기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약을 조제해주려는 이유는, 시후가 이와 같은 환약을 조제할 기회를 통해 앞으로 더 확실하고 완전한 환약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가지고 있는 약재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기왕 이룸 그룹에 전할 약을 조제하기로 했으니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럼없이 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지난 번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민정은 어떻게 하면 시후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할아버지는 시후 같은 사위를 데려오게 된다면, 그룹이 분명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지금 WS 그룹 같은 어중이떠중이 집안에서 그저 무시만 당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그래서 송 회장은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시후를 사위로 맞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즉 힘과 능력을 가진 그룹만이 그런 사위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어찌 시후 같은 범상치 않은 인물이 별 것 아닌 사람들의 사위로 들어가 무시를 받아야 하는가?그렇게 생각할수
"고맙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음.. 그리고 혹시 양을 조금 넉넉하게 준비해줄 수 있나요? 남은 약재를 제가 좀 따로 쓰고 싶어서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약재를 살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믿을 만한 약재를 얻을 수 있는 루트와 좋은 약재가 필요했다. 좋은 약재는 마치 값비싼 골동품 유물과 같았다. 그러니 쉽게 만날 수도 없을 뿐더러 만약 만나더라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시후는 현재 이룸 그룹만큼 정보력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그들의 힘을 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민정은 전화를 끊고 시후로부터 약재 리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그녀는 진원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원호가 대표로 있는 천진 그룹은, 이룸 그룹보다는 잘 나가지 않았지만 골동품과 한약재 등을 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심지어 시후 조차도 진원호가 한국에서 가장 큰 약재 공급 업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이것은 주로, 진원호의 약재 유통 사업이 민간이 아니라 한약 공장과 약국 체인점에 공급되고 있었고, 소매가 아닌 도매만 취급하기 때문이었다.민정은 전화로 시후가 보내준 리스트를 이야기한 뒤 "진 대표님! 이 약재들을 우리가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그룹에서는 이런 약재들을 구할 수 없어서요.. 그리고 품질이 가장 좋은 걸로, 그것도 양이 좀 많아야 할 것 같아요!"진원호는 민정이 이런 약재를 구한다는 말을 듣자, 갑자기 뭔가를 깨닫고 서둘러 “송 대표, 혹시 이 약재.. 은 선생님이 준비해 달라고 하던가?”라고 물었다."네. 맞아요.."민정은 그와 친분이 있는 터라 숨기지 않고 알려 주었다. “대표님께서도 은 선생님께서 할아버지를 살리고, 얼마 전 큰 은혜를 베풀어 그룹에 환약을 주겠다고 한 소문.. 들으셨죠? 이번에 그 환약을 만들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약재를 준비하기 위해 연락드렸어요.”진원호는 대뜸 "아.. 그 일 때문이군요.. 송 대표님은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약재들은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