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시내에 도착하자 조금 전까지도 사람들을 삼킬 것만 같던 무시무시한 폭우가 점점 멎어갔다.뒤이어, 바람이 불며 구름이 피어오르자 하늘은 맑아졌고 일곱 색의 무지개가 걸려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시후는 인사동으로 다시 돌아와 차를 세우고 장 사장을 골동품 거리 입구에서 먼저 내리게 했다.장 사장은 차에서 내린 후, 공손히 시후를 향해 인사를 하며 입을 열었다. "은 선생님 감사합니다."시후는 그를 보며 말했다. "장 사장님, 오늘 일은 절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십시오!”"은 선생님 안심하세요, 한 글자도 떼지 않겠습니다!!" 존경의 표정으로 그는 시후를 신처럼 받들고 있었다.시후는 그제야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몰아 돌아갔다.장 사장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서 움직이지 못했다.그리고 시후와 유나는 여빈을 호텔로 돌려보냈다.여빈은 서울에 온 뒤 줄곧 호텔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버킹엄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다. 보안도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LCS 그룹 소속 호텔로 여빈의 사촌 오빠가 아무리 간이 크더라도 감히 여기까지 청부살인자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차에서 내릴 때까지도, 여빈은 시후를 바라보는 눈빛이 매우 복잡했다. 그녀의 마음 속은 마치 거대한 바위 덩이가 박혀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입을 쉽사리 뗄 수 없었다. 고맙다고, 진작에 알아보지 못해 미안하다고, 후회하고 있다고.. 하지만, 유나의 앞에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란 불가능 한 일이었다.우물쭈물하다, 그녀는 말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여빈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유나는 그녀를 안아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빈아, 위험을 느끼면 반드시 시후에게 전화하는 거 잊지 마!! 절대 혼자 위험한 곳에 가면 안 된다는 거 다시 한 번 생각하고!"여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응, 그럴게! 걱정 마~~”시후는 유나가 여빈을 안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쓰라렸다.
시후는 김상곤이 이미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 버렸다는 것을 깨닫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침실로 돌아갔다.침실로 들어갔을 때, 유나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연보라색으로 끈 나시 원피스로 갈아입었다.그녀에게서는 온 몸을 나른하게 만드는 향긋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고, 어깨와 팔목은 보드랍고 매끄러워 보였다. 그녀의 몸은 끈 민소매로는 모두 가려지지 않았기에, 뽀얗고 아름다운 등도 살짝 살짝 드러났다. 그녀를 본 시후는 목구멍으로 침을 꼴딱 삼키며, 시선을 유나에게서 떼지 못했다.유나가 침대에 옆으로 눕자, 매미 날개처럼 얇은 잠옷 때문에 아름다운 몸매가 드러났다. 치맛자락은 허벅지를 덮고 있었고, 두 다리는 살짝 엇갈린 채로 가지런히 놓여있었다.유나는 남편의 뜨거운 눈빛 때문에 볼이 살짝 붉어지며, 급히 말했다. "흠흠.. 여보 왜 그렇게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예요? 매일 보는 얼굴이고.. 별로 예쁜 것도 없는데…”시후는 무슨 소리냐는 듯 웃으며 답했다. "이렇게 예쁘게 생겨가지고.. 하하.. 나는 당신 얼굴을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다고요!!”유나는 귀여운 표정으로 시후를 살짝 째려보았지만, 아름다운 눈동자는 이전까지 시후를 보던 눈빛과는 살짝 다른 빛깔로 반짝였다.사실 오늘 그녀는 시후의 싸움 실력에 놀랐다. 그냥 시후는 풍수지리를 좀 볼 줄 알아서 사람들에게서 조금 인정을 받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오늘 남편의 모습은 정말 평소에 보지 못하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남편이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절친의 목숨까지 구할 수 있다니.. 이건 정말 보통이 아닌 일이었다!그리고 유나는 참지 못하고 "시후 씨, 나에게 말해 봐요. 어떻게 이렇게 강해진 거예요?? 그 무섭고 유명하다는 신사쌍파조차 당신의 상대가 안 되었잖아요!"라고 물었다."이건 비밀이라서.. 당신이 내 입술에 뽀뽀 한 번만 해주면, 바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유나는 “흥!! 무슨 소리예요??”라며 얼
다음 날 아침 일찍 유나는 서둘러 작업실로 향했고, 그녀와 함께 집을 나선 시후는 자가용을 몰고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유나는 요즘에 작업실 일에 전념하고 있어 고생이 심했다. 그 때문에 시후는 특별히 고영양 메뉴를 준비해 유나가 몸보신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장보기가 끝나자, 시후는 채소 시장에서 나왔다. 그 때 저 멀리서 여빈의 모습이 보였다."시후 씨!!" 여빈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시후를 불렀다. 시후는 그를 보고 놀라며 말했다. “어? 여빈 씨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여빈은 시후를 보며 우물우물 말했다"아...... 글쎄요..? 그게.. 아....아니에요. 나...나는..."시후는 어리둥절해하며, "천천히 말해요, 혹시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여빈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지만, 사실 그녀는 아침 일찍부터 유나의 집 앞에서 기다리며, 줄곧 시후를 따라다니고 있었다.여빈은 용기를 내어 붉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저... 그게 어제 절 살려 주셔서 감사하다고요.. 그래서.. 용기 내서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아.. 제가 당신을 구한 건 유나 씨 친구니까 당연히 그런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까지 고마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그는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놀랐지만, 알고 보니 바로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여빈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용기를 내어 계속 말했다. "음.. 그게요 시후 씨.. 사실…사실 저 알게 되었어요!! 어제도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지난 번에 제가 조폭들에게 다리를 다쳤을 때에도 절 구해주신 분이 당신이었다는 걸요!!”시후는 여빈의 말을 듣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여빈이 어떻게 지난 번에 있었던 일을 알게 된 거지?? 자신이 지난 번에 복면까지 쓰고 있었는데..그는 황급히 부인하며 변명을 해댔다. "음..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은데요..? 난 여빈 씨가 다친 걸 본 적도 없는데.. 아마 당신을 구해준 건 분명 다른 사
어쩐지 그 날 이후, 도저히 이 돌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이게 여빈을 구하면서 떨어뜨렸다니!! 그리고 때마침 여빈이 이것을 주워 갔던 것이다...젠장.. 이건 내가 정말 어떻게 변명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씨..시후는 이 생각을 하자 "무슨 소리예요? 이건 깨진 돌멩이가 아닌가요?"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여빈은 열심히 시후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절 속이려고 하지 마세요.. 장 사장이 이미 나에게 알려준 바로는 이 돌멩이는 당신의 거예요. 귀한 것이라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다고 했단 말이에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장 사장을 마구 욕했다. 이 인간..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이미 여빈의 손에 들어온 결정적인 증거 때문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인정해요... 당신을 구해준 그 사람이 바로 접니다.. 그 날도 우연히 지나가다가 당신이 위험에 처한 걸 봤어요.. 그런데 내가 꼭 부탁드리는데.. 절대 유나에게는 알리지 말아줘요!”시후가 결국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서 잠시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만이 흘렀다.시후는 여빈의 앞에서 신분을 감추려고 하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렇게 여빈에게 신분이 노출되어 버리자 어떻게 그녀를 대해야 할 지 몰랐다.여빈은 마치 휘몰아치는 파도에 휩쓸린 듯 마음이 복잡해졌다.여빈은 시후를 바라보며 몇 번이고 입을 열려고 하다가 멈추었다. 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시후의 앞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두 사람은 이제 주먹 정도의 거리만을 남겨두고 있었다."시후 씨, 나...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어요!"그러자 시후의 입꼬리가 떨려왔다. 그러자 시후는 뒷걸음질 치며 여빈에게서 거리를 두었다. "어.. 여빈 씨?!! 그러니까.. 나는 당신의 베프라고 하는 사람의 남편이에요.. 음..."여빈은 이를 악물며 "그래도 그게 어때서요?? 난 당신이 유나와 별 다른 관계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때 결혼한
집에 돌아온 시후는 여빈과 나눴던 대화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빠르게 잊어버렸다.그러나 그는 마음을 가라앉힌 후, 문득 자신이 최 선생과 이룸 그룹에 전해주기로 한 환약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이 약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가장 귀한 약이었다.하지만 시후에게 이 약은 그저 『구현보감』에 나오는 가장 흔한 약재들로 만든 것일 뿐이었다.그렇다면.. 『구현보감』에 기재된 구하기 어려운 귀한 약재들을 써서 환약을 조금 더 완전하게 만들었을 때.. 혹시 죽은 사람도 살리고, 심지어는 영원히 늙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그와 같은 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급 재료들이 필요할 것인데, 그렇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할 것이 뻔했다. 아마 일반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진기한.. 그런 약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약재를 완전하게 만드는 데에는 영기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약을 조제해주려는 이유는, 시후가 이와 같은 환약을 조제할 기회를 통해 앞으로 더 확실하고 완전한 환약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가지고 있는 약재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기왕 이룸 그룹에 전할 약을 조제하기로 했으니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럼없이 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지난 번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민정은 어떻게 하면 시후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할아버지는 시후 같은 사위를 데려오게 된다면, 그룹이 분명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지금 WS 그룹 같은 어중이떠중이 집안에서 그저 무시만 당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그래서 송 회장은 모든 방법을 써서라도 시후를 사위로 맞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즉 힘과 능력을 가진 그룹만이 그런 사위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어찌 시후 같은 범상치 않은 인물이 별 것 아닌 사람들의 사위로 들어가 무시를 받아야 하는가?그렇게 생각할수
"고맙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음.. 그리고 혹시 양을 조금 넉넉하게 준비해줄 수 있나요? 남은 약재를 제가 좀 따로 쓰고 싶어서요..”라고 말했다.시후는 약재를 살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믿을 만한 약재를 얻을 수 있는 루트와 좋은 약재가 필요했다. 좋은 약재는 마치 값비싼 골동품 유물과 같았다. 그러니 쉽게 만날 수도 없을 뿐더러 만약 만나더라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시후는 현재 이룸 그룹만큼 정보력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그들의 힘을 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민정은 전화를 끊고 시후로부터 약재 리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그녀는 진원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원호가 대표로 있는 천진 그룹은, 이룸 그룹보다는 잘 나가지 않았지만 골동품과 한약재 등을 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심지어 시후 조차도 진원호가 한국에서 가장 큰 약재 공급 업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이것은 주로, 진원호의 약재 유통 사업이 민간이 아니라 한약 공장과 약국 체인점에 공급되고 있었고, 소매가 아닌 도매만 취급하기 때문이었다.민정은 전화로 시후가 보내준 리스트를 이야기한 뒤 "진 대표님! 이 약재들을 우리가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그룹에서는 이런 약재들을 구할 수 없어서요.. 그리고 품질이 가장 좋은 걸로, 그것도 양이 좀 많아야 할 것 같아요!"진원호는 민정이 이런 약재를 구한다는 말을 듣자, 갑자기 뭔가를 깨닫고 서둘러 “송 대표, 혹시 이 약재.. 은 선생님이 준비해 달라고 하던가?”라고 물었다."네. 맞아요.."민정은 그와 친분이 있는 터라 숨기지 않고 알려 주었다. “대표님께서도 은 선생님께서 할아버지를 살리고, 얼마 전 큰 은혜를 베풀어 그룹에 환약을 주겠다고 한 소문.. 들으셨죠? 이번에 그 환약을 만들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약재를 준비하기 위해 연락드렸어요.”진원호는 대뜸 "아.. 그 일 때문이군요.. 송 대표님은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약재들은 내가
진설아는 시후 때문에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걸 처절하게 깨달은 바 있었다.시후에게 엄청난 힘과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부터 그녀는 마음 속으로 시후를 동경해왔고, 그의 이름만 들려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십상이었다.물론 그와의 첫 만남에서는 자신이 너무 자만했고, 부끄럽게도 분수를 모르고 은 선생님께 달려들었다.하지만 화끈한 성격을 가진 설아는 자신보다 훨씬 강한 남자를 좋아했다. 그렇기에 시후 같은 그런 남자야 말로 자신의 남친이 되기에 적합한 것 같았다.그래서 설아는 마음속으로 시후를 가장 큰 우상으로 꼽아왔다.시후가 환약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요? 은 선생님께서 환약까지 만드시는 줄은 몰랐네요??!"진원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른다.. 우린 그저 빙산의 일각만 보았던 거야!! 내가 전해듣기로는 며칠 전에 그 유명하다는 한의사 최 선생조차도 은 선생님의 실력에 감탄을 하면서 돌아갔다고 하더구나.. 그 최 선생이 오랫동안 앓은 상처가 있었는데, 은 선생님이 직접 만든 약을 살짝 잘라먹었더니 대부분 나았다는 것이 아니냐?"“어머나 세상에..”그 이야기는 설아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녀의 가족들은 대대로 약재 유통을 해왔기에 한의학계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매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최 선생은 국내 스타 한의사 중의 하나로, 경력으로 따지면 아마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거물이라도 그의 실력을 따라잡거나, 넘어서기 어려웠는데.. 어찌 최 선생보다 어린 은 선생님이 그를 넘어설 수 있다는 거야?!진설아는 마음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더더욱 시후에게 마음이 쏠리기 시작했다.이런 능력을 가진 남자를, 그녀는 탐낼 수밖에 없었다.특히 그녀는 얼마나 기뻤는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진원호는 갑자기 딸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고, 살짝 의아해하더니 곧 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를 챘
진원호는 이때 설아에게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다. "얘야.. 아마 저 정도 실력이면 은 선생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을 거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서울에 있는 모든 대기업 자제들.. 심지어 전국의 내로라하는 집안들의 자제들까지도 그를 사위로 맞기 위해 목숨을 걸 거다! 전국 방방 곡곡에서 가장 아름다운 딸아이를 골라 그의 품에 안겨줄 생각을 하겠지.. 그러니 우리는 지금 이 기회를 틈타 은 선생님과 교류를 하며 점점 더 가까워져야 하지 않겠느냐!!!""아...음...?" 아버지의 말을 들은 설아는 얼굴을 확 붉혔다. "아버지 그런데.. 무슨 소리예요...? 저는 잘 못 알아듣겠어요. 무슨 기회를 잡아서... 가까워..진다고요...?""에이! 요 녀석!! 지금 나에게 모른 척을 해? 이 아비는 네가 은 선생에 대한 마음이 있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어!! 너 은 선생님을 사모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렇지 않느냐?"설아는 부끄러워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진원호는 "내 예감으로는.. 은 선생님은 WS 그룹이라는 작은 곳에서 오래 머물지 못한다. 언젠가 반드시 WS 그룹을 떠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은 선생과는 일찍부터 좋은 관계, 나아가 감정적인 토대를 쌓아야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후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천진 그룹이 은 선생님 같은 사위를 얻게 되면 우리는 아마 꽤 성장할 수 있을 거다! 그러니 그 때 우리는 선조들의 큰 뜻을 이루고 우리 집안을 한국 최고의 재벌가로 만들 것이야! 그렇다면 우리 선조들도, 후세의 자손들도 더없이 뿌듯할 거야.설아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숙연해지더니, 갑자기 조금 전까지 부끄러워했던 자신의 모습을 싹 지워버렸다.‘아버지께서 하신 말이 맞아.. 이건 단순히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야.. 한 가족의 앞으로 운명이 달린 일이라고! 만약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시후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순간, 그의 마음가짐이 180도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이가 가문이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로 인해 모두 죽게 될까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성공만 한다면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생각하자, 그는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고, 입이 저절로 떨어졌다. “은 선생님,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 자세 마음에 드는군!” 그리고 나서 시후는 핫토리 카즈오에게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세히 전달했다. 핫토리 카즈오는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나는 지금 프로비던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 남은 일은 핫토리 카즈오와 협력해서 전부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일 다시 오죠.” 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몇 분 후, 헬리콥터가 별장에서 이륙하여 프로비던스로 향했다. 한편, 뉴욕 전역에서는 배호영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만 명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머리를 짜내며 단서를 찾아도,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WF 호텔에서 출발했던 쓰레기차는 마치 증발해버린 것처럼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배해산은 평소 아들인 배한빈에게는 매우 엄격했지만, 손자 배호영에게는 무척 관대하고 애정을 가득 쏟았다. 배호영이 납치된 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배해산은 배한빈을 서재로 불러 따져 물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냐 말이다!” 배한빈도 난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