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 번 일본에서 민지 아가씨와 지빈 도련님을 구했던 수수께끼의 주인공이 이번에는 서울에서 아가씨를 구했다는 겁니까..?”"그렇지.." 소성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나는 민지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하네..! 민지가 정말로 살아 있다면, 그 아이를 구한 사람은 일본에서 민지를 구출한 그 수수께끼의 사내임에 틀림 없을 걸세..”비서는 약간 혼란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회장님.. 하지만, 이번 서울에서 일어난 일들의 배후가 정말 일본에서 온 수수께끼의 남자라면, 왜 아가씨를 구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수덕 대표님을 납치한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요..?”"수덕이를 납치한 건 민지와 그의 어머니를 대신해서 복수를 갚아줄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겠나..? 결국 수덕이는 엘에이치 그룹을 대신하여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서울로 갔기 때문에 당연히 수덕이를 잡아야 하지 않겠나?”비서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런데.. 수수께끼의 남자는 왜 아가씨에게 그렇게 친절한 걸까요..? 아가씨를 두 번이나 구해줬는데.. 혹시 이번에 도움을 준 것은 아가씨의 분노를 해결하는 것에도 도움을 주기 위한 걸까요..?”소성봉은 약간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네.. 내 추측이 사실이라면 이번에는 정말 내가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소성봉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미스터리한 인물이 민지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었다면.. 내가 몽둥이 찜질을 당하더라도 내 며느리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을 거야.. 며느리가 결국 민지의 생모 아닌가..? 그러니 내가 민지의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고, 민지가 살아 있다면 미스터리의 인물은 이번 생에 나를 결코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 순간, 소성봉은 극도로 짜증난 표정으로 괴로워하며 말했다. "하아.. 그렇다면 말이야.. 그 신비한 사내는 원래 우리 엘에이치 그룹에 채용될 기회가 있었어!!
이때 소수도는 아들 소지빈과 통화 중이었다. 소지빈은 늦은 밤 창원에서 서울까지 차를 몰고 갔으나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멘붕에 빠졌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행방을 찾기 위해 서울에 왔지만, 경찰들이 대규모의 인원을 파견하여 하루 종일 도시 전체를 수색했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그는 먼저 어머니의 친가에 연락을 취하여 도움을 청할 계획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머물 곳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할아버지를 화나게 했다는 생각과, 할아버지는 분명 사람을 파견하여 자신의 행방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멀리 호주에 있는 아버지 소수도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아버지, 할아버지께서는 어머니 집안에서 보유하고 있는 오래된 저택이 서울에 있다는 걸 아세요.. 그러니 아마도 제가 그곳으로 갈 때까지 이미 누군가를 그곳으로 보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어머니를 돕던 노 집사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면, 제가 그 집에 잠시 머물기 위해 들어가기도 전에 엘에이치 그룹 사람들에게 붙잡힐지도 몰라요..”그러자 소수도도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 "정말 그런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지빈이 너는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으니 아직은 집사님께 연락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보인다.."소지빈은 서둘러 물었다. "아버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말하면서 약간 흥분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목이 메인 채로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엄마와 민지가 실종되었잖아요.. 저는 두 사람을 정말 찾고 싶지만, 찾을 능력도 없고, 주변에 도울 사람도 없어요... 저... 저는.. 정말 제 자신이 쓸모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소수도는 한숨을 쉬며 아들을 위로했다. "지빈아, 너무 자책하지 마라... 이런 일은 네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야... 사실 네 할아버지도 지금 더 이상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지 않니?”
이 때문에 그는 딸 민지의 안전이 매우 걱정되었지만, 아버지가 말할 때까지 감히 호주를 떠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아버지를 화나게 하면 자신의 생활이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감히 아버지에게 여쭤볼 수도 없었다.소지빈은 아직 어리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본 적이 없으며 그가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크고 심각한 일이라고는 그저 일본에서 납치되었을 때 뿐이었다. 사실 그는 그 당시 납치되었을 때 이미 패닉 상태에 있었다. 그 모든 과정에서 그는 겁에 질린 메추라기와 같았고, 그의 여동생인 민지는 그보다 훨씬 더 침착한 것 같았다. 지금 여동생과 어머니가 실종되고, 아버지가 호주로 떠나자, 모든 압력은 그의 어깨에 집중되었고 그는 전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아버지가 돌아와 자신에게 힘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감히 그러지 못했다. 아버지가 기다려 보자고 말하자, 소지빈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아버지!! 저는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아요!!!! 대체 뭘 기다리라는 거예요? 어머니와 지민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 기다리고 싶으신 거예요? 그럼 그때가 되어서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돌아오실 생각이세요?!”소수도는 아들이 하는 모든 말이 그의 뺨을 강하게 내리치는 것 같았다. 이 말을 듣자 그의 심장에서는 피가 철철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아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경험해왔다. 그래서 그는 필부지용(匹夫之勇)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일단 뭔가 행동을 하기 전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소수도는 상대가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맨손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총알 받이가 될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그들이 칼과 말을 가지고 사람들의 위에 올라가 장군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소수도는 지빈이 아버지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소성봉의 전화를 받은 후, 소수도는 뭔가 합리적이면서도 불합리한 것 같다는 애매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서둘러 소지빈을 위로한 뒤 전화를 끊고 소성봉과 연락해 그의 의도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 소수도는 초조하게 말했다. "아버지... 왜... 왜 이렇게 늦게 전화하셨습니까?"소성봉은 전화 반대편에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수도야.. 이 아버지가 네게 사과하려고 전화 했다... 혹시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봤냐..?”소수도는 "예, 아버지 봤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말을 마치자마자 소수도는 재빨리 이렇게 덧붙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아내에 대해 불만을 갖고 계시다는 건 알지만, 저는 분명 아버지께서 민지에게는 절대 나쁜 의도가 없으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수덕이와 신종만 팀장은 분명히 누군가 강요해서 영상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겠죠.”소수도의 말은 즉시 소성봉을 감동시켰다. 그는 장남이 이렇게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까지 솔직하게 말해줄 줄은 더더욱 몰랐다..! "그래 수도야.. 나는 내 손녀를 죽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죽이고 싶은 유일한 사람은 박혜정이었어..! 그러나 신종만 팀장과 수덕이가 영상에서 내가 모든 것을 시켰다고 하는데.. 모든 근거 없는 비난을 나에게 전가해서 전국에 그 많은 사람들이 나를 욕하고 있어.. 이제 내가 뭐라고 해도 사람들은 내 말을 안 들을 거야..”인간의 감정은 참 미묘한 것이다. 비록 당신이 누군가에 대해 상당히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당신이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할 때 당신을 이해해준다면, 그 사람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는 분명히 180도 바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당신의 유일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소성봉은 지금 이 순간 이런 느낌을 받았다..! 뜻밖에도 자신이 가장 이해가 안 되던 큰 아들은 지금 자신을 감
‘아버지는 분명히 뭔가 꿍꿍이가 있으신 거야... 분명히 날 호주로 보낸 뒤 가택 연금 시켰는데.. 그런데 이제는 나에게 한국으로 와서 도와달라고 하고.. 대체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거야..?’ 그렇게 생각했지만 소수도는 즉시 아버지의 말에 대답하며 말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그동안 정말 많이 쉬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버지께서 제가 돌아가서 도와달라고 하시면 제가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 도와 드려야죠..”소수도는 사실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었지만, 곧바로 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오히려 필요하다면 도와주겠다고 돌려 말했다. 왜냐하면 비록 자신에게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주도권은 아버지에게 맡겨야 했다. 이처럼 말하면서 그는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는 동시에, 아버지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로써 아버지는 자신에 대한 방어를 줄이게 될 것이다.소 회장은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져서 서둘러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비행기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할 테니 어서 한국으로 돌아 와..! 그런데 내 생각에 나는 최대한 빨리 창원을 떠나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없는 경북 쪽으로 가서 세간의 이목을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새벽이 되기 전에 경찰들과 네 아내의 가족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올 거야.. 그러면 분명 큰 문제가 되지 않겠니..?”소수도는 서둘러 물었다. "아버지, 그럼 창원을 떠나 어디로 갈 예정이세요?""일단 나는 우리 그룹의 영향이 크게 미치고 있는 청송으로 갈 계획이다.. 아무래도 이 늙은이가 평화롭고 조용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산과 계곡이 최고지.. 그리고 창원에 있는 것 보다는 조금 더 북쪽에 있으니 조금 더 마음도 편하고 말이야..”소수도가 물었다. "아버지, 그럼 제가 창원으로 가야 할까요, 아니면 청도로 가야 할까요?""청도로 와라. 전화를 끊은 뒤 나는 바로 떠날 예정이다. 가는 데 얼마
소성봉이 소수도보다 똑똑하다고 할 수 있는 점은 바로 눈 앞에 놓인 여러 가지 단서를 통해 머릿속으로 대략적인 틀을 구축하고, 동시에 이 틀 안에서 신비한 미스터리의 인물인 시후의 존재를 대략적으로 파악했다는 것이었다.사실 소성봉은 항상 매우 영리한 늙은이였다. 그가 계획한 많은 일들에는 허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시후 때문에 변수를 예측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는 자신의 손녀 소민지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녀를 누군가 구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장남의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트러블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정했다.일단 그가 먼저 생각한 첫 번째 돌파구는 당연히 집안의 가장인 소수도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조금 전 소성봉은 전화 통화에서 소수도를 위로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도 앞에서 소지빈에 대한 사과도 했다. 만일 소수도 부자가 소성봉이 한 말을 의심 없이 믿었더라면 적어도 네 식구의 절반은 이미 소성봉의 편이 되었을 것이다.소수도가 소성봉을 쉽게 용서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지금 아버지가 먼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그의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소성봉은 평생 누구에게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수도는 갑작스러운 사과에 놀랐다. 더욱이 소수도는 아버지와 달리 의문의 인물인 시후의 존재를 파악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이렇게 사과하려는 진짜 동기를 알지 못했다.게다가 자신은 호주로 보내졌기에 사실 아버지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절을 하더라도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기는 했다. 그리고 자신이 몰래 한국으로 들어갔을 때, 아버지는 자신을 가택연금 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버지는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고, 이로 인해 소수도는 아버지가 정말로 뭔가를 깨달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뜻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소수도가 보기에 소성봉은 기꺼이 자신에게 보상을
소지빈은 화를 내며 말했다. "아버지! 엄마와 민지는 이제 할아버지 때문에 죽을 뻔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할아버지에게 분노하지 말라고요..? 아버지, 그렇게 아량이 넓으세요? 화도 안 나요?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보지 않으셨어요? 엄마와 민지가 그 차에 있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요!!!”"이 멍청한 놈..!" 소수도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일은 이미 일어났어..!!! 너가 그렇게 한다고 두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너 자신도 구원받을 수 없을 거다! 나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고 넌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의 손자야!! 그렇다면 네 할아버지는 길어야 10년도 못 살 거라고!! 그때까지 내가 우리 그룹의 회장직을 물려 받지 못한다면, 내가 어떻게 되겠어? 네 삼촌들과 작은 아버지가 이 회장직을 물려 받으면 우리가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아? 또 하나 물어보자. 네 할아버지가 회장이 된 후, 네 할아버지의 형제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는 알아?! 그들은 한국에서 두 발을 붙이지도 못했다..! 전부 해외로 떠나게 되었다고!!” 이렇게 말한 뒤 소수도는 이렇게 말했다. "자리 잡지 못한 자들은 한국을 떠나 해외로 나갔고,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재산은 LCS 그룹의 1%도 안 되는 적은 금액이었다! 가장 운이 나쁜 친척들은 심지어 그런 돈도 얻지도 못했어!! 너도 그렇게 되고 싶어? 지금까지 모아온 돈을 모두 몰수당하고 적은 돈으로 온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살고 싶냐고?!”소지빈은 침묵에 빠졌다. 사실 절약하다가 사치를 부리게 되는 것은 쉽지만, 사치를 하다가 절약을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지금은 돈을 쓰는 것에 전혀 걱정이 없었다. 왜냐하면 외출할 때는 개인용 비행기가 있고, 전 세계에는 재산이 있으니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아버지에게 계속 불만을 이야기하다가 잘못하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해외에서 힘들게 살아야 할 지도
눈을 뜨자, 소민지의 눈에 호텔의 호화롭고 화려하게 장식된 스위트룸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폭이 2미터가 넘는 편안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이미 목숨을 잃었고, 자신의 영혼이 몸을 떠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엄마의 행방을 알고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그녀의 바로 옆에 엄마가 누워 계셨다..! 그녀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엄마의 몸을 흔들며 소리쳤다. "엄마... 엄마!! 일어나요!!”아직 자고 있던 박혜정은 잠에서 깨어났고, 정신을 차린 뒤 앞에 있는 소민지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민지야... 괜찮아?!"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엄마, 저... 제가 괜찮은지 모르겠어요..."박혜정은 주위를 둘러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우리... 우리는 터널 안에 있는 거 아니었니..? 왜..? 여기는 어디지..?"소민지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여기는 마치 호텔인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소민지는 문득 시후의 얼굴을 떠올렸다..!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눈앞에 자신이 찾고자 애썼던 은인이 나타났다는 것을 문득 떠올렸다. 그러다가 그녀는 뭔가를 깨닫고 외쳤다. "엄마! 우리를 구한 그 사람..!! 저와 오빠를 일본에서 살려줬던 그 은인이에요!!""은인?!" 박혜정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일본에서 널 구해준 은인?!""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소민지는 너무 신나서 목소리가 떨렸고, 그녀의 뺨 위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목이 메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제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마지막 기억이 있는데.. 제가 죽어가고 있을 때 의식이 흐려지기 직전.. 제 은인을 보았어요!"박혜정은 이렇게 물었다. "그 때 당시에 무의식으로 인한 환각이 아닐까? 그 사람은 일본에서 만난 사람이 아니니..? 어떻게 갑자기 서울에 나타날 수 있겠어..?”소민지는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 그 사람이에요, 정말 그 사람이 맞다고요!
이 말을 마친 후, 임 사범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대표님, 장 선생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소식이 들어오면 즉시 두 분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임 사범이 떠나자, 홍원산은 초조해하는 장운추를 위로하며 말했다. “운추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장담하건대 홍콩에서는 절대 아무도 감히 그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장운추는 울상으로 말했다. “대부님, 사실 오골계가 용의자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의 목숨보다 돈을 더 원하는 범죄자들이 몸값을 노리고 소운이를 납치해서 돈을 요구할까 봐 두렵습니다!”홍원산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운추야, 설령 누군가 소운이를 납치했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임 사범은 내가 거금을 들여 영입한 뛰어난 무술가야. 그가 있는 한, 누가 소운이에게 해를 끼치려 한다면 내가 반드시 그 놈을 매장할 곳도 없이 죽여 버릴 것이다!”장운추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무술 실력이 좋습니까?! 대부님, 어디서 그런 대단한 분을 영입하셨습니까?”홍원산은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임 사범은 예전에 명성이 자자했던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이었다. 그런데 2년 전 규율 위반으로 블랙 드래곤에서 추방된 뒤 홍콩으로 와서 무술관을 열어 생계를 꾸리려 했지. 당시 내 부하들과 충돌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쪽 간부 6명이 갔지만 임 사범이 한 번에 5명을 이겨 버렸다. 결국 내가 얼굴을 구기며 화해를 요청하고, 온갖 방법으로 그의 마음을 얻어 내 밑으로 들였지.” 이 말을 하며 홍원산은 장운추를 바라보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자, 그는 나에게 있어 신과 같은 존재다. 내가 매일 그를 받들며 모시고 있는데, 지금 홍문의 수입 상황이 썩 좋지 않아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지. 그래서 앞으로 네가 더 많이 도와줘야 한다.”장운추는 속으로 긴장했다. 그는 그동안 홍원산 밑에 이런 무술가가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불안감이 엄습해왔던 것이다. 블랙 드래곤의 3스타 장군은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
시후와 유미경이 식사를 마치고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을 때, 홍문의 여러 조직원들은 침사추이의 지하 주차장에서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했다.당시 장소운은 오골계 등과 함께 시후와 유미경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롤스로이스를 타지 않았다. 롤스로이스는 너무 눈에 띄는 차량이라 시후가 미리 눈치챌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유미경의 트렁크에 갇혀 있는 그는 꿈에도 몰랐다. 그들이 출발하기도 전부터 시후는 이미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을 말이다.홍문의 조직원들이 장소운의 롤스로이스를 발견한 뒤 그들은 곧바로 홍원산에게 보고했고, 동시에 주차장 CCTV 영상을 통해 장소운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린 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단서를 추적하기 시작했다.그 때, 근심에 사로잡힌 장운추가 홍원산의 집에 도착해 함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곧 선발된 조직원들이 정보를 가져왔다. 놀랍게도 장소운은 홍문 간부 오골계의 차를 타고 오골계와 그의 부하들과 함께 주차장을 떠났다는 것이었다.이 소식을 들은 홍원산은 즉시 옆에 있던 중년 남성에게 명령했다. “임 사범, 빨리 오골계에게 연락해서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임 사범’이라 불린 중년 남성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기에서는 상대방이 통화 가능한 구역에 없다는 음성 안내만 반복됐다. 임 사범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표님, 오골계의 휴대폰이 아마 서비스 지역 밖에 있는 것 같습니다.”“젠장!” 홍원산은 화를 내며 말했다. “오골계의 부하들에게 연락해서 어디에 있는지 물어봐!”임 사범은 즉시 지시를 내렸고, 명령은 층층이 전달됐다. 이어진 보고에 따르면, 오골계와 함께 CCTV에 찍힌 모든 홍문 조직원들이 하나같이 모두 실종되었다는 것이다.이 말을 들은 장운추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대부님! 혹시 오골계가 배신해서 제 아들을 납치한 후 몸값을 요구하려는 것 아닙니까?!”하지만 홍원산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러나 장소운은 오후에 외출한 이후로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전화도 연결되지 않았기에 장운추는 몹시 초조해졌다. 최근 몇 년 간, 장운추는 사업이 점점 더 커지면서 사실 홍문과의 인연을 끊고 싶어 했다. 하지만 홍원산은 굉장히 영리한 사내였고, 그는 장운추에게 일회용으로 쓰고 버려지는 요강 취급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즉, 필요할 때만 불러서 요긴하게 쓰고 나중에는 냄새가 난다며 발길질하여 걷어차 버리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아 했다.장운추도 홍원산은 이제 자신을 마치 돈줄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마치 자신이 처음에 홍원산에게 의지했던 것처럼, 이제는 그가 자신을 절대 놓아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홍원산을 최대한 달래고 안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최근 홍원산은 냉동육 밀수 사업으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는 사업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에 해외에서 홍콩까지 물건을 항구로 들여올 수 있도록 장운추에게 회사를 하나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장운추에게 강력 쾌속정 몇 대를 구매할 돈을 달라고 요구하며, 이 배들을 통해 중국으로 냉동육을 밀수하려고 했다.장운추가 거절할 틈조차 주지 않도록, 대부인 홍원산은 의도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장운추와 그의 아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고, 식사 자리에서 요구 사항을 말하면 장운추가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홍원산이 집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장운추가 나타나지 않자, 그는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장운추에게 전화를 걸어 큰 소리치며 말했다. "운추야! 요즘 꽤 잘 나가는 모양이구나! 이제는 내가 우습게 보이는 거냐?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어도 집에서 널 기다리며 식사 준비까지 다 해놓았더니, 지금까지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야? 대체 뭐 하는 거야? 혹시 내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그냥 솔직히 말해라! 네가 곤란하게 만들지 않을 테니! 차라리 내가 예전에 널 도운 것도 그냥 개에
사람들이 흩어지고 난 후, 케이크와 한가득 쌓인 음식과 간식들이 남았다. 유미경은 아직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 가득 쌓여 있고 심지어 겹겹이 쌓인 음식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시후는 그녀를 보며 조용히 물었다. “어머니가 생각나서 그래요?”유미경은 정신을 차리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커다란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고, 그녀는 급히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생일만 되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져요....” 그러고는 억지로 웃으며 시후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고는 살짝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생일 선물 하나만 줄래요. 뭐든 괜찮아요.”시후는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네요. 오늘이 당신 생일인 줄 몰라서 미리 준비를 못 했어요....”유미경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정말 아무거나 괜찮아요. 동전 하나라도 좋아요.”시후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그럼.. 모든 병을 고치는 대력환 한 알 받을래요?”유미경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설마.... 진짜 대력환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말이죠, 나는 평소에 약간 돌팔이 의사로도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늘 대력환 몇 알은 가지고 다니죠. 좋은 인연을 만나면 한 알씩 팔곤 합니다.” 이렇게 말한 뒤 시후는 주머니에서 밀봉된 거풍환 한 알을 꺼내 유미경의 손바닥에 올려놓으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이걸 당신의 생일 선물로 줄게요. 생일 축하합니다!” 시후는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하더니 당부했다. “꼭 잘 간직하도록 해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보이거나 주지 말고, 항상 몸에 지니고 있어요. 혹시 나중에 큰 병이나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 그때 꺼내서 먹도록 해요. 위급한 순간에 당신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으니까요!”유미경은 시후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걸 보고 그가 자신을 놀리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일부러 맞장구 치며 말했다. “알았어요, 다음에 생리통 때문에 죽을 것 같을 때
유미경은 약간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은 모든 게 예전과 똑같아요.. 다만 이분들은 나이가 들었고, 저는 자랐으며, 엄마는 이제 더 이상 곁에 없을 뿐이죠.”그녀가 약간 우울해 보이자, 시후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려는 듯 말했다. “제 부모님은 아주 일찍 돌아가셨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나는 고아가 되었고, 고아원에서 10년을 살았죠. 그에 비하면 당신은 나보다 훨씬 행복한 거라고 생각합니다.”“고아라고요?!” 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8살까지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였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하늘에서 진흙 구덩이로 떨어지게 되었고, 이후로는 그 진흙 속에서 기어 다니고 구르며 버텼고 여기까지 온 겁니다.”유미경은 감탄하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젊은 나이에 TS Shipping에서 중요한 위치까지 올라간 거네요. 그런 걸 보면 당신은 정말 능력이 대단할 것 같아요.”“그래요?” 시후는 갑자기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하하, 뭐 별거 없는 것 같은데.” 시후는 유미경에게 사실 자신이 TS Shipping의 최대 주주이자 회장이라는 걸 말할 수는 없었다.그때, 중년의 사람들이 웃는 얼굴로 두 사람을 향해 빠르게 다가왔다. 그 선두에 있는 사람은 바로 남봉 아저씨였고, 그의 손에는 큰 상자가 들려 있었다.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이 두 사람 앞에 다가왔고, 남봉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생일 축하합니다!”그러고는 옆에 있던 성민 삼촌이 상자의 뚜껑을 열었는데, 그 안에는 정교하게 만든 듯한 생일 케이크가 들어 있었다. 그러자 함께 온 사람들도 환호하며 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씨, 생일 축하해요!”유미경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며 중얼거렸다. “오늘은 제 생일이 아닌데요.... 제 생일은 아직 열흘 넘게 남았어요.... 남봉 아저씨, 성민 삼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유미경은 시후를 이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시후의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후가 과연 장소운의 집안과 홍문을 제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대책을 세워두었다. 만약 일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면, 직접 아버지에게 부탁해 개입해 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나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할 작정이었다.오늘 벌어진 일은 장소운이 먼저 조직원들을 데리고 그들을 미행했고, 심지어 시후를 죽이려고까지 했으니, 시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방위를 한 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버지와 경찰이 함께 장소운의 집안과 홍문에게 압력을 가하기만 하면, 협상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이후 유미경은 시후를 데리고 매우 북적이는 완탕면 가게 앞에 도착했다. 노점 앞의 작은 테이블들이 이미 꽉 찬 것을 보고, 그녀는 웃으며 가게 주인에게 말했다. "성민 삼촌, 오늘 장사가 정말 잘 되시네요!"성민 삼촌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더니 전혀 놀라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미경 아가씨, 연애하신다면서요! 우리 모두 정말 기뻐하고 있어요!"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 그건 또 누가 그런 소리를 한 거예요? 정말 다들 너무 난리네요!"성민 삼촌은 웃으며 말했다. "거리 입구의 남봉 형님이 우리 왓츠앱 채팅방에서 얘기했거든요. 이 거리 전체가 다 알고 있다고요! 게다가 아가씨와 남자친구 사진까지 몰래 찍어서 올렸다고요!" 그러면서 그는 다소 낡아 보이는 스마트폰을 꺼내, 유미경과 시후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두 사람에게 보여주며 웃었다. "아가씨, 남자친구 분과 정말 잘 어울리세요!"유미경은 답답한 듯 말했다. "남봉 아저씨는 연예 기자라도 하셨으면 딱 좋았을 텐데요! 제가 몇 번이나 말했다고요, 그냥 친구일 뿐이라고요...." 그러면서 유미경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 "됐어요, 삼촌. 여기 완탕면 두 그릇만 부탁드릴게요."성민 삼촌은 고개를 끄덕
유미경은 눈을 깜빡이며, 가녀린 손으로 먹자 골목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리키더니,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거리 전체가 제 겁니다!""오!" 시후는 감탄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사장님, 대단하시네요!"유미경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추억을 지키고 싶으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죠."그 말을 마치자마자, 길가의 몇몇 노점상들이 유미경을 보며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아가씨, 안녕하세요!""아가씨, 오셨네요!""아가씨, 오늘 저녁에 뭘 드시려고요?"유미경은 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고, 심지어 모든 사람의 이름을 부르기까지 했다. 응대가 끝난 후,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홍콩은 몇 년 전 경제가 급속히 성장했어요. 그래서 이곳을 이미 누군가가 사들여 재개발하려 했죠. 그때 이 거리의 주인이 노점상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임대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임대료를 몇 배나 올려버렸어요. 그렇게 되니 많은 상인들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죠. 그래서 난 아빠에게 부탁했어요. 어떻게 해서라도 이곳을 매입해서 나에게 주면, 내가 그 여자를 아빠의 집으로 들이는 걸 허락하겠다고 말이죠." 말을 마친 유미경은 손을 벌리며 웃었다. "그래서 결국 난 이 거리의 주인이 된 거예요. 이 거리의 모든 점포와 양쪽에 있는 상가들도 전부 내 겁니다! 어때요, 대단하죠?""대단하네요." 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이 거리를 사들인 후에 다시 노점상들을 불러들인 겁니까?""네."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난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다시 초대해서, 이곳에서 장사를 계속하고 싶다면 임대료를 절대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게다가, 영업하는 동안 물, 전기, 청소, 유지비 같은 모든 관리비를 내가 부담하기로 했죠.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잖아요. 사실 그들이 내는 임대료로는 유지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해요. 그래서 매년 아빠 회사에서 일부 보조금을 받아야 하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아버
유미경의 쓸쓸한 표정을 보자, 시후는 문득 이 홍콩 최고 재벌가의 아가씨에게 약간의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다.유가휘는 비록 돈이 많았지만, 유미경은 완벽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아버지의 배신과 어머니의 이른 죽음은 이미 그녀의 어린 시절을 완전히 파괴해버린 셈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시후와 유미경의 경험은 다소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시후의 부모님은 비록 사이가 좋았지만,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시후의 어린 시절도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 이후 시후는 보육원에서 살게 되었다. 물론 보육원에서 이씨 아주머니의 보살핌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시후에게 그 시간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시후는 먼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현실을 새롭게 받아들여야 했고, 후반에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슬픈 감정과 매일 싸워야 했다. 하지만 진정 시후가 성장할 때 그를 치유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해준 것은 부모님이 시후가 8살이 되기 전까지 남긴 가르침과 아름다운 추억들이었다. 그렇다면 생각건대, 유미경의 아름다운 추억은 아마도 어릴 적 어머니가 매일 어린 미경을 데리고 이곳에 와서 달래며 밥을 먹게 하려고 온갖 방법을 썼던 때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가장 사랑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는 어머니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오기 시작했을 것이다.그때, 길가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볶음 쌀국수를 볶고 있던 노점상이 유미경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서둘러 웃으며 인사했다. “아가씨, 오셨네요!” 유미경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저씨, 며칠 전에는 왜 장사를 안 하셨어요?” 노점상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기뻐하며 말했다. “며칠 전 며느리가 출산했거든요. 토실토실한 아들을요. 무려 3.9kg이나 나가더라고요!” “와!” 유미경은 놀라며 말했다. “정말 축하드려요! 다음에 아기에게 용돈 좀 챙겨 줘야겠네요!” 노점상은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
유미경이 다시 물었다. "그래서 당신이 일부러 그들을 여기로 유인한 것이고, 상대하려고 계획했던 거예요?""맞아요." 시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사나운 개를 혼내는 데에는 주인을 부를 필요는 없겠지만, 적절한 장소를 골라야 하죠. 무턱대고 손을 대면 겁을 먹고 도망칠 것이고, 아니면 시내에서 짖어대며 소란을 피우게 될 테니까요."유미경은 시후의 태연한 태도를 보며, 조금 전 그가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악마 같아요!""악마요?" 시후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이 악마는 당신을 괴롭힐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트렁크에 들어 있는 저 놈은 당신을 해치려 했을 뿐만 아니라 그 건장한 놈들과 함께 당신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죠. 그러니 누가 옳고 그른 거죠?"유미경의 얼굴이 붉어졌다가 하얗게 질리더니, 한참 만에 삐친 듯 말했다. "그래도 폭력으로 보복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 잔소리 다 했어요? 어떻게 할까요? 내가 저 놈들에게 사과라도 해야 하나?"유미경은 시후의 얼굴에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고, 자신이 그를 말싸움으로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그냥 토라져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대신 바로 차에 올라탔다.시후도 차에 올라타며 안전벨트를 매고 물었다. "미경 씨, 저녁에 뭘 먹을 계획이죠?"유미경은 불쾌한 듯 말했다. "안 먹어요! 당신 때문에 화가 나서 이미 배부르니까!" 그녀는 시후를 흘겨보았다. 내심 이미 양보를 했지만, 여전히 약간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일단 당신을 홍콩에서 제일 유명한 완탕면 집으로 데려 갈게요! 근처에 곱창과 카레 어묵을 파는 곳이 있으니 여러 가지 함께 사서 먹어 봐요. 그래도 배가 부르지 않으면 비풍당이라는 식당의 스파이시 크랩도 더 시킬 수 있고요.”시후는 눈썹을 살짝 올리며 웃었다. "꽤나 맛있을 것 같네요. 그럼 미경 씨가 고생 좀 해주시죠! 나중에 한국에 놀러 오시면 제가 맛있는 음식들을 대접해드리죠!”유미경은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