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그는 딸 민지의 안전이 매우 걱정되었지만, 아버지가 말할 때까지 감히 호주를 떠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아버지를 화나게 하면 자신의 생활이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감히 아버지에게 여쭤볼 수도 없었다.소지빈은 아직 어리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본 적이 없으며 그가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크고 심각한 일이라고는 그저 일본에서 납치되었을 때 뿐이었다. 사실 그는 그 당시 납치되었을 때 이미 패닉 상태에 있었다. 그 모든 과정에서 그는 겁에 질린 메추라기와 같았고, 그의 여동생인 민지는 그보다 훨씬 더 침착한 것 같았다. 지금 여동생과 어머니가 실종되고, 아버지가 호주로 떠나자, 모든 압력은 그의 어깨에 집중되었고 그는 전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아버지가 돌아와 자신에게 힘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감히 그러지 못했다. 아버지가 기다려 보자고 말하자, 소지빈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아버지!! 저는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아요!!!! 대체 뭘 기다리라는 거예요? 어머니와 지민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 기다리고 싶으신 거예요? 그럼 그때가 되어서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돌아오실 생각이세요?!”소수도는 아들이 하는 모든 말이 그의 뺨을 강하게 내리치는 것 같았다. 이 말을 듣자 그의 심장에서는 피가 철철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아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경험해왔다. 그래서 그는 필부지용(匹夫之勇)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일단 뭔가 행동을 하기 전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소수도는 상대가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맨손으로 달려드는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총알 받이가 될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그들이 칼과 말을 가지고 사람들의 위에 올라가 장군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소수도는 지빈이 아버지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소성봉의 전화를 받은 후, 소수도는 뭔가 합리적이면서도 불합리한 것 같다는 애매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서둘러 소지빈을 위로한 뒤 전화를 끊고 소성봉과 연락해 그의 의도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 소수도는 초조하게 말했다. "아버지... 왜... 왜 이렇게 늦게 전화하셨습니까?"소성봉은 전화 반대편에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수도야.. 이 아버지가 네게 사과하려고 전화 했다... 혹시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봤냐..?”소수도는 "예, 아버지 봤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말을 마치자마자 소수도는 재빨리 이렇게 덧붙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아내에 대해 불만을 갖고 계시다는 건 알지만, 저는 분명 아버지께서 민지에게는 절대 나쁜 의도가 없으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수덕이와 신종만 팀장은 분명히 누군가 강요해서 영상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겠죠.”소수도의 말은 즉시 소성봉을 감동시켰다. 그는 장남이 이렇게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까지 솔직하게 말해줄 줄은 더더욱 몰랐다..! "그래 수도야.. 나는 내 손녀를 죽일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죽이고 싶은 유일한 사람은 박혜정이었어..! 그러나 신종만 팀장과 수덕이가 영상에서 내가 모든 것을 시켰다고 하는데.. 모든 근거 없는 비난을 나에게 전가해서 전국에 그 많은 사람들이 나를 욕하고 있어.. 이제 내가 뭐라고 해도 사람들은 내 말을 안 들을 거야..”인간의 감정은 참 미묘한 것이다. 비록 당신이 누군가에 대해 상당히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당신이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할 때 당신을 이해해준다면, 그 사람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는 분명히 180도 바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당신의 유일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소성봉은 지금 이 순간 이런 느낌을 받았다..! 뜻밖에도 자신이 가장 이해가 안 되던 큰 아들은 지금 자신을 감
‘아버지는 분명히 뭔가 꿍꿍이가 있으신 거야... 분명히 날 호주로 보낸 뒤 가택 연금 시켰는데.. 그런데 이제는 나에게 한국으로 와서 도와달라고 하고.. 대체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거야..?’ 그렇게 생각했지만 소수도는 즉시 아버지의 말에 대답하며 말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그동안 정말 많이 쉬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버지께서 제가 돌아가서 도와달라고 하시면 제가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 도와 드려야죠..”소수도는 사실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었지만, 곧바로 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오히려 필요하다면 도와주겠다고 돌려 말했다. 왜냐하면 비록 자신에게 돌아오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주도권은 아버지에게 맡겨야 했다. 이처럼 말하면서 그는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는 동시에, 아버지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로써 아버지는 자신에 대한 방어를 줄이게 될 것이다.소 회장은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져서 서둘러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비행기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할 테니 어서 한국으로 돌아 와..! 그런데 내 생각에 나는 최대한 빨리 창원을 떠나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없는 경북 쪽으로 가서 세간의 이목을 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새벽이 되기 전에 경찰들과 네 아내의 가족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올 거야.. 그러면 분명 큰 문제가 되지 않겠니..?”소수도는 서둘러 물었다. "아버지, 그럼 창원을 떠나 어디로 갈 예정이세요?""일단 나는 우리 그룹의 영향이 크게 미치고 있는 청송으로 갈 계획이다.. 아무래도 이 늙은이가 평화롭고 조용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산과 계곡이 최고지.. 그리고 창원에 있는 것 보다는 조금 더 북쪽에 있으니 조금 더 마음도 편하고 말이야..”소수도가 물었다. "아버지, 그럼 제가 창원으로 가야 할까요, 아니면 청도로 가야 할까요?""청도로 와라. 전화를 끊은 뒤 나는 바로 떠날 예정이다. 가는 데 얼마
소성봉이 소수도보다 똑똑하다고 할 수 있는 점은 바로 눈 앞에 놓인 여러 가지 단서를 통해 머릿속으로 대략적인 틀을 구축하고, 동시에 이 틀 안에서 신비한 미스터리의 인물인 시후의 존재를 대략적으로 파악했다는 것이었다.사실 소성봉은 항상 매우 영리한 늙은이였다. 그가 계획한 많은 일들에는 허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시후 때문에 변수를 예측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는 자신의 손녀 소민지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고 그녀를 누군가 구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장남의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트러블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정했다.일단 그가 먼저 생각한 첫 번째 돌파구는 당연히 집안의 가장인 소수도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조금 전 소성봉은 전화 통화에서 소수도를 위로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도 앞에서 소지빈에 대한 사과도 했다. 만일 소수도 부자가 소성봉이 한 말을 의심 없이 믿었더라면 적어도 네 식구의 절반은 이미 소성봉의 편이 되었을 것이다.소수도가 소성봉을 쉽게 용서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지금 아버지가 먼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그의 마음은 조금 편해졌다. 소성봉은 평생 누구에게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수도는 갑작스러운 사과에 놀랐다. 더욱이 소수도는 아버지와 달리 의문의 인물인 시후의 존재를 파악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이렇게 사과하려는 진짜 동기를 알지 못했다.게다가 자신은 호주로 보내졌기에 사실 아버지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절을 하더라도 자신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기는 했다. 그리고 자신이 몰래 한국으로 들어갔을 때, 아버지는 자신을 가택연금 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버지는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고, 이로 인해 소수도는 아버지가 정말로 뭔가를 깨달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뜻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소수도가 보기에 소성봉은 기꺼이 자신에게 보상을
소지빈은 화를 내며 말했다. "아버지! 엄마와 민지는 이제 할아버지 때문에 죽을 뻔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할아버지에게 분노하지 말라고요..? 아버지, 그렇게 아량이 넓으세요? 화도 안 나요?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을 보지 않으셨어요? 엄마와 민지가 그 차에 있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냐고요!!!”"이 멍청한 놈..!" 소수도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일은 이미 일어났어..!!! 너가 그렇게 한다고 두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너 자신도 구원받을 수 없을 거다! 나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고 넌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의 손자야!! 그렇다면 네 할아버지는 길어야 10년도 못 살 거라고!! 그때까지 내가 우리 그룹의 회장직을 물려 받지 못한다면, 내가 어떻게 되겠어? 네 삼촌들과 작은 아버지가 이 회장직을 물려 받으면 우리가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아? 또 하나 물어보자. 네 할아버지가 회장이 된 후, 네 할아버지의 형제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는 알아?! 그들은 한국에서 두 발을 붙이지도 못했다..! 전부 해외로 떠나게 되었다고!!” 이렇게 말한 뒤 소수도는 이렇게 말했다. "자리 잡지 못한 자들은 한국을 떠나 해외로 나갔고,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재산은 LCS 그룹의 1%도 안 되는 적은 금액이었다! 가장 운이 나쁜 친척들은 심지어 그런 돈도 얻지도 못했어!! 너도 그렇게 되고 싶어? 지금까지 모아온 돈을 모두 몰수당하고 적은 돈으로 온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살고 싶냐고?!”소지빈은 침묵에 빠졌다. 사실 절약하다가 사치를 부리게 되는 것은 쉽지만, 사치를 하다가 절약을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지금은 돈을 쓰는 것에 전혀 걱정이 없었다. 왜냐하면 외출할 때는 개인용 비행기가 있고, 전 세계에는 재산이 있으니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아버지에게 계속 불만을 이야기하다가 잘못하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해외에서 힘들게 살아야 할 지도
눈을 뜨자, 소민지의 눈에 호텔의 호화롭고 화려하게 장식된 스위트룸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폭이 2미터가 넘는 편안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이미 목숨을 잃었고, 자신의 영혼이 몸을 떠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엄마의 행방을 알고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그녀의 바로 옆에 엄마가 누워 계셨다..! 그녀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엄마의 몸을 흔들며 소리쳤다. "엄마... 엄마!! 일어나요!!”아직 자고 있던 박혜정은 잠에서 깨어났고, 정신을 차린 뒤 앞에 있는 소민지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민지야... 괜찮아?!"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엄마, 저... 제가 괜찮은지 모르겠어요..."박혜정은 주위를 둘러보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우리... 우리는 터널 안에 있는 거 아니었니..? 왜..? 여기는 어디지..?"소민지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여기는 마치 호텔인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소민지는 문득 시후의 얼굴을 떠올렸다..!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눈앞에 자신이 찾고자 애썼던 은인이 나타났다는 것을 문득 떠올렸다. 그러다가 그녀는 뭔가를 깨닫고 외쳤다. "엄마! 우리를 구한 그 사람..!! 저와 오빠를 일본에서 살려줬던 그 은인이에요!!""은인?!" 박혜정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일본에서 널 구해준 은인?!""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소민지는 너무 신나서 목소리가 떨렸고, 그녀의 뺨 위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목이 메어 이렇게 말했다. "엄마... 제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마지막 기억이 있는데.. 제가 죽어가고 있을 때 의식이 흐려지기 직전.. 제 은인을 보았어요!"박혜정은 이렇게 물었다. "그 때 당시에 무의식으로 인한 환각이 아닐까? 그 사람은 일본에서 만난 사람이 아니니..? 어떻게 갑자기 서울에 나타날 수 있겠어..?”소민지는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 그 사람이에요, 정말 그 사람이 맞다고요!
박혜정은 즉시 딸을 제지했다. "민지야!! 너 정말?! 헛소리 그만 해!! 그 분은 소름 돋게 점을 잘 치시는 분으로 유명하신 분이야!! 그리고 그 선생님께서 오랫동안 그를 찾지 말라고 말씀하셨잖아!! 네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창원으로 돌아갔다면, 너는 이렇게 큰 사고를 입지도 않았을 거야!”소민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엄마!! 그럼 내가 돌아갔다면..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 것 같아요?! 그럼 엄마의 안전이 위협 받았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 은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엄마는 정말 큰일 났을 거예요..!”박혜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민지야.. 세상은 늘 원인과 결과가 있어.. 그 인과관계를 선생님은 읽으시는 것이고.. 너만 지금 그 연결을 무시하고 있어!! 하지만.. 일단 나도 너를 통해 너의 그 은인과 접촉할 줄은 몰랐어.. 아무튼 네 인연으로 네 은인에게 내가 구원을 받게 될 것을 생각하면..." 이에 대해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이 은인은 우리 집안에 정말 고마운 분이야... 그러니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소민지는 정신을 차리고 흥분하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은 그 은인이 마련한 것임에 틀림없어요..! 그러니 제가 나가서 서비스 직원을 찾아 물어볼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객실에서 뛰쳐나온 뒤 곧바로 객실 문으로 향했다. 소민지가 문을 열자, 문 밖에 바로 네 명의 젊은 여성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서둘러 여성들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제가 어디에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여성 중 한 명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소민지 씨는 우리 도련님이 소민지 씨와 박혜정 씨를 위해 준비한 호텔에 있습니다."소민지는 놀라서 물었다. "실례합니다만... 그 도련님이 누구시죠..?”여직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도련님의 신분은 극비 사항이니 절대로 외부에 발설할 수 없습니다.”소민지는 포기하지 않고
소민지는 그의 은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거부하자 갑자기 더욱 더 큰 실망감을 느꼈다. 그러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혹시 우리 가족들에게 우리가 안전하다고 전해주실 수 있나요..? 분명히 할아버지는 지금 저와 제 어머니의 안전에 대해 특히 걱정하고 계실 거예요. 그러니 저는 단지 우리가 안전하고 괜찮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에요..”여직원은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소민지 씨.. 도련님의 지시는 상대방이 누구이든, 외부 의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소민지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생각했다. ‘은인이 그런 조치를 취한 건 겉으로는 나와 어머니를 가택 연금하는 것과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그래서 그녀는 "이해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그러자 여직원은 서둘러 말했다. "천만에요. 두 분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먹고 마시고 입고 싶은 것을 포함하여 모두 말씀해주시면 준비해드리겠습니다.”"알겠습니다..." 소민지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감사한 마음으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을 마치고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이렇게 말했다. "음... 저와 어머니를 위한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여직원은 별 생각 없이 말했다. "물론이죠~ 무엇을 드시겠어요?"소민지는 서둘러 말했다. "가벼운 것이면 무엇이든 괜찮을 것 같아요.""알겠습니다." 여직원이 말했다. "객실로 돌아가서 잠시 쉬고 계시면 제가 음식을 준비하겠습니다.”"네, 감사해요!" 소민지는 여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한 후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방으로 돌아오자 박혜정이 일어났고, 딸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 것을 보고 급히 물었다. "민지야 어떻게 되었니?”소민지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문 앞에 여성 경호원 4명이 있었어요... 제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