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덕은 그의 이름에 "덕"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그에게는 "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도덕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예 도덕이 없는 인간 같았다.소성봉 역시도 부도덕한 사람이지만, 교활하고 계산적이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표면적으로는 인(仁), 정의(義), 도덕(道德)을 말하지만 속은 도둑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겉으로는 이런 어두운 마음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소성봉은 평생 수많은 부도덕 한 일을 저질렀지만, 실제로 그의 계획이 엉망이 된 것은 그저 소이연과 관련된 사건 하나 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소성봉은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데 능숙했다. 소성봉은 이미 소 소수덕을 자신의 미래 후계자로 키우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진지하게 말했다. "수덕아, 생존의 법칙과 상류층의 일을 하는 노하우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즉 군대를 움직이려면 명분이 필요하다는 거야!”"명분이요..?" 소수덕이 서둘러 물었다. "아버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그래.. 사람은 평판이 있어야 해..! 즉 모든 것이 정당한 평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지..! 우리가 아무런 명분 없이 그냥 무작정 상대방과 싸워 이긴다면, 이건 규칙도 지키지 않고 도덕도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지. 국가 간의 전쟁을 예로 들어볼까? 아무리 침략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대개는 정당한 이유를 찾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 그룹 역시도 정당한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이에 대해 소성봉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나는 일찍부터 박혜정을 정리하고 싶어 했다..! 박혜정 그 아이가 서울로 갈 계획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박혜정 그 아이가 탄 비행기가 추락하여 서울로 가는 길에 죽으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머릿속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 뿐, 직접적으로 할 수는 없었어! 왜냐하면 그 아이는 서울에 갔을 뿐이고 엘에이치 그룹의 명예를 훼손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기 때
이것은 마치 무술 종파와 같다. 스승은 핵심 무예를 다른 견습생에게 전수하는 대신 다음 계승자로 뽑힌 후계자에게 가르친다. 그 목적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의 힘이 더 높아지도록 보장하는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 전복 당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과거 소성봉은 날마다 큰아들 소수도를 가르치는 데 전념했지만, 다른 아들들에게는 실제 경험과 전략을 전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에게는 큰 아들 소수도는 완전히 쓸모 없는 존재가 되었다. 장남이 호주로 보내진 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속자는 둘째 아들 소수덕이었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 소수덕을 잘 훈련시킬 계획이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앞으로 기껏해야 10년, 20년밖에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수덕이가 이제부터 교육을 받으면 10년, 20년이면 거의 정착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내가 그룹의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위협하지 않겠지.. 하지만 만약 수도가 후계자가 되었다면 아마 5~8년 후에는 그 녀석을 제압할 수 없을 거야.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꼭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단 말이지..’이 때 소수덕이 물었다. "아버지, 이제 박혜정은 어떻게 정리하실 겁니까?! 우리 그룹의 전문가를 서울로 보내셨어요?”"아직 아니다." 소성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떻게 우리 그룹 사람들을 이런 일에 이용할 수 있어? 그것은 네가 범인이라는 걸 바로 알리는 꼴이 아니냐!”그러자 소수덕은 혼란스러워서 물었다. "아버지,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박혜정이 그룹을 모욕했으니, 우리가 행동을 취할 이유가 생기지 않았습니까?”소성봉은 매우 실망하며 꾸짖었다. "수덕아..! 명분을 찾는 것은 필수 조건이지만 결코 유일한 조건은 아니다..! 얼굴을 가리고 알몸으로 달리면 아무도 알아보지 못할 테지만 앞으로 외출할 때 마스크만 끼고 다닐 거냐..? 속옷은?”소수덕은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아버지, 저는... 그런
아버지의 말을 들은 소수덕은 즉시 신이 나서 물었다. "아버지, 박혜정의 죽음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신가 봅니다..?”소성봉은 비웃으며 말했다. "사전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 A급 수배범을 찾아 그들의 가족들까지 평안하게 살 수 있도록 10억 정도 쥐어 주고 박혜정을 찾아 가라고 했다.”소수덕은 서둘러 물었다. "아버지, 그러면 그 범죄자가 죽이기를 원하시는 겁니까?”"일단 수배범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좋지만, 전체적인 계획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아.” 소성봉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지역의 경찰들에게 알리라고 요청했다. 곧 경찰들이 이 수배범을 도시 전체에서 수색할 텐데.. 그가 많은 연쇄 살인에 연루되어 있거든.. 잡히면 죽을 테니까 경찰한테 쫓기다가 자연스럽게 도망가게 되고..? 그때 그는 목숨을 걸고 우연히 경매장에 들어가게 되는 거지..!? 그가 경매장에 도착하면 경찰들은 반드시 많은 사람들을 보내 경매가 열리고 있는 센터 전체를 둘러쌀 거다. 그러면 그는 독 안에 든 쥐가 될 거야.. 공황 상태에서 그가 여러 명의 인질을 붙잡겠지.. 때가 되면 이 수배범은 살아남기 위해 자연스럽게 인질들을 위협하며 함께 차를 몰고 갈 거다. 그 때 그는 반드시 박혜정을 차에 태울 거야!"소수덕은 서둘러 물었다. "그럼 그는 언제 박혜정을 죽이나요? 차에 탄 후인가요, 아니면 탈출한 후인가요?"소성봉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눈을 빛내며 차갑게 말했다. "일단 나는 그 범죄자 놈에게 그가 탈출한 뒤 박혜정을 죽이고, 배를 타고 그를 필리핀으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그 놈이 살아 있다면, 우리가 노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그 놈이 박혜정을 차에 태우면 다른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에 그와 박혜정을 함께 죽이도록 할 계획이다..!” 이 말을 한 뒤 소성봉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이 두 사람은 함께 지옥으로 가겠지..! 온 세상이 우리가 그 아이를 죽였다고 의심
소성봉은 시간을 보더니 “계획에 차질이 없다면 10분 안에 수배범이 경매장에 도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소수덕은 서둘러 물었다. "아버지, 박혜정은 10분 뒤에도 떠나지 않겠죠..?”"에이~ 벌써 떠나면 섭섭하지!!" 소성봉은 비웃었다. "박혜정은 지금 부동산이 명의를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거다. 이 절차는 꽤나 번거롭고 빨리 완료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 아이가 오래된 집을 원했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제 드디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제 명의 변경을 하겠지.”소수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는 빨리 무언가를 기억하고 물었다. "아버지! 민지도 함께 있을 텐데... 그러면 무슨 일이 같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소수덕은 노인이 손녀인 소민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가 정말로 걱정하는 것은 소민지의 안전이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서 노인이 소민지 때문에 전체 계획을 중단할 지의 여부였다.이때 소성봉은 표정이 조금 풀렸고 부드러운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미 수배범에게 박혜정과 지빈이, 민지의 사진을 넘겨주었다. 그 중에서 꼭 박혜정만 납치하라고 했다.. 그리고 마침 지빈이는 현명하게 아침 일찍 창원으로 오기로 했고, 민지만이 남았어.. 그 놈은 민지의 사진을 미리 보았기 때문에 민지에게는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것이다.”소수덕은 서둘러 안도하는 척하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다행이네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아직 민지를 매우 좋아하거든요~ 이 아이는 정말 우리 그룹의 손자 손녀를 통틀어 가장 똑똑하고 많은 아이디어가 있는 인재 아니겠습니까!”"그래 맞다!" 소성봉은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민지가 소년이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정말 안타깝다 안타까워..!”소수덕은 아버지의 눈에 담긴 후회의 표정을 포착했고, 그의 마음 속에는 사악한 생각이 번쩍였다. 그는 진심으로 박혜정과 소민지가 함께 죽기를 바랐다. 그렇게 되면 큰 형 소수도는 아내를
그 시각,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입구에 검은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등장했다.지하철역을 포함한 그 주변에는 수많은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일부는 지하철 보안을 위한 것이고 다른 일부는 도시 내부의 치안을 위한 CCTV였다. 그 중에서도 몇 개 영상들은 화질이 좋아 얼굴 인식까지 가능한 신형 기술을 갖춘 고급형 카메라도 여러 대 있었다. 얼굴인식 카메라는 SF영화에서만 등장하는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최근 몇 년간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일상 생활에서도 활용되는 기술이 되었다. 각자의 휴대폰들도 얼굴 인식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경찰 역시도 빅데이터와 연결하여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스마트폴이라는 CCTV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용도는 많은 사람을 신속하게 검사하여 범죄자나 실종자를 찾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수백 명의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그들 중에 수배범이 있는 경우, 사람들을 하나씩 확인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잡아야 하는 인물을 누락하기가 매우 쉽다. 하지만 얼굴인식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수백 명이 빠르게 지나가더라도 수백 명의 얼굴을 모두 한 번에 식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시스템은 즉시 수백 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들 중 범죄자나 용의자가 있을 경우 시스템을 통해 경찰에 최대한 빨리 통보하여 짧은 시간 내에 검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한국에서 이 기술을 가장 빨리 활용하고 있는 가장 전형적인 예는 군산시라고 할 수 있다. 군산에서는 영상의 단순 저장기능이 아니라, 범죄자 또는 실종자의 얼굴을 스마트폴 CCTV에 등록하여 97%의 일치율을 보이는 인물을 찾아내는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군산시는 2022년 고령화 비율이 21%의 초고령사회가 되었기에, 치매 환자 실종 신청이 늘고 있어 이런 사건들이 발생할 때에도 유용하게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 할수록 범죄자가 법적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어쨌든 그는 숨어 지내는 이 생활에 지칠 대로 지쳤고, 가족들을 위해 10억을 벌어주고 자신과 가족들이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했기에 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제 저녁 서울로 갔고 부탁 받은 일을 처리할 준비를 했다. 그는 청부인의 요청에 따라, 먼저 CCTV를 찾아 자신의 모습을 일부러 드러낸 후 인사가나 아트센터라는 곳으로 도망가는 것처럼 보여야 했다. 따라서 그는 먼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다음 자신이 서울 한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서울 경찰들에 알리는 것이었다..!현재 서울 종로 경찰서.스마트폴 시스템에서 갑자기 거친 경고음이 울리며, 경찰관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컴퓨터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의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근무하던 경찰관들은 시스템이 자동으로 확보한 실시간 영상을 재빨리 확인하고는 서둘러 책상에 있는 비상전화를 집어 들고 소리쳤다. "A급 수배범 류차남 시내 활보 중!! 현재 안국역 지하철역에서 인사동 쪽으로 이동 중!! 즉시 체포바람!”종로 경찰서는 서울 시내의 주변 경찰서에 이 소식을 전달했고, 서울 경찰들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왜냐하면 서울 시내에서 A급 수배범의 출현은 현지 경찰이 가장 혐오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수배범이 혹시라도 현지에서 위험한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면 시민들 뿐만 아니라 경찰 역시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미리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사회적 압력과 비난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경찰은 즉시 경찰력을 동원해 류차남을 체포하기로 결정했다.이때 류차남은 휴대폰에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류차남은 문자 메시지를 읽은 뒤, 이를 악물고 눈 하나 깜빡하지 않
경찰들은 류차남이 경찰에 쫓기면서 당황하여 우연히 주변에 있는 호화롭고 큰 건물인 인사가나 아트센터로 달려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실 가나아트센터는 류차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었다. 홀에서는 경매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으며, 박혜정은 여전히 여러 가지 문서에 서명 및 도장을 찍고 있었다.류차남이 문으로 다가와 막 들어오려고 할 때, 문 앞에 있던 경비원이 그를 멈춰 세우고는 물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번 경매장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QR 코드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입장하기 전에 인증을 하셔야 합니다.”그러자 류차남은 뒤를 잠시 돌아보았고, 자신을 쫓아 달려온 경찰들이 가까이 온 것을 발견했다. 그러자 그는 즉시 바지춤에서 권총을 꺼낸 뒤 경비원의 머리를 겨누고 차갑게 내뱉었다. “어이 늙은이! 닥쳐! 계속 헛소리 하면, 내가 네 대가리를 날려 버릴 테니까..!”이때, 뒤에 있던 경찰들이 류차남이 권총을 꺼내는 것을 눈치채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차례로 총을 꺼내들었다..!류차남은 경찰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켓을 열었고, 폭탄이 가득 붙어 있는 조끼를 보였다..! 류차남은 한 손에는 총을, 다른 한 손에는 스위치를 들고 큰 소리로 소리쳤다. “자, 잘들 생각 하라고!! 지금 내 몸에 있는 것은 폭탄이야!!! 만약 내가 이 스위치를 누르면 이 건물 다 날아가!!! 짭새들이 들어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냥 모두 나와 함께 묻히는 거야!!" 그러자 류차남을 쫓던 경찰관들은 이것을 보고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류차남은 폭발물을 통한 협박 및 갈취를 상습적으로 일삼았고, 연쇄 살인도 저지른 전과가 있어 경찰들은 그가 몸에 두르고 있는 것이 폭발물일 것임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류차남을 본 모두가 그의 도발을 두려워했다. 그들은 모두 류차남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고, 조끼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조끼는 폭탄으로 인해 두툼했고, 그의 조끼에는 소시지 같은 것들이 달려 있었기에 분명 고성능 폭발물일 것임을 한 눈
이때 박혜정과 소민지는 거대한 총소리를 듣고 이곳에서 뭔가 위험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했다..! 박혜정은 소민지를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민지야, 이게 무슨 소리지?! 어서 나가자!”소민지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는 주저 없이 어머니와 함께 달려나갔다..! 그러나 두 사람이 밖으로 뛰쳐나오자마자 복도에는 이미 겁에 질려 도망치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그 때, 류차남이 갑자기 총을 들고 복도 입구에 나타나더니 도망가는 남자에게 총을 겨누었다. “탕!!” 하는 굉음과 함께 사내의 뒤통수에서 핏물이 터져 그의 등을 적시기 시작했다..! 후두부에 총을 맞은 남자는 ‘쿵’ 하며 땅바닥에 쓰러졌고, 사내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류차남은 차갑게 소리쳤다. "자자 여기 있는 다들 내 말 들어!! 모두 로비에 모여!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탈출할 수 없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 남자처럼 될 거야!!”사람들은 모두 패닉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도망치기 위해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서 누군가가 총에 맞아 죽자 그들의 신경 깊은 곳을 자극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다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도 계속 도망을 가려고 한다면, 살인자의 총에 맞아 죽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살인자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들으며 협력한다면, 경매인들과 스태프를 포함하여 현장에 최소 100명 이상이 있을 것이기에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죽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순종적으로 협조한다면 생존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이상 도망치려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머리에 두 손을 올리고 돌아서서는 한 명씩 복도를 향해 걸어갔다..!출구의 문은 잠겨 있었고, 열쇠는 류차남이 빼앗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탈출할 기회가 없었다..!류차남은 복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로비로 가는 것을 보고 복도를 향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