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연은 그가 자신과 관련된 사실을 알아차릴까 두려워 그의 눈빛을 피하고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시후가 자신이 소수도의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되면 저 사내는 자신을 흥정 카드로 삼아 아버지와 엘에이치 그룹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체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자신을 인정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기는 했지만, 아버지가 결국 엘에이치 그룹 소성봉의 장남이고, 이미 아내와 자녀가 2명이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의 존재가 외부에 노출되면, 아버지의 명성과 지금 그의 가족의 행복에 크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이연은 평생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어했고, 문제를 일으키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시후가 자신의 비밀을 눈치 챌까 두려움에 휩싸였다..!소이연이 눈을 피하고 동시에 침묵을 지키는 것을 본 시후는 분명 뭔가 숨기는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 "당신은 이제 일본 내에서 최고의 중범죄자야. 그러니, 당신을 이렇게 빼돌리기 위해서 엘에이치 그룹은 최소 100억은 지출했겠지..." 이런 이야기 후에 시후는 소이연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엘에이치 그룹의 스타일에 대해 들은 적 있어. 지금의 회장 소성봉은 그렇게 관대한 사람이 아니거든.. 분명 자신의 직원을 구하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할 리가 없어. 즉, 당신이 꽤 능력자라고 해도.. 그렇게 많은 돈은 절대 쉽게 쓸 인간이 아니라는 거야!" 시후는 일부러 소이연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결국.. 당신이 엘에이치 그룹의 직원이 아니라는 말이 되겠지..!”소이연은 무술과 관련된 쪽으로는 능력이 매우 강했지만, 사회적 경험과 대처 능력은 부족했다. 그래서 그녀는 약간 당황했다. "아..아니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 나는 그냥 엘에이치 그룹을 위해 일하는 직원에 불과해!”시후는 비웃었다. "어이 그쪽.. 아직 사회 경험이 좀 부족한 것 같은데? 네 눈빛
시후는 이것에 대해 추측만 할 뿐, 소이연의 반응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신의 추측을 들은 소이연의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이 순간 시후는 자신의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소이연은 소수도의 사생아였어!!! 역시..! 그러니 이룸 그룹이 저 여자를 일본에서 구출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 여자가 소수도의 혈육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일인가..?’소이연은 이때 이미 겁이 나기 시작했다..! 눈앞의 남자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자신의 정체를 짐작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룸 그룹 전체에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아는 사람은 두 명 뿐이었다. 하나는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 소수도 였고, 다른 하나는 그의 할아버지 소성봉이다..! 지금 현재는 소지빈과 소민지조차도 옆에서 경호원 역할을 하던 자신이 실제로는 같은 피가 섞인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소수도의 아내 역시도 이 사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소이연은 혹시라도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이 사실을 대중들에게 폭로할까 봐 매우 두려웠고, 아버지의 명성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즉시 속으로 죽을 생각을 했다. ‘내가 살아있는 한.. 난 아버지 소수도의 딸이 될 거야.. 왜냐하면 아무리 부정해도 내 몸에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죽으면 아무도 내가 소수도의 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 이 남자가 내 정체를 폭로하더라도 나는 이미 죽었으니까 아버지는 내 정체를 단호히 부인할 수 있어... 아무래도.. 내가 죽어야만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아.. 그리고 내 비밀을 영원히 지킬 수 있을 거야..!’ 그녀는 이것을 생각하자마자 시후에게 애원하며 말했다. “부탁이니 제발 날 줄여!! 네 손을 더럽히기 싫다면 내가 직접 죽기라도 할게!!”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내가 왜?! 난 널 죽이지도 않
소이연은 시후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그녀가 이렇게 헌신하는 이유는 바로 어렸을 때부터 받아온 세뇌교육 때문이었다. 그녀는 엘에이치 그룹과 그녀의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이것을 그녀가 시후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저기, 제발... 비록 이 생은 매우 짧겠지만, 난 그 누구에게도 이렇게 내 목숨을 구걸한 적 없어! 그러니 오늘 한 번만 부탁할 테니 날 죽여줘!"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무관심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아직 죽을 수 없어!"...이 시각. 다른 배의 조종실...선장과 선원들은 이미 기절할 것 같았다..! 그들은 왜 소이연이 적과 싸운 뒤 마치 저주받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참을 눈물만 흘리고 있었기에, 사람들의 눈에는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선장은 곧바로 전화를 꺼내 국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는 전화를 통해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고, 수화기 너머로 안내를 들은 뒤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키신 대로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 어서 서 씨를 불러와! 대장이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고 알려 줘!”그러자 옆에 있던 선원은 황급히 몸을 돌려 유람선 바닥에 있는 선실로 달려갔다. 맨 아래층 선실에는 잠긴 문이 있었는데, 그는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서 씨!!! 선장이 새로운 명령이 내려왔다고 하던데요!”그러자 방 안에서 한 남자의 극도로 우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케이, 지금 올라 갈게!" 사내의 어두운 목소리가 멈추고, 곧바로 문이 열렸다. 삼각형으로 째진 눈과, 매부리코를 가진 중년 남성이 손에 특수 제작된 무거운 컴파운드 석궁을 들고 있었다.컴파운드 석궁은 모든 석궁 무기 중 가장 강력하며,
무게가 무거운 컴파운드 석궁의 위력은 짧은 거리에서 사람의 머리를 관통하기에 충분했다. 이 ‘서 씨’라고 불리는 사내의 이름은 서지욱으로, 그는 석궁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에 일급 킬러이기 때문에 한 방에 시후를 죽일 수 있다는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5년 동안 석궁으로 목표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시후를 겨냥한 뒤, 주저없이 즉시 방아쇠를 당겼다..!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석궁의 활시위가 소리를 내더니 티타늄 합금과 탄소 섬유로 만든 석궁 화살은 곧장 시후의 관자놀이를 향해 날아갔다..! 컴파운드 석궁의 속도는 초당 100미터를 초과하며, 이 무거운 컴파운드 석궁은 살상 무기로 개조되었기 때문에, 그 속도는 거의 초당 200미터에 가까웠다. 게다가 이렇게 짧은 거리에서 석궁을 날린다면 상대방에게 닿기 까지 0.5초도 넘지 않을 것이다..! 즉, 상대방은 고개를 돌려 화살을 볼 틈조차 없을 정도이다..!따라서 서지욱은 이미 시후가 죽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는 시후의 머리가 폭발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이 석궁의 화살촉에 독이 발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 독이 상대의 피부를 조금만 긁는다고 하면 상대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시후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무심코 손을 뻗어 날아가는 석궁 화살을 쥘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이게... 어떻게.. 어떻게 저렇게 화살을..?” 서지욱 역시도 놀라 자빠질 뻔했다..!선장도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서 씨, 내 눈이 잘못된 것 아니지??! 저 놈이 손에 들고 있는 게 당신이 방금 쏜 석궁 화살인가?”서지욱은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네... 저 놈은... 그냥 미친 것 같은데..?! 저렇게 강력한 사람은 내가 본 적이 없어요..." 말을 마친 그는 서둘러 물었다. "대체 저 놈 누구야?!”선장도 겁에 질렸다. "나도 모르겠어! 방금 명령만 받은
자신의 실패와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고자 했지만, 그녀의 눈앞에 있는 사내의 힘은 실로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했고, 무술에 대한 그의 이해를 완전히 초월했다.시후는 비웃음 지으며 고개를 돌려 반대편 배를 바라보았다.배에서 컴파운드 석궁을 들고 있던 서지욱은 시후와 눈을 마주치고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선장에게 속삭였다. “내 화살이 명중하든 안 하든, 일단 배를 최대 속도로 운전하여 가능한 빨리 떠나야 합니다! 저 놈은 너무 강해요! 저 놈에게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좋을 겁니다!”그러자 선장은 즉시 엔진의 동력 장치에 손을 얹고, 동시에 옆에 있는 부선장에게 말했다. "서 씨가 두 번째 석궁 화살을 쏘면, 자네는 즉시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그럼 나는 동시에 마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테니까. 알아들었지?”부선장은 즉시 "예 알겠습니다!"라고 소리쳤다."좋아!" 선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있는 서지욱을 초조하게 바라보았다.서지욱은 심호흡을 한 후 즉시 방아쇠를 당기고 석궁 화살을 쏘았다..! 그리고 난 뒤, 그는 즉시 "철수! 빨리 철수!"라고 외쳤다.선장과 부선장은 즉시 협력하여 배의 왼쪽 키를 완전히 제어하고 전속력으로 탈출할 준비를 했다.서지욱이 다른 석궁 화살을 쏜 뒤 시후는 이미 석궁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뻗어 그것을 잡고 싶었지만, 빨리 포기했다. 석궁 화살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대신 화살은 자신의 옆에 있던 소이연을 향했다..! 소이연은 갑자기 허벅지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그녀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오른쪽 다리는 석궁 화살에 완전히 찔려 있었다! 심한 통증에 이를 악물고 동시에 그녀는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왜? 뭐지..? 왜 내 다리에 석궁을 쏘았어?!’ 그녀는 이것을 생각하자마자 상처에서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강력한 에너지가 흐르는 것을 즉시 느꼈다. 그녀는 무술에 꽤 실력이 있는 사람이었기
배에 있던 일행은 이 문장에 너무 놀라 몇 번이고 비명을 질렀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시후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소이연은 독화살에 맞았기 때문에 곧 죽을 것이고, 시후에 의해 남은 엘에이치 그룹 사람들은 모두 바다에 던졌으며 몇 명은 이미 물에 가라 앉았다..! 이제 남은 건 서지욱 뿐이었다. 서지욱은 사실, 숨겨진 비장의 카드였고 소이연조차도 그의 존재를 몰랐다. 그러나, 그는 이제 완전히 죽은 목숨이라고 할 수 있었다.선실에 남은 사람은 선장과 1등 항해사 외에 선원 몇 명 뿐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무술을 전혀 배운 적 없는 일반인으로 시후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시후가 갑자기 조종석 문을 발로 차며 열었다..! 몇 초 뒤, 시후가 들어왔다. 선원들은 다리가 덜덜 대며 힘이 빠졌고, 중 한 명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며 애원하기까지 했다. "저 형님..!!! 저를 용서해주세요! 저는 그냥 이 배에 타고 있는 엘에이치 그룹의 선원이고 절대 나쁜 짓은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다른 몇몇 사람들도 땅에 무릎을 꿇고 절하며 애원했다. “맞습니다 형님!! 저희는 평범한 선원일 뿐 다른 건 몰라요..!”시후는 이들의 간청을 무시하고 물었다. "누가 선장이야?”모두가 서둘러 같은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선장은 떨리는 손을 들고 말했다. “저.. 저 형님.. 저는.. 제.. 제가 선장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 다시 배를 돌리고 엔진을 꺼!”"예 알겠습니다 형님..." 선장은 감히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급히 부선장에게 명령했다. "완전 우현!"부선장은 서둘러 따라갔고, 두 사람은 시후가 타고 있던 배를 향해 배를 되돌려 놓았다.그 후 시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모두 머리에 손 올리고 갑판에 한 줄로 서서 반대편 배에 올라타도록 해!”라며 명령했다.눈 앞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망한 것을 본
선장은 너무 두려워서 그 자리에서 바지에 소변을 지리며 소리쳤다. “아이고!!! 형님!! 형.. 형님!! 제가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이후 선장은 숨이 막히는 듯 흐느껴 울며 말했다. "저는 늘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님을 위해 배를 몰았습니다. 이번에는 특히 회장님이 보내신 거죠. 오늘 밤.. 회장님은 사실 소이연 양을 구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를 구하면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그는 의도적으로 상황을 설정한 것이죠..."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상황을 설정했다는 거지..?”"음.. 계획대로라면 오늘 밤 출항한 뒤, 공해상의 지정된 위치까지 배를 직접 몰아가면 이미 해상자위대가 매복해 있는 겁니다.. 배가 지정된 위치에 도착하면, 그들은 즉시 소이연 양을 포위하고 다시 체포할 겁니다..”시후는 더욱 놀랐다. "이 여자를 다시 잡아 간다고? 이 여자를 구하는 데 그렇게 많은 힘을 썼으면서.. 다시 체포한다는 게 무슨 말이야??”선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그건 저도 모릅니다.. 일단 회장님께서는 우리에게 명령만 내리셨어요..”시후가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석궁병은 뭐지?”선장은 급히 말했다. “그.. 그 사람은 서 씨라고 하는데.. 이름은 서지욱입니다. 그는 킬러로 유명한 사람인데.. 회장님께서 그를 비장의 무기로 쓰라고 하더군요..”시후가 다시 물었다. "비장의 무기는 언제 쓰려고 한 거지? 당장 대답해! 안 그럼 바다에 던져 버릴 거다!”선장은 겁에 질려 외쳤다. "아악!!! 제..!!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내가 확실히 말씀드리죠! 그건 만약 자위대가 소이연 양을 잡지 못하면 서지욱이 소이연 양을 죽이도록 하는 겁니다..! 그리고 시신을 자위대에 넘기는 것이죠!”이 말이 나오자 소이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소리쳤다. "무슨 말이야?! 회장님이 나를 죽이려고 하셨다고!?”"그렇습니다..." 선장은 몇 번이
이 순간, 선장은 오직 살아남고 싶었기 때문에 시후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 형님.. 그럼 형님의 말을 들으면 제 목숨을 살려 주시는 겁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다. "그래, 네가 순종적으로 협력하는 한 나는 당신 목숨을 살려줄 수 있지. 때가 되면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주죠.”상대방은 이 말을 듣자마자 말했다. "형님, 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귀기울이겠습니다..!”시후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좋아요. 그러면 내가 말한대로 준비해 주시죠.” 그런 뒤 시후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 늙은이가 비장의 무기를 숨겨 두었으니, 그럼 소이연 양이 그의 계획에 따라 목숨을 잃었다고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그는 곧바로 상대방의 귀에 몇 마디 속삭였다. 선장은 시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계속 고개를 끄덕였고, 즉시 위성 전화를 들고 긴 안테나를 꺼내서 소성봉에게 전화를 걸었다. 현재 소성봉은 자신의 대저택에서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소성봉은 급히 물었다. "지금 상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 조금 전 소이연이 시후에게 제압된 후 선장이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기 때문에 지금 소성봉은 상황이 예기치 않게 바뀔까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시후의 설명에 따라 선장은 소 회장에게 답했다. "회장님, 소이연 양은 조금 전 서 씨의 석궁 화살에 심장을 찔려 죽었습니다..."소성봉이 물었다. "소이연이 죽었다고 확신하나?"선장은 황급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석궁 화살에 맞은 후 몇 초 안에 중독되어 죽은 것을 우리 모두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습니다."소성봉은 서둘러 다시 물었다. "그럼 시신은? 아직 그 놈의 손에 있나?""그 놈은 이미 시신을 바다에 던졌습니다. 혹시라도 그 놈이 와서 우리를 죽일까 봐 우리는 먼저 대피했습니다...""뭐?! 먼저 대피를 해??!" 소성봉은 선장의 말을 듣자 화를 내며 소리쳤다. "아주 간도 크군! 어떻게 소이연의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