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정말 갈수록 이야기 내용이 대단해지는 것 같은데.. 구멍을 뚫어서 산에 있는 보물을 훔쳤다고요?”유나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윤우선은 불안해하며 소리쳤다. “딸, 왜 엄마 말을 믿지 않는 거야?! 외할머니 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우리나라 국보급 유물들이 있었다니까?! 그것도 백제 시기의 유물이야!”“정말요? 국보급 유물들이 있었다고요..?”윤우선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 문화재청에서 이곳을 발견하게 된 이유는 도굴꾼들이 자꾸 산 근처에 구멍을 파대서 주변에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서 그랬대~ 사람들이 그곳에 자신들의 조상 무덤도 있었고, 마을 사람들 중에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그곳에 무덤을 만들고 했었기 때문이지.”“너무 과하게 공사를 했었나 봐요?! 그런데, 나는 왜 엄마 말이 거짓말 같죠 아직도?”윤우선은 당황하며 다시 한 번 주장했다. "아니!! 내 말이 거짓말 같으면 인터넷에 검색해 봐!!”그러자 옆에 있던 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며 말했다. "장모님 말씀이 맞아요 유나 씨. 아마 장인 어른에게 여쭤보면 바로 아실 텐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기사가 나오기는 할 거예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도굴로 먹고 사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매년 전 세계에서 어떻게 골동품 판매가 이루어지겠어요? 많은 유물들이 보이지 않는 손들에 의해 개인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 것을 다 도굴꾼들이 하는 일이고요.” 시후가 말을 이어가며 말했다. “수십 년 전에 중국 도시에서 동충하초를 훔쳐가는 일이 있었대요. 그런데, 그곳에서 하루 만에 수천 만원 상당의 동충하초 200kg이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그걸 훔쳤을까요?”“어떻게 훔쳤는데요???”"도둑들에게 도난 당한 건데, 그 사람들이 동충하초 가게의 맞은 편 가게를 임대하고는 지하로 수십 미터의 구멍을 판 거예요! 그리고는 동충하초 가게 바닥으로 구멍을 뚫은 가게 내부의 동충하초
시후는 유나의 농담을 듣고 심장이 뛰었다. 시후는 장모님과 아내가 혹시라도 자신의 신분을 추리할까 봐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유나가 농담이라도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듣고 시후는 바싹 긴장이 되었다. 그 때, 윤우선이 손을 저으며 시후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나야, 그럴 리가 없어. 비록 우리 은 서방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건 최근에 일어난 일이야! 여빈이 엠그란드 그룹에 왔을 때는 우리 은 서방이 지금처럼 대단한 위치에 오르지는 않았잖아? 물론 이런 인물을 못 알아보고 그 김혜준 그 놈이 감히 내 좋은 사위를 험담하곤 했었지!”유나는 힘없이 웃었다. "맞아요.. 그렇다면 엄마가 말하는 대단한 보물이 무엇인지 모르겠네요..”윤우선은 미소를 지었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우리 가족들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어. 그저 네 친구가 그냥 엠그란드 그룹에 입사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걸 알려주는 거지~ 여빈이도 속으로 숨겨 놓은 큰 비밀이 있는 거야~""그냥 신경 안 쓸래요~ 여빈이 속으로 큰 비밀을 숨기고 있더라도 나와 관련이 없는 내용이고, 나는 친구의 사생활을 캐고 싶지 않거든요.” 이렇게 말한 후 유나는 다시 엄마에게 부탁했다. "엄마, 그러니까 제발 여빈이 오면, 이상한 질문을 하지 마세요! 아셨죠?”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휴!! 알겠어 알겠다고!! 질문 안 해!”그제서야 시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래층에서 김상곤은 이미 식당에 앉아 국수를 먹고 있었다. 세 사람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그는 궁금한 듯 물었다. "세 사람 뭐하고 오는 거야? 우리 엄마는 아침 일찍 왜 저러고 있는 거고..?”윤우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상곤, 당신 어머니가 지금 발코니에서 얼마나 난리를 치고 있는지! 홍라연이 자기가 힘들게 번 돈을 다 들고 도망쳤다고 욕을 하다가 홍라연을 체포하겠다고 경찰까지 불렀어!”김상곤은 밥을 먹으며 중얼거렸다. "발코니에서 시끄럽게 욕을 해대는 우리 어머니
이것을 생각한 그는 즉시 무의식적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며칠 동안 길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조금 지체되어 늦었습니다..."유나, 김상곤, 윤우선은 공은찬의 태도와 말을 듣고 더욱 놀라고 말았다. 공은찬이 왜 시후를 보자마자 사과를 하는 걸까? 두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인가?놀란 가족들의 얼굴을 본 시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휴.. 너무 예의 바르게 행동하시네요. 일단 제가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했으니 일찍 오든 늦게 오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공은찬은 잠시 당황했다. 처음에는 시후가 갑자기 그에게 왜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가, 자신이 뭔가 말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시후는 가족이 자신과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해 알기를 원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자 그는 황급히 시후의 말에 따라 답했다. “아하.. 그럼 감사드립니다. 그럼 설 연휴가 끝나고 식사 한 번 하러 가시죠! 하하하..”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으며 유나와 그의 장인 장모에게 말했다. “지난 번 권여빈 씨 할머니의 생신 잔치가 있을 때 이 분을 만나 적이 있어요. 그래서 혹시 서울에 오시면 저녁 식사 한 번 대접하기로 약속을 잡았거든요.”공은찬도 시후의 말에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맞습니다!! 그런데 오는 길에 이렇게 날짜가 며칠 지체 될 줄 몰랐습니다..”윤우선은 놀라서 물었다. "그런데 왜 서울로 오는 길에 며칠씩이나 길에서 지체한 거예요? 차로 몇 시간 걸리지 않을 텐데요..? 편하면 비행기를 타면 더 빨리 도착할 것이고요..”공은찬은 당황스러운 듯 말했다. "그게.. 음.. 제가 자전거를 타고 왔거든요..”“예에..?!" 윤우선, 유나, 김상곤은 모두 예상치 못한 답변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재벌가에 속한 공은찬이 이 추운 겨울에 자전거를 타고 안성에서 서울까지 가다니.. 대체 이것이 무슨 일이라는 말인가..?사람들이 놀란
"이태리 부회장..?!" 이태리 부회장의 이름을 들은 김상곤은 인터폰에 보이는 섹시하고 아름다운 여성이 자신의 딸 유나가 회사를 열었을 때 축하하기 위해 온 엠그란드 그룹 부회장임을 인식했다. 지금 이 상황은 김상곤을 놀라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유명한 엠그란드 그룹의 부회장이자 비즈니스 엘리트로 소문난 이태리 부회장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상곤은 엠그랜드 그룹이 유나에게 많은 사업들을 배정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유나의 경력에 굉장히 도움을 많이 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 이태리 부회장이 직접 이곳에 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기에 유나에게 서둘러 말했다. "유나야, 빨리 나와!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님이 오셨대!”"네에??" 유나는 놀라며 약간 긴장한 듯 말했다. "어.. 부회장님이 왜 이곳에..? 제가 문 열어 드릴게요!”여빈도 놀랐다. 이태리 부회장의 사회적 지위는 여빈보다는 조금 낮다고 할 수 있지만, 결국 그녀는 엠그란드 그룹의 부회장이자 여빈의 상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빈은 상사가 가장 친한 친구의 집을 방문할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이곳을 바로 떠날 수 없었기 때문에 입술을 깨물고 이태리 부회장이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유나는 서둘러 이태리 부회장을 내부로 초대했고, 이태리 부회장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김유나 대표님, 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방해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어머, 아니에요~ 부회장님! 괜찮습니다. 사실 제가 먼저 찾아 뵙고 인사도 드려야 하는 건데.. 제가 오늘부터 휴가를 내고 어제까지는 일을 해서요.. 죄송합니다.”이태리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선물을 건넸다. “이건 제가 김유나 대표님의 부모님께 드릴 선물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주세요~”“오.. 부회장님.. 이런 건.. 안 주셔도 되는데요.. 아..”이태리 부회장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태리 부회장은 "안녕하세요...?"라며 재빨리 인사했다.그러자 이미 거실에 있던 권여빈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서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음.. 안녕하십니까 부회장님??!”목소리가 들리자 이태리 부회장은 권여빈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어머? 여빈 씨, 여기에 있었네요? 고향은 안 내려 갔고요?”권여빈은 어색하게 답했다. "음.. 그게요.. 조금 뒤에 공항에 가려구요.”그러자 권여빈의 옆에 있던 공은찬이 이태리 부회장을 보았고, 즉시 그의 눈에서는 뜨거운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미녀를 보았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은 본 적이 없었기에 즉시 심장이 요동쳤던 것이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서 권여빈에게 물었다. "여빈아, 여기에 이 아름다운 분은 누구시니?”권여빈은 서둘러 소개했다. "아, 부회장님.. 소개해 드릴게요. 여기는 제 사촌 오빠 공은찬이라고 합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공은찬을 보며 말했다. "오빠, 여기는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님이셔.”공은찬은 즉시 악수를 청하며 아부를 떨었다. "오, 이태리 부회장님의 이름은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뵙게 되었네요..! 저는 공심 그룹의 공은찬이라고 합니다..!”이태리 부회장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태리 부회장은 공은찬의 정체를 듣고 딱히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재벌 출신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엠그란드 그룹에서 일했으니 많은 대기업들과 접촉하면서 기업들의 가족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공심 그룹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LCS 그룹 회장의 손자인 시후 역시도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공심 그룹의 공은찬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별 다른 놀라움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공은찬은 이태리 부회장이 자신이 공심 그룹 소속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태
시후가 카톡방에 연락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공은찬은 갑자기 어머니 권순화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고, 그 때도 그는 여전히 이태리 부회장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화제를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을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진동이 느껴져 휴대폰을 들여다본 그는 잠시 번개를 맞은 것 같았다. 공은찬은 멘붕했다. ‘2년?! 날 죽이려는 거 아니야? 나는 늘 으리으리한 집에서 부족함 없이 살았는데.. 나는 여기에서 이미 며칠을 살았는데도 정말 괴로웠는데... 내년에도 이렇게 좁은 집에서 혼자 돈도 많이 쓰지도 못하고 살아야 한다고..? 은시후가 갑자기 왜 1년 더 추가한 이유가 뭐야..?! 아니.. 내가 무슨 도발을 했다고..?’ 이것을 생각한 공은찬은 시후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은.. 은.. 저.. 그게..?”시후는 공은찬이 말을 다 하기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커피 한 잔을 건네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자, 커피 한 잔 드세요. 꽤 맛있습니다. 일단 마시면 그냥 두 잔으로 끝내고, 마시지 않으시면 두 잔이 세 잔이 되거나, 심지어 네 잔이나 다섯잔이 될 지도 몰라요~~”공은찬의 얼굴은 즉시 일그러졌다..! 그는 시후의 말에 담긴 위협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시후가 아무래도 나에게 헛소리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건가...? 내가 커피를 마시고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면, 2년 동안만 힘들게 살 것이고 혹시라도 내가 그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2년이 앞으로 3년이 되고, 4년이 되고, 5년이 될 지도 모른다는 건데..’ 이것을 생각하면 공은찬은 너무나도 괴로웠다. ‘이 은시후라는 자식은 악마 중 악마야!!! 내가 무슨 도발을 했다는 거야? 왜 나를 이런 식으로 괴롭히는 건데!!! 설마... 내가 저 이태리 부회장에게 작업을 걸어서 그런 건가..?!
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발을 구르며 커피잔을 들어 단숨에 다 마셨다. 이 커피를 마시는 것은 시후와의 새로운 계약을 묵인하면서 인정하는 것과 같았다..! 1년으로 설정했던 계약 기간이 갑자기 2년이 되어 두 배로 늘어나다니.. 공은찬은 사람들 앞에서 엉엉 울고 싶었지만,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눈물이 날 겨를이 없었고 순식간에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권여빈도 이때 놀라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은 시후와 공은찬 사이의 갈등에 대해 모르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시후는 공은찬에게 안성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서울의 단칸방에서 살며 고된 일을 하라고 했는데 이제 시후는 갑자기 사촌 오빠에게 숫자로 수수께끼를 내기 시작하자, 갑자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공은찬에게 물었다. "오빠, 무슨 일이야?"당황한 공은찬은 권여빈에게 휴대폰을 건넸고, 전화기 화면에는 어머니 권순화가 그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가 있었다.권여빈이 메시지를 다 읽은 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시후가 사촌 오빠와 계약한 1년의 기간을 두 배로 늘릴 정도로 무자비하게 대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공은찬에 대한 미안함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공은찬이 문에 들어선 순간부터 지금까지, 시후를 화나게 한 일을 속으로 돌아보았다.‘오빠가 시후 씨를 화나게 했나..?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오늘 와서는 시후 씨에게 굉장히 예의 바르게 행동했어. 그는 거의 허리를 접어서 인사했고.. 아니면.. 오빠가 유나를 화나게 했던 건가..? 아닌데..? 오빠는 시후가 자신을 죽일까 봐 두려워 할 테니, 유나가 시후 씨의 아내라는 것을 알면 아무리 간이 커도 감히 유나에 대해 흑심을 품지 않을 텐데.. 아니면 유나의 부모님을 화나게 했나? 그것도 아니고.. 오빠는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우 겸손했고, 재벌 2세처럼 보이지는 않았어. 그럼 어디에서 시후 씨가 화나게 된 걸까..?’
권여빈은 시후와 이태리 부회장의 관계가 무엇인지 정말로 알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은 시간이 부족했다. 그녀는 가족과 함께 새해를 보내기 위해 급히 안성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10분 정도 더 앉아 있다가 유나와 시후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제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설 연휴라 항공편이 모두 만석이라, 이 비행기를 놓치면 다시 표를 끊기도 힘들고 머리 아파질 거예요.”"여빈아, 공항으로 데려다 줄까?”여빈은 서둘러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유나 너도 바쁠 텐데, 집에 있어~”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이태리 부회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부회장님, 그럼 저 먼저 일어서겠습니다!”이태리 부회장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새해 복 많이 받고, 연휴 잘 보내요~”"네 감사합니다!" 권여빈은 고개를 끄덕이고 유나의 부모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슬퍼하는 공은찬과 함께 떠났다.밖으로 나오자마자, 공은찬은 더 이상 우울한 기분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여빈아, 흐엉어엉!! 이 은시후 진짜 너무해! 너도 봤지?! 내가 안에 들어간 뒤에 별 다른 짓을 하지 않았잖아!! 내가 은시후를 화나게 했냐? 아니면 치고 박고 싸우기를 했냐?! 그런데 은시후가 나더러 1년을 더 이렇게 살라고 했잖아!! 자신이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야!!!”권여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오빠, 시후 씨가 오빠의 행동을 싫어하는 이유는 아마도 부회장님에 대한 오빠의 태도가 좀.. 그랬던 것 같아..!”그러자 공은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사실 추측했었어! 은시후는 내가 이태리 부회장을 꼬시려고 하는 게 불쾌했던 것이거나, 아니면 내가 자기 앞에서 여자를 꼬시려고 들어서 불쾌했던 것이거나!”권여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오빠와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어. 아무래도 부회장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나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 그리고 두 사람이 친구 사이도 아닐 테고..”
이중열은 약간 의아했지만, 여전히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유 회장님, 굳이 저에게 보상하실 필요 없습니다. 전 애초부터 당신을 원망한 적도 없고, 저를 놓아주셔서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해 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러자 유가휘는 옆에 있던 방가흔에게 손짓했다. 방가흔은 급히 자신의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어 유가휘에게 건넸다.유가휘는 그 서류 봉투를 들고, 아부하는 얼굴로 이중열에게 건네며 말했다. "중열 씨, 이건 내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 저택의 소유권 서류라네. 오늘 오후에 이미 매입을 완료했어. 이제부터 이 저택은 자네 거야. 내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지!"이중열은 얼이 빠진 듯 유가휘를 바라보았다. 이즁열의 머릿속에 떠오른 첫 번째 생각은, 유가휘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먼저, 유가휘가 자신에게 보상을 해 주고 싶어 할 리가 없었다. 둘째, 설령 보상을 해 주고 싶다 해도, 굳이 자기 집의 옆에 있는 저택을 사서 줄 이유가 없었다.이중열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유가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후의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해치지 못할 뿐, 속으로는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이런 경우에 어떻게 자신의 저택 옆에 있는 빌라를 자발적으로 선물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이것은 절대 유가휘의 뜻이 아닐 것이었다. 이건 분명 시후의 의도일 것이었다. 이중열은 시후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의 스타일은 단순히 정신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모두 상대를 압박하는 사람이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뜻을 거역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시후가 시킨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이중열에게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유가휘의 선물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시 생각했다. 시후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배려해 주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앞으로 시후를 위해 최선을 다해 그를 섬기고 싶었다. 이중
이한열은 급히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형, 이건 형이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이야. 내가 어떻게 받을 수 있겠어? 게다가 지금 나도 수입이 안정적이고, 어머니도 완쾌하셔서 더 이상 비싼 치료비가 들지도 않을 거야. 이 돈은 형이 그냥 가지고 있어!"그러자 이중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 돈은 홍콩에서 차 한 대 정도 사는 정도밖에 안 돼. 이 형이 별 재주가 없는 사람이지만, 지금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그리고 걱정 마 난 지금 혼자인 처지라 돈이 많이 필요 없고, 은시후 도련님께서 날 높게 평가하셔서, 먹여주고 재워 주면 그걸로 충분 할 거야. 만약 시후 도련님이 날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면, 그냥 삼수이포에서 삼겹살 가게를 열면 되고. 그때 가서 장사 밑천이 필요하면, 그때 네가 이 돈을 나 대신 보관한 셈 치고 돌려주면 되는 거야."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도 입을 열었다. "한열아, 네 형이 이렇게 말했으니, 그냥 그 돈은 받아 두거라. 네 형이 없을 때는 집안일을 내가 결정했지만, 이제 형이 돌아왔으니 앞으로는 형의 뜻을 따라보자."이한열은 어릴 때부터 형을 몹시 존경해왔다. 그는 형이 능력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머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어머니. 앞으로 모든 것은 형의 뜻에 따르겠습니다!"이중열의 어머니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네 형이 돌아왔으니, 우리 가족이 드디어 다시 하나가 된 것이나 다름없어. 게다가 유가휘와의 오해도 풀렸으니, 앞으로 홍콩에서 우리 가족을 괴롭힐 사람은 없을 거다. 너희 형제들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 집안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게다!"이중열은 가슴이 저릿했다.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과 괴롭힘을 당했을지 생각하니, 그는 더욱 죄책감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그 순간,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집에 계신가요?"이중열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
그 시각, 오래된 저택.이곳은 홍콩 삼수이포에 위치한 오래된 주택으로, 실제 사용 면적으로 환산하면 고작 9평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땅값이 하늘을 찌르는 홍콩에서 30평방미터의 집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과거 홍콩의 구룡성채라는 곳에서는 많은 가족이 다섯 명, 심지어 여덟 명까지 10평방미터도 안 되는 관짝 같이 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해야 했다. 그런 환경과 비교하면, 이중열 가족들이 지내는 삼수이포의 집은 빈민가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이중열은 젊을 때 이 집에서 컸다. 그러다 아버지가 삼겹살 사업으로 큰돈을 벌며, 가족은 홍콩 번화가 중심지로 이사할 수 있었다. 그 후, 이중열은 홍콩의 유명한 전문 경영 매니저가 되었고, 유가휘의 사업을 도우며 많은 부를 창출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수입도 상당했으며, 집 또한 시내 아파트에서 고급 연립주택으로 바뀌었다.이중열이 홍콩을 떠날 무렵, 가족들이 한국에서 홍콩으로 왔을 때 지낼만한 곳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유가휘의 심기를 거슬렀던 탓에 동생과 여동생들은 홍콩에서 취업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연애와 결혼을 하는 데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심지어 가족들이 홍콩에서 운영하던 삼겹살 가게 사업도 급격히 쇠락하고 말았다.그 때문에 이중열은 동생들의 생활비, 부모님의 치료비, 가계 유지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했고, 결국 돈을 모아 샀던 연립주택마저 팔아야 했다.다행히도, 그의 아버지는 정이 많은 성격이라, 부자가 된 이후에도 삼수이포의 이 오래된 저택을 팔지 않고 남겨두었다. 그 덕분에 가족들은 최소한 머물 곳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이중열의 두 여동생은 모두 홍콩으로 일하러 온 한국인 남성들과 결혼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홍콩의 남성들은 그들의 오빠가 유가휘를 거슬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도 감히 결혼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중열의 남동생인 이한열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작별을 고한 후, 배유현은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유미경은 서두르지 않고 휴대전화를 열어 검색 엔진에 한 줄을 입력했다. 곧 검색 엔진은 한국에 있는 모든 대학 목록을 보여주었다.유미경은 대략적으로 리스트를 살펴보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 바로 서울대학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곧바로 서울대학교 공식 웹사이트를 열어 인재 채용 페이지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페이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 내려가던 중, 자신에게 딱 맞는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그것은 바로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 채용 방식이 있었다. 첫 번째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을 영입하는 것으로, 기준이 매우 까다로웠다. 아직 박사 학위를 받지 못한 유미경은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방식, 우수 글로벌 인재 영입은 그녀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조건은 국내 및 해외 명문 대학의 박사 학위를 보유하며, 해당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거둔 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유미경은 곧 박사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었다. 빠르면 2주, 길어도 한 달 안에 최종 논문 심사를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는 중문학을 전공했기에 과학적 연구라고 할 것은 없었지만, 인문학 분야에서 상당한 학문적 성과를 거두었고, 몇몇 권위 있는 학술 성과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조건이라면, 그녀는 충분히 우수 글로벌 인재 영입 프로젝트의 지원 자격을 갖춘 것이었다.유미경은 망설임 없이 해당 프로그램의 지원 이메일 주소를 메모해 두었고, 집에 돌아가자마자 지원서를 작성해 접수할 생각이었다. 그런 뒤 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었다. 유미경은 조금 전 배유현과의 대화에서, 시후가 거주하는 곳이 서울과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자신이 서울에서 일하게 된다면, 앞으로 시후와 같은 도시에 머물 수
시후가 핸드폰 케이스를 사서 돌아오면서 핸드폰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그는 끝까지 유미경이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알지 못했다.이때, 먹자골목 상인들은 다시 한 번 극도로 친절한 면모를 보이며, 세 사람의 테이블을 온갖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 채웠다. 그렇게 해서 셋은 방금 있었던 일을 암묵적으로 잊어버리고, 음식을 먹으며 가벼운 이야기들을 나누었다.음식을 절반쯤 먹었을 때, 유미경이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은시후 씨, 언제 돌아갈 계획이에요?”시후는 무심히 대답했다. “내일 밤쯤이요. 당신 아버지가 옆집의 빌라 문제를 해결했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해결됐다면, 내일 삼촌이 가족들과 함께 이사하고 나면 나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유미경은 속으로 아쉬움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시후 씨, 홍콩에서 며칠 더 머물다 가실 생각은 없으세요?”“아니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내가 아직 미국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여기서 너무 오래 머물 수는 없어요.”이미 시후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유미경은 별다른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은시후 씨는 원래 미국에서 온 거였나요? 저는 한국에서 오신 줄 알았는데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는 계속 한국에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미국에 연수를 받으러 가서, 나도 같이 따라갔다가 그녀가 연수를 마치면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유미경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다시 물었다. “배 회장님도 은시후 씨와 함께 돌아가시나요?”“네.” 배유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나누려고요.”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고민했던 것을 결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미리 두 분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할게요. 혹시 나중에 홍콩에 오실 일이 생기면 꼭 저에게 먼저 연락 주세요.”시후와 배유현
배유현은 유미경의 손에 들려 있는 작은 상자를 가리키며 신신당부했다. “미경 씨, 이 약은 너무나도 귀중한 것이니, 최대한 남들에게 알리지 말고 잘 보관하세요.”“네....”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을 소중히 품 안에 넣었다.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어 서둘러 물었다. “그런데 배 회장님, 어떻게 그렇게 은시후 씨에 대해 잘 아시는 거예요? 마치 그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 것처럼 보여요.” 배유현은 스스로를 조소하듯 씁쓸하게 웃었다. “전에 한국에 있을 때, 몰래 그의 뒷조사를 했거든요. 거기에 제 나름의 추리를 더하니,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이 연결되더라고요.”유미경은 감탄하며 말했다. “역시 배 회장님은 똑똑하시네요... 저라면 절대 그런 것들을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똑똑하다라....” 배유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똑똑한 건 쓸모가 없어요.” 이렇게 말한 그녀의 표정이 문득 굳어졌다. 사실 배유현은 시후가 자신에게 늘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처음엔 시후가 자신이 과거에 '제니퍼'라는 가명을 사용해 그를 속였던 것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래도 시후가 자신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자신이 너무 똑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시후처럼 여러 개의 신분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사람이 생기는 걸 원치 않을 터였다. 그런데 배유현은 너무 많은 단서들을 조합해 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밝혀내 버렸다. 그렇기에 시후가 그녀를 경계하고 일정한 선을 그으려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배유현은 내심 짜증이 밀려 들었다. 사람들은 종종 너무 똑똑한 것이 꼭 좋은 건 아니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 어쩌면 자신은 너무 많이 알아버려서, 시후가 자신을 경계하도록 만든 건지도 모른다.그때,
유미경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시후가 가볍게 건넨 생일 선물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가치가 있을 줄은. 그 가치는 심지어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조차 시후에게 겨우 반쪽을 얻어낼 정도라니!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마음 속으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소녀의 마음 같은 기쁨과, 아무런 대가 없이 거대한 보상을 받은 것에 대한 불안감도 밀려왔다. 그러나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배유현의 다음 말이었다.배유현은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진지한 얼굴로 유미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미경 씨, 혹시 이 거풍환을 팔 생각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10억 달러를 드릴게요!" 지금 세상에서 배유현보다 회춘단과 거풍환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었다. 현재 회춘단은 한 알에 16억 달러를 호가하는 기적의 영약이었다. 하지만 거풍환 역시도 백 가지가 넘는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중상을 입은 사람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상급 약이었다. 심지어 죽음에 가까운 사람조차 이 약을 먹으면 3~5년은 더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절박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심지어 5년을 더 살기 위해서 얼마라도 내놓으려 할 수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물품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일도 하지만,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 즉 세계 최고의 부자들과 같은 이들은 단 1년이라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10억 달러, 아니 수십 억 달러라도 심지어 수천억 달러를 쓸 의향이 있을 것이다.따라서 배유현 역시 이 약을 손에 넣고 싶었다. 만약 훗날 할아버지의 건강이 더 나빠졌을 때 이 약이 있으면 그 위기를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10억 달러는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오히려, 그 가격에 이 약을 살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이라고 생각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하지만 유미경은 그저 시후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건넨 작은 약 한 알이, 배유현의 눈에는 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보인다는
"아니요." 배유현이 말했다.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한두 달 정도밖에 안 됐죠."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시후 씨를 안 지 한두 달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아는 거예요?!"배유현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괜히 똑똑한 척해서, 은 선생님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파고들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가끔은 너무 똑똑한 것도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나도 은 선생님이 이토 나나코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당신처럼 하루 종일 힘들어했거든요."유미경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배 회장님,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추리했죠." 그러면서 그녀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알기로 이토 나나코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뒤 심각한 부상을 입었어요. 당시 언론에서는 그녀가 생명이 위독하다고 했고, 설령 살아남더라도 평생 침대 신세를 질 거라고 했죠. 이게 첫 번째 단서예요. 두 번째, 이토 나나코가 부상당한 후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은 선생님도 일본으로 떠났어요. 겉으로는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을 인수하러 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직후 도쿄에서는 심각한 암살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일본의 여러 재벌가들이 혈투를 벌였고, 심지어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도 그 싸움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유미경이 궁금한 듯 물었다. "뭔데요?"배유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몇몇 재벌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어떤 가족은 아예 몰락했다는 거죠. 이토 유키히코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중상을 입었던 이토 나나코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결국 이토 그룹을 상속받게 되었어요. 당신 생각엔 왜 그런 걸까요?"유미경이 고개를 저었다. "잘
배유현의 한마디 농담에 유미경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 "저... 저는 못 해요... 제 동생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공부한다고 연애를 못 하나요? 당신도 아직 박사 과정 중이잖아요?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유미경은 급히 말했다. "저...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배유현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고, 하나 더 물어볼게요. 혹시 혜리를 알고 있나요?""한국 연예인 혜리요?!" 유미경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녀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에요!" 그러면서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혜리도... 은시후 씨를 좋아하나요?!"배유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미소 지었다. "혜리는 우리랑 다른 존재예요. 그녀는 은 선생님과 약혼을 했거든요. 어릴 적부터 두 집안이 이미 두 사람을 위해 약혼을 해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은 선생님을 몇 년 동안 찾아다녔고 얼마 전에 겨우 재회했어요. 그런데도 감정은 예전과 전혀 다름이 없더군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혜리가 왜 연예계를 은퇴했는지 알고 있나요?"유미경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충격적인 비밀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은시후 씨와 결혼하려고 그런 건가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생각할 필요가 있겠어요?"유미경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잖아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미 20년도 전에 약혼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 생각엔, 은 선생님의 현재 아내와 혜리 중 누가 정말 '불륜녀'일까요?""그건..." 유미경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뇌에서는 시후와 관련된 생각이 마치 컴퓨터 오류가 난 것처럼 응답 없음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묵묵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