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시후는 이토 나나코를 태우고 차를 몰아 도쿄로 향하며 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도쿄로 가는 도중에 안세진은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시후가 일을 다 끝냈는지 그리고 언제 오사카로 돌아가는지 물었다.시후는 당분간 돌아올 수 없다고 했고, 아마도 내일 중에나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답했다.안세진은 시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지만, 시후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아무도 그를 위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안심했다.조수석에 앉아 있는 나나코는 가는 내내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버지가 통화로 위험한 상태가 아니라고 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시후는 3시간여 뒤 차를 몰고 도쿄로 돌아와 도쿄 최고의 대형 병원인 도쿄대학 부속병원 앞에 섰다..! 이 병원은 일본에서 세계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치료 기술을 가진 대표적인 병원이었다.차가 멈추자 나나코는 얼른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지만, 차에서 내리기 전 시후를 보고 물었다. "시후 군, 같이 갈래요?”시후는 약간 당황한 듯 말했다. "아버지께서 저를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걸요..?”이토 나나코는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 당신이 제 목숨을 구했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큰 오해와 갈등이 있더라도 아버지께서는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시후는 잠시동안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 사실,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가 나나코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만약 그의 몸에 정말 큰 문제가 있다면,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이 VIP 병동을 찾았을 때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휴게실, 복도까지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중 절반은 이토 그룹 출신이고, 절반은 도쿄 경찰청이 파견한 특수팀 소속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밖에서 사람들이 경계하며 엘리베이터를 쳐다보았고, 나나코와 낯선 남자가 함께 왔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때, 한 중년 여인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운이 좋았다고 하자면, 사실 몇 시간만 늦게 절단했다면 다리가 아직 남아 있는 한 시후가 준 회춘단으로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절단되었다면 회춘단도 어쩔 수 없다. 회춘단은 효과가 강하기는 하지만, 이미 사라진 다리를 다시 나게 만드는 효과는 없다. 게다가 이토 유키히코는 오늘 밤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몇 시간 늦게 절단해도 큰 지장이 없었을 텐데.. 결국 손상된 사지 조직이 썩고 감염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의사가 항염증 치료를 계속 했다면 몇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유키히코가 조금 망설이고 고민했다면, 자신과 나나코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이렇게 쿨하게 다리를 절단할 줄은 몰랐다. 시후는 병원에서 유키히코의 부상 부위가 더 이상 보존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나쁘다고 판단해 아예 절단 수술을 한 것으로 추측했다. 결국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키히코의 운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그때 옆에 있던 나나코는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고모, 그럼 아버지는.. 상태는 괜찮아요?? 특별히 힘들어하거나 우울해하지는 않으시나요?”이토 에미는 나나코의 손을 가볍게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는 괜찮아. 그는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큰 은혜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정상적으로 살지 못해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어. 사실, 네 아버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장애를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것이 아니라, 너와 동행할 수 없다는 거라서.. 이번에 이렇게 살아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기뻐했는지..”나나코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즉시 고모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등을 토닥이며 무언가를 떠올리던 이토 에미는 놀라서 물었다. "어머!! 그런데 나나코, 너 어떻게.. 어떻게 일어설 수 있니??! 의사 선생님께서 앞으로 휠체어를 평생 타야 한다고 하지 않았니..?”이토 나나코는 시후를 바라보며 이토 에미에게 사실을 말했다. "고모, 이 모든 것
시후가 따라온 것도 이토 나나코의 체면 때문이었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토 유키히코는 이미 다리를 절단했고 생명도 위험하지 않으니 시후의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따라서 그는 괜히 유키히코를 만나 어색하게 있고 싶지 않았다.나나코는 시후에게 강요하지 않고, "시후 군, 그럼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들어가서 아버지를 뵙고 올게요!"라고 부드럽게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신경 쓰지 말고 뵙고 와요.”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모 이토 에미와 함께 병실로 들어갔다.병실에 있는 유키히코는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리를 절단한 뒤 의사가 진통제 주사를 놓았기 때문에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지만, 그는 교토에 멀리 떨어져 있는 딸 나나코가 걱정되어 잠을 설쳤다. 그리고 조금 전 꿈에서 나나코가 교토에서 사고가 났다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이토 유키히코는 놀라서 깨어나 동생 이토 에미를 불러 빨리 사람을 보내 나나코를 도쿄로 데려오라고 명령하려고 했다. 하지만, 병실 문을 열고 동생 이토 에미와 함께 들어온 것은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소중한 딸, 나나코였다!!"나나코?! 네가 왜 여기 있니??" 그는 놀라워했다.나나코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가 없으며, 두 다리에도 두꺼운 거즈를 두르고 있으며 무릎 아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빠!!"라고 울부짖었다. 그녀는 말을 마치자 병상 앞으로 달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곡했다.이토 유키히코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딸이 무사히 눈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안도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나나코, 나는 정말 너를 살아서 볼 수 있을 줄 몰랐다. 지금 이 순간, 네가 내 앞에 있는 것을 보니, 정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나나코는 "아빠, 고생 많으셨죠..?"라며 울먹였다."아니, 나나코.. 이 아버지는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는 것
"오 그래!???" 이토 유키히코는 기뻐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됐네! 정말 잘됐다!! 나는 네가 완쾌되어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늘 바랐는데... 그건 심지어 내 목숨보다 더 중요했다! 그런데 이게 뜻대로 될 줄은 몰랐구나..! 상상도 못했던 일이 실현된다니.. 그렇다면.. 도쿄에 온 것도 은시후 군이 데려온 거겠지?" 유키히코는 나나코에게 물었다."네 아빠. 이 늦은 밤 저를 여기까지 태워다 줬어요..” 그러자 나나코는 "아버지, 그 여섯 명의 덴바야시 닌자의 시신은 아직 우리 교토 집 마당 창고에 있으니, 비서에게 사람을 보내 처리하라고 부탁해야 해요.”"알겠다." 유키히코는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처럼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요 며칠 동안 은시후 그 녀석을 뼈에 사무치게 미워했는데, 내가 사랑하는 딸을 구해주고, 딸의 상처까지 치료해 줄 줄은 몰랐다.. 그가 한 일에 비하면, 나는 정말 소인배였구나..” 그러자 그는 급히 물었다. "나나코, 그 은시후 선생은 어디 있니?”"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급히 두 손으로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어서 그 분을 모셔와라.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나나코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시후 군이 그러는데.. 아버지께서 자신을 보면 화가 날 거라고..”"그럴 리가!" 유키히코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와 그의 갈등은 단지 1500만 달러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너의 목숨을 구했어! 그러니 나의 눈에는, 네 목숨은 1500만 달러는커녕 150억 달러라고 해도 바꿀 수 없다! 그러니 그 분은 나의 큰 은인이고, 나는 직접 그에게 감사하고 싶다..”이토 나나코는 몇 초를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시후 군에게 물어볼게요. 동의한다면 데려 올게요.”"그래! 빨리 데려와라.”나나코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병실에서 나와 시후에게 다가갔다."왜 이렇게 빨리 나왔어요?"나나코는 우물쭈물하며 "시후 군...... 아버지께서... 시후 군을......보
이토 유키히코는 한숨을 내쉬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지난 번에 선생님께 굉장히 많은 실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만 선생님께서는 이제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시후는 대범하게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은 걱정 마십시오. 이전의 오해는 이것으로 넘겼으니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후가 한 말은 오해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고, 1500만 달러 역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 시후는 돈이 부족하지 않지만, 그의 호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쉽게 주지 않을 것이다. 그가 유키히코의 돈을 가로채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관건은 이 돈을 밖으로 쉽게 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돈은 나중에 나나코가 필요할 때 직접 줄 것이다. 하지만 나나코가 이토 그룹을 물려받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유키히코도 이 말을 들으면서 시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1500만 달러는 확실히 엄청난 돈이지만, 시후가 주고 싶지 않은 이상, 쫓아다니며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어쨌든 시후가 딸의 생명을 구하고 완쾌시킨 것은 정말 큰 은혜이다. 그렇지 않으면 딸은 평생 휠체어와 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도 1500만 달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물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어떻게 우연히 우리 나나코를 구한 겁니까?”"오사카에서 고바야시 제약의 오사카 생산라인을 인수했는데, 나나코 양이 교토에 있어서.. 제가 오사카에서 교토까지 차로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만나보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마침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이 그녀에게 손을 댔기 때문에 처리했죠. 그런데 이건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늦게 도착했다면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의 말을 듣고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정말 이 모든 건 선생님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는 분노를 누르지 못하고 냉철한 목소리로 말했다.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는 다카하시 마모치에게
빌어먹을 엘에이치 그룹이..!? 애초에 엘에이치 그룹이 주도하여 수많은 재벌가들과 연합하여 '반 LCS 연합'을 만들어 자신의 아버지와 적이 되었었다..! 사실 부모님의 죽음이 엘에이치 그룹과 반LCS 연합의 소행인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은 이 일에 있어서, 절대로 책임을 미루지 못한다는 것.. 그런데 뜻밖에도 자신이 원수 집안의 손자와 손녀를 구하다니.. 지금 이 순간, 시후는 속으로 자신의 행동을 너무나도 후회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원수와는 결코 화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후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엘에이치 그룹의 후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목숨을 구할 필요는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자 시후는 정말 자신의 뺨을 백 번이라도 내리치고 싶었다.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의 표정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자 급히 물었다. "선생님, 혹시.. 엘에이치 그룹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십니까?"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는 사람은 없지만, 교토에서 우연히 그들의 목숨을 구했습니다.”"네에???! 그쪽 남매가 교토로 끌려갔다고요? 혹시 덴바야시 가문에서 한 짓입니까?”"아니었어요."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그건 이가 가문의 닌자들이 한 일입니다. 덴바야시 닌자를 제가 다 해치운 뒤, 그들이 이토 그룹의 저택에 와서 정찰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혹시 나나코 양을 음해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봐 미행했는데, 그들이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를 납치해 죽인 뒤 시신을 이토 저택에 숨겨 이토 가문에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습니다.”유키히코는 깜짝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그 닌자들은 대체 누구에게 지시 받은 놈들이야?! 이렇게 악랄한 놈들이 있다니?! 우리 이토 그룹을 불구덩이에 밀어 넣으려는 것이군!!"그러자 시후는 "마츠모토 요시토라는 놈에게 지시 받았다고 들었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마츠모토 요시토?!" 이토 유키히코, 이토 에미, 그
마츠모토 요시토 일가가 전멸했다는 소식은 이토 유키히코에게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는 입을 떡 벌리고 "마츠모토 요시토 집안의 30여 명을 몰살하다니.. 너무한 것 아니야?! 대체 누가 이렇게 대담해?"이토 에미는 "정확히 나도 모르겠어. 내가 들은 건 여기까지야.. 그리고 경찰도 조사 중이고.."라며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분명 엘에이치 그룹의 소행일 겁니다.. 제가 한밤중에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를 구해냈으니.. 엘에이치 그룹은 한밤중에 배후인 마츠모토 요시토 일가를 멸문 시킨 거죠..”유키히코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엘에이치 그룹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마츠모토 요시토도 사실 그 그룹의 경호원들과 손자, 손녀에게 손을 댔을 뿐인데, 아무리 복수를 한다고 해도.. 그저 마츠모토 요시토 한 명만 죽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기껏해야 그 집 경호원들을 죽인 건데, 왜 집안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는 거죠?”"엘에이치 그룹의 일관된 스타일일 겁니다.. 그들의 행동 방식은 늘 잔인하니까요..” 시후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부모님 생각이 났다. 엘에이치 그룹의 이런 악랄한 태도와 음흉한 수단으로 보아, 부모님의 죽음은 아마도 그들이 직접 한 짓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 생각을 하니, 시후는 더욱 괴로워졌다..! 정말 눈이 멀었어, 엘에이치 그룹의 장손과 장손녀를 구해서 돌아가라고 하다니..! 만약 자신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들 남매는 지금쯤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엘에이치 그룹은 가세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손실을 통해 엘에이치 그룹의 기세를 크게 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시후가 속이 좁은 것이 아니라 부모의 원한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옆에 있던 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의 표정이 안 좋아진 것을 보고 물었다. "저.. 선생님, 괜찮으세요?"시후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이토 에미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오빠. 확실히 그래.. 다카하시 그룹과 우리는 경쟁이 치열했잖아..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과 다카하시 히데요시 부자가 모두 죽었으니.. 앞으로 다카하시 그룹은 꽤 머리 아파질 거야.. 그리고, 마츠모토 요시토는 원래부터 필사적으로 우리 그룹과 다카하시 그룹을 이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집안 사람들이 다 죽어 버렸으니 마츠모토 그룹은 이제 비즈니스를 하기도 어려울 거야.. 다카하시 그룹 역시도 지금 우리와 경쟁할 능력이 없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만약 우리가 지금 이 틈을 타서 다카하시 그룹과 마츠모토 그룹에서 방출되는 자원을 빼앗는다면, 우리는 곧 진정한 일본 최고 그룹이 될 수 있을 거야!”이토 유키히코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즐거운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사무라이 무사처럼 공평하게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과 경쟁하고 싶었는데.. 도요새와 조개와의 싸움에서 헛되이 이익을 얻는 어부가 되다니.. 싸울 힘을 잃었어.”그 순간,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흥분하고 의기양양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키히코가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이때, 이토 에미가 유키히코를 달래기 시작했다. "오빠, 이제 더 이상 그런 걸 고민할 필요는 없어. 어쨌든 이 두 집안에 닥친 일은 우리가 뒤에서 훼방을 놓은 것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는 이득을 취해도 마음이 편할 거야. 그러니 서둘러 전쟁터를 다 청소하고, 이 기회에 이토 그룹을 불패의 정상에 세우는 것이 급선무야~"유키히코는 즉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말했다. "선생님, 이 모든 것은 정말 선생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리 이토 그룹의 최후는 다카하시 마모치보다 나을 수 없었을 것이고, 이토 그룹과 다카하시 그룹 모두가 이미 마츠모토 요시토에 의해 망했을 겁니다..! 당신은 이토 그룹의 은인입니다!!”그러자
그리고 현장에는 두 개의 VIP석이 있었는데, 그것은 시후와 배유현을 위한 자리였다. 시후가 자리에 앉자, 유가휘는 술잔을 들고 일어나, 큰 감사를 표하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오늘 모든 일은 전적으로 선생님 덕분입니다. 제 마음속의 감사한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감사를 표하기 위해 먼저 한 잔 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시후가 대답할 틈도 없이 술잔을 단숨에 원샷하여 비웠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오늘 일에 대해 유 회장님은 만족하십니까?” “만족하고 말고요 굉장히 만족합니다!”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오늘 선생님의 계획에 백 번, 천 번, 만 번 만족했습니다! 아니, 만족이 아니라 감사가 중요하지요, 저는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만족하신다면 다행입니다. 이 일은 이제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급히 대답했다. “네, 네, 이제 모든 것이 끝났고, 더 이상 변수는 없을 겁니다!” 이때, 이중열이 술잔을 들고 일어나며 공손히 말했다. “도련님, 제가 홍콩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도련님의 도움 덕분입니다. 그럼 저도 한 잔 올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그는 유가휘처럼 술을 한 번에 원샷했다. 시후는 먼저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제가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자 유가휘는 매우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무엇이든 말씀하시면, 그 어떠한 일이라도 주저하지 않고 하겠습니다! 목숨을 걸고라도요!” 그러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번거로운 일은 아니고요, 다만 앞으로 이중열 삼촌의 가족들을 잘 돌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실 두 가족들이 이렇게 가까이 살게 되었으니, 서로 더 교류가 많게 되었으니까요.” 유가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은 선생님, 걱정 마십시오! 앞으로 중열 씨의
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던졌고, 그 말 한 마디는 현장의 모든 기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비록 기자들은 배유현이 아마도 유가휘와 아는 사이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그들은 배유현이 이렇게 유가휘에게 큰 의미를 두고 이 자리에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미국의 재벌가 기업의 회장으로서 이곳에 참석하는 것만 해도 유가휘에게는 큰 영광이었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은 그녀가 유가휘의 초청을 받아 이런 집들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은 유가휘의 체면을 굉장히 세워준 일이었다. 알다시피 유가휘의 자산은 페이셔스 그룹과 비교하면 겨우 발 끝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유가휘는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누구나 체면을 중요시하는 법이지만, 이 순간 유가휘는 자신이 이렇게 체면을 세운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배유현이 등장하자, 유가휘를 조롱하고 싶었던 기자들은 점차 사생활을 추궁하는 평소의 태도를 버리고, 행사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유현은 그녀의 훌륭한 말솜씨와 개인적인 매력을 통해, 이 행사에서 시후가 표현하기를 원했던 말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그녀가 유가휘와 이중열이 오해를 풀고 화해한 행동을 보고 매우 감명 받았다고 말하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갑자기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이제 기자들은 유가휘와 이중열을 볼 때 더 이상 이전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사고방식 대신 정말로 20년 만에 서로에 대한 원한을 접고 웃어넘기게 되었다는 사실을 마치 세기의 명장면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배유현의 도움으로 이번 행사는 인도주의 정신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고, 현장의 기자들이 이 상황을 본부로 전송하자, 홍콩의 많은 미디어들이 즉시 긍정적인 보도를 쏟아냈다.한동안, 홍콩 전체는 이 두 사람이 20년 만에 화해한 사건에 감동을 받았다. 이것은 유가휘에게 최고의 탈출구를 제공해 주었고,
하지만 그때, 유가휘는 수많은 기자들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히고 있었기 때문에, 배유현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때는 우현당의 우은일 선생이 행사를 주관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현장에서는 우은일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는 원래 우은일이 큰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의식을 치르는 제단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이었다.그는 급히 비서 아민을 불러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우은일 선생은 어디 갔지?! 왜 보이지 않아?!"아민은 그의 귀에 대고 설명했다. "유 회장님, 우은일 선생에게 큰일이 일어나서... 자신이 기른 곤충에게 물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태가 꽤 심각한 것 같았고, 조금 전 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뭐라고?!" 유가휘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그럼 오늘 행사를 누가 맡은 거야?!"아민은 급히 대답했다. "유 회장님, 걱정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 배유현 회장님이 오늘의 행사를 주관하도록 하셨습니다."유가휘는 놀라며 물었다. "배유현 회장님이 주관한다고? 진짜인가? 농담하는 거 아니지?""아닙니다." 아민은 서둘러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은 지금 옆에서 준비 중입니다. 곧 시작할 거예요."그때, 무대 아래의 기자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누군가는 마이크를 들고 큰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유 회장님, 갑자기 G7의 별장을 사서 이중열 선생님에게 선물한 이유를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예전에 두 분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더불어 삼각관계도 있었던 것 같고요, 오늘 이렇게 갑자기 화해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맞습니다, 유 회장님!" 또 다른 기자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예전부터 유 회장님께서 이중열 선생님의 생명의 위협을 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중열 선생님이 이번에 다시 홍콩에 돌아왔는데, 왜 두 분이 갑자기 화해한 거죠? 혹시 압박을 받으신 겁니까? 혹은 방가흔 씨가 자살을 하겠다고 위협하신 건 아닙
유미경의 호의를 시후는 거절하지 않았다. 비록 그는 지금 나는 자산을 가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조금 더 깊이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과거에 틈틈이 책을 읽으려 했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유나와 결혼한 초반 몇 년 동안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하루 종일 앞치마를 두르고 살았고, 또 그를 독려해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던 것이다.그런데 유미경이 직접 나서서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시후는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러자 유미경은 무척 기뻐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합의한 거죠! 은 선생님이 시간 되시면 이메일 계정을 하나 만드세요. 제가 책을 골라서 전자책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 드릴게요. 그러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어느 정도 책을 읽고 나면, 제가 이메일로 문제를 보내 드릴 테니까 최대한 시간을 내서 답변해 주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유미경 선생님."유미경은 시후가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자 웃으며 말했다.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른 건 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시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당신의 첫 번째 제자가 되는 건가요?"유미경은 웃으며 물었다. "내가 진짜 선생님이 되기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정식 교사로요.""당연하죠."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훌륭한 교사가 되려면 먼저 학문적으로 성취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미경 선생님이 완벽히 충족하죠. 그리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는데, 당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어요." 그러면서 그는 탄식하며 덧붙였다. "요즘 국내외의 많은 교사들은 점점 교육자로서의 초심을 잃고 명예와 이익만을 쫓고 있지만, 미경이라면 결코 그들과 같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교사가 된
시후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감회에 젖어 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은 선생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이 하고 계신 거죠?”시후는 순간 놀라며 뒤돌아보았고, 유미경이 어느새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면서도 동시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자신이 이렇게 방심한 나머지, 유미경 같은 일반인이 다가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만약 그 순간 적이 접근했다면 제대로 저항할 수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유미경에게 말했다. “옛날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물었다. “미경은 언제 온 거죠?”“조금 전에 왔어요.” 유미경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 옆으로 다가와 아래의 북적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부모님을 생각하고 계셨나요?”“네...” 시후는 부정하지 않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벌써 2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부모님이 그립네요...” 이 주제에 대해서는 유미경 역시 시후와 거의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어 다가가 시후의 손을 잡고, 그의 손바닥을 꼭 쥐었다. 마치 이런 방식으로 위로와 걱정을 전하고 싶었던 것처럼.그러나 유미경은 시후가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것을 우려해 화제를 바꾸었다. “이중열 선생님의 상태가 어제보다 훨씬 좋아 보이네요.”“맞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삼촌은 마치 자신의 혼을 되찾은 것 같아 보이네요.” 그러면서 그는 이중열이 자신의 노모를 직접 차에서 부축해 내리는 모습을 보고 다시 말했다. “아니, 단순히 혼뿐만 아니라, 정신적 기반까지도 되찾은 것 같아 보이네요.”유미경은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은 혼과 백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시후는 순간 멈칫하며 반문했다. “당신도 알고 있나요?”“물론이죠...
시후가 홀로 저택 3층의 테라스로 올라섰을 때, 이미 유가휘와 이중열 일가가 탄 차량의 행렬이 하나둘씩 저택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기자들은 차량 행렬을 따라 몰려들었고, 홍콩의 라이언 댄스 공연단이 마치 두 마리의 살아 있는 듯한 사자를 흉내 내며 능숙하게 춤을 추고 있어 현장은 더욱 열기로 가득했다.시후는 원래 떠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장면을 보니 마음 한 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다.폭죽이 터지며 피어오르는 짙은 연기와 진한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화약 냄새는, 그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어릴 적, 시후는 생일 케이크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폭죽이 다 타고 남은 연한 화약 냄새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최근 한국 내에서 폭죽 판매가 줄어 들면서 시후는 이 익숙한 냄새를 맡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늘 경사스러운 일이나 명절 때면 불꽃놀이와 폭죽을 즐겨 사용하여 화학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시후는 가끔 이 냄새를 맡을 때 가족들이 모여 기쁜 일을 맞이하던 순간들이 떠오르곤 했다. 특히 시후가 어릴 적에는 가족들의 생일이 되면 부모님이 시간을 내어 함께 케이크를 먹고 작은 폭죽을 터뜨려 주곤 했다. 그때의 시후는 좋은 일이 있으면 매일같이 폭죽을 터뜨리고 싶어 했었다. 그래서인지 이 화약 냄새가 시후의 어린 시절의 특별한 행복했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켰다.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시후는 숨을 살짝 들이마셨다. 그러다 시후는 문득 부모님 생각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는 강인한 사람이었고, 웬만한 일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설령 삶이 아무리 큰 시련을 주더라도, 그는 오히려 미소로 맞받아쳤다. 하지만 부모님을 그리워할 때만큼은 그의 마음속 가장 연약한 부분이 본의 아니게 드러나곤 했다. 시후의 성격은 튼튼한 갑옷을 두른 고슴도치와 같았지만, 부모님과 관련된 일들은 그가 가진 가장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배와 같은 존재였다.이제 시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량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홍콩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열 삼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유가휘 씨가 최종적으로 이득을 보느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습니다.”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아, 방금 제가 계산을 잘못한 것 같아요. 이번 거래를 따져보면, 결국 유가휘 씨가 손해를 본 셈이네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왜 갑자기 관점을 바꾼 거죠?” 배유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금 전에는 미경 씨를 고려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죠. 유가휘 씨는 페이셔스 그룹의 신뢰를 얻었지만, 미경 씨를 잃은 거나 다름없어요. 결국, 손해를 본 건 그 쪽이겠네요?”시후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미경 씨에게 뭔가 한 것처럼 들리잖아요. 나는 그녀를 단순히 친구로서 좀 더 높이 평가하는 것뿐이고, 아무것도 한 일이 없어요. 그러니 유가휘 씨가 그녀를 ‘잃었다’고 말하는 건 좀 어폐가 있죠.”배유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뭔가 실제로 벌어지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시후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배유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냥 농담이에요, 은 선생님. 신경 쓰지 마세요.”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택 마당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징과 북, 그리고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며 라이언 댄스 공연이 시작된 듯했다.바로 그때, 아민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곧 들어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우은일 씨가 준비했던 것들은 다 치웠나요?”아민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선생님 말씀대로 모두 철거했습니다.”“좋아요.” 시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의 행사는 배유현 씨가 진행할 겁니다.” 그러고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 우은일을 저택에서 급히 이송해 갔다.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 충격에 빠졌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유가휘의 비서인 아민은 우은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분명 좋지 않은 것을 키우다가 이런 끔찍한 결과를 맞았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은일의 생사를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곧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유가휘와 이중열의 가족들이 저택에 도착할 예정이었다는 것이었다. 절차에 따르면, 그들이 저택에 도착하면 성대한 입주식이 열려야 했다. 입구에서는 라이언 댄스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은일이 주관하는 풍수 의식이었다. 아직 입주할 가족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행사를 주관할 풍수사가 괴이한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 가버렸으니, 앞으로의 진행이 막막하기만 했다.그래서 아민은 결국 시후를 찾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과 이중열 선생님이 몇 분 후면 도착하십니다. 그런데 우은일 씨가 이런 일을 당했으니, 행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저 축하하는 자리일 뿐인데, 우은일 씨가 없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 않나요?”아민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은 선생님, 잘 모르시는 겁니다... 유 회장님께서는 오늘 행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그래서 홍콩 전역에서 유명한 언론사들을 초청했고, 지금 입구에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은일 씨가 없으면, 행사를 진행할 사람이 없게 되지요... 괜히 실수라도 하면 큰 망신을 당할까 걱정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아민에게 말했다.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의식을 위한 제단부터 철거하세요. 우은일 씨가 없는 이상, 굳이 풍수 의식을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우은일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채 시후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내... 내 아버지가... 정말 돌아가셨단 말입니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지는 너처럼 이상한 모기들을 기르는 걸 좋아했지. 그리고 선봉연 역시도 사람의 뇌를 갉아먹는 기이한 기생충을 키우는 취미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놈들은 그냥 지옥으로 보내기로 했지.”“뭐라고요?! 선봉연 선생도...?” 우은일은 절망에 빠졌다. 그는 시후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직감에 따르면 시후는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시후를 증오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애원할 뿐이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앞으로는 다시는... 다시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죽기 싫지? 내가 구급차를 불러줄 수 있어. 게다가 조금 전에 해독제를 삼켰으니, 당장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러나 그는 곧 말투를 바꿔 담담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난 상처를 보니, 독이 이미 뇌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 같군. 아마 곧 혼수상태에 빠질 거고, 그러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겠지.”우은일은 너무 두려워 온몸을 덜덜 떨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살려주십시오... 당신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분이시잖아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일은 남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했지. 사실 오늘 난 당신과 엮일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도 계속 날 도발했고, 결국엔 이런 사악한 방법까지 써서 나를 공격했지. 그래서 나는 그저 똑같이 돌려준 것뿐이야.”우은일은 흐느끼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 아직... 아직 23살 밖에 안 됐어요... 저는...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