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다고 하자면, 사실 몇 시간만 늦게 절단했다면 다리가 아직 남아 있는 한 시후가 준 회춘단으로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절단되었다면 회춘단도 어쩔 수 없다. 회춘단은 효과가 강하기는 하지만, 이미 사라진 다리를 다시 나게 만드는 효과는 없다. 게다가 이토 유키히코는 오늘 밤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몇 시간 늦게 절단해도 큰 지장이 없었을 텐데.. 결국 손상된 사지 조직이 썩고 감염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의사가 항염증 치료를 계속 했다면 몇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유키히코가 조금 망설이고 고민했다면, 자신과 나나코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이렇게 쿨하게 다리를 절단할 줄은 몰랐다. 시후는 병원에서 유키히코의 부상 부위가 더 이상 보존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나쁘다고 판단해 아예 절단 수술을 한 것으로 추측했다. 결국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키히코의 운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그때 옆에 있던 나나코는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고모, 그럼 아버지는.. 상태는 괜찮아요?? 특별히 힘들어하거나 우울해하지는 않으시나요?”이토 에미는 나나코의 손을 가볍게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버지는 괜찮아. 그는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큰 은혜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정상적으로 살지 못해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어. 사실, 네 아버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장애를 얻거나 생명을 잃는 것이 아니라, 너와 동행할 수 없다는 거라서.. 이번에 이렇게 살아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기뻐했는지..”나나코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즉시 고모를 껴안고 펑펑 울었다.등을 토닥이며 무언가를 떠올리던 이토 에미는 놀라서 물었다. "어머!! 그런데 나나코, 너 어떻게.. 어떻게 일어설 수 있니??! 의사 선생님께서 앞으로 휠체어를 평생 타야 한다고 하지 않았니..?”이토 나나코는 시후를 바라보며 이토 에미에게 사실을 말했다. "고모, 이 모든 것
시후가 따라온 것도 이토 나나코의 체면 때문이었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토 유키히코는 이미 다리를 절단했고 생명도 위험하지 않으니 시후의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따라서 그는 괜히 유키히코를 만나 어색하게 있고 싶지 않았다.나나코는 시후에게 강요하지 않고, "시후 군, 그럼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들어가서 아버지를 뵙고 올게요!"라고 부드럽게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신경 쓰지 말고 뵙고 와요.”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모 이토 에미와 함께 병실로 들어갔다.병실에 있는 유키히코는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리를 절단한 뒤 의사가 진통제 주사를 놓았기 때문에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지만, 그는 교토에 멀리 떨어져 있는 딸 나나코가 걱정되어 잠을 설쳤다. 그리고 조금 전 꿈에서 나나코가 교토에서 사고가 났다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이토 유키히코는 놀라서 깨어나 동생 이토 에미를 불러 빨리 사람을 보내 나나코를 도쿄로 데려오라고 명령하려고 했다. 하지만, 병실 문을 열고 동생 이토 에미와 함께 들어온 것은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소중한 딸, 나나코였다!!"나나코?! 네가 왜 여기 있니??" 그는 놀라워했다.나나코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가 없으며, 두 다리에도 두꺼운 거즈를 두르고 있으며 무릎 아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아빠!!"라고 울부짖었다. 그녀는 말을 마치자 병상 앞으로 달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곡했다.이토 유키히코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딸이 무사히 눈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안도하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나나코, 나는 정말 너를 살아서 볼 수 있을 줄 몰랐다. 지금 이 순간, 네가 내 앞에 있는 것을 보니, 정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여..”나나코는 "아빠, 고생 많으셨죠..?"라며 울먹였다."아니, 나나코.. 이 아버지는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는 것
"오 그래!???" 이토 유키히코는 기뻐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됐네! 정말 잘됐다!! 나는 네가 완쾌되어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늘 바랐는데... 그건 심지어 내 목숨보다 더 중요했다! 그런데 이게 뜻대로 될 줄은 몰랐구나..! 상상도 못했던 일이 실현된다니.. 그렇다면.. 도쿄에 온 것도 은시후 군이 데려온 거겠지?" 유키히코는 나나코에게 물었다."네 아빠. 이 늦은 밤 저를 여기까지 태워다 줬어요..” 그러자 나나코는 "아버지, 그 여섯 명의 덴바야시 닌자의 시신은 아직 우리 교토 집 마당 창고에 있으니, 비서에게 사람을 보내 처리하라고 부탁해야 해요.”"알겠다." 유키히코는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처럼 감개무량한 듯 말했다. "요 며칠 동안 은시후 그 녀석을 뼈에 사무치게 미워했는데, 내가 사랑하는 딸을 구해주고, 딸의 상처까지 치료해 줄 줄은 몰랐다.. 그가 한 일에 비하면, 나는 정말 소인배였구나..” 그러자 그는 급히 물었다. "나나코, 그 은시후 선생은 어디 있니?”"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급히 두 손으로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어서 그 분을 모셔와라.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나나코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시후 군이 그러는데.. 아버지께서 자신을 보면 화가 날 거라고..”"그럴 리가!" 유키히코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와 그의 갈등은 단지 1500만 달러일 뿐이다. 하지만 그는 너의 목숨을 구했어! 그러니 나의 눈에는, 네 목숨은 1500만 달러는커녕 150억 달러라고 해도 바꿀 수 없다! 그러니 그 분은 나의 큰 은인이고, 나는 직접 그에게 감사하고 싶다..”이토 나나코는 몇 초를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시후 군에게 물어볼게요. 동의한다면 데려 올게요.”"그래! 빨리 데려와라.”나나코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병실에서 나와 시후에게 다가갔다."왜 이렇게 빨리 나왔어요?"나나코는 우물쭈물하며 "시후 군...... 아버지께서... 시후 군을......보
이토 유키히코는 한숨을 내쉬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지난 번에 선생님께 굉장히 많은 실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만 선생님께서는 이제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시후는 대범하게 웃으며 말했다. "회장님은 걱정 마십시오. 이전의 오해는 이것으로 넘겼으니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시후가 한 말은 오해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고, 1500만 달러 역시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 시후는 돈이 부족하지 않지만, 그의 호주머니에 들어간 돈은 쉽게 주지 않을 것이다. 그가 유키히코의 돈을 가로채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관건은 이 돈을 밖으로 쉽게 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돈은 나중에 나나코가 필요할 때 직접 줄 것이다. 하지만 나나코가 이토 그룹을 물려받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유키히코도 이 말을 들으면서 시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1500만 달러는 확실히 엄청난 돈이지만, 시후가 주고 싶지 않은 이상, 쫓아다니며 달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어쨌든 시후가 딸의 생명을 구하고 완쾌시킨 것은 정말 큰 은혜이다. 그렇지 않으면 딸은 평생 휠체어와 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도 1500만 달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물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어떻게 우연히 우리 나나코를 구한 겁니까?”"오사카에서 고바야시 제약의 오사카 생산라인을 인수했는데, 나나코 양이 교토에 있어서.. 제가 오사카에서 교토까지 차로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만나보려고 갔습니다. 그런데 마침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이 그녀에게 손을 댔기 때문에 처리했죠. 그런데 이건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만약 내가 늦게 도착했다면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의 말을 듣고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정말 이 모든 건 선생님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는 분노를 누르지 못하고 냉철한 목소리로 말했다.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는 다카하시 마모치에게
빌어먹을 엘에이치 그룹이..!? 애초에 엘에이치 그룹이 주도하여 수많은 재벌가들과 연합하여 '반 LCS 연합'을 만들어 자신의 아버지와 적이 되었었다..! 사실 부모님의 죽음이 엘에이치 그룹과 반LCS 연합의 소행인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엘에이치 그룹은 이 일에 있어서, 절대로 책임을 미루지 못한다는 것.. 그런데 뜻밖에도 자신이 원수 집안의 손자와 손녀를 구하다니.. 지금 이 순간, 시후는 속으로 자신의 행동을 너무나도 후회하고 있었다..! 부모님의 원수와는 결코 화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후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엘에이치 그룹의 후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목숨을 구할 필요는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자 시후는 정말 자신의 뺨을 백 번이라도 내리치고 싶었다.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의 표정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자 급히 물었다. "선생님, 혹시.. 엘에이치 그룹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십니까?"시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는 사람은 없지만, 교토에서 우연히 그들의 목숨을 구했습니다.”"네에???! 그쪽 남매가 교토로 끌려갔다고요? 혹시 덴바야시 가문에서 한 짓입니까?”"아니었어요."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그건 이가 가문의 닌자들이 한 일입니다. 덴바야시 닌자를 제가 다 해치운 뒤, 그들이 이토 그룹의 저택에 와서 정찰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혹시 나나코 양을 음해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봐 미행했는데, 그들이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를 납치해 죽인 뒤 시신을 이토 저택에 숨겨 이토 가문에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습니다.”유키히코는 깜짝 놀란 얼굴로 소리쳤다. "그 닌자들은 대체 누구에게 지시 받은 놈들이야?! 이렇게 악랄한 놈들이 있다니?! 우리 이토 그룹을 불구덩이에 밀어 넣으려는 것이군!!"그러자 시후는 "마츠모토 요시토라는 놈에게 지시 받았다고 들었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마츠모토 요시토?!" 이토 유키히코, 이토 에미, 그
마츠모토 요시토 일가가 전멸했다는 소식은 이토 유키히코에게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는 입을 떡 벌리고 "마츠모토 요시토 집안의 30여 명을 몰살하다니.. 너무한 것 아니야?! 대체 누가 이렇게 대담해?"이토 에미는 "정확히 나도 모르겠어. 내가 들은 건 여기까지야.. 그리고 경찰도 조사 중이고.."라며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분명 엘에이치 그룹의 소행일 겁니다.. 제가 한밤중에 엘에이치 그룹의 남매를 구해냈으니.. 엘에이치 그룹은 한밤중에 배후인 마츠모토 요시토 일가를 멸문 시킨 거죠..”유키히코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엘에이치 그룹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마츠모토 요시토도 사실 그 그룹의 경호원들과 손자, 손녀에게 손을 댔을 뿐인데, 아무리 복수를 한다고 해도.. 그저 마츠모토 요시토 한 명만 죽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기껏해야 그 집 경호원들을 죽인 건데, 왜 집안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는 거죠?”"엘에이치 그룹의 일관된 스타일일 겁니다.. 그들의 행동 방식은 늘 잔인하니까요..” 시후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부모님 생각이 났다. 엘에이치 그룹의 이런 악랄한 태도와 음흉한 수단으로 보아, 부모님의 죽음은 아마도 그들이 직접 한 짓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 생각을 하니, 시후는 더욱 괴로워졌다..! 정말 눈이 멀었어, 엘에이치 그룹의 장손과 장손녀를 구해서 돌아가라고 하다니..! 만약 자신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들 남매는 지금쯤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엘에이치 그룹은 가세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손실을 통해 엘에이치 그룹의 기세를 크게 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시후가 속이 좁은 것이 아니라 부모의 원한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러자 옆에 있던 이토 유키히코는 시후의 표정이 안 좋아진 것을 보고 물었다. "저.. 선생님, 괜찮으세요?"시후는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이토 에미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오빠. 확실히 그래.. 다카하시 그룹과 우리는 경쟁이 치열했잖아..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과 다카하시 히데요시 부자가 모두 죽었으니.. 앞으로 다카하시 그룹은 꽤 머리 아파질 거야.. 그리고, 마츠모토 요시토는 원래부터 필사적으로 우리 그룹과 다카하시 그룹을 이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집안 사람들이 다 죽어 버렸으니 마츠모토 그룹은 이제 비즈니스를 하기도 어려울 거야.. 다카하시 그룹 역시도 지금 우리와 경쟁할 능력이 없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만약 우리가 지금 이 틈을 타서 다카하시 그룹과 마츠모토 그룹에서 방출되는 자원을 빼앗는다면, 우리는 곧 진정한 일본 최고 그룹이 될 수 있을 거야!”이토 유키히코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즐거운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사무라이 무사처럼 공평하게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과 경쟁하고 싶었는데.. 도요새와 조개와의 싸움에서 헛되이 이익을 얻는 어부가 되다니.. 싸울 힘을 잃었어.”그 순간,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흥분하고 의기양양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키히코가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이때, 이토 에미가 유키히코를 달래기 시작했다. "오빠, 이제 더 이상 그런 걸 고민할 필요는 없어. 어쨌든 이 두 집안에 닥친 일은 우리가 뒤에서 훼방을 놓은 것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는 이득을 취해도 마음이 편할 거야. 그러니 서둘러 전쟁터를 다 청소하고, 이 기회에 이토 그룹을 불패의 정상에 세우는 것이 급선무야~"유키히코는 즉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시후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말했다. "선생님, 이 모든 것은 정말 선생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리 이토 그룹의 최후는 다카하시 마모치보다 나을 수 없었을 것이고, 이토 그룹과 다카하시 그룹 모두가 이미 마츠모토 요시토에 의해 망했을 겁니다..! 당신은 이토 그룹의 은인입니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의 말을 듣고 시후는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왜냐하면 보아하니 유키히코는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고, 내면의 욕심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까지 있어 보였다. 게다가 일을 할 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성급하게 충동적으로 일하는 스타일도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사실, 욕심이 많고 탐욕스러운 성격이었다면, 이미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대부분의 재벌가들은 다른 기업들을 전면적으로 억압하고,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이런 행태를 통해 자신의 몸집을 거대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가능한 한 빨리 해외의 재벌가들과 협력하여 수익 창구를 더욱 넓히고 싶어하고 자신의 회사를 빠르게 발전시키는 것을 바란다.그러나 이토 유키히코는 그 속에 숨겨진 위험과 위험을 잘 알고 있었다. 엘에이치 그룹은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히 탐욕스럽고 잔인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그룹은 인정사정없이 일처리를 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간성도 없이 행동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런 재벌가와 협력할 때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 의해 뒤통수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약 엘에이치 그룹의 라이벌이 되기라도 하면, 바로 엘에이치 그룹의 대척점에 서는 것이니 공격을 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진다..! 그러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외부와의 교류는 잠시 접어두고 오히려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이토 에미도 오빠의 걱정스러움과 선견지명을 알아보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네, 오빠 말이 맞아.. 내 가 너무 성급하고 우둔해서 이런 걸 생각하지 못했네..“이토 유키히코는 손을 저었다. “아니야, 너와 같이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창업은 도박과 같아. 그러니 큰 금액으로 베팅을 하거나, 일정한 칩을 비축한 후에 좋은 패를 얻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거야..“ 그 때, 유키히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아마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난 너의 생각과 같이 이 기회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