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시후는 오사카 거리를 걷고 있었다. 이번에 외출할 때도 여전히 안세진을 비롯하여 나머지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번에 자신을 미행하고 있는 나머지 닌자 들을 이번 기회에 직접 해치우고 싶었기 때문이다.오사카는 이미 일본 출장의 종착지이기 때문에, 그는 이 껌딱지들을 빨리 해치우고, 서둘러 교토에 다녀오고 싶었다. 그래서 시후는 지금도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세 사내들을 보고, 일부러 번화가를 떠난 뒤 공격하기에 적당한 곳을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원래 2~3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자신을 따라다니던 세 사람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되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뭐지? 무슨 일이야? 더 이상 나를 따라오지 않는데..? 뭔가 눈치챈 건가? 하지만 그럴 리는 없는데..? 어떠한 공격 의도도 드러내지 않았고, 심지어 그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어. 그러니 어떤 점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아니면, 긴급한 상황이라도 생긴 건가? 다카하시 마모치가 나를 미행하는 걸 포기한 것일지도..?’ 이런 생각이 들자, 시후는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서서 오히려 이 세 사람을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는 자신에게 어떠한 위험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이 닌자들은 오랫동안 자신을 따라다녔으니.. 만약 자신이 그들을 이렇게 놓아준다면, 자신을 쫓아와 또 다시 목숨을 위협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심지어 그들은 자신이 일본을 떠난 후에도 한국으로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내 유나도 위험해지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후는 결코 아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었다..! 그러니 오늘 차라리 이 세 사람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덴바야시 마사테츠는 시후가 그들을 미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시후가 그들의 존재를 눈치채지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은 두 동료들을 데리고 호텔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이제 날이 저물어,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가려면
그러자 그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두 당신 말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니 절대 흥분하지 마십시오!! 이 수리검에는 맹독이 발려 있습니다!! 그러니 살이 조금만 찢어져도 죽게 된다고요..!!”......그 때, 덴바야시 마사테츠와 둘째라고 불린 닌자는 중요한 물건들을 재빨리 챙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로비로 향했다. 그들은 체크아웃 할 시간조차 없었고 서둘러 차에 올라 도쿄로 돌아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정문으로 나왔을 때, 그들의 차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사테츠는 "아.. 이 셋째.. 대체 뭘 꾸물거리고 있는 거야? 당장 전화해!"둘째 닌자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셋째야, 너 대체 뭐 하는 거야? 왜 아직도 안 나오는 거야?!!"셋째는 시후의 요구에 의해 입을 열었다. "아.. 그게.. 타이어 한 개가 펑크가 났어요..!! 어디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스페어 타이어로 바꾸려고 하는데.. 내려와서 좀 도와주세요!!""이런!" 둘째 닌자는 마사테츠에게 말했다. "리더, 타이어가 펑크 났다고 하는데요..? 제가 가서 같이 바꾸고 오겠습니다.”마사테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부했다. "그럼 두 사람 다 빨리 움직이도록 해!”지하 주차장.시후의 수리검에 목을 졸리고 있는 셋째는 "저.. 분부하신 대로 전화를 했으니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라고 간청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잘했어. 그럼, 덜 고생하게 해주지!” 시후는 말을 마치고, 상대방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손에 힘을 주었다. ‘뿌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목은 순식간에 비틀려졌고, 그 순간 셋째 닌자는 의식을 잃은 채 시체로 변해버렸다..! 그러자 시후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의 시신을 곧바로 차 옆으로 옮기고는 등을 돌리고 마치 자동차를 점검하는 듯한 모습으로 배치해 두었다. 그리고 시후는 옆에 세워진 차 뒤에서 자신의 호흡을 조절하고는, 다음 물고기가 낚이기를 기다렸다.그
"나.. 나.. 켁켘ㄱ케켁!!...!!" 목이 졸린 둘째 닌자는 갑자기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렸다. 그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나..’라는 글자 외에는 아무 것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공포에 질려 애원하는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이 날 화나게 하지 않으면, 나도 딱히 그들을 건드리지 않아.. 그런데 너희들은 도쿄에서부터 내가 일본을 떠나기 전에 나를 죽이려고 계속 따라 다니고.. 도청까지 해댔지..? 이러니.. 내가 너희들을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아?”시후의 말을 들은 둘째 닌자는 이미 절망적인 얼굴이었다."됐어, 그럼 너도 깔끔하게 보내주지.” 시후는 말을 마치고 손에 힘을 주었고, 상대방의 목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뒤, 그는 완전히 생기를 잃었다..! 시후는 둘째와 셋째 닌자의 시신을 모두 트렁크에 집어넣었고, 마치 두 사람이 이곳에 나타난 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주변을 정리했다. 이 모든 것을 끝낸 시후는 휴대전화를 꺼내 안세진에게 전화를 걸어 "부하들에게 호텔 앞까지 냉동 탑차를 운전해 오라고 해주세요.”라고 말했다.호텔 입구에서 10분 가까이 기다린 덴바야시 마사테츠는 두 사람이 차를 몰고 나오기도 전에 속이 타 들어갔다. 타이어 교체는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둘이서 하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텐데..? 그러자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전화를 아무도 받지 않는 건.. 좀 비정상적인 일이다! 마사테츠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갑자기 강한 위기감이 솟구쳤다..! 마침, 막내 덴바야시 아오타의 죽음이 떠올랐고,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설마.. 우리가 표적이 된 건가..? 그럼 남은 동료들도.. 이미 불상사를 당한 것이라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상황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몇 걸음 내디디자마자 멈칫하고 생각했다. ‘만약.. 남은 동료들도 불상사를 당했다면.. 상대방
시후가 웃으며 묻는다. "내가 어떻게 널 알아차렸냐고?”덴바야시 마사테츠는 커진 눈으로 시후를 응시했다. “다.. 알고 있었다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당연히 알지!"라고 답했다."말도 안 돼!""뭐가 말도 안 돼? 이건 모두 너희 닌자들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야. 너무 티가 나서 말이지..”마사테츠는 벼락을 맞은 듯 놀라 물었다. "그럼.. 우리 막내가 네 놈에게 살해당했다는 건가?”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야! 그리고 조금 전에 남은 두 놈도 내가 처리했지. 지금 트렁크에 누워있어~”"이 개자식이?!!" 마사테츠는 포효하며, 그의 왼손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 온 힘을 집중해 시후를 향해 힘껏 던졌다. 시후는 그의 움직임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은 여전히 그의 오른팔을 잡고 다른 한 손을 뻗어 마사테츠의 왼손 손목을 잡았다. 마사테츠는 시후의 힘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몰랐고, 자신의 왼손이 이렇게 잡혀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시후는 그의 얼굴에 공포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웃음 지었다. "덴바야시 마사테츠 씨, 그렇게 긴장하지 마~ 만약 당신이 저항을 포기한다면, 죽음을 맞이할 때 받게 될 고통을 덜 받을 수 있을 거라고?”마사테츠는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은 공포에 질려 말했다. "저.. 선생님! 저는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의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가 우리로 하여금 당신을 미행하게 했다고요! 그러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하하하하..!! 자기가 싼 똥은 자기가 치워야지..? 행동대장으로 나선 건 당신이잖아? 지금 와서 누굴 탓해..?”"선생님..! 제발 절 살려 주신다면.. 선생님께서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을 죽이고 복수하는 걸 기꺼이 돕겠습니다!!”"필요 없어! 그리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바로 당신처럼 함께 일하던 사람을 배신하고 반역을 꾀하는 그런 인간들이야.. 차라리 깔끔하게, 남자답게! 그냥 죽음을 맞이하도록 해.”
5시간 후.도쿄의 하늘은 이미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지만, 밤새 한숨도 못 잔 사람들도 있었다.지난 밤, 도쿄는 엄청난 소식으로 인해 거의 발칵 뒤집혔다..! 도쿄 경찰청에서는 인원들을 총출동 시켰고, 그것도 모자라 주변의 소도시에 있는 인원까지 대거 동원하여 도쿄 시내를 샅샅이 뒤질 뿐만 아니라, 도쿄에서 나가는 모든 도로를 폐쇄하고 시내를 빠져나가는 차량들을 하나하나 모두 수색하며 엘에이치 그룹 남매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이 모습은 마치 하룻밤 사이에 도쿄 전체에 마치 계엄령이 내려진 것 같았다..!한국에서 최고 재벌가의 손자·손녀가 도쿄에서 납치되었고, 경호원 10여 명이 살해됐다는 폭발적인 소식은 지금껏 전무후무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예전에 도쿄에서 테러를 당한 적이 있었기에, 중대한 형사사건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의도가 불순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엘에이치 그룹은 한국에서 굉장히 부유하고 강력한 그룹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이들이 일본에서 납치된 것은 바로 도쿄에서 미국의 유명 CEO가 납치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일이었다..!엘에이치 그룹의 직원들도 이미 도쿄에 들어와 반나절 동안 두 사람을 찾아다녔다. 이번에 엘에이치 그룹에는 수백 명의 은둔 고수들을 파견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도 역시 한국에서 직접 일본으로 건너왔다.도쿄 경찰청은 소수도가 직접 도쿄까지 온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청장이 직접 경찰청으로 초청해 이번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줄 만큼 성의를 보였다. 도쿄 경찰청은 다카하시 마모치, 이토 유키히코를 모두 경찰청으로 데려와 심문했는데,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였고, 더군다나 두 사람이 분명 서로를 해치려 들 수 있는 사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유키히코는 다카하시 마모치가 일부러 이 일을 이토 그룹에게 덮어 씌운 뒤 엘에이치 그룹과 함께 자신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아침 7시가 지나면, 언론은 분명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분명 일본 전역으로 퍼질 것이다. 만약 24시간 안에 자신이 두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이 뉴스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겠지.. 그때가 되면 이것은 도쿄 경찰청의 스캔들이 아니라 일본 전체의 스캔들로 변모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치안이 이렇게 열악하고, 이렇게 잔혹한 살인자가 겁 없이 돌아다닌다면, 앞으로 어떤 거물들이 감히 도쿄에, 아니 일본에 올 수 있겠는가..? 부자와 기업가들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상들도 감히 오지 못할 것이다..! 결국 도쿄는 일본의 수도이기에 이 스캔들이 전 세계에 퍼진다면, 일본 전체가 외교적인 곤경에 빠질 것이다..!그러자 경찰청장은 부하직원들에게 물었다. "부검 결과는 나왔나?”부검 담당한 수석 법의관은 즉시 답했다. "부검 결과, 중독으로 사망한 십여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사린 가스 중독으로 밝혀졌으며, 모두 액상 사린 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소수도는 눈살을 찌푸렸다. "액상 사린 가스? 그게 무슨 말이죠?”"사린 가스는 상온에서 무색의 유성 액체가 되며, 글리세린과 유사합니다. 전쟁 때 사용할 때는, 폭발을 통해 넓은 면적의 에어로졸을 만들어 호흡이나 피부 접촉만 해도 중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큰 폭발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주사기 바늘처럼 생긴 운반체를 이용해 액체 사린 가스 30mg을 주입했고, 일정 거리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투사해 중독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법의관의 설명을 들은 경찰청장은 다급히 물었다. "그럼.. 그 표창은 실제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 말인가?”"예 맞습니다!"그러자 경찰청장은 참지 못하고 소수도에게 물었다. "사장님.. 그렇다면 이 사건의 배후는 엘에이치 그룹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원수가 아닐까요..?”소수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누가 적이든 상관없습니다. 내가 아는 사실은 바로 내 아이들이 도쿄에서 납치되었다는 것뿐이고요. 당신은 반드시
"냉동차?! 무슨 일이야..?!”"냉동차를 몰고 왔는데, 차에 선물이 실려 있다고 하던데요 회장님..?”"누가 차를 끌고 왔는데?!""일단 얼굴은 못 봤고요, 인터폰으로 목소리만 들었는데.. 제가 나왔을 때 사람은 없고 차만 덩그러니 주차되어 있었습니다..!”다카하시 마모치는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누가 냉동차로 선물을 보낸다는 말인가..? 그것도 집 앞에 냉동차를 두고 갔어?! 게다가 이렇게 민감할 때..! 그러자 마모치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열어봤나?"라고 긴장하며 물었다."아직이요, 오시면 문 열어 보려고 합니다.”"그럼 당장 경찰에 신고해! 빨리!!! 혹시라도 차에 폭탄이 있을지도 몰라!""회장님, 폭발물과 독성물질은 이미 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이상이 없다고..?" 비서의 말을 들은 마모치는 한숨을 돌렸다. 사람을 죽이려 든다면, 폭탄이나 독극물 등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나, 이미 테스트도 했고 이상도 없다고 하니 별로 큰 문제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자택에 구비해둔 검출 장비는 공항과 세관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아 정확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유사물질이 있다고 해도 결코 숨길 수 없을 것이다.그러자 그는 "몇 분만 있으면 집에 도착하니 기다려요."라고 비서에게 말했다. 전화를 끊은 다카하시 마모치는 자신도 모르게 관자놀이를 주물렀고, 마치 온 몸이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도쿄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그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10분 뒤, 다카하시 마모치는 집으로 돌아왔다.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많은 집들을 건설사에서 짓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들이 직접 짓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에는 아파트 단지, 아파트 커뮤니티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마모치의 집은 일본 황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도 굉장히 넓었다. 그가 마침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길가에 주차된 냉동 트럭이
그러자 비서는 두 사람을 불러 말했다. "자네들 두 명, 지금 가서 냉동고 문을 열어 봐!”두 사람은 곧바로 다가가 냉동고에 달려 있는 길다란 걸쇠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잠금 해제했다.두 사람이 막 문을 열려고 할 때,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오늘 따라 신경이 좀 예민해져서 그런지, 기괴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냉동고의 문을 좌우로 열자, 내부에서는 하얀 안개가 훅 뿜어져 나왔다.도쿄는 며칠간 습한 날씨로 기온도 살짝 올라 갔다. 지금 기온은 영하 3도 정도였지만, 냉동고 내부는 영하 20도를 밑돌기 때문에 안개가 발생한 것이다. 차량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은 안개가 점차 걷히는 것을 지켜보았고, 안개가 서서히 걷힌 후에야 그들은 차 안에 있던 사물들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모두가 고개를 들어 내부를 자세히 바라본 뒤 일제히 겁에 질려 비명을 질러댔다..! 왜냐하면 냉동고 내부에 사람 모양의 얼음조각 네 개가 가지런히 서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경악스러운 것은.. 이 네 개의 얼음 조각들이 바로 덴바야시 마사테츠와 나머지 닌자 동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각기 다른 기괴한 모습으로 있었는데, 한 명은 자신의 발을 삼키고 있는 모양으로 서 있었다. 겉으로만 보면 마치 황금 수탉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이것은 시후가 가장 먼저 처리한 덴바야시 아오타였다. 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서 있었다. 이들은 마사테츠가 둘째, 셋째라고 부르던 동료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사테츠는 한 손은 자신의 허리를 짚고, 다른 한 손은 바깥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었다..!아오타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안세진의 부하들이 열심히 만든 자세였다. 그들은 이 얼음 조각상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시체에 물을 끼얹고, 물이 얼어서 살짝 얼자 자세를 완벽하게 보강했다. 그 후에 비로소 이처럼 사람들 앞에서 기괴하기 짝이 없는
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홍콩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열 삼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유가휘 씨가 최종적으로 이득을 보느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습니다.”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아, 방금 제가 계산을 잘못한 것 같아요. 이번 거래를 따져보면, 결국 유가휘 씨가 손해를 본 셈이네요.”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왜 갑자기 관점을 바꾼 거죠?” 배유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조금 전에는 미경 씨를 고려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이미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죠. 유가휘 씨는 페이셔스 그룹의 신뢰를 얻었지만, 미경 씨를 잃은 거나 다름없어요. 결국, 손해를 본 건 그 쪽이겠네요?”시후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미경 씨에게 뭔가 한 것처럼 들리잖아요. 나는 그녀를 단순히 친구로서 좀 더 높이 평가하는 것뿐이고, 아무것도 한 일이 없어요. 그러니 유가휘 씨가 그녀를 ‘잃었다’고 말하는 건 좀 어폐가 있죠.”배유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뭔가 실제로 벌어지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시후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배유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냥 농담이에요, 은 선생님. 신경 쓰지 마세요.”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택 마당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징과 북, 그리고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며 라이언 댄스 공연이 시작된 듯했다.바로 그때, 아민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오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차량 행렬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곧 들어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우은일 씨가 준비했던 것들은 다 치웠나요?”아민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선생님 말씀대로 모두 철거했습니다.”“좋아요.” 시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의 행사는 배유현 씨가 진행할 겁니다.” 그러고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깊은 혼수상태에 빠진 우은일을 저택에서 급히 이송해 갔다.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라 충격에 빠졌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몰랐다.유가휘의 비서인 아민은 우은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그가 분명 좋지 않은 것을 키우다가 이런 끔찍한 결과를 맞았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은일의 생사를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곧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유가휘와 이중열의 가족들이 저택에 도착할 예정이었다는 것이었다. 절차에 따르면, 그들이 저택에 도착하면 성대한 입주식이 열려야 했다. 입구에서는 라이언 댄스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은일이 주관하는 풍수 의식이었다. 아직 입주할 가족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행사를 주관할 풍수사가 괴이한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 가버렸으니, 앞으로의 진행이 막막하기만 했다.그래서 아민은 결국 시후를 찾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과 이중열 선생님이 몇 분 후면 도착하십니다. 그런데 우은일 씨가 이런 일을 당했으니, 행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저 축하하는 자리일 뿐인데, 우은일 씨가 없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 않나요?”아민은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은 선생님, 잘 모르시는 겁니다... 유 회장님께서는 오늘 행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그래서 홍콩 전역에서 유명한 언론사들을 초청했고, 지금 입구에는 수백 명의 기자들이 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은일 씨가 없으면, 행사를 진행할 사람이 없게 되지요... 괜히 실수라도 하면 큰 망신을 당할까 걱정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아민에게 말했다.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 의식을 위한 제단부터 철거하세요. 우은일 씨가 없는 이상, 굳이 풍수 의식을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우은일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인 채 시후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내... 내 아버지가... 정말 돌아가셨단 말입니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지는 너처럼 이상한 모기들을 기르는 걸 좋아했지. 그리고 선봉연 역시도 사람의 뇌를 갉아먹는 기이한 기생충을 키우는 취미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놈들은 그냥 지옥으로 보내기로 했지.”“뭐라고요?! 선봉연 선생도...?” 우은일은 절망에 빠졌다. 그는 시후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직감에 따르면 시후는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그는 시후를 증오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애원할 뿐이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앞으로는 다시는... 다시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죽기 싫지? 내가 구급차를 불러줄 수 있어. 게다가 조금 전에 해독제를 삼켰으니, 당장은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러나 그는 곧 말투를 바꿔 담담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난 상처를 보니, 독이 이미 뇌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 같군. 아마 곧 혼수상태에 빠질 거고, 그러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겠지.”우은일은 너무 두려워 온몸을 덜덜 떨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제발... 제발 살려주십시오... 당신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분이시잖아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일은 남에게 자비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했지. 사실 오늘 난 당신과 엮일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도 계속 날 도발했고, 결국엔 이런 사악한 방법까지 써서 나를 공격했지. 그래서 나는 그저 똑같이 돌려준 것뿐이야.”우은일은 흐느끼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 아직... 아직 23살 밖에 안 됐어요... 저는...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
우은일이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모습을 보며, 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조금 전에 내가 피를 부르는 재앙이 닥친다고 당신에게 경고했을 때는 믿지도 않더니... 이렇게 처참한 꼴이 되고 나서야 나한테 도움을 청하는 게 창피하지도 않나?”우은일은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는 그저... 그저 목숨만이라도 건지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 집안을 위해서라도, 제 목숨만은 제발 살려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걱정 마. 널 죽게 두진 않을 테니까. 적어도 지금은 말이야. 어쨌든 오늘은 중열 삼촌께서 새 집으로 이사하시는 경사스러운 날이거든. 그 전에 네가 여기서 죽어버리면 너무 불길하잖아.” 그렇게 말하며 시후는 우은일에게 다가가, 그의 주머니에서 약 봉지를 꺼내 들었다. “이게 해독제가 맞나?”“네... 맞습니다!” 우은일은 마치 부처님이라도 본 듯,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그의 입을 억지로 벌린 후, 약 봉지의 가루를 전부 입 속에 부어 넣었다.우은일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일찍 감사 인사를 하는 거 아니야? 아까 봤겠지만, 이 모기들은 원래 크기보다 몇 배나 커졌어. 그러면 몸속의 독액도 몇 배는 늘어났을 거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당신이 가진 해독제는 겨우 이 정도야. 과연 충분할까?”우은일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시후의 말이 맞았다. 아까 그 거대한 피 모기들은 독액을 원래보다 최소 열 배 이상 주입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가진 해독제는 원래의 독성 기준으로 만든 것이라,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해독제를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은일의 상태는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오히려, 피 모기에 물린 부위는 빠르게 괴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상처 부위의 피부는 이미 며칠 동안 상처가 문드러지며 검게 썩어 들
그때 마침, 피 모기들이 우은일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을 때, 시후가 선심을 쓰듯 경고했다. “우은일 씨, 큰 모기를 조심하세요!”우은일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20마리가 넘는 거대한 피 모기들이 빠른 속도로 그의 눈앞까지 날아들었다. 그 때 우은일의 첫 반응은 기쁨이었다. ‘아니, 이건 내 피 모기잖아?!’ 하지만 곧이어 두 번째 반응은 공포였다. ‘이런 젠장?! 그런데 피 모기들이 왜 이렇게 커졌어?!’ 그가 세 번째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그는 얼굴, 목, 양팔, 그리고 다리에서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거대한 피 모기들의 주둥이는 원래 머리카락처럼 가늘었지만, 지금은 주사기 바늘처럼 두껍고 길어졌으며, 엄청나게 단단해졌다. 그 때문에 이들이 미친 듯이 찌르는 침은 말벌에 쏘이는 것보다도 훨씬 더 심하게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몸집이 커진 피 모기들은 체내의 독액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우은일은 온몸이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한편, 배유현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태어나서 이렇게 거대한 모기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자들 중에서 이런 벌레류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 부류가 있기 때문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시후의 품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이 끔찍한 모기들이 자신을 물까 봐 몸을 떨었다.시후는 그녀의 부드러운 몸과 은은한 향기가 느껴지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말했다. “배유현 씨, 걱정 마세요. 이 모기들은 당신을 물지 않을 겁니다. 오직 우은일 씨 만을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배유현은 긴장한 채 물었다. “은 선생님, 정말 확실한 거죠? 모기가 사람을 알아볼 줄도 아나요?!”시후는 웃으며 바닥에 쓰러진 우은일을 가리켰다. “못 믿겠다면 직접 보세요.”배유현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우은일을 살펴보았다. 우은일의 몸에는 20 마리가 넘는 거대한 피 모기들이 들러붙어 있었는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처음에는 두
“뱀, 벌레, 쥐, 개미 같은 것들?!” 우은일은 눈살을 찌푸리며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가 가장 두려운 것은, 시후의 말 속에 무언가 숨겨진 뜻이 있다는 것이었다. ‘설마... 내 피 모기들이 정말 저 자식에게 당한 건가?! 하지만 그럴 리가 없는데... 만약 내 피 모기들이 진짜 죽임을 당했다면, 최소한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어야 했다. 더군다나, 피 모기들의 배 속에는 썩은 독혈로 가득 차 있어. 그러니 만약 이곳에서 피 모기가 단 한 마리라도 죽었다면, 피 비린내가 훨씬 더 짙었을 거야. 그런데, 지금 이곳엔 피 냄새가 전혀 없어. 마치 피 모기들이 애초에 오지도 않은 것처럼 말이지...’그렇게 생각한 우은일은 스스로를 다독였다.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긴 건 맞지만, 저 놈과는 상관없을 거야!’ 그러고는 콧방귀를 뀌며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 내가 피를 부르는 재앙을 맞이한다고? 그게 뱀, 벌레, 쥐, 개미 때문이고?”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맞아. 이런 것들을 얕보지 말라고. 정말 강한 녀석들을 만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거든.”우은일은 비웃으며 말했다. “너도 참 말을 교묘하게 돌리는구나. 홍콩은 원래 덥고 습한 곳이라 벌레가 많아. 모기를 피하는 건 불가능하지. 설마 내가 모기한테 한 방 물리기라도 하는 일이 피를 부르는 재앙이라는 거냐?” 그러면서 그는 옆에 서 있던 배유현에게 일부러 말을 걸었다.“배유현 씨, 당신이 공정한 입장에서 한마디 해주시죠. 홍콩에는 모기가 이렇게 많은데, 모기한테 피 한 방울 빨리는 것도 피를 부르는 재앙이라고 하면, 홍콩 사람 중에 누가 그걸 피할 수 있겠습니까?” 배유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조용히 말했다. “저는 은 선생님께서 그런 의미로 말씀하신 게 아닐 거라고 믿어요.”그러나 그때, 시후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배유현 씨, 저는 정확히 그런 의미로 말한 겁니다. 조금 전 그를 위해 점을 한 번 쳐 봤는데, 그에게 피를 부르는 재앙은 바로 모기 때문이 될
시후는 거실을 한 바퀴 둘러보며 살펴보다가, 장식용 도자기 꽃병을 발견했다. 그러자 시후는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혈모기들을 그 안에 임시로 가두어 두었다.마침 그때, 배유현이 차 한 잔을 들고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홍차 한 잔 준비해 왔어요. 한 번 드셔 보세요.”“고맙습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차 맛이 아주 훌륭하네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홍차 중 최고급일 것 같은데요... 보아하니, 유가휘 씨가 이번에는 꽤나 신경을 쓴 것 같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어쨌든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유 회장이 감히 소홀히 할 리가 없죠.”그 시각.안뜰에 있던 우은일은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피를 마시고 최종적으로 깨어난 피 모기들은 그의 의식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그는 그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는 피 모기들과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진 것을 느꼈다. 심지어, 그들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느낄 수 없었다.피 모기는 겉보기에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사실 매우 비싼 존재였다. 이 모기는 태국에서 온 것이며, 태국의 무당들이 인간의 시체 기름을 이용해 어렵게 길러내는 것이었다. 배양 과정이 까다롭고 생산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가격도 매우 높은 편이었다.우은일은 많은 돈을 들여 태국에서 피 모기 한 세트를 사 왔다. 게다가 중요한 점은, 태국 무당들은 피 모기를 판매할 때 특별한 방법으로 수컷 모기를 걸러 내기 때문에, 우은일이 구입한 피 모기들은 모두 암컷이었다. 암컷 피 모기들은 피를 빨지 않기 때문에 번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은일에게 있어 피 모기는 한 마리 한 마리가 매우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런데, 그는 조금 전 한 번에 20여 마리의 피 모기를 모두 풀어 놓았다. 이는 그가 보유한 피 모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우은일은 자신의 손에 남은 피 모기를 모두 날려보내기에는 위험 부담이
시후를 타겟으로 삼기로 결심한 우은일은, 단검으로 자신의 왼손 검지 끝을 그었다. 신선한 피가 흘러나오자마자, 그는 즉시 혈액을 피 모기가 들어 있는 용기 안으로 한 방울 떨어뜨렸다.신선한 피가 용기에 떨어진 순간, 용기 안에서 부유하던 피 모기의 유충들 중 일부가, 번데기가 되는 일반적인 과정을 건너뛰고 곧바로 거의 투명한 날개가 한 쌍 돋아났다. 곧이어, 이 피 모기들은 차례차례 용기에서 빠져나와, 우은일의 머리 위 약 3미터 상공을 선회하며 날기 시작했다.피 모기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육안으로 이를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다.우은일은 즉시 특수한 주문을 외우며 피 모기 떼를 별장 안으로 유도했다. 한편, 별장 거실에서는 시후가 배유현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나, 조금 전 문틈을 통해 20여 마리의 피 모기가 별장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시후는 즉각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느낄 수 없지만, 특유의 피 비린내는 시후의 감각을 속일 수는 없었다. 피 모기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챈 시후는, 곧바로 이것이 우은일의 짓임을 눈치챘다.다만, 이 피 모기의 살상력은 그 아버지 우은찬이 키우던 모기 떼나, 선봉연의 기생충에 비해서는 살상력이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시후는 배유현에게 말했다. “배유현 씨, 혹시 차 한 잔만 준비해 주실 수 있을까요?”배유현은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차가 어디 있는지 한 번 찾아볼게요. 이 별장에는 분명 있을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정말로 차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배유현을 잠시 자리를 비우게 해두고 조용히 움직이려고 한 것이었다. 또한, 그녀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배유현이 차를 찾아 자리를 뜨는 동안, 피 모기 떼는 어느새 시후 머리 위 2미터 지점까지 접근했다.이 피 모기들은 매우 경계심이
이 피 모기는 특수하게 배양된 후, 완전히 우은일의 뜻에 따라 조종되었다. 이 피 모기는 사람을 물 때 피를 빨아들이지 않고, 대신 배양된 특수한 독소를 인체에 분비했다. 이 독소는 피 모기가 서식하는 부패한 혈액 속에 대량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피 모기의 체내에도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었다. 이 독소는 사람의 온몸 근육을 나른하고 힘이 빠지게 만들며, 두뇌를 몽롱하게 만들어 반응 속도와 판단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심지어 지속적인 고열로 인해 의식을 잃게 만들 수도 있었다. 게다가 독소의 양이 많다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일반적으로 우은일은 이런 종류의 피 모기를 이용해 직접 사람을 죽이지 않았고, 주로 타겟 고객을 겨냥한 함정을 만드는 데 활용하곤 했다. 그는 먼저 목표 고객을 선정한 뒤, 사주를 봐주는 것을 구실 삼아 접근했다. 그리고 상대에게 ‘피의 재앙’이 닥친다고 하거나, 심지어 ‘악귀가 씌었다’는 식으로 겁을 준다.상대가 별다른 신체적 이상을 느끼지 못하면, 당연히 그의 말을 의심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우은일은 상대의 의심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상대가 믿지 않으면, 적절한 타이밍에 몰래 피 모기를 풀어 그를 물게 했기 때문이다.피 모기에 물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는 온몸이 나른해지고 정신이 몽롱해지며, 심지어 걸을 때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앞이 깜깜해지는 증상을 겪게 된다. 이 증상은 마치 ‘빙의’되었거나 ‘귀신이 씌인’ 것과 흡사했다. 이렇게 되면, 상대는 자연스럽게 이전에 우은일이 한 말을 떠올리게 되고, 그의 말을 점점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균형을 잃기 쉬워 넘어지거나, 구르는 등 사고를 당하기 쉽다. 특히 길거리에서는 다른 행인이나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도 높았다.만약 고객이 다쳐서 피를 흘리게 되면, 우은일이 예언한 ‘피의 재앙’과 정확히 일치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고객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