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켁켘ㄱ케켁!!...!!" 목이 졸린 둘째 닌자는 갑자기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렸다. 그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나..’라는 글자 외에는 아무 것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공포에 질려 애원하는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이 날 화나게 하지 않으면, 나도 딱히 그들을 건드리지 않아.. 그런데 너희들은 도쿄에서부터 내가 일본을 떠나기 전에 나를 죽이려고 계속 따라 다니고.. 도청까지 해댔지..? 이러니.. 내가 너희들을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아?”시후의 말을 들은 둘째 닌자는 이미 절망적인 얼굴이었다."됐어, 그럼 너도 깔끔하게 보내주지.” 시후는 말을 마치고 손에 힘을 주었고, 상대방의 목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뒤, 그는 완전히 생기를 잃었다..! 시후는 둘째와 셋째 닌자의 시신을 모두 트렁크에 집어넣었고, 마치 두 사람이 이곳에 나타난 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주변을 정리했다. 이 모든 것을 끝낸 시후는 휴대전화를 꺼내 안세진에게 전화를 걸어 "부하들에게 호텔 앞까지 냉동 탑차를 운전해 오라고 해주세요.”라고 말했다.호텔 입구에서 10분 가까이 기다린 덴바야시 마사테츠는 두 사람이 차를 몰고 나오기도 전에 속이 타 들어갔다. 타이어 교체는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둘이서 하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을 텐데..? 그러자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전화를 아무도 받지 않는 건.. 좀 비정상적인 일이다! 마사테츠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갑자기 강한 위기감이 솟구쳤다..! 마침, 막내 덴바야시 아오타의 죽음이 떠올랐고,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설마.. 우리가 표적이 된 건가..? 그럼 남은 동료들도.. 이미 불상사를 당한 것이라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상황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몇 걸음 내디디자마자 멈칫하고 생각했다. ‘만약.. 남은 동료들도 불상사를 당했다면.. 상대방
시후가 웃으며 묻는다. "내가 어떻게 널 알아차렸냐고?”덴바야시 마사테츠는 커진 눈으로 시후를 응시했다. “다.. 알고 있었다고..?”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당연히 알지!"라고 답했다."말도 안 돼!""뭐가 말도 안 돼? 이건 모두 너희 닌자들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야. 너무 티가 나서 말이지..”마사테츠는 벼락을 맞은 듯 놀라 물었다. "그럼.. 우리 막내가 네 놈에게 살해당했다는 건가?”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야! 그리고 조금 전에 남은 두 놈도 내가 처리했지. 지금 트렁크에 누워있어~”"이 개자식이?!!" 마사테츠는 포효하며, 그의 왼손 소매에서 비수를 꺼내 온 힘을 집중해 시후를 향해 힘껏 던졌다. 시후는 그의 움직임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은 여전히 그의 오른팔을 잡고 다른 한 손을 뻗어 마사테츠의 왼손 손목을 잡았다. 마사테츠는 시후의 힘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몰랐고, 자신의 왼손이 이렇게 잡혀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시후는 그의 얼굴에 공포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웃음 지었다. "덴바야시 마사테츠 씨, 그렇게 긴장하지 마~ 만약 당신이 저항을 포기한다면, 죽음을 맞이할 때 받게 될 고통을 덜 받을 수 있을 거라고?”마사테츠는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은 공포에 질려 말했다. "저.. 선생님! 저는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의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가 우리로 하여금 당신을 미행하게 했다고요! 그러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하하하하..!! 자기가 싼 똥은 자기가 치워야지..? 행동대장으로 나선 건 당신이잖아? 지금 와서 누굴 탓해..?”"선생님..! 제발 절 살려 주신다면.. 선생님께서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을 죽이고 복수하는 걸 기꺼이 돕겠습니다!!”"필요 없어! 그리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건.. 바로 당신처럼 함께 일하던 사람을 배신하고 반역을 꾀하는 그런 인간들이야.. 차라리 깔끔하게, 남자답게! 그냥 죽음을 맞이하도록 해.”
5시간 후.도쿄의 하늘은 이미 점점 밝아오고 있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났지만, 밤새 한숨도 못 잔 사람들도 있었다.지난 밤, 도쿄는 엄청난 소식으로 인해 거의 발칵 뒤집혔다..! 도쿄 경찰청에서는 인원들을 총출동 시켰고, 그것도 모자라 주변의 소도시에 있는 인원까지 대거 동원하여 도쿄 시내를 샅샅이 뒤질 뿐만 아니라, 도쿄에서 나가는 모든 도로를 폐쇄하고 시내를 빠져나가는 차량들을 하나하나 모두 수색하며 엘에이치 그룹 남매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이 모습은 마치 하룻밤 사이에 도쿄 전체에 마치 계엄령이 내려진 것 같았다..!한국에서 최고 재벌가의 손자·손녀가 도쿄에서 납치되었고, 경호원 10여 명이 살해됐다는 폭발적인 소식은 지금껏 전무후무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예전에 도쿄에서 테러를 당한 적이 있었기에, 중대한 형사사건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의도가 불순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엘에이치 그룹은 한국에서 굉장히 부유하고 강력한 그룹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이들이 일본에서 납치된 것은 바로 도쿄에서 미국의 유명 CEO가 납치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일이었다..!엘에이치 그룹의 직원들도 이미 도쿄에 들어와 반나절 동안 두 사람을 찾아다녔다. 이번에 엘에이치 그룹에는 수백 명의 은둔 고수들을 파견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도 역시 한국에서 직접 일본으로 건너왔다.도쿄 경찰청은 소수도가 직접 도쿄까지 온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청장이 직접 경찰청으로 초청해 이번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줄 만큼 성의를 보였다. 도쿄 경찰청은 다카하시 마모치, 이토 유키히코를 모두 경찰청으로 데려와 심문했는데,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였고, 더군다나 두 사람이 분명 서로를 해치려 들 수 있는 사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유키히코는 다카하시 마모치가 일부러 이 일을 이토 그룹에게 덮어 씌운 뒤 엘에이치 그룹과 함께 자신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아침 7시가 지나면, 언론은 분명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분명 일본 전역으로 퍼질 것이다. 만약 24시간 안에 자신이 두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이 뉴스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가게 되겠지.. 그때가 되면 이것은 도쿄 경찰청의 스캔들이 아니라 일본 전체의 스캔들로 변모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치안이 이렇게 열악하고, 이렇게 잔혹한 살인자가 겁 없이 돌아다닌다면, 앞으로 어떤 거물들이 감히 도쿄에, 아니 일본에 올 수 있겠는가..? 부자와 기업가들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상들도 감히 오지 못할 것이다..! 결국 도쿄는 일본의 수도이기에 이 스캔들이 전 세계에 퍼진다면, 일본 전체가 외교적인 곤경에 빠질 것이다..!그러자 경찰청장은 부하직원들에게 물었다. "부검 결과는 나왔나?”부검 담당한 수석 법의관은 즉시 답했다. "부검 결과, 중독으로 사망한 십여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사린 가스 중독으로 밝혀졌으며, 모두 액상 사린 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소수도는 눈살을 찌푸렸다. "액상 사린 가스? 그게 무슨 말이죠?”"사린 가스는 상온에서 무색의 유성 액체가 되며, 글리세린과 유사합니다. 전쟁 때 사용할 때는, 폭발을 통해 넓은 면적의 에어로졸을 만들어 호흡이나 피부 접촉만 해도 중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큰 폭발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주사기 바늘처럼 생긴 운반체를 이용해 액체 사린 가스 30mg을 주입했고, 일정 거리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투사해 중독으로 사망하게 만들었습니다.”법의관의 설명을 들은 경찰청장은 다급히 물었다. "그럼.. 그 표창은 실제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 말인가?”"예 맞습니다!"그러자 경찰청장은 참지 못하고 소수도에게 물었다. "사장님.. 그렇다면 이 사건의 배후는 엘에이치 그룹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원수가 아닐까요..?”소수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누가 적이든 상관없습니다. 내가 아는 사실은 바로 내 아이들이 도쿄에서 납치되었다는 것뿐이고요. 당신은 반드시
"냉동차?! 무슨 일이야..?!”"냉동차를 몰고 왔는데, 차에 선물이 실려 있다고 하던데요 회장님..?”"누가 차를 끌고 왔는데?!""일단 얼굴은 못 봤고요, 인터폰으로 목소리만 들었는데.. 제가 나왔을 때 사람은 없고 차만 덩그러니 주차되어 있었습니다..!”다카하시 마모치는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누가 냉동차로 선물을 보낸다는 말인가..? 그것도 집 앞에 냉동차를 두고 갔어?! 게다가 이렇게 민감할 때..! 그러자 마모치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열어봤나?"라고 긴장하며 물었다."아직이요, 오시면 문 열어 보려고 합니다.”"그럼 당장 경찰에 신고해! 빨리!!! 혹시라도 차에 폭탄이 있을지도 몰라!""회장님, 폭발물과 독성물질은 이미 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이상이 없다고..?" 비서의 말을 들은 마모치는 한숨을 돌렸다. 사람을 죽이려 든다면, 폭탄이나 독극물 등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나, 이미 테스트도 했고 이상도 없다고 하니 별로 큰 문제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자택에 구비해둔 검출 장비는 공항과 세관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아 정확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유사물질이 있다고 해도 결코 숨길 수 없을 것이다.그러자 그는 "몇 분만 있으면 집에 도착하니 기다려요."라고 비서에게 말했다. 전화를 끊은 다카하시 마모치는 자신도 모르게 관자놀이를 주물렀고, 마치 온 몸이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도쿄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그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10분 뒤, 다카하시 마모치는 집으로 돌아왔다.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많은 집들을 건설사에서 짓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들이 직접 짓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본에는 아파트 단지, 아파트 커뮤니티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마모치의 집은 일본 황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도 굉장히 넓었다. 그가 마침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길가에 주차된 냉동 트럭이
그러자 비서는 두 사람을 불러 말했다. "자네들 두 명, 지금 가서 냉동고 문을 열어 봐!”두 사람은 곧바로 다가가 냉동고에 달려 있는 길다란 걸쇠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잠금 해제했다.두 사람이 막 문을 열려고 할 때,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오늘 따라 신경이 좀 예민해져서 그런지, 기괴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냉동고의 문을 좌우로 열자, 내부에서는 하얀 안개가 훅 뿜어져 나왔다.도쿄는 며칠간 습한 날씨로 기온도 살짝 올라 갔다. 지금 기온은 영하 3도 정도였지만, 냉동고 내부는 영하 20도를 밑돌기 때문에 안개가 발생한 것이다. 차량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은 안개가 점차 걷히는 것을 지켜보았고, 안개가 서서히 걷힌 후에야 그들은 차 안에 있던 사물들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모두가 고개를 들어 내부를 자세히 바라본 뒤 일제히 겁에 질려 비명을 질러댔다..! 왜냐하면 냉동고 내부에 사람 모양의 얼음조각 네 개가 가지런히 서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경악스러운 것은.. 이 네 개의 얼음 조각들이 바로 덴바야시 마사테츠와 나머지 닌자 동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각기 다른 기괴한 모습으로 있었는데, 한 명은 자신의 발을 삼키고 있는 모양으로 서 있었다. 겉으로만 보면 마치 황금 수탉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이것은 시후가 가장 먼저 처리한 덴바야시 아오타였다. 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서 있었다. 이들은 마사테츠가 둘째, 셋째라고 부르던 동료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사테츠는 한 손은 자신의 허리를 짚고, 다른 한 손은 바깥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었다..!아오타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안세진의 부하들이 열심히 만든 자세였다. 그들은 이 얼음 조각상에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시체에 물을 끼얹고, 물이 얼어서 살짝 얼자 자세를 완벽하게 보강했다. 그 후에 비로소 이처럼 사람들 앞에서 기괴하기 짝이 없는
다카하시 마모치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본 형사는 급히 물었다. "누구에게 미움을 산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죠. 정말 이렇게 깊은 원한이 있지 않으면 회장님을 이 정도로 저격할 이유가 있겠어요? 누가 자금까지 당신을 죽이려 했는지, 아니면 혹시 회장님이 죽이고 싶었던 사람이 있습니까?”마모치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바로 은시후였다. 그러나 곧 그는 속으로 이 생각을 부인했다. 덴바야시 아오타가 이유 없이 사라진 후, 덴바야시 마사테츠는 은시후가 머무는 객실을 도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오타를 죽인 건 은시후가 아니라 다른 닌자 그룹일 것이라는 연락을 마사테츠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마사테츠는 이토 그룹에 충성하고 있는 고카 가문의 닌자들일 것이라고 추측된다고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마모치는 이 사실을 경찰청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경찰청에 말해봤자 눈에 보이는 증거물도 없이 그저 마사테츠의 추측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분명 이 일은 이토 그룹이 배후에서 농간을 부리고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하지만, 경찰의 눈에는 상대방이 고카 닌자인지 아니면 다른 가문의 닌자인지 쉽게 구분이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일본 닌자들은 역사가 오래 되었고 문파도 많기 때문에, 유명한 대문파들이 산재해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문파 중에서는 강덕, 무덕, 송무, 청도, 한무 등등이 있으며 중국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소림파와 같이 이름 모를 중소 문파들도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니, 일본 역시 마찬가지인데, 닌자 가문에는 유명한 4대 가문 외에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가문과 종파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도쿄 경찰청을 개입시키지 않고, 자신이 직접 이토 유키히코에게 복수할 생각이었던 것이다.조금 뒤, 검시관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청 사람들은 법의학 부서로 얼음이 된 시신 4구를 옮겼는데, 이 시신들은 최소한 해동된 뒤 부검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그 때, 덴바야시 마사테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개인적으로 일이 좀 있어서요. 일이 끝나면 돌아오겠다.""그럼 도련님께서 오사카에 계실 생각이십니까? 아니면 사람들을 좀 파견해드릴까요?”"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시후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말하지 않았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시후는 왜 자꾸 이토 나나코를 머릿속으로 계속 그리워하는지 몰랐지만, 그녀에 대한 동정심 때문인지, 감탄이나 아니면 다른 어떤 감정 때문인지 시후는 쉽게 납득이 되지도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저 교토에 가서 나나코를 직접 보고 그녀의 부상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어쨌든, 그녀의 상처를 치료하면, 자신도 안심하고 귀국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안세진은 시후가 자신의 행방을 밝히기 싫어하자, 계속 캐묻지 않고 운전을 조심하고 눈이 많이 오면 눈이 그친 후에 운전하라고 당부한 뒤 입을 닫았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차를 몰고 출발했다. 오사카는 교토에서 가깝기 때문에 차를 타면 한 시간 정도밖에 안 걸렸다. 하지만, 시후가 교토에 도착했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렸고, 마치 거위털과 같은 크기의 함박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시후는 이토 그룹의 저택이 어딘지 몰라 일식당을 찾아 스시 한 그릇을 먹고 계산을 하면서 주인에게 물었다. "사장님, 혹시 이토 그룹의 저택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하하.. 이토 그룹의 저택은 저기 니조 성 바로 옆에 있어요. 부지가 넓어서 찾기 쉬운데다 정문에 한자로 이토라고 현판이 적혀 있어서 찾기 쉬울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계산을 하고 식당을 나왔다. 니조 성은 교토의 명소이기 때문에, 지도에서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시후가 있는 곳에서 불과 2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아마 몇 분 정도 뒤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차 안에 앉아 있던 시후는 잠시 머뭇대며 주저했다. 왜냐하면 시후는 나나코를 어떻게 만날
윤우선은 자신이 운전하는 위풍당당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몰고 하버시티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차를 여러 번 후진하고 돌리기를 반복해 간신히 주차를 마친 그녀는 홍라연과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하버시티의 1층은 대부분 일류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다. 그중 절반은 의류와 가방 브랜드로, 예를 들어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곳들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악세서리브랜드로, 불가리, 까르띠에와 같은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홍라연을 이끌고 불가리 매장으로 직행했다. 불가리가 다른 브랜드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윤우선은 ‘불가리’라는 이름이 듣기만 해도 화려하고 좋은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했다.두 사람이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윤우선은 곧바로 중앙에 위치한 진열대로 향했다. 그 후, 높은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오른손으로는 롤스로이스의 차 키를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는 예전에 시후가 선물해 준 에르메스 핸드백을 진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았다.판매사원은 한눈에 큰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다가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불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윤우선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흠흠, 매장에 괜찮은 목걸이 있으면 다 꺼내 줘요. 내가 골라 볼 테니까.”판매사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남성 동료에게 말했다. “준기 씨, 고객님께 스페인산 탄산수를 두 병 준비해 드리고, 이번 달에 새로 나온 향수 샘플도 준비해서 고객님께 시향해 드려요.”남성 판매사원은 지시대로 움직였고, 이를 본 윤우선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서비스가 달라!’홍라연은 윤우선 뒤에 서서 생각했다. ‘예전엔 WS 그룹이 돈 좀 있었을 때 나도 이런 매장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았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매장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정도라니... 역시 떨어진 봉황은 닭보다 못
윤우선은 과거 WS 그룹에서 시집살이를 할 때 늘 홍라연에게 괴롭힘을 당해기에 마음속으로 큰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홍라연이 개처럼 그녀에게 아부하며 다가오니, 윤우선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었고, 그녀에게 완전한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홍라연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다. 윤우선에게는 홍라연이 자신의 앞에서 아부하며 비위를 맞출 때, 자신이 과거의 윤우선이 아니며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그 때, 윤우선은 홍라연의 목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말했다. “아직도 잠이 부족한데. 몇 시죠?” 홍라연은 서둘러 말했다. “벌써 11시 다 돼 가! 어제 말하기를 오늘 쇼핑 간다고 했잖아? 난 다 준비됐어, 지금 동서 집 앞이야. 오늘 가는 거지?”윤우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이고! 까먹고 있었네! 오늘 하버시티에 가서 목걸이 하나 살까 했는데, 요즘 자꾸 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자 홍라연은 웃으며 말했다. “동서처럼 컬리넌을 타고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에 좀 화려한 목걸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어떤 브랜드로 볼 거야?” 윤우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데면 다 괜찮아요. 안 가리는 편이라, 일류 브랜드면 다 좋지 뭐.” 홍라연은 곧바로 아부를 시작했다. “역시 동서 안목은 최고야! 동서 기질에는 그런 일류 브랜드가 딱 어울리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동서랑 비교도 안 돼. 몇 만 원짜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이어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동서는 복이 많아. 럭셔리한 저택에 살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명품을 입으니 확실히 인생 승자지.. 나야 뭐, 어려움을 겪고 나니 악세서리도, 가방도 다 없어졌어. 지금은 명품은 커녕 싼 목걸이 하나 사기도 힘드네... 나중에 혜빈이에게 돈 좀 받아서 상점에서 은목걸이나 하나 사야겠어..”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홍라연이 자기가 저렴한 악세서리나 어울리는 수
원래 시후는 이중열이 당분간 한인 타운에서 편히 지내도록 하고, 나중에 시간을 내어 홍콩으로 가서 그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가휘가 참지 못하고 먼저 문제를 일으키려 하니, 시후도 어쩔 수 없이 홍콩으로 가야만 했다. 홍콩과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비행기로 편도만 해도 최소 10시간 이상 걸린다. 게다가 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테니, 시후는 최소 3~5일, 어쩌면 더 오래 미국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시후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유나였다.비록 시후가 블랙 드래곤의 여자 대원들을 배치해 유나를 몰래 보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혼자 미국에서 학업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현재 김상곤은 중국에서 문화 교류 활동 중이라, 미국에 와서 유나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은 장모 윤우선 뿐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직접 유나에게 자신이 홍콩으로 가야 하고, 장모님을 모셔와야 한다고 말하면 조금 어색할 것 같았다. 게다가 유나와 상의한다 해도 그녀는 장모님을 모셔오는 대신, 자신에게 홍콩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 자기 걱정은 말라고 할 가능성이 컸다. 또한, 윤우선은 지금 미국에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한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럭셔리 외제차와 저택, 시후가 준 용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미국으로 오게 한다면 오히려 귀찮아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장모 윤우선을 데려오기 위한 핑계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뒤 유나에게, 자신은 홍콩에 고객이 있어 가야 하지만 마침 장모가 와 있으니 그녀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윤우선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은 시후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약간의 계획 만으로도 그녀를 데려올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시후는 즉시 송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송회장님,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 송민정은 주저 없이
전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물었다. “은서야, 창재 씨 아직 거기 있어?” 고은서는 대답했다. “방금 사람을 보내서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그런데, 시후 오빠, 오늘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우 언니가 말하길 오늘 밤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 하던데?”시후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고은서는 시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충격을 받아 놀라며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잔인한 괴한들이 있을 수 있어...?” 그녀는 이어서 자책하는 말도 했다. “시후 오빠, 혹시 우리 팀에 내부자가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치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겠어..?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에 공격을 시작했다면, 아마 공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게 분명한데...”“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확실히 내부자로 의심되는 건 내 셋째 외숙모뿐인데, 그녀는 이미 죽었어. 내 생각엔 괴한들이 네 공연 흐름을 몰랐을 거야. 언제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인지도 몰랐을 것이고.. 그들이 정확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건 내 외숙모가 그 안에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일 거야.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때 괴한들에게 알려 줬을 가능성이 커.”고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오빠가 그러지 않았어? 외숙모가 신호 방해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그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그녀도 범죄자들과 연락할 수 없을 텐데...”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야? 그녀가 방해 장비를 가지고 있었던 건 맞지만, 그 장비를 계속 켜두는 건 불가능해. 만약 계속 켜뒀다면 다른 사람들이 벌써 이상함을 눈치챘을 걸. 내 생각에는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 순간이 오자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방해 장치를 켰을 거야. 괴한들은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들이닥친 걸 보면, 짧은 차단 시
홍콩에서 유성으로 불리는 유가휘에 대해, 시후는 전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건 그가 이중열에게 한 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람이라, 비록 이중열이 이 사건에서 약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것은 바로 이중열에게 있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유가휘가 자기의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이중열에게 복수하려는 것도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유가휘에 대해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점은 바로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당시 이중열이 식당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직후 이중열은 제일 먼저 시후의 아버지인 은서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시후의 아버지는 즉시 홍콩으로 가 유가휘와 합의를 맺어 이중열을 놓아주기로 했고, 그 덕에 이중열은 일시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의 부모님이 LCS 그룹에서 나오게 되면서, 시후의 부모님이 사망하게 되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합의한 내용을 어기고, 이중열을 사냥하기 위해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을 보내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다 추적이 잠시 중단된 이유는 바로 고선우가 시후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이 일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고선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고은서가 시후를 찾았다. 그래서 만약 고선우가 병이 낫지 않았다면 유가휘는 또 다시 협정을 어겼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중열은 아마도 상금을 노리는 킬러에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유가휘는 이제 ‘우회적으로’ 자신이 고선우와 했던 약속을 회피하려고 하자, 그 행동을 본 시후는 더욱 분노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의리를 저버린 유가휘의 품성에 대해 시후는 극도로 불쾌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즉시 고은서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고은서는 시후의 메시지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창재에게 건네며, 시후의
고은서는 놀라며 물었다. "창재 씨, 일어나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나에게 말해봐요."창재는 울면서 말했다. "삼촌이 경찰에 잡혀갔어요. 그들은 삼촌을 이민청에 넘기겠다고 했어요. 누군가 이민청에 삼촌이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신고했다는 거예요.. 경찰은 최대 5일 안에 삼촌을 홍콩으로 추방한다고 했어요..."고은서는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그게 바로 그 홍콩 갑부라는 사람이 한 짓인가요?!"창재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마 맞을 거예요!" 그가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갔다. "전에 경찰이 우리 가게에 와서 당신과 시후 형님에 대해 조사를 했어요. 삼촌은 정보를 노출시키는 게 두려워서 미리 CCTV의 하드디스크를 부숴서 경찰이 헛발질을 하게 만들었죠. 그 후, 삼촌은 짐을 싸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가게를 저에게 맡기겠다고 했어요. 제 생각엔 삼촌이 미국 경찰이 홍콩 경찰에게 조사를 의뢰할 걸 예상했을 것이고, 유성이 그 때문에 삼촌의 행방을 파악한 것 같아요..."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유성이라는 자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삼촌을 놓지 않으려고 하네..." 그녀는 곧바로 창재에게 말했다. "창재 씨, 너 지금 너무 초조해하지 마요. 아직 시간이 몇 일이 남았으니까요.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창재는 긴장하며 말했다. "누나, 제가 볼 때 경찰은 꽤 괜찮은 사람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 걱정되는 건 유성이 이미 뉴욕 경찰의 윗선을 매수한 게 아닐까 하는 거예요. 만약 특별한 절차를 밟아서 오늘 밤 삼촌을 바로 추방하면 어떡하죠?"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불법 체류 문제는 법적 절차가 있는 것이고, 명확한 법적 규정이 있어요. 오늘 잡았다고 해서 오늘 밤 바로 송환할 수는 없죠. 만약 뉴욕 경찰이 감히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일을 처리한다면, 나는 뉴욕시 정부에 항의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 말이 끝나자 고은서는 김지우에게 말했다. "언니, 우리 측 미국 변호사에게
김지우는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비록 그녀의 평소 성격이 다소 괄괄하고 거친 면이 있었지만, 오늘과 같은 일은 그녀가 평생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두 눈으로 제이크 한의 시체를 목격했고, 시후의 외숙모가 독살당한 장면을 보았으며, 자신의 팀원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멘탈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왜냐하면 고은서는 여전히 공연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팀의 책임자였기 때문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고은서를 만나는 순간, 그녀는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버렸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고은서는 김지우의 모습에 놀라며 급히 물었다. "VIP 구역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시후 오빠가 있는데, 무슨 큰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 내가 듣기로 '호랑이 매니저'라는 별명이 붙은 언니가 이렇게 울고 있다니?!"김지우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몰라... 공연 중에 괴한들이 들이닥쳐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뭐?!" 고은서는 눈이 커지며 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 오빠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괜찮으셔?!"김지우는 급히 답했다. "그들은 괜찮아, 다만 Samson 그룹에서 한 여자가 독살 당했어..." 그 후, 김지우는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고은서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은서는 이를 듣고 놀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기의 공연 중에 이런 심각하고 끔찍한 공격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와 Samson 그룹 가족들이 대부분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은 고은서는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살당한 여자가 시후의 외숙모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그 다음, 그녀에게 든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묻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김지우가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일부
사실 김지우는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스태프들의 뒤처리를 계속하고 있었고,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 하지만 시후와 유나가 VIP 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그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작별을 하러 온 것이었으며, 임무를 마친 후에도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무대 뒤로 가서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공연장 밖에서는 창재가 보안 직원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었다. "저는 혜리 씨를 정말로 알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급한 일입니다! 제발 혜리 씨에게 제 이름을 전해주세요. 저는 창재라고, 한인 타운의 삼겹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혜리 씨가 분명히 저를 알 거예요!"보안 직원은 그의 말을 비웃으며 불쾌하게 말했다. "됐어, 오늘 밤 얼마나 많은 팬들이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당신 이야기가 제일 별로야! 혜리가 어떻게 당신 같은 식당 직원이랑 알게 되겠어?"창재는 급하게 말했다. "저는 정말로 진실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제가 하나라도 거짓말했다면 하늘이 제게 벌을 내릴 겁니다! 그러니 제발 전해주세요, 그냥 이름만 전해주시면 되는 겁니다!"보안 직원은 그를 밀쳐내며 짜증을 내며 말했다. "됐어,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마. 당신 말도 안 믿어. 설사 믿는다 해도, 나 역시도 혜리와 말을 할 자격도 없어. 당신 정말 날 너무 높게 보는 거라고!"창재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혜리를 만날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녀가 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지만, 여기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팀과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최선의 선택은 그녀의 차가 나오기를 기다려서, 그 차를 막아 세우는 것이었다. 차가 멈추면, 그는 그녀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촌은 구출될 것이다! 생각이 떠오른 그는 곧바로 공연장 VIP 통로의 출구로
공연 현장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 혜리의 글로벌 투어의 첫 번째 공연을 열광적으로 지켜보았다. 공연은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팬들은 완전히 몰입하며 그녀의 무대를 즐겼다.유나는 시작한 지 수십 분 정도의 공연을 놓쳤지만, 이후 1시간 넘게 이어진 흠잡을 데 없는 공연 덕분에 이전의 아쉬움을 완전히 잊었다. 공연은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났다.그 이유는 현장에 있는 팬들이 끊임없이 ‘앵콜’을 외치며 추가 공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혜리는 다섯 번이나 무대에 다시 올라와 다섯 곡을 더 불렀지만, 팬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앵콜을 외쳤다.하지만 공연이 팬들의 열정에 따라 계속해서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었다. 다섯 번째 앵콜 무대 후, 혜리는 무대 아래로 깊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고, 이내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켜졌다. 스태프들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오늘 밤 공연이 종료되었으니 질서 있게 퇴장해달라고 공지했다.팬들은 조명이 모두 켜지고 종료 안내가 나오면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팬들은 매우 질서 있게 퇴장을 시작했다.이때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도 가요. 지금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차를 뺄 수 있어서 편할 거예요. 조금만 더 있으면 수만 명이 다 밖으로 나올 텐데, 그럼 분명히 교통 체증으로 엉망일 될 거예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여보, 꼭 기억해요. 다음 공연도 나랑 같이 가줘야 해요....""알겠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 공연은 모레 보스턴에서 열리죠? 꼭 같이 가줄게요!"유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후의 팔을 잡으며 웃었다. "그럼 우리 먼저 가요."두 사람이 VIP 룸을 나섰을 때, VIP 구역에서는 이미 피의 흔적이나 냄새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유나의 눈에는, 이곳은 처음 왔을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엘리베이터 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김지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