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 그림자는 바로 다카하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마사테츠였다.마사테츠가 마침 불가리 호텔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은 소지빈을 감시해 달라고 요청했고, 협상을 앞둔 갑과 을의 위치에서 상대방의 카드와 저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비즈니스 협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이것은 포커 테이블 판과 같다. 다른 사람과 결탁할 때 상대방의 패를 알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니, 그 패가 상대방을 이길 수 없어도 미리 빠져나갈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의 패를 안다면, 상대방에게 사기를 당하지 않을 것이고 상대방이 작은 패를 가지고 일부러 기세를 부리고 허세를 부린다고 해도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 분명히 가장 큰 수의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상대방의 카드를 추측할 수 없고 심리적으로도 압박을 받기 때문에, 상대방의 허세에 놀라 일찍 게임을 그만두기 때문이다.그래서 다카하시 마사토시는 엘에이치 그룹의 비장의 카드를 보고 싶어 했다. 마사테츠가 녹음을 보내자 그는 이 녹취록을 듣고 놀라 진땀을 흘렸다. 엘에이치 그룹이 가진 비장의 카드는 좋은 카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 회장의 전략이 바로 다카하시 그룹을 선택하면 이토 그룹을 죽이고, 이토 그룹을 선택하면 다카하시 그룹을 죽일 것이라니..? 다카하시 마모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의자에 혼자 앉아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엘에이치 그룹의 소 회장 그 늙은이, 그야말로 망할 짐승 같은 놈이었군..! 솔직히.. 나는 이토 그룹과 이렇게 오랫동안 싸웠지만, 상대방을 제거할 생각은 없었어. 그를 밟고 이길 수 있으면 충분하니까.. 그런데 이 소 회장 이 양반이 이렇게까지 모질게 굴다니.. 경쟁자의 퇴로를 끊기 위해 우리 그룹을, 혹은 이토 그룹을 제거 한다고..? 더 중요한 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다카하시 마모치가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을 때, 양팔에 깁스를 한 아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지켜보던 다카하시의 심장은 찢어질 것 같이 아파왔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아들을 다치게 한 상놈을 토막 내고 싶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엘에이치 그룹과 협력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다가 엘에이치 그룹과 이토 그룹이 협력이라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감히 이 시점에서 어떤 잘못된 선택도 하고 싶지 않았다.다행히도 덴바야시 마사테츠가 아들을 이렇게 만든 놈을 찾아냈고, 이제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을 것이고 그를 죽이는 건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었다.다카하시 히데요시는 양팔에 국소 마취를 해서 의식은 멀쩡했고, 아버지가 자신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뭉클하고 억울해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제가 불효자입니다..! 이렇게 걱정을 하게 만들다니.. 정말 죄송합니다..!”그러자 마모치는 손사래를 치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번 일은 네 탓도 아니야. 이틀 동안 푹 쉬다가. 상태가 안정되면 집에 데려가마.”히데요시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자식은 늘 밖에서 다치고 나서야 가정의 따뜻함을 깨닫게 된다. 지금 히데요시는 집에 가서 아픈 상처를 치료하고 싶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마모치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말했다. "회장님, 이토 유키히코 회장이 꽃과 과일 바구니를 보내와 위로를 드린다고 연락 왔습니다.""이토 유키히코?!" 다카하시 마모치는 이 이름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그는 "이 개자식!! 내가 이토 유키히코 그 개놈에 대해 알고 있는데, 지금 꽃과 과일 바구니를 보내온 건 틀림없이 나를 비웃으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 번 한국에서 딸이 중상을 입고 귀국해 도쿄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 내가 꽃과 과일바구니를 보내 그 자식을 비웃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내가 비웃음 당할 줄이야!
그리고 그가 자신을 이렇게 만든 그 녀석을 잡아 죽여 버린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그 날 기록은 이미 영상으로 기록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기 때문이다.아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고민하던 다카하시 마모치의 표정도 일그러졌다. 그는 울리는 휴대폰을 꺼내고는 낯선 번호라는 것을 알고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곧이어.. 이토 유키히코 회장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아이구, 회장님..! 오늘 도쿄 시내에서 아드님이 구타당했다고...” 이토 유키히코의 목소리는 언뜻 들으면 안타까움이 섞여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것이 비아냥거림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정도였다.마모치는 "이토 유키히코 회장, 지난 번에 번호를 저장했던 기억이 있는데.. 번호를 바꾸셨나??""아닌데.. 핸드폰 번호는 예전 그대로요. 하지만, 지금 이 번호는 내 비서 휴대폰인데, 내 휴대폰으로 전화 걸면 안 받을 게 뻔하지 않습니까?! 하하하하!!”다카하시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이토 유키히코의 말이 맞다. 분명 이 자식이 전화를 걸었다는 걸 알았다면 때려죽인다고 해도 이 전화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개 자식이 이렇게 더럽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비서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온 것은 자신을 조롱하려고 한 것인가?이토 유키히코는 마모치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아이고,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 왜 말을 안 하는 거요? 아들이 앞마당에서 이렇게 굴욕을 당하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신경을 긁어 댔다.마모치는 참다 못해 이토 유키히코 회장에게 무뚝뚝하게 말했다. “무슨 일로 전화한 겁니까? 별로 할 말없으시면 전화 끊습니다!""아니요~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님~! 하하하.. 전화를 건 것은 회장님이랑 아드님이 좀 무기력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거죠. 우리 딸이 부상을 당했을 때, 국민들이 다 나나코를 위로하고
다카하시 마모치와 이토 유키히코는 지난 몇 년간 암투를 벌여왔다. 그들은 이렇게 그동안 서로를 최대의 라이벌로 여겨왔던 것이다. 마모치와 이토 유키히코는 올해 50세 안팎으로 일본이 가장 저성장 시기일 때 태어나 자라왔기에, 그들은 피나게 노력했던 자신들의 조상들과는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양측은 이렇게 오랫동안 싸웠지만, 비즈니스 분야에서만 경쟁하고 있었을 뿐 아무도 상대방을 죽이거나 죽이려 한 적이 없었다. 마치 이것은 삼성과 LG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다들 법규를 잘 지키는 것과 같았다. 아무리 속으로 서로에 대한 불쾌함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예의와 규칙은 지키면서 경쟁을 하는 것이다.하지만, 마모치는 엘에이치 그룹의 화상회의를 도청한 뒤 충격을 받았고 동시에 꽤나 큰 경각심을 느꼈다.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뭔가 각성되는 것을 느꼈다. 지금의 그는 예전처럼 이토 유키히코와 경쟁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 그는 이토 유키히코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이토 그룹 전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를 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다카하시 그룹은 일본에서 더 이상 장애물과 걸림돌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마모치에게는 이미 데스노트가 하나 생겼다. 그리고 데스노트에 적힌 첫 번째 이름은 바로 이토 유키히코였다. 2위는 아들의 팔을 이렇게 만든 시후였다. 마모치는 이제 시후를 죽이는 것은 쉽지만, 이토 유키히코를 죽이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시후는 한국에서 온 무술 고수일 뿐이니 이미 자신이 파견한 닌자들에게 추적당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그를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토 유키히코를 죽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토 그룹은 다카하시 그룹에 못지않게 오랫동안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한 집안이고, 평소에도 보안요원을 두루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일본에서 높은 명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를 죽이려 한다면, 절대 직접적으로
이날 밤, 네 사람은 2교대로 4시간 간격으로 인원을 교대하며 4명 모두가 적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계획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이 이미 시후에게 들켰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시후가 지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것은 자신도 계획을 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당분간은 그들과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후는 이제 도쿄에서 여러 도시들로 옮겨 다닐 예정인데, 지금 이 닌자들을 죽여 버리면 앞으로 만약 지금 다카하시 그룹의 닌자를 해치운다면, 다카하시 그룹은 틀림없이 날파리처럼 자신을 귀찮게 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 닌자들이 계속 자신을 따라다니게 놔 두고 기회를 봐서 하나씩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아침 여덟 시.시후는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고 나자, 안세진과 차량들은 이미 아래층에서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폴의 작업이 이미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시후는 먼저 폴이 서울로 돌아가도록 했고 폴에게 주어진 다른 일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다.차량 행렬은 폴을 배웅한 뒤 시후, 이화룡, 이학수 총 책임자, 안세진, 고바야시 이치로 등을 태우고 곧바로 도쿄를 떠나 요코하마로 향했다.덴바야시 마사테츠와 그의 동료들은 두 대의 승합차에 나눠 타고 시후의 차량들을 따라다녔다. 그들은 원래 시후가 폴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온 줄 알았는데, 그들은 뜻밖에 다시 도쿄 시내로 돌아가지 않고 요코하마로 향했다. 그래서 그는 즉시 다카하시 마모치에게 전화를 걸어 시후가 도쿄를 떠났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자 마모치는 계속 미행을 하고, 당분간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명령했다.한편 소지빈, 소민지 남매는 마모치와 공식 회동을 가졌다. 그들은 도쿄 긴자의 다카하시 그룹의 소유지에서 만났고, 마모치는 열정적으로 두 사람을 맞이하며 자신의 사무실로 초대했다. "아하.. 어제 두 분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제 아들에게 일이 생겨 홀대하게 된 점.
다카하시의 말이 나오자 소민지는 절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어제 아버지가 화상회의에서 그들 중 한 명과 연합해 다른 한 명을 해치우겠다고 하셨는데.. 어째서 오늘 다카하시 마모치가 직접 나서서 이토 그룹을 해치우겠다고 제안 하는 거지..? 이건 너무 우연의 일치 아닌가??? 혹시.. 다카하시 마모치가 어젯밤 우리 가족의 화상회의를 도청한 것 아닐까..?’ 소민지는 자신의 추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어제 호텔에 투숙했을 때 동행한 경호원들이 감청기와 카메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는 했지만.. 하지만, 이곳은 도쿄야. 다카하시 마모치의 앞마당 이라고..! 그가 방법을 생각하려면 나와 오빠를 도청하는 건 딱히 힘든 일이 아닐 거야..’소지빈도 다카하시 마모치에게 도청당한 게 아닌가 하는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마모치가 눈 앞에 있었기 때문에 소지빈은 동생과 그저 눈빛을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소민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다카하시 마모치에게 물었다. "다카하시 마모치 회장님, 왜 이토 그룹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시는 거죠?”마모치는 “그 빌어먹을 이토 유키히코 회장은, 저와 오랜 앙숙입니다..! 비즈니스에서 경쟁을 하는 건 괜찮았지만, 이제 그가 저와 우리 그룹에 대해 인격 모독의 수준까지 하기 시작했어요..!”라며 격노했다. 마모치는 어제 이토 유키히코가 꽃과 과일 바구니를 배달한 것, 그리고 전화로 비아냥거렸던 이야기를 전했다. 그래서 그는 분에 차서 저주하기 시작했다. "이토 유키히코 이 자식!! 내 아들을 비웃다니 정말..! 그래서 어제 병원에 있을 때, 앞으로 도쿄에서 그 인간이 없어지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죠!”마모치는 바보가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엘에이치 그룹과 손잡고 이토 그룹을 멸하겠다고 자청한다면, 엘에이치 그룹은 반드시 감청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토 유키히코를 언급할 때 일부러 과장해서 말했고, 남달리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실력파 배우처럼 연기
안세진은 일본에 있는 수하로 하여금 나고야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예약하도록 했다.시후도 자신을 따라다니던 닌자들이 그를 따라 이 호텔에 왔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차렸다.시후와 동료들이 체크인을 마치자 닌자 4인의 리더인 덴바야시 마사테츠도 나머지 3명의 닌자들을 데리고 호텔 프런트로 왔다. 그들은 시후와 같은 층의 방을 두 개 예약했다. 그리고 그들은 아주 영리하게 네 개의 다른 방을 예약했는데, 예약한 방에는 각각 두 대의 엘리베이터와 건물 양쪽 끝에 있는 비상구가 옆에 붙어 있었다.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건축물에는 비상구가 충분히 고려되었다. 사실 일반적으로 한 건물에 비상구가 두 개씩 딸려 있는 것은 대형 건물이 아니라면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닌자들이 이렇게 방을 배정한 이유는 바로 시후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실히 감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시후의 바로 옆방을 예약하지 못한 것은 바로 시후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방이 안세진과 그들의 부하들에 의해 모두 예약되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방에서 쉬다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네 사람의 기운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들이 가까운 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시후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오늘 밤, 그는 먼저 이 일본 닌자들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졌다. 저녁 시간이 되자, 안세진의 부하들은 시후 무리를 데리고 나고야에서 가장 유명한 명물, 장어 덮밥 히쓰마부시를 먹으러 갔다. 식사를 마친 이화룡은 나고야의 번화가를 함께 둘러보자는 제안을 했고, 시후는 일부러 혼자 걸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이화룡은 황급히 말했다. "은 선생님, 사실 일본 땅을 잘 알지 못하니, 혼자서 행동하지 않으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말씀해주시면 함께 모시겠습니다.”안세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함께 가시죠.”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하하하.. 나고야에는 나를 아
시후가 안세진과 이화룡을 두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이유는, 자신을 미행하는 닌자를 추적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들이 몇 명인지도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을 미행해 호텔까지 들어왔으니, 자신이 지금 어디를 가든지 반드시 호텔로 돌아갈 것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마 모두가 자신을 미행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시후는 상대방에게 포섭 당하는 것이 딱히 두렵지 않았다. 그는 그저 도쿄에서 줄곧 자신을 미행한 이 닌자들을 자신이 다 제거해버린다면, 다카하시 마모치의 수중에 쓸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남은 나날들이 지루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시후는 그들을 한 명씩 차례대로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나하나 동료가 사라지게 된다면 상대의 공포심도, 다카하시 마모치의 공포심도 점점 더 커질 것이니까.호텔에서 나왔을 때, 시후는 이번에는 한 사람만 몰래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먼저 이 겁 없는 자식을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덴바야시 마사테츠의 명령을 받은 닌자의 막내의 이름은 덴바야시 아오타로, 마사테츠의 가문과는 먼 친척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 마사테츠의 아버지를 따라 인술을 배웠기 때문에 마사테츠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였다. 마사테츠의 닌자 그룹 중 아오타의 실력은 최강은 아니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인물로 특히 은닉과 추적에 매우 능숙해 닌자 일을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그의 은신술을 피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아오타는 시후를 따라갔고, 시후를 따라 번화가를 지나 주택가를 지나쳤다. 하지만 그는 시후와의 거리를 계속 100m에서 200m 사이를 유지했다. 그의 모습은 굉장히 잘 숨겨져 있고, 호흡까지 잘 조절했기에 감각이 무딘 사람이라면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모습이었다.북적이는 장소를 빠져나온 시후는 곧장 강가의 공원으로 향했다. 이미 밤이 되었고, 날이 추워서인지 공원은 텅 비어 있었다.시후가 공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