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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1장

하지만, 고수빈은 시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공은찬에 대한 약간의 동정심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냉혹한 표정으로 "공은찬, 너도 성인이니 어떤 일에는 승복해야지, 우물쭈물하지 말고 빨리 삼켜.”라고 소리쳤다.

공은찬의 표정은 금세 쓰디쓴 열매를 삼킨 것처럼 일그러졌다.

고수빈은 여전히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지난 번에 네가 삼켰던 것은 목걸이였는데 이번에는 그냥 간단한 불상 하나여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야. 그렇지 않고 또 목걸이를 삼켰으면 더 힘들 걸?”

그러자 공은찬은 울상을 지으며 사촌동생 여빈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여빈아, 내 좋은 사촌 동생아.. 빨리 은 선생님에게 부탁 좀 해줘.. 은 선생님이 이번 한 번만 봐 달라고 말이야. 정말 내가 잘못했다는 걸 아니까.. 이제부터 내가 그의 개가 되겠다고.. 그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 설령 그가 사람을 물라고 해도, 나는 절대 주저하지 않을 테니, 이번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여빈 역시도 이때 마음이 매우 복잡했다. 사촌 오빠가 방금 시후를 그렇게 대한 것은 정말 불만스러웠지만, 공은찬은 어렸을 때 여빈과 사이가 매우 좋았다. 하지만 시후는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 이 두 사람이 그녀 앞에 있을 때, 여빈은 내심 시후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공은찬이 시후에게 부탁해 달라고 애원하자 그녀는 갑자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자 권순화는 얼른 여빈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여빈아, 이 고모의 얼굴을 봐서라도 꼭 부탁해줘!! 은 선생님만이 네 사촌 오빠를 살려줄 수 있어! 이렇게 고모가 무릎을 꿇을게!"

여빈은 급히 손을 뻗어 부축하려 했지만, 권순화는 무릎을 꿇겠다고 애썼고, 두 사람은 이렇게 아웅다웅하고 있었다. 여빈은 고모가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황급히 시후를 바라보며 미안한 얼굴로 애원했다. "시후 씨.. 내 얼굴을 봐서 우리 사촌 오빠를 한 번만 용서해줘요.."

시후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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