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이어 생일잔치가 시작됐다.시후는 상석으로 모셔져 권여빈, 고수빈과 함께 할머니 곁에 앉아 있었다.연회가 시작된 후 네오플램 그룹 사람들은 시후에게 번갈아 술을 권했는데 표정, 말투, 몸짓에서 모두 아첨하는 빛이 가득했다.시후는 거만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그저 누군가 술을 권하러 오면 함께 마시고 설령 공은찬이 술을 권해도 쿨하게 마셨다.고수빈도 옆에서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술을 권하며 그의 비위를 맞췄다. “은 선생님.. 제가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시후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었다. 아마도 불임을 치료 해달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고선우 일가에게 네 사람이 저지른 악행을 생각해보면, 시후는 지금 그들을 예전처럼 회복시켜줄 생각이 없었다. 성인이라면 응당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 어떻게 교훈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고수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수빈 씨, 오늘 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죠..? 내가 왜 공은찬 씨를 서울로 보내 1년 동안 뉘우치게 하는지.. 당신도 알고 있겠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네 네 네!" 고수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은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정직하고 공평한 사람이시죠.. 그런데 이 일은.. 공은찬을 처리하신 것처럼 저희 네 사람에게도 시간을 주실 수는 없습니까? 그럼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도 알겠지만, 공은찬은 그간 나쁜 짓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냥 입만 좀 천했어요. 내가 공은찬에게 1년 동안의 시간을 줬지만, 당신 네 사람은 고선우 회장님의 목숨까지 위협하려 했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건 공은찬보다 훨씬 나쁜 짓을 한 것이죠.”고수빈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그는 시후의 뜻을 알고 있었다. 공은찬은 그와 입씨름만 했을 뿐.. 내기에서 져서 1년 동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과 아버지, 막내 작은 아버지와 사촌 동생 네 사람은 큰아버지
"에에? 그렇게 일찍이요? 안성에 며칠 더 있지 않고요?""내 일은 이미 끝났으니, 더 이상 머루를 이유가 없어서요. 그러니 내일 떠나려고요."여빈은 이 말을 듣고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럼 나도 내일 갈 테니, 같이 가요. 같은 비행기로 돌아가게요.”시후는 거절하려 했지만, 그녀의 간곡한 얼굴을 보고 거절할 수 없었다. 사실 친구끼리 비행기를 타는 건 딱히 이상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일부러 그녀와 다른 비행기를 탈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그러자 시후는 "그래요, 그럼 같이 가죠."라고 답했다.여빈은 "그럼 내가 표를 살게요."라고 바삐 말했다."그래요."......생신 잔치가 진행되었을 때, 공은찬의 큰 삼촌과 둘째 삼촌은 이미 그에게 서울까지 타고 갈 자전거를 준비해 주었다. 그들은 회사 직원에게 중고 자전거를 구입한 뒤에, 자전거 뒤에 짐칸을 설치한 뒤 헬멧, 두꺼운 패딩, 침낭, 텐트, 물통 등을 챙겨줬다. 그들은 사실 조카에게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서둘러 길을 떠나게 하여 꾸물거리지 않고 더 이상 시후를 화나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빠른 준비를 했던 것이다. 혹시라도 다시 시후가 화가 난다면 네오플램 그룹에도 굉장한 화를 가져올 것이다!권순화는 이를 알고도 화를 낼 겨를이 없어 일을 끝내고 생신 잔치에 오기로 한 남편 공영룡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한 뒤, 서둘러 아들에게 짐을 챙겨주고, 옷가지, 간식 등을 챙겨 달라고 했다.공영룡 대표는 이 일의 자초지종을 듣고 화가 나고 두려웠는데, 다행히도 오늘 일이 Koreana 그룹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장모님 생신 잔치에 참석할 틈도 없이 황급히 집으로 돌아가 아들의 짐을 챙겼다. 생신 잔치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그는 차를 몰고 서둘러 왔다.공은찬은 아버지가 오시는 것을 보고 두말없이 아버지를 끌어안고 통곡했다. 곧 서울로 가서 1년을 혼자 지내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힘들지, 그는
생일 연회가 끝나고 손님들이 자리를 떴을 때, 공은찬은 삼촌들이 준비해주신 삼천리 자전거를 타 보았다. 공은찬은 문득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오토바이 영상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낡고 성능도 안 좋아 보이는 자전거를 보며 "하아.. 오토바이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 차 막히는 것도 신경 안 쓰고 서울에 바로 도착할 수도 있고, 그 많은 고생도 하지 않아도 될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아쉽게도 시후는 그에게 흥정의 여지를 주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는 자전거를 타고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큰 삼촌 권강해는 자전거 헬멧을 들고 그에게 씌우려고 했다. 그는 몸을 피하면서 "큰 삼촌!! 어떻게 이런 헬멧을 써요?!”"에이! 다들 자전거용 헬멧을 안 판다고 해서~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구한 줄 아냐?! 군말 말고 얼른 써! 안전이 가장 중요한 거야!! 이 녀석아!”공은찬은 울 것만 같았다. 안 그래도 두 발 자전거를 잘 못 타는데, 헬멧까지 이렇게 크고 무겁다니..! 이런 것을 쓰고 어떻게 자전거에 올라타 균형을 맞춘단 말인가? 하지만, 속으로는 정말 극혐하고 있었지만, 그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헬멧을 쓰지 않다가 만약 차에 부딪혀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머리가 깨져 끝장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를 악물고 외삼촌에게 헬멧을 받아 머리에 썼다.권강해는 그를 위해 헬멧 고정대를 만들어주었고, 또 자전거 손잡이에 달린 핸드폰 거치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은찬아, 이건 삼촌이 특별히 같이 설치해 달라고 부탁한 핸드폰 거치대야, 핸드폰을 위에 올려놓고 끼우면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어, 지도를 꼭 잘 보고 다녀라! 길을 잘못 들지 말고!”공은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외삼촌, 왜 보조배터리를 안 사주신 거예요?? 만약에 제가 자전거를 타다가 휴대폰 배터리가 없으면 어떡해요..?"“아이고 그러네!!! 그건 잊어버렸다..! 아니면 잠시 기다려! 내가 바로 다른 사람에게 하나 구해볼게!”여빈의 아버지 권강
"그래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만하고, 출발하시죠?"라고 말했다.이때 권강하도 보조배터리를 들고 달려와 배터리와 충전선을 모두 공은찬에게 건넸다. "은찬아, 보조배터리를 잘 챙겨!”공은찬은 보조배터리를 가방에 넣고 눈물을 훔쳤다. "외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삼촌들 저 갈게요!!”그러자 다들 "그래! 잘 가고! 조심히 가라!!"라고 손을 흔들었다.공은찬은 또 시후를 바라보며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선생님..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시후는 "어서 빨리 출발해요, 시간을 지체하면 벌을 받습니다.”라고 말했다.공은찬은 "안심하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됐어요, 가세요!"라고 말했다.공은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애틋한 눈빛으로 가족들을 바라보다가 커다란 자전거에 힘겹게 올라타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갔다.권순화는 통곡을 했고 옆에 있던 공영룡 대표가 얼른 그녀를 품에 안으며 위로했다. "자, 은찬이도 컸으니 이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때가 됐잖아요.”권순화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이 아팠지만 다시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시후는 이때 여빈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촌이 서울에 도착하면 그를 엄격히 감시하도록 해요. 만약 그가 성실하게 죗값을 치른다면 아마 나도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은 이렇게 살다 죽게 될 거고요.”여빈은 얼른 대답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반드시 엄격하게 감시할 테니까요.”"그래요. 그럼 나 먼저 갈게요."여빈은 "그럼 비행기표를 예매하면 알려 줄까요?"라고 시후에게 물었다."그래주면 좋죠?"“그럼 내가 시후 씨 데리러 가면 되는 거예요?”시후는 손을 내저었다. “아니요. 내가 직접 공항으로 가면 되니까 그럴 필요 없습니다.”그러자 고수빈이 얼른 다가와 함께 웃으며 물었다. "은 선생님, 큰아버지 댁으로 돌아가시려는 거죠? 여기는 택시 잡기 어려운데.. 제가 태워드릴까요?”
시후가 고수빈의 차를 타고 Koreana 그룹으로 가는 길에, 여빈은 그에게 카톡을 보내왔다. 시후는 여빈이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자 진지하게 답했다. 여빈은 콧방귀를 뀌었다. 시후는 대뜸 말을 잇지 못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자 옆에 있던 고수빈은 긴장하며 물었다. “은 선생님, 혹시 내일 돌아가시는 거예요?”"맞아요.""은 선생님, 그럼 언제 다시 돌아오십니까?""확실하지는 않은데..?"고수빈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는 시후가 계속 이곳에 있다면, 앞으로 몇 번이나 큰 아버지 댁에 가서 아부를 떨 것이고, 곧 자신의 불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후가 내일 이곳을 떠난다고 하니, 앞으로 아부할 기회도 없을 것이고.. 이를 어떡해야 좋을지 고민되었다. 만약 시후의 말대로 정말 3~5년 후에야 회복된다면, 3~5년은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시후는 그의 마음을 간파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이곳에 있지 않더라도, 당신은 큰 아버지 가족들에게 잘 할 수 있어요. 만약 그들이 수빈 씨의 행동에 만족한다면, 나는 당신을 미리 정상으로 돌려 놓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겠죠."고수빈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은 선생님 그건 걱정 마세요! 제가 열심히 하겠
시후가 돌아오자 은서는 기뻐하며 일어서서 당장 시후에게 달려가 헤실헤실 웃으며 말했다. "시후 오빠!! 왜 이렇게 일찍 돌아왔어?? 나는 밤이 되어서야 돌아올 줄 알았는데!!?? 헤헤헤!!"시후는 자신의 팔이 그녀의 두 손에 단단히 잡힌 것을 느끼자 자신도 모르게 정신이 팔리는 것을 느꼈지만 감히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말했다. "그냥 지인 생신 잔치에 간 것뿐인데 뭐, 마치고 바로 왔지~” 그러더니 시후는 "아저씨, 아줌마는 안 계셔?"라고 물었다."응. 아버지는 회사에 가셨고, 어머니는 자선 만찬에 가셨어. 자선 경매 후에는 뒤풀이가 있어서 저녁은 집에서 먹지 않는다고 하셨는 걸?”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임지연 역시도 유명인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컴백했기 때문에, 그녀도 남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할 테니까 더 바빠지겠지..은서는 이때 "시후 오빠, 내일 떠나는 건 정해졌어? 확실해??"라고 집요하게 물었다."응, 내일 가지?”그러자 은서는 잠시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무슨 생각이 난 듯 입을 열었다. “오빠, 그럼 나랑 산책하러 가자! 응?!!”시후는 그녀에게 "은서야, 너 톱스타야!! 그렇게 아무렇게나 거리에 나가면 파파라치한테 찍히지 않겠어??"라고 물었다."지난 번에 공항에 마중 나갔던 것처럼 위장하면 되는 거지 뭐?! 어릴 때 놀던 곳으로 데려다 줄게, 혹시 진구호 기억나 오빠?"“진구..호?” 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 지명이 낯설고 낯익다고 생각했다."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님들끼리 자주 우리를 데리고 가던 곳이잖아~ 포장마차랑, 가게들, 맛있는 음식, 장난감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렸을 때 우리 겨울 되면 이곳에 가서 썰매 엄청 탔었다고! 기억 안 나 오빠??!"은서의 이야기를 듣자 시후의 머릿속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잠깐 떠올랐다. 화면 속에 있는 자신과 은서는 양가 부모님의 안내
시후의 확답을 받은 은서는 신나게 춤을 추며 방으로 뛰어 들어와 곧바로 두꺼운 롱패딩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기 위한 마스크와 뽀송뽀송한 털이 달린 귀여운 토끼 귀 모자도 함께 챙겼다. 이뿐만 아니라,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쓰니 귀엽고 깜찍한 소녀로 변신했고, 수많은 남정네들을 열광시키는 연예인 ‘혜리’와는 꽤 거리가 먼 스타일로 바뀌었다.사실, 은서는 귀엽고 엉뚱한 매력이 있는 소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단순하고 연애 경험도 없기에 이성과의 얽히고설킨 문제들이 없었으며, 남자들을 꼬시기 위해 무장하고 있는 여성들과는 달리 가식이나 내숭도 전혀 없는 솔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시후는 지금 은서의 얼굴에서 그녀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발견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은서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달콤하고도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왜 은서를 달콤하다고 할 수 있는가 하면, 은서는 늘 자신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시후 오빠’라고 불러 댔는데, 이렇게 계속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느낌을 시후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은서는 시후가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예쁜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수줍게 말했다. "시후 오빠!! 왜 나를 그렇게 보고 있는 거야..?”시후는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웃음 지었지만, 정중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우리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잠시 정신이 팔렸어..”은서는 내심 달콤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눈꺼풀을 살짝 내리깔며 속삭였다. "그럼 오빠, 우리 어서 가자~~!”은서의 정체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기 위해, 시후와 은서는 낡은 중고 볼보를 몰고 시내로 나갔다. 진구호는 안성의 중심부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기에 꽤 번화가라고 할 수 있었다. 진구호는 사실 금광호수의 옆에 있는 곳인데, 금광호수보다 조금 크기가 작아서 아이들이 겨울에 놀기에 적절한 크기였다. 게다가 이곳은 자연 경관을 해치지
이것은 창덕궁에 소장되어 있는 십장생도와 비슷하며, 해·산·물·돌·구름·소나무·불로초·거북·학·사슴 10가지 모두가 새겨져 있었다. 현대에는 이런 조각을 집에 두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고대에는 왕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렇게 고급스러운 무늬와 조각을 집에 함부로 들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왕가에 들키면, 그것은 반역죄가 되고, 잘못하면 삼족을 멸하는 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은서가 살던 이 전원주택은 4개의 출입구가 있으며, 조선시대 최고의 민간 정원이라고 알려진 담양 소쇄원의 축소판과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건물은 한옥으로 되어 있으며, 마치 궁궐과 같은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정원에는 인공산, 작은 정자, 연못이 있으며 연못과 연결된 나무 수로와 물레 방아까지, 마치 창덕궁의 후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지금은 계절이 겨울이라, 연못물이 얼어 푸른 빛을 띄지는 않지만,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여름 되면 시원한 대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가을이면 정원에 심어져 있는 각양 각색의 단풍 나무들을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었다.이 주택은 지금 관리하는 몇 명의 직원만이 남아있고 다른 사람들은 없기에 은서는 별 거리낌 없이 마스크를 벗고 시후의 팔짱을 낀 채 "시후 오빠~~~ 여기여기!!! 이 마당 기억나? 우리 어렸을 때 여기서 숨바꼭질을 하곤 했는데~”라고 꺄르르 웃음 지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은 나는데.. 뭔가 예전이랑 달라진 것 같은데..?”"리모델링을 했으니 아마 예전이랑 같진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은서는 얼어붙은 연못 물을 가리켰다. "이곳에는 항상 비단잉어가 많았는데, 어떤 녀석은 이미 30년 이상 길렀고, 어떤 녀석은 오빠가 전에 본 적이 있는 걸 수도 있어! 하지만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옆에 수족관으로 옮겨 기르고 있어. 봄이 되면 다시 연못에 풀어주려고~ 한 번 볼래?”“비단잉어의 수명이 이렇게 길었어??!”"오빠, 비단잉어의 수명은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