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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장

이장명 부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던 그 순간 갑자기 지리산의 매서운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불어왔다. 두 사람은 몸이 덜덜 떨렸다.

이재하는 "어휴, 산 바람 너무 세 너무! 온 몸이 다 싸늘하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라며 아들을 재촉했다.

"알겠어요 아버지!" 이장명도 서늘한 바람에 뼈가 시린 것을 느끼며 목을 움츠리고 일어나 엉덩이에 묻은 흙을 털며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지리산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안 예전보다 훨씬 더 가까워졌다. 예전에 이재하는 아들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사실 이기적인 사람인 그는 아들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주는 것은 늘 어려웠다. 게다가 아들 장명은 줄곧 재벌 2세라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하여 매일 술을 퍼 마시고 여자와 놀 생각만 했기에 이재하는 딱히 아들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이장명이 이렇게 여자들을 만나고 술을 마셨던 것은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집안에는 관심이 없고 밖에서 다른 여자들을 만난다고 자주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장명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불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리산에 갇히게 되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서로에 대한 악감정을 지워야 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상대를 잃으면 남은 사람 역시도 좋은 결말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저 멀리 하늘에 별빛이 드문드문 비치는 것을 바라보며 집을 향해 걸어갔다. 불빛이 비치는 곳은 바로 그들이 사는 마을로, 그들은 한 참 더 걸어 가야만 했다.

한창 길을 걷고 있을 때 이장명이 말했다. "아버지, 그거 들으셨어요? 우리 집 맞은 편에 판자 집에 사는 그 산적 같이 생긴 황씨요! 어제 산에서 사슴 한 마리 잡았다던데.. 사슴 고기가 꽤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따가 그 집에 가보실래요? 기회를 봐서 고기도 좀 얻고요~?”

"뭐? 고기를 얻는다고? 그 황씨인가 하는 그 놈은 완전 싸가지 없는 놈이야! 지난 번에 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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