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부추전을 20장 정도 구웠고, 다들 막걸리를 한 잔씩 하며 배불리 먹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만들어 둔 부추전을 거의 다 먹어 치웠다. 식사를 다 한 후, 그들은 하나같이 배가 불러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다!테이블 위에 4장 정도의 부추전이 남아 있는 것을 본 신 회장은 가족들에게 말했다. "이것 봐라! 이 부추전을 다 먹어야지! 누가 이렇게 음식 아끼지 않으라고 가르쳤더냐?!”김창곤은 둥그런 배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어이고.. 엄마 나는 진짜 못 먹어요. 더 이상 못 먹습니다!”"어머님, 저도 못 먹겠어요. 너무 배불러요!”혜빈 역시도 말할 힘도 없이 소파에 주저앉아 손을 저었다.그 때, 혜준이 말했다. "할머니, 냉장고에 넣어두고 내일 아침에 다시 먹으며 될 것 같은데요?”신 회장은 갑자기 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홍라연에게 말했다. "어미야 이 부추전들을 담아서 은시후의 집으로 보내라!"“예? 어머님! 왜 멀쩡한 부추전을 아깝게 보내시려고 하는 거예요?”신 회장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그 집 부추들이 맛있으니 맛보라고 해야지! 더 화나게 말이다!”그러자 혜준은 "할머니! 안에다 구충제랑 변비약 좀 넣을까요?"라고 말했다.김창곤은 "전을 다 구워버렸는데 설사약을 어디에 넣으려고?"라고 물었다."에이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기 집에 있는 알약들을 가루로 만든 뒤 위에다 뿌리면 되죠?!”“우와! 그거 좋은 생각인데? 오빠, 오늘 머리 좀 잘 돌아간다?” 혜빈은 즐거워하며 웃음 지었다.신 회장은 "그래.. 마침 이 별장에 구급상자가 있던데.. 안에 온갖 약이 다 들어 있더라!”라며 동의했다.혜준은 손뼉을 치며 "자, 할머니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오늘 밤 저 은시후 새끼의 식구들이 장이 끊어질 때까지 화장실에 들락날락 하게 만들어 버리겠어요!"라고 말한 뒤 붉은 십자가 로고가 새겨진 플라스틱 상자를 꺼냈다. 이 별장의 전 주인은 꼼꼼한 성격이라 구급상자에 꽤 많은 종류의 약들을 구비해
신 회장은 기침을 몇 번 캑캑한 뒤 소리쳤다. "혜준아! 가족들 앞에서 이렇게 구린 방귀를 뀌면 어떻게 하냐! 켁켁!!”혜빈도 입과 코를 막고 화를 냈다. "오빠!! 미쳤어?!! 방귀 냄새 너무 나잖아! 아 더러워 죽겠네!!”혜준은 괴로워하며 말했다. "하아.. 나도 어떻게 된 일인지.. 그냥 배가 미친 듯이 아파아.. 아.." 혜준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간적으로 더 강력한 고통을 느꼈고, 곧이어 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더욱 강한 악취가 순식간에 거실로 퍼졌다. 김창곤은 혜준의 엉덩이 아래를 힐끗 쳐다보더니 "혜준아, 너 쌌냐?!!”라고 소리쳤다."뭐어??!" 가족들이 잇달아 혜준을 쳐다보았다.신 회장은 화를 내며 "이 멍청아! 이 소파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거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혜준도 깜짝 놀라 입을 열었다. "저.. 저.. 저도 지금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배가 정말 너무 너무 아프고 방귀가 나도 모르게 나온 거라고요.. 그리고 장에서 뭔가 나오는 것 같은데 저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혜빈은 이상해하며 물었다. "오빠, 혹시 변비약 빻을 때 코로 들이마신 것 아니야?”"아니야 멍청아!" 혜준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또 다시 막 욕을 하려던 신 회장도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뒹굴기 시작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 배가 아파!! 으악 나 죽겠다!! 아이고, 아이고!! 안 돼, 안 돼!!!!" 신 회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배를 움켜쥐고 일어났다가 갑작스러운 경련이 일어나는 바람에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엄마!” 김창곤은 신 회장이 넘어지는 것을 보고 급히 일어나 그녀를 부축하려 하였으나, 막상 일어나자 마치 배를 몇 번 연거푸 찔린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쓰러졌다! ‘젠장!! 나도!! 싸버렸어!! 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신 회장은 이때 땅바닥에 누워 아파서 계속 뒹굴며 소리쳤다. "으악!!!! 살려줘!!” 말을 마치자 신 회장은 조금 전에 먹은 것들을 모두 토해냈다! 신 회장은
이때 그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구토와 설사가 자신들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알 수 없었다.수선화에는 리코린과 같은 알칼로이드 계통의 유독 성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코린은 8~10g이 치사량이지만, 수선화의 알칼로이드의 함량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으면 식중독의 징후가 매우 강하지만, 과하게 먹지 않는 한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독성으로 인한 고통은 일반인들이 쉽게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토와 설사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발열과 경련, 신경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독성 물질은 목숨을 걸고 먹으면 쇼크를 일으켜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수선화에는 알칼로이드 계통의 독성물질인 리코린 외에도 갈란타민, 타제닌, 수산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고, 독성부위는 특히 뿌리에 많이 있다.WS 그룹 식구들은 오늘 부추와 비슷해서 수선화의 잎들을 잘라 요리에 썼고, 양파와 비슷한 모양인 구근도 캐서 요리에 활용하였다. 그러니 적은 양이 아니라 꽤 많은 양을 섭취한 터라 좀 위험한 상황이었다. 사실 시후 조차도 이들이 수선화를 이렇게 많이 먹을 것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가끔 수선화를 부추로 착각하여 먹은 뒤 중독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뉴스들이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식물들은 정말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비슷하다. 119 구급대원들이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가족들 다섯 명 중 세 명은 이미 기절해 있었고, 김창곤과 김혜빈은 겨우 의식이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약간의 의식이 있기는 했지만 자기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리고 각자 가랑이에는 배설물이 가득 차 있었고, 거실은 이미 완전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가득했는데, 대원들 몇 명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간 뒤 구역질을 해댔다.다섯 식구 모두 구토를 하고 설사를 해댔기에, 이 냄새는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하기 대원들은 냄새를 참으며 그들을 별장
신 회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홍라연을 바라보았다. "에미야, 네가 시장에 가서 돼지고기를 사지 않았니? 혹시 고기가 문제였나..?”홍라연은 황급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럴 리 없어요. 돼지고기는 제가 눈으로 봤고, 상점에서 사장님이 직접 고기를 자르시는 걸 봤다고요.” "그러면 혹시 전을 부치던 부침 가루나.. 계란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 엄마?” 혜빈이 물었다.홍라연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것들은 다 새로 만든 것이었어. 유통기한도 긴 것을 사왔다고..” 이렇게 말하다가 홍라연은 갑자기 다른 것들은 다 문제가 없는데, 이건 부추에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닌가? 그러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이건 부추가 문제인 것 같아요. 아니면 부추에 묻어 있던 잔류 농약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갓 베어온 신선한 부추에 문제가 없을 리 없다! 그리고 혜준이도 깨끗하게 씻어두었으니 농약은 잔류물이 있다고 해도 다 씻겨 내려갔을 거다!" 신 회장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혜준은 "맞아요, 저 정말 열심히 씻었어요!”라며 억울해했다.그들은 몇 번이고 떠올려 봤지만 아무도 이유를 생각해내지 못해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그러자 의사는 "만약 스스로 무엇이 무엇인지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여러분을 괴롭힐 수 밖에 없습니다.. 혈액을 채취해서 검사하고, 결과가 나오면 중독 여부를 알 수 있어요.”신 회장은 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빨리 검사를 좀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혈액 채취 후 약 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 의사가 손에 몇 장의 검사 결과지를 들고 다시 다섯 명을 방문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의사는 그들에게 말했다. "검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다섯 명 모두 수선화의 성분에 중독되었고, 용량이 꽤 되네요.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집에 수선화를 키워요?”이 말에 신 회장은 어리둥절해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예? 수선화에 중독되었다고요? 그게 대체 뭔데요..?”간호사는 옆에서 설명해주었다. "
"그럼 어르신께서 그 다른 사람의 집 마당에서 남의 집 수선화를 베어 가신 겁니까..?”"그래요! 그 빌어먹을 자식이 일부러 제 손에 닿는 곳에 수선화를 심어 둬서 내가 부추인 줄 알고 베어다가 집에 가서 먹은 뒤에 이렇게 중독이 되었다니까요!!”그러자 경찰은 어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다른 사람이 키우던 식물을 함부로 베어서 가져가신 거면.. 오히려 어르신께서 불법 침입과 금품절도 혐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뭐요?! 장난해? 내가 지금 병원에 중독돼 누워 있는데 내가 무슨 범죄 혐의를 받아요?!”경찰관은 진지하게 물었다. "그럼 하나 묻겠습니다. 누군가 어르신 집에 와서 차를 훔쳐 갔다가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그럼 어르신께서 어르신 차에 문제가 있다고 고소할 수 있습니까?"."그.. 그건…" 신 회장은 대꾸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은시후가 수선화를 심었던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오히려 자신이 남의 집에 가서 상대방의 식물을 훔치는 일이 법죄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보아하니 은시후 이 자식은 진작에 이와 관련된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 일부러 부추처럼 생긴 수선화를 정원에 심은 다음, 일부러 자신을 유인하여 먹게 했다! 그는 어떠한 책임도 질 필요가 없고! 신 회장은 속으로 원한이 쌓여갔다! 이건 분명 은시후에게 단단히 당한 것이 아니겠나? 식구 다섯 명이 모두 병원에 실려 가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설명할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 이 개자식!!의사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들었고, 속으로는 이 다섯 사람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남의 집에 가서 몰래 남의 수선화를 베어 부추인 줄 알고 먹었다가 중독되어 입원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의사는 무정하게 말했다. "그럼 지금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위세척은 해드렸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혈액에서 독성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액과 함께 약을 주입하여 혈액 속의 독소를 중화시킬 겁니다.
물에 던진 돌 하나가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한순간 WS 그룹의 모든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뭐야? 임신이라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가족 중에서도 가장 놀란 것은 바로 그녀의 남편 김창곤이었다. 그는 두 사람이 헤어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그 동안 홍라연이 줄곧 공사장에 잡혀 있었고, 그녀를 전혀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김창곤은 한 가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에 홍라연이 윤우선을 속일 때, 홍라연은 마침 생리 중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그 때 자신에게 생리를 한다고 불평한 적이 있었다! 이건 그녀가 실종되었을 때 그녀가 임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여편네가 지금 이미 임신중이라고?! 이건 무엇을 증명하는 것인가? 실종된 기간 동안 다른 놈과 침대에서 뒹굴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신 회장도 지금 뭔가 잘못되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홍라연은 벼락을 맞아 한순간에 온몸의 뼈가 다 가루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공포에 질려 말했다. "무..무슨 임신이에요!! 내가 나이가 있는데 어떻게 임신을 할 수 있어! 당신 의사면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왜 이런 헛소문을 퍼뜨리는 거냐고!!” 의사는 이 말을 듣자마자,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당신에게 헛소문을 퍼뜨려요? 제 손에 있는 이 검사 보고서에 분명히 쓰여 있는데요. 체내의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수치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임신이 두 달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며 태아가 곧 형성될 시기라는 겁니다.”라고 말했다.홍라연은 이 일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곳에서 때려 죽여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시어머니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겠으며 아들, 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래서 홍라연은 이 일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그녀는 “무슨 개소리야!! 난
신 회장의 물음에 김창곤은 검사 결과지의 내용을 보며 어두운 얼굴로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 회장은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심장이 심하게 조여드는 것을 느꼈고, 손을 뻗어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고는 '아이고’하고 소리치기 시작했다.혜준과 혜빈은 모두 매우 난처했고, 이때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쨌든, 자신의 엄마이기 때문이니까.. 김창곤은 이를 갈고 두 눈이 충혈되어 홍라연을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며 소리쳤다. "야, 이 년아! 너 밖에 있을 때 다른 새끼랑 잤어?!”홍라연은 이때 이미 멘탈이 나간 이후였다. 안 그래도 산부인과에서 다음 주 월요일에 낙태를 하기로 했는데.. 수술만 끝나면 임신 사실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홍라연은 부추전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여 혈액 검사를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임신은 사실 혈액 검사만 해도 이미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거의 90% 확실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자신을 때려 죽인다고 해도 시어머니가 만든 부추전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사실일 알려진 마당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 밖에는 남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울며 소리쳤다. "여보, 내 말 좀 들어 봐. 나도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흥! 또 개소리 하겠지!” 김창곤은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욕을 해댔다. "이 뻔뻔스러운 년아!!! 감히 바람을 피워? 그리고 남의 자식을 임신하다니,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 이리 와!!" 김창곤은 말과 동시에 곧바로 홍라연에게 달려들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그녀의 뺨을 갈기기 시작했다.홍라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내 말 좀 들어 봐! 진짜 어쩔 수 없었어!!”"해명할 게 없어!! 넌 그냥 죽었어! 나는 그냥 널 죽여 버릴 거야!!”신 회장도 두 눈이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손은 미친 듯이 떨렸다. “어휴 이게 대체 무슨 망신이야!! 홍라연, 이 천한 년아!! 여자가
게다가 신 회장은 나이가 많았기에 고지식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굉장히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신 회장은 홍라연과 같은 정조를 지키지 않는 천한 여자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의사는 이 광경을 보고 놀라 멍하니 옆에서 소리쳤다. "그만하세요! 그만 두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두 사람이 꿈쩍도 하지 않고 계속 홍라연을 구타하자 의사는 고개를 돌려 혜빈과 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엄마가 맞고 있는데 가만히 있어요?!!”하지만 두 사람은 옆에서 냉담한 눈빛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엄마가 맞는 것을 지켜볼 수 없을 것이고, 설령 부부싸움이 벌어지더라도 자녀가 마땅히 화해를 위해 나설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너무 특수했다. 어머니가 밖에서 오래 지내다가 돌아와서 갑자기 남의 아이를 임신해왔다는 것을 들으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너무 쪽팔린 일이었다. 요즘 자녀들은 대부분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혜빈과 혜준은 이런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홍라연이 그들을 창피하게 만들자,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고충을 겪었는지 전혀 상관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엄마가 그저 부끄러웠다.홍라연은 폭행을 당하며 고통을 호소했고, 신 회장과 김창곤의 독설을 참아내며, 자식들의 창피하다는 눈빛을 받아냈다.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파왔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자신을 향한 아들딸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자 그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어디서 힘이 났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두 사람을 밀어내며 분노했다. “그만해! 뭐 어쩌라고? 내가 은시후한테 당한 건 생각해봤어? 내가 그 지옥 같은 공사판에서 매일 먹고, 잠도 충분히 못 자고, 육체 노동도 하고, 구타도 당했는데 그건 생각이나 해봤냐고!!?" 홍라연은 감정이 격해져 날카롭게 소리쳤다. "내가 그 건설 관리자의 요청을 승낙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살아남지 못했어!! 나는 그곳에서 죽었을 거라고!!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