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부추전을 20장 정도 구웠고, 다들 막걸리를 한 잔씩 하며 배불리 먹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만들어 둔 부추전을 거의 다 먹어 치웠다. 식사를 다 한 후, 그들은 하나같이 배가 불러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했다!테이블 위에 4장 정도의 부추전이 남아 있는 것을 본 신 회장은 가족들에게 말했다. "이것 봐라! 이 부추전을 다 먹어야지! 누가 이렇게 음식 아끼지 않으라고 가르쳤더냐?!”김창곤은 둥그런 배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어이고.. 엄마 나는 진짜 못 먹어요. 더 이상 못 먹습니다!”"어머님, 저도 못 먹겠어요. 너무 배불러요!”혜빈 역시도 말할 힘도 없이 소파에 주저앉아 손을 저었다.그 때, 혜준이 말했다. "할머니, 냉장고에 넣어두고 내일 아침에 다시 먹으며 될 것 같은데요?”신 회장은 갑자기 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홍라연에게 말했다. "어미야 이 부추전들을 담아서 은시후의 집으로 보내라!"“예? 어머님! 왜 멀쩡한 부추전을 아깝게 보내시려고 하는 거예요?”신 회장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그 집 부추들이 맛있으니 맛보라고 해야지! 더 화나게 말이다!”그러자 혜준은 "할머니! 안에다 구충제랑 변비약 좀 넣을까요?"라고 말했다.김창곤은 "전을 다 구워버렸는데 설사약을 어디에 넣으려고?"라고 물었다."에이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기 집에 있는 알약들을 가루로 만든 뒤 위에다 뿌리면 되죠?!”“우와! 그거 좋은 생각인데? 오빠, 오늘 머리 좀 잘 돌아간다?” 혜빈은 즐거워하며 웃음 지었다.신 회장은 "그래.. 마침 이 별장에 구급상자가 있던데.. 안에 온갖 약이 다 들어 있더라!”라며 동의했다.혜준은 손뼉을 치며 "자, 할머니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오늘 밤 저 은시후 새끼의 식구들이 장이 끊어질 때까지 화장실에 들락날락 하게 만들어 버리겠어요!"라고 말한 뒤 붉은 십자가 로고가 새겨진 플라스틱 상자를 꺼냈다. 이 별장의 전 주인은 꼼꼼한 성격이라 구급상자에 꽤 많은 종류의 약들을 구비해
신 회장은 기침을 몇 번 캑캑한 뒤 소리쳤다. "혜준아! 가족들 앞에서 이렇게 구린 방귀를 뀌면 어떻게 하냐! 켁켁!!”혜빈도 입과 코를 막고 화를 냈다. "오빠!! 미쳤어?!! 방귀 냄새 너무 나잖아! 아 더러워 죽겠네!!”혜준은 괴로워하며 말했다. "하아.. 나도 어떻게 된 일인지.. 그냥 배가 미친 듯이 아파아.. 아.." 혜준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간적으로 더 강력한 고통을 느꼈고, 곧이어 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더욱 강한 악취가 순식간에 거실로 퍼졌다. 김창곤은 혜준의 엉덩이 아래를 힐끗 쳐다보더니 "혜준아, 너 쌌냐?!!”라고 소리쳤다."뭐어??!" 가족들이 잇달아 혜준을 쳐다보았다.신 회장은 화를 내며 "이 멍청아! 이 소파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거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혜준도 깜짝 놀라 입을 열었다. "저.. 저.. 저도 지금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배가 정말 너무 너무 아프고 방귀가 나도 모르게 나온 거라고요.. 그리고 장에서 뭔가 나오는 것 같은데 저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혜빈은 이상해하며 물었다. "오빠, 혹시 변비약 빻을 때 코로 들이마신 것 아니야?”"아니야 멍청아!" 혜준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또 다시 막 욕을 하려던 신 회장도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뒹굴기 시작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 배가 아파!! 으악 나 죽겠다!! 아이고, 아이고!! 안 돼, 안 돼!!!!" 신 회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배를 움켜쥐고 일어났다가 갑작스러운 경련이 일어나는 바람에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엄마!” 김창곤은 신 회장이 넘어지는 것을 보고 급히 일어나 그녀를 부축하려 하였으나, 막상 일어나자 마치 배를 몇 번 연거푸 찔린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쓰러졌다! ‘젠장!! 나도!! 싸버렸어!! 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신 회장은 이때 땅바닥에 누워 아파서 계속 뒹굴며 소리쳤다. "으악!!!! 살려줘!!” 말을 마치자 신 회장은 조금 전에 먹은 것들을 모두 토해냈다! 신 회장은
이때 그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구토와 설사가 자신들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알 수 없었다.수선화에는 리코린과 같은 알칼로이드 계통의 유독 성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코린은 8~10g이 치사량이지만, 수선화의 알칼로이드의 함량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으면 식중독의 징후가 매우 강하지만, 과하게 먹지 않는 한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독성으로 인한 고통은 일반인들이 쉽게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구토와 설사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발열과 경련, 신경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독성 물질은 목숨을 걸고 먹으면 쇼크를 일으켜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수선화에는 알칼로이드 계통의 독성물질인 리코린 외에도 갈란타민, 타제닌, 수산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고, 독성부위는 특히 뿌리에 많이 있다.WS 그룹 식구들은 오늘 부추와 비슷해서 수선화의 잎들을 잘라 요리에 썼고, 양파와 비슷한 모양인 구근도 캐서 요리에 활용하였다. 그러니 적은 양이 아니라 꽤 많은 양을 섭취한 터라 좀 위험한 상황이었다. 사실 시후 조차도 이들이 수선화를 이렇게 많이 먹을 것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가끔 수선화를 부추로 착각하여 먹은 뒤 중독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뉴스들이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식물들은 정말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비슷하다. 119 구급대원들이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가족들 다섯 명 중 세 명은 이미 기절해 있었고, 김창곤과 김혜빈은 겨우 의식이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약간의 의식이 있기는 했지만 자기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리고 각자 가랑이에는 배설물이 가득 차 있었고, 거실은 이미 완전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가득했는데, 대원들 몇 명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간 뒤 구역질을 해댔다.다섯 식구 모두 구토를 하고 설사를 해댔기에, 이 냄새는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하기 대원들은 냄새를 참으며 그들을 별장
신 회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홍라연을 바라보았다. "에미야, 네가 시장에 가서 돼지고기를 사지 않았니? 혹시 고기가 문제였나..?”홍라연은 황급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럴 리 없어요. 돼지고기는 제가 눈으로 봤고, 상점에서 사장님이 직접 고기를 자르시는 걸 봤다고요.” "그러면 혹시 전을 부치던 부침 가루나.. 계란이 잘못된 것 아닐까요 엄마?” 혜빈이 물었다.홍라연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것들은 다 새로 만든 것이었어. 유통기한도 긴 것을 사왔다고..” 이렇게 말하다가 홍라연은 갑자기 다른 것들은 다 문제가 없는데, 이건 부추에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닌가? 그러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이건 부추가 문제인 것 같아요. 아니면 부추에 묻어 있던 잔류 농약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갓 베어온 신선한 부추에 문제가 없을 리 없다! 그리고 혜준이도 깨끗하게 씻어두었으니 농약은 잔류물이 있다고 해도 다 씻겨 내려갔을 거다!" 신 회장은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혜준은 "맞아요, 저 정말 열심히 씻었어요!”라며 억울해했다.그들은 몇 번이고 떠올려 봤지만 아무도 이유를 생각해내지 못해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그러자 의사는 "만약 스스로 무엇이 무엇인지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여러분을 괴롭힐 수 밖에 없습니다.. 혈액을 채취해서 검사하고, 결과가 나오면 중독 여부를 알 수 있어요.”신 회장은 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빨리 검사를 좀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혈액 채취 후 약 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 의사가 손에 몇 장의 검사 결과지를 들고 다시 다섯 명을 방문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의사는 그들에게 말했다. "검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다섯 명 모두 수선화의 성분에 중독되었고, 용량이 꽤 되네요.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집에 수선화를 키워요?”이 말에 신 회장은 어리둥절해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예? 수선화에 중독되었다고요? 그게 대체 뭔데요..?”간호사는 옆에서 설명해주었다. "
"그럼 어르신께서 그 다른 사람의 집 마당에서 남의 집 수선화를 베어 가신 겁니까..?”"그래요! 그 빌어먹을 자식이 일부러 제 손에 닿는 곳에 수선화를 심어 둬서 내가 부추인 줄 알고 베어다가 집에 가서 먹은 뒤에 이렇게 중독이 되었다니까요!!”그러자 경찰은 어이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다른 사람이 키우던 식물을 함부로 베어서 가져가신 거면.. 오히려 어르신께서 불법 침입과 금품절도 혐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뭐요?! 장난해? 내가 지금 병원에 중독돼 누워 있는데 내가 무슨 범죄 혐의를 받아요?!”경찰관은 진지하게 물었다. "그럼 하나 묻겠습니다. 누군가 어르신 집에 와서 차를 훔쳐 갔다가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그럼 어르신께서 어르신 차에 문제가 있다고 고소할 수 있습니까?"."그.. 그건…" 신 회장은 대꾸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은시후가 수선화를 심었던 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오히려 자신이 남의 집에 가서 상대방의 식물을 훔치는 일이 법죄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보아하니 은시후 이 자식은 진작에 이와 관련된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 일부러 부추처럼 생긴 수선화를 정원에 심은 다음, 일부러 자신을 유인하여 먹게 했다! 그는 어떠한 책임도 질 필요가 없고! 신 회장은 속으로 원한이 쌓여갔다! 이건 분명 은시후에게 단단히 당한 것이 아니겠나? 식구 다섯 명이 모두 병원에 실려 가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설명할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 이 개자식!!의사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들었고, 속으로는 이 다섯 사람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남의 집에 가서 몰래 남의 수선화를 베어 부추인 줄 알고 먹었다가 중독되어 입원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의사는 무정하게 말했다. "그럼 지금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위세척은 해드렸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혈액에서 독성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액과 함께 약을 주입하여 혈액 속의 독소를 중화시킬 겁니다.
물에 던진 돌 하나가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한순간 WS 그룹의 모든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뭐야? 임신이라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가족 중에서도 가장 놀란 것은 바로 그녀의 남편 김창곤이었다. 그는 두 사람이 헤어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그 동안 홍라연이 줄곧 공사장에 잡혀 있었고, 그녀를 전혀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김창곤은 한 가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에 홍라연이 윤우선을 속일 때, 홍라연은 마침 생리 중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그 때 자신에게 생리를 한다고 불평한 적이 있었다! 이건 그녀가 실종되었을 때 그녀가 임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여편네가 지금 이미 임신중이라고?! 이건 무엇을 증명하는 것인가? 실종된 기간 동안 다른 놈과 침대에서 뒹굴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신 회장도 지금 뭔가 잘못되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홍라연은 벼락을 맞아 한순간에 온몸의 뼈가 다 가루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공포에 질려 말했다. "무..무슨 임신이에요!! 내가 나이가 있는데 어떻게 임신을 할 수 있어! 당신 의사면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나에게 왜 이러는 거야? 왜 이런 헛소문을 퍼뜨리는 거냐고!!” 의사는 이 말을 듣자마자,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당신에게 헛소문을 퍼뜨려요? 제 손에 있는 이 검사 보고서에 분명히 쓰여 있는데요. 체내의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수치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임신이 두 달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며 태아가 곧 형성될 시기라는 겁니다.”라고 말했다.홍라연은 이 일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곳에서 때려 죽여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남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시어머니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겠으며 아들, 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래서 홍라연은 이 일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그녀는 “무슨 개소리야!! 난
신 회장의 물음에 김창곤은 검사 결과지의 내용을 보며 어두운 얼굴로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 회장은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심장이 심하게 조여드는 것을 느꼈고, 손을 뻗어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고는 '아이고’하고 소리치기 시작했다.혜준과 혜빈은 모두 매우 난처했고, 이때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쨌든, 자신의 엄마이기 때문이니까.. 김창곤은 이를 갈고 두 눈이 충혈되어 홍라연을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며 소리쳤다. "야, 이 년아! 너 밖에 있을 때 다른 새끼랑 잤어?!”홍라연은 이때 이미 멘탈이 나간 이후였다. 안 그래도 산부인과에서 다음 주 월요일에 낙태를 하기로 했는데.. 수술만 끝나면 임신 사실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홍라연은 부추전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여 혈액 검사를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임신은 사실 혈액 검사만 해도 이미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거의 90% 확실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자신을 때려 죽인다고 해도 시어머니가 만든 부추전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사실일 알려진 마당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 밖에는 남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울며 소리쳤다. "여보, 내 말 좀 들어 봐. 나도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흥! 또 개소리 하겠지!” 김창곤은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욕을 해댔다. "이 뻔뻔스러운 년아!!! 감히 바람을 피워? 그리고 남의 자식을 임신하다니,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 이리 와!!" 김창곤은 말과 동시에 곧바로 홍라연에게 달려들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그녀의 뺨을 갈기기 시작했다.홍라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내 말 좀 들어 봐! 진짜 어쩔 수 없었어!!”"해명할 게 없어!! 넌 그냥 죽었어! 나는 그냥 널 죽여 버릴 거야!!”신 회장도 두 눈이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두 손은 미친 듯이 떨렸다. “어휴 이게 대체 무슨 망신이야!! 홍라연, 이 천한 년아!! 여자가
게다가 신 회장은 나이가 많았기에 고지식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굉장히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신 회장은 홍라연과 같은 정조를 지키지 않는 천한 여자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의사는 이 광경을 보고 놀라 멍하니 옆에서 소리쳤다. "그만하세요! 그만 두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합니다!!” 두 사람이 꿈쩍도 하지 않고 계속 홍라연을 구타하자 의사는 고개를 돌려 혜빈과 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엄마가 맞고 있는데 가만히 있어요?!!”하지만 두 사람은 옆에서 냉담한 눈빛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엄마가 맞는 것을 지켜볼 수 없을 것이고, 설령 부부싸움이 벌어지더라도 자녀가 마땅히 화해를 위해 나설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너무 특수했다. 어머니가 밖에서 오래 지내다가 돌아와서 갑자기 남의 아이를 임신해왔다는 것을 들으니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너무 쪽팔린 일이었다. 요즘 자녀들은 대부분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혜빈과 혜준은 이런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홍라연이 그들을 창피하게 만들자,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고충을 겪었는지 전혀 상관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엄마가 그저 부끄러웠다.홍라연은 폭행을 당하며 고통을 호소했고, 신 회장과 김창곤의 독설을 참아내며, 자식들의 창피하다는 눈빛을 받아냈다.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파왔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자신을 향한 아들딸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자 그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어디서 힘이 났는지도 모른 채 그녀는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두 사람을 밀어내며 분노했다. “그만해! 뭐 어쩌라고? 내가 은시후한테 당한 건 생각해봤어? 내가 그 지옥 같은 공사판에서 매일 먹고, 잠도 충분히 못 자고, 육체 노동도 하고, 구타도 당했는데 그건 생각이나 해봤냐고!!?" 홍라연은 감정이 격해져 날카롭게 소리쳤다. "내가 그 건설 관리자의 요청을 승낙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살아남지 못했어!! 나는 그곳에서 죽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