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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신유리는 어르신께서 먼저 만나자고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서창범의 사건 이후로 어르신께서 다시는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어르신은 자두를 보자 여전히 기뻐하며 자두에게 장난감을 주라고 유 아저씨를 시켰다.

신유리는 고개를 숙인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르신께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젠 나랑 말도 못 하겠니?”

신유리는 망설이며 고개를 들었다.

“할아버지...”

어르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랑 준혁이 많이 닮았어. 준혁이도 내가 화날까 봐 두려워하더구나. 내가 말했지,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법이라고. 이건 서창범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게다가 서창범은 내 아들이고 준혁이는 내 손자다. 자두도 내 손녀고 내 아들이 내 손녀를 해치려고 했다니...”

어르신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얼굴에 쓴웃음을 띠며 손을 흔들었다.

“유리야, 미안해할 것 없어. 우리 서씨 가문에서 너한테 미안하단다.”

신유리는 자두를 안고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자두는 워낙 성격이 밝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어르신을 바라봤다.

어르신은 신유리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자두를 안아봐도 될까?”

신유리는 잠시 망설였지만 어르신의 기대 찬 눈빛에 이내 자두를 건네주었다.

자두는 어르신의 품에 안겨서 울지도 않았다. 오히려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어르신은 감탄하며 말했다.

“자두를 보니 준혁이 어렸을 때가 떠 오르는구나. 준혁이도 내가 손수 키웠지, 엄마 아빠라는 사람들은 그를 신경 쓰지도 않았어.”

“내 기억으로 준혁이가 여덟, 아홉 살쯤이었을 거야. 그때 둘은 집에서 싸우다가 꽃병을 준혁이한테 던졌지. 그는 소리 없이 나에게 달려왔고 저녁을 다 먹고 나서야 팔에 큰 상처가 있다는 걸 알았어.”

어르신의 목소리에는 후회와 자책이 가득했다.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그를 곁에 데리고 키우지 못했지. 준혁이는 고집이 세고 바보 같고 직설적이어서 무슨 일이든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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