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이 떠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에는 여전히 신유리와 연락하며 어머니의 상황을 전했지만 점점 바빠지다 보니 연락이 뜸해졌다. 작업실 쪽 일은 모두 허경천에게 맡겼다.임아중은 이나에게 물었더니 어머니가 정신 이상으로 의사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옥상에서 뛰어내려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신유리는 마음속으로 걱정되었지만 이신에게 묻지 못했다. 그를 방해할까 봐 두려웠다.다만 지금 침착해진 그녀는 장식된 방과 벽에 그려진 큰 하트를 보고 난감해졌다. 생각지도 않고 어린 애들을 따라 했는지 그녀는 급히 청소 회사를 불러 방 안을 청소하도록 했다.삼월, 신유리는 잠시 성남시로 돌아가기로 했다.이신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최근 신유리와 다시 연락했다. 다만 통화할 때마다 그의 목소리는 많이 지쳐 보였다.신유리는 성남시로 가려면 자두를 데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 자두는 이제 거의 한 살이 되어 신유리에게 '엄마'라고 부를 수 있었다.신유리는 그 모습을 녹화해 자신의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었다.임아중은 그들을 데리러 공항까지 마중 나왔고 자두를 보자마자 안으려고 달려갔다.“자두야, 언니 좀 안아줘. 사는 게 너무 고달프다.”자두는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거부했다.마침 주말이어서 신유리는 임아중에게 자두를 맡기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러 갔다.그러나 갑자기 일이 터질 줄은 몰랐다.임아중은 급히 전화를 걸어왔다. “빨리 병원으로 와. 자두가 다쳤어!”임아중도 급하고 화가 난 상황이었다. 원래는 자두를 바로 집으로 데려가려 했는데 술집 주인이 와서 물건을 가져가라고 했다.전에 술집에 두고 가서 잠깐이면 된다고 생각해 자두를 데리고 술집으로 들어갔다.그러나 뜻밖에 누군가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는 상황이 벌어졌다.술 취한 사람 두 명이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자두의 이마가 부딪히고 팔에도 상처가 났다.임아중은 몹시 자책하며 신유리를 보자마자 달려가 사과했다.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자두를 그런 곳에 데려가는
서준혁은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신유리가 아이를 안고 돌아설 때까지 그는 멍하니 있었다. 자두는 더 이상 울지 않고 신유리의 품에 안긴 채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서준혁은 아이를 지긋이 보고 있었다. 하얗고 통통한 얼굴 그리고 신유리와 꼭 닮은 눈을 갖고 있었다.그는 한참 후에야 쉬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신유리, 그러니까 지금 네 아이라는 거야?”신유리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자두를 달래느라 아예 서준혁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그녀는 자두를 안고 있던 손을 잠시 멈칫하더니 침착하게 말했다. “응.”“너...”서준혁은 하려던 말을 삼켜버리고 눈을 감은 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전에 유산했다는 건 거짓말이었어?”신유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실망했어? 서준혁,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 너랑 상관없다고. 만약 너랑 네 집안에서 또 한 번 내 아이를 다치게 하면 난 목숨까지 걸고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신유리는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자두는 그녀의 전부였다. 누군가 자두를 다치게 한다면 그녀는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서준혁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다만 냉담한 무관심이 아닌 어쩔 줄 몰라 하는 당황함이었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고 그저 신유리와 그녀의 품에 안긴 자두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서준혁은 이상하게도 자두를 보는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자두가 울면 가슴이 답답해 났다.그는 가까이 다가가 자두를 보고 싶었지만 순간 누군가 그를 막아섰다.임아중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긴 너희들 환영하지 않으니까 그만 나가줘.”그녀는 말을 마치고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신유리는 자두를 안고 병실로 들어갔고 그 의미는 분명했다.임아중은 문을 닫고 그들이 떠난 후에야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신유리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
여자는 상황을 살피더니 핑계를 대고 자리를 비켰다.서준혁은 마음속의 감정을 억누르며 천천히 시선을 자두에게 돌렸다. 지난 3일 동안 그는 매일 병원에서의 장면을 수없이 떠올렸다. 그는 자두의 "엄마"라는 소리에 신유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그 장면은 매일 밤 그의 꿈에 나타났다. 눈을 감기만 하면 신유리와 자두가 나타났다. 심지어 자두가 그를 "아빠"라고 부르는 꿈까지 꿨다.서준혁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술에 취한 사람들을 극도로 싫어했다. 하지만 그 "아빠"라는 소리를 꿈속에서라도 더 듣기 위해 그는 3일 동안 연속 술에 취해 있었다. 잠들기만 하면 다시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그 꿈을 바라게 되었다.서준혁은 자신이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터무니없는 가능성 때문에 자신을 이렇게까지 몰아넣은 것이었다.그는 신유리를 바라보며 눈빛에 자신도 눈치채지 못한 기대감을 담았다. 하지만 신유리는 가벼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두 걸음 물러서더니 차갑게 뱉었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해.”서준혁은 말했다. “일단 호텔로 데려다줄게.”“그럴 필요 없어.”신유리는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며 하늘을 쳐다보자 금방이라도 비 올 것 같아 짜증 내며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말고 빨리 말해. 비 올 것 같아.”서준혁은 고집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데려다줄게.”“필요 없다고 했잖아. 못 알아듣겠어?”신유리의 품에 안겨 있던 자두는 그들의 대화에 깼는지 몇 번 뒤척이는 바람에 신유리는 끝내 인내심을 잃었다. 그녀는 서준혁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무슨 물음을 물어보든 난 전혀 관심 없고 그 물음에 대답할 의무도 없어. 우린 이제 아무런 사이도 아니니까 다시는 날 방해하지 마. 정말 짜증 나.”신유리는 이렇게까지 말하면 서준혁처럼 자존심 강한 사람은 당연히 자리를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서준혁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그녀를
신유리는 이승윤의 시선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등을 곧게 폈다. 이승윤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부터 신유리는 최대한 그를 피하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알아보지 못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자두도 함께 있으니 말이다.다행히도 이승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았다. 여전히 친구들과 무심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신유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침내 놀이기구가 멈추자 신유리는 자두를 안고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일어나자마자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잡더니 이승윤의 음침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꼬맹이만 성가신 줄 알았더니 엄마가 성가시네.”이승윤은 신유리의 어깨를 세게 짓눌렀다. 신유리는 자두를 안고 있어서 반쯤 쪼그린 상태로 일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자두를 품에 끌어안고 침착하게 말했다. “승윤 씨가 어쩐 일이세요?”“승윤 씨?”이승윤은 악랄하게 웃으며 신유리의 어깨를 누르던 손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그는 단발인 그녀의 머리카락을 힘쎄게 잡아당기자 그녀는 고개가 들렸다. 이승윤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악의를 숨기지 않았고 그녀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렸다.그는 그녀의 두려움을 즐기며 비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반쯤 쪼그리더니 그녀를 땅에 밀어버렸다. “겁먹기는? 그날은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만.”이승윤과 함께 있던 다른 몇 명의 재벌 2세들 사이에 신유리가 아는 얼굴은 없었다. 아마 서준혁과 같은 무리는 아니었을 것이다.마침 이승윤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핸드폰을 흘겨보더니 더 짜증이 난 듯했지만 전화를 받았다.이승윤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신유리는 자두를 안고 곧바로 호텔로 돌아갔다.그녀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승윤의 눈빛에 담긴 광기는 소름 끼쳤다.신유리는 곧바로 임아중에게 전화를 걸어 자두를 데리고 성남시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임아중은 그녀가 이승윤을 만났다는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성남시에 왜 계속 있지?”“나도 모르겠어.”“하지만 지금 떠나긴 어려
신유리가 임아중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미 얼굴이 창백했고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으며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자두는 어디 있어?”임아중은 땅에 주저앉으며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이승윤, 이승윤이 자두를 데려갔어!”신유리와 서준혁의 얼굴은 동시에 굳어졌다. 신유리는 머리가 어지러워졌고 거의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휘청이더니 서준혁에게 기댔다.서준혁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는 침착하게 물었다. “이승윤이 왜 자두를 데려갔지?”“모르겠어. 유리가 어딨냐고 묻더니 자두를 데려가 놀겠다고는 그냥 내 품에서 뺏어갔어.”임아중은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이승윤이 자두를 보는 눈빛은 마치 애완동물을 보는 것 같았다.신유리 눈을 감은 채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서준혁을 밀어내더니 말했다. “내가 찾아야겠어. 이승윤의 연락처 알아? 분명 나에게 복수하려는 거야.”하지만 그녀는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서준혁에게 단단히 붙잡았다. 서준혁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말했다. “어디 있는지 알고 가려는 거야?”신유리는 그를 바라보며 전혀 침착할 수 없었다. 그녀는 서준혁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서준혁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목이 쉬어가며 소리쳤다. “비켜, 자두 찾으러 가야 돼. 이승윤이 나한테 복수하려는 거야, 자두는 상관없어!”“이승윤이 어디 있는지부터 알아야 하지 않겠어?”서준혁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은 채 핸드폰을 꺼내 우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신유리는 서준혁한테서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그의 말에 점차 차분해졌다. 다만 두려움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자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서준혁은 혼란스러워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새까만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렸다.우서진은 금방 다시 전화를 걸어왔고 이승윤은 지금 추명산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추명산은 그들이 마음대로 부르는 이름으로 산길이 구불구불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자극을 추구하는 재벌 2세들이 그곳에서 자동차 경
신유리는 결국 병원에 갔다.서준혁은 등에 상처를 입어 누울 수도 없었고 병실 소파에 앉아 화상 회의를 하고 있었다.신유리를 보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짓하며 마치 병실이 아니라 자신의 사무실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신유리는 그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옆에 앉아 있었다가 간호사가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가 있을게.”서준혁은 물건을 정리하면서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약 바꿔야 하잖아.”서준혁은 덤덤하게 말했다. “이미 다 본 사이잖아.”그의 무심한 태도는 마치 신유리를 소심해 보이게 했다.잠시 망설이던 신유리는 간호사의 말을 들었다. “가족분께서 먼저 나가지 말아주세요. 오늘 부서에 수술 환자가 많아서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에요.”비록 서준혁의 상처가 심각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녀는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여전히 미간이 찌푸려졌다.서준혁은 평소에 운동을 즐겨 하다 보니 넓은 어깨와 날씬한 허리를 가졌다. 신유리를 등지고 옷을 벗자 몸매는 그대로 드러났다.하지만 신유리는 등 뒤의 상처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집중했다.상처는 견갑골 아래쪽에 있었고 깊지는 않았지만 크다 보니 꿰맨 자국이 있었다.서준혁의 피부는 하얀 편이라 흉터는 더욱 두드러졌고 이승윤이 당시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약을 바꾸는 시간은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간호사는 나가면서 병실 문을 닫았다.서준혁은 천천히 환자복을 다시 입었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옷의 단추를 하나씩 하나씩 잠갔다.신유리는 그를 흘겨보더니 물었다. “이승윤은 어떻게 처리하려고?”서준혁이 다치면서 상황이 더 커졌기 때문에 이승윤 쪽 문제는 서씨 집안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신유리는 이승윤의 미친 짓을 보고 더 이상 그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신유리는 이씨 집안의 세력이 크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승윤을 빼낼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무모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서준혁은 말했다. “이승윤 형이 남주시에서 왔어. 이승윤을 풀어주려고 이씨
퇴원하고 나서도 신유리는 서준혁이 한 말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뭔가 의미심장해 보였지만 그녀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호텔로 급히 돌아온 그녀는 임아중과 함께 놀고 있는 자두를 보고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임아중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왜 그렇게 급해 보여? 누가 쫓아오기라도 해?”신유리는 자두를 안아 올려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뽀뽀했다. 자두도 곧바로 엄마에게 다가와 얼굴을 비볐다.“참, 할 말이 있어.”임아중이 말했다. “이승윤의 형이 너에 대해 알아보고 다니더라. 아마 서준혁한테서 걸렸는지 너를 찾으려는 것 같아.”신유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나한테 뭘 하려고?”“그건 나도 몰라. 어쨌든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이승윤도 그렇지만, 그의 형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임아중의 말대로 조심해서 나쁠 게 없었다.그날 밤, 신유리는 이승윤의 형한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그는 매우 공격적으로 나오며 신유리와 만날 것을 요구했다.신유리는 금방 자두를 재운 뒤라 테라스로 나가 전화를 받으며 바로 거절했다.상대방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유리 씨, 당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죠.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신유리는 어처구니없는 논리에 말문을 잃었다. 분명 이승윤이 일으킨 문제인데 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이없었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반문했다. “제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죠?”“이승윤은 갇혔고 서준혁은 다쳤습니다. 분명 당신들 셋이 함께 있었는데 결국 당신만 무사하군요.”상대방은 경멸적인 어조로 말했다. “신유리 씨, 남주시에서 당신이 잘나간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그렇다면 남주시에서 이씨 가문의 영향력을 잘 알 것 같은데요?”노골적인 협박에 신유리는 이마를 찌푸렸다.남주시에서 계속 일하려면 이씨 가문을 완전히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다만 이승윤의 형이 그녀를 찾아온 뒤 하정숙도 신유리를 찾아왔다.하정숙은 여전히 거만한 태도로 신유리 앞에 문서
신유리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자두를 안고는 먼저 밖으로 나갔다.서준혁과 의사는 안색이 어두워진 신유리의 뒤를 따라 나섰고 의사는 신유리의 굳은 얼굴을 보고는 위로의 말들을 건넸다.“결과는 곧 나올 겁니다, 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때 가장 두려운 문제는 바로 아이 본인도 모른다는 겁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이런 일을 맞닥뜨리면 당연히 놀랄 만도 하지요, 아이의 부모가 잘 감시하고 챙긴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신유리는 애써 쓴 웃음을 지으며 의사의 말에 대답했다.“감사합니다, 의사선생님.”의사는 자두와 서준혁을 번갈아보더니 또 다시 그에게 말했다.“각종 약 알레르기반응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테니 네 친구한테는 네 경험을 토대로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서준혁과 좌의사는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그날 갑자기 찾아와 검사를 받을 때 서준혁이 언제 몰래 결혼을 했는지 몰랐기에 많이 당황했었다.그리고 좌의사는 이름난 소아과 의사이기에 아직 어린 자두지만 아이를 처음 마주한 순간 서준혁의 이목구비와 아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렇기에 좌의사는 늘 서준혁에게 자두가 그의 딸인지를 농담하는 식으로 물어봤었다.하지만 상황을 보니 일은 생각보다 복잡해보였기에 그도 그냥 그러려니했다.좌의사는 몇 년간 소아과 의사를 하며 이런저런 일은 다 겪었기에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신유리에게 명함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전 성남에 있습니다, 나중에 아이에게 또 신유리 씨가 모를 문제가 생긴다면 저 찾아오셔도 됩니다.”말을 마친 좌의사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고 신유리는 서준혁의 시선을 본능적으로 피하며 자두를 꼭 끌어안더니 말했다.“검사 마쳤으니 이제 가보셔도 돼요, 저는 또 다른 일이 더 있어서.”“리정윤 씨가 찾아왔다고 그러던데...”자신을 피하는 신유리에게 서준혁은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리정윤은 리승윤의 친형이었고 서준혁은 또 다시 신유리에게 말을 했다.“리정윤 씨는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든지 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