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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신유리는 속눈썹을 내리깔며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의 말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여기 사람들은 많았고, 모두 송지음의 병실 문 앞에 모여 구경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아 걸음을 옮겨 서준혁을 지나치려 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손목이 가볍게 잡혀 고개를 들어보니 서준혁의 짙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는 신유리를 보며 말했다.

“밖에 비 와.”

신유리는 걸음을 멈추고 눈에 의문을 띈 채 서준혁을 바라보며 무슨 뜻인지 묻고 싶었다.

이 갑작스럽고 알 수 없는 태도로 인해 신유리는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송지음 어머니가 또 따라와 서준혁 옆으로 바짝 붙으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우리 지음이가 대표님과 만날 때 절대 대표님을 배신한 적이 없어요. 나중에 잘못한 것도 대표님과 다투다가 그런 거잖아요. 서로 싸웠던 그 시간 동안, 우리 애는 집에서 매일 밥도 못 먹고 지냈다고요...”

그녀는 오직 송지음을 위해 변명만 하느라 서준혁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신유리는 그녀에게 강제로 밀려 반걸음 옆으로 비켜섰고 만약 임아중이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옆 사람과 부딪쳤을 것이다.

임아중은 성격이 급해서 바로 불같이 밀어붙였다.

“아줌마, 옆에 사람 안 보이세요? 밀치긴 왜 밀쳐요? 그러다가 다치면 당신이 돈 물어줘야 하는 거 알죠?”

송지음 어머니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낮은 목소리로 신유리에게 짧게 사과하고는 다시 서준혁에게 매달렸다.

신유리는 더 이상 그에게 묻고 싶은 것도 없어 임아중과 함께 떠났다.

신유리의 모습이 완전히 모퉁이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서준혁은 묵묵히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고 그제야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중년 아줌마를 바라보았다.

송지음 어머니는 애처로운 목소리를 갑자기 멈추더니 서준혁의 시선을 받으며 입을 열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신유리와 임아중이 병원을 나서기도 전에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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