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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여진아, 앞으로 지나친 스킨십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불필요한 오해 받는 거 싫으니까.”

강현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의 마음을 몰랐을 때는 배여진이 옆에서 여자친구인 척하는 행동을 내버려 둘 수 있었고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면서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에게 배여진은 생명의 은인이라 그녀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몸값을 올리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임유진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아 버린 이상 그녀에게 괜한 오해를 받는 행동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다.

배여진은 그의 말에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져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럼... 앞으로는 주의할게요.”

불쌍하고 가녀린 목소리와는 달리 그녀의 눈에는 분노와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옆에 늘어트린 두 손은 주먹을 꽉 움켜쥐고 부들거렸다.

이 모든 게 다 임유진 때문이다.

고작 임유진에게 고백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선을 긋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눈에 훤했다.

만약 임유진과 강현수가 정말 사귀기라도 한다면 임유진은 무조건 어릴 때의 진실을 그에게 말할 것이고 강현수는 무조건 임유진의 말을 믿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을 전부 다 잃게 된다.

배여진은 상상만으로도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 그녀가 미래 재벌가 사모님이 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데 이대로라면 마을에서 제일 큰 놀림거리가 될 게 뻔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조롱당하는 일만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든 임유진과 강현수가 이어지지 못하게 막아야만 한다!

...

벤틀리 차 안은 지금 지나치게 고요하다.

강지혁은 뒷좌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임유진의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가녀리고 기다란 그녀의 손은 관절이 미세하게 변형되어 있었고 자세히 보면 손가락과 손등 위에 오래된 상처 같은 것들도 있었다.

그녀의 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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