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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방금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두 사람을 봤을 때 강지혁은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있는 그 공간은 감히 침범할 수 없다는 듯이, 그녀의 눈에는 오로지 강현수밖에 없는 듯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진이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앞으로도 그럴 거고.”

강지혁은 강현수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지금은 그럴지도 모르지만 미래 일은 그 누구도 모르는 거야.”

강현수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보다 너는 지금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두 사람 헤어졌잖아. 이제 끝난 사이잖아.”

그 말에 강지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혁아, 난 너한테 많은 기회를 줬어. 그동안 몇 번이나 유진이 손을 놨었으니까.”

강현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보고 말했다.

“헤어지는 걸 택한 건 너야. 나는 더 이상 유진이 손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강지혁이 코웃음을 쳤다.

“놓아줄 생각이 없어? 하하... 뭐 집안이라도 걸게?”

“너는 너희 집안 걸 수나 있고?”

두 남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히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때 사장이 마침 타이밍 좋게 나타나 강현수가 추가 주문한 음식들을 올렸다.

그는 이 세 명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잘 몰랐지만 가게 앞을 봉쇄한 것을 보면 뭐가 됐든 지금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상책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사장님, 소주 두 병 주세요.”

사장이 몸을 돌린 그때 강현수가 뜬금없이 술을 달라고 했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요.”

사장은 서둘러 소주 두 병을 들고 왔다.

그들에게는 와인이나 양주를 건네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아쉽게도 이곳에 그런 고급술은 없었다.

강현수는 소주병을 따더니 강지혁을 보며 물었다.

“술 한잔할래? 너랑 술 마시는 것도 꽤 오래된 것 같은데.”

강지혁은 입꼬리를 위로 올렸다. 입술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러게. 너랑 술 마시는 것도 오랜만이네. 기왕 이렇게 만난 건 한잔하지 뭐.”

그러고는 강현수가 따라주는 술잔을 잡았다. 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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