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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좋아. 다음에 윤이랑 셋이 만나.”

만남을 기약한 후 한지영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바로 주변 지인들과 회사 직원들에게 유치원에 관해서 물었다. 그러다 친척 동생이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직장 동료의 말에 얼른 그 유치원 원장과 연락을 해봤지만 아이가 청각장애가 있다는 것을 듣더니 조심스럽게 거절을 했다.

도저히 납득이 안 돼 이유를 물으니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일반 유치원을 다니면 선생님들이 케어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 정상적인 아이들과 소통상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지영은 장애가 있는 아이가 아무리 똑똑해도 일반 유치원에 들어가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는 사실을 이제야 실감할 수 있었다.

퇴근 후 한지영은 백연신과의 식사 자리에서 부지런히 그에게 물을 따라주고 음식도 집어주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 이에 수상함을 느낀 백연신은 식사를 멈추고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왜 그렇게 봐요?”

한지영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 사람처럼 말을 더듬었다.

“너 또 뭐 잘못한 일이라도 있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그의 질문에 한지영은 하마터면 마시고 있던 물을 그대로 뿜을 뻔했다.

“내가 무슨 맨날 사고만 치는 사람이에요?”

그녀는 씩씩거리며 불을 부풀렸다.

“진짜 없어?”

백연신은 여전히 그녀를 의심했다.

“혹시 또 나 몰래 다른 남자 옷 뺏으러 간 거야? 아니면 남자들 몸 잔뜩 그려진 만화책이라도 샀어? 그것도 아니면 남자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사서 나 몰래 콘서트 갈 생각이라던가?”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내뱉은 그에 한지영은 땀이 절로 났다.

모두 그녀가 할 법한 행동들이고 실제로 그렇게 한 적도 많기 때문이다.

“나한테 믿음을 좀 줘봐요! 그리고 연신 씨가 말한 그런 것들은 전부 다 단순히 감상하기 위한 거라고요. 감상...”

한지영은 그와 눈을 마주치더니 점점 더 목소리가 작아졌다.

“크흠, 아무튼 연신 씨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오늘 왜 이래?”

“남자친구한테 잘해주려고 그래요. 뭐 잘못됐어요?”

“흐음, 진짜야?”

백연신이 얼굴을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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