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73화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배여진이 아니었다. 그녀는 물컵을 억지로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

강현수의 손으로 넘어간 물컵은 거세게 흔들리더니 곧 물이 절반이나 바닥에 쏟아져버렸다.

강현수는 물컵을 제대로 쥐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컵은 더 세게 떨렸다.

컵이 떨리는 것이 아닌 그의 손이 떨리는 것이었다.

강현수는 컵을 쥔 자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는 여태껏 이토록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했던 적이 없었다. 지금은 그의 몸뚱어리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임유진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듯했다.

...

곽동현은 뜻밖에도 경찰서에서 임유진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어디 다친 건 아닌가 걱정했었지만 그녀는 다행히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했다.

“미안해요. 걱정했죠.”

임유진은 그를 보고 제일 먼저 사과부터 했다.

“휴대폰이 고장 나서 전화를 할 수가 없었어요. 동현 씨 번호를 모르니까 유심을 꺼내 다른 휴대폰에 꽂고 전화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렸네요.”

곽동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동현 씨 기다리다가 결정적인 단서가 생각났거든요. 그때 갑자기 이 남자가 뒤에서 나타나 나한테 스프레이를 뿌리려고 했어요. 마침... 길을 지나가던 시민 두 명이 금방 제압해줘서 그대로 경찰서로 데려왔어요.”

임유진은 도움을 받은 시민에 대해 얘기할 때 조금 뜸을 들였다.

사실 그녀도 아까 기습 공격을 받을 때 두 명의 남자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단숨에 범인을 제압해줄 줄은 몰랐다. 그때 화들짝 놀라 손에 든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뒷걸음치다가 발로 밟아버렸다.

범인을 제압한 후 두 명의 남자는 그녀에게 자신들은 강지혁이 붙여준 경호원이라고 얘기해주었다.

강지혁이 자신에게 사람을 붙였다는 사실은 그녀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렇게도 자세히 알 수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오늘 이렇게 눈앞에서 마주하니 확실해졌다.

임유진은 경호원들이 범인을 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가겠다고 하자 같이 따라나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