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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탁유미는 한숨을 깊게 들이켜고 이경빈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그때 탁유미의 휴대폰이 울리고 발신자를 보니 엄마였다.

통화버튼을 누르니 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지금 어디 있어? 왜 아직도 안 와?”

“엄마, 나랑 윤이 못 가요. 엄마 먼저 근처에서 방 잡고 있어요.”

“뭐? 무슨 일 있는 거야?”

탁유미가 대답하려는데 마침 이경빈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보려는 듯 그의 입가에는 싸늘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있던 윤이도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보니 윤이의 눈이 이경빈과 많이 닮아 있었다. 아니, 점점 닮아가는 건가?

“나랑 윤이, 지금 이경빈이랑 같이 있어요.”

탁유미가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러자 ‘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윤이를... 본 거야? 그럼... 너한테...”

탁유미 엄마는 말까지 더듬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탁유미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알아서 해결해?”

그때 이경빈이 입을 열었다.

“뭘 알아서 해결한다는 건지 궁금하네.”

싸늘한 그의 목소리에 탁유미는 물론이고 두 사람 사이에 있던 윤이도 깜짝 놀라 몸을 움찔 떨었다.

하지만 아이는 이내 고개를 들더니 이경빈을 향해 말했다.

“아저씨, 우리 엄마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엄마 무서워하잖아요.”

아이는 탁유미와 이경빈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는 몰랐지만 일단 엄마가 무서워한다는 건 확실히 느껴졌다.

윤이는 그녀를 지켜주려는 건지 이경빈과 시선을 마주치고는 등 뒤에 있는 탁유미의 손을 꽉 잡았다.

이에 이경빈은 하려던 말을 다시 집어삼켰다.

전에는 생글생글 잘도 웃어주더니 지금은 탁유미 때문에 볼을 부풀리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정말 자신의 아이가 맞는 걸까?

차로 오는 길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봐도 올곧게 부딪혀오는 눈빛이 자신과 너무나도 비슷해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대체 언제 임신한 거지...?

“너 몇 살이야?”

윤이는 눈을 깜빡거리더니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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