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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이경빈은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아이는 대체 어떻게 된 건지.

하지만 막상 아이를 보고 나니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에 한 번 만난 적 있는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상할 정도로 아이가 신경 쓰이고 심지어는 후원까지 하고 싶더라니... 그게 그녀의 아이였을 줄이야...

이경빈은 허리를 숙이더니 자신과 닮은 듯한 눈매를 가진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너... 이름이 뭐야?”

그의 목소리는 잠겨있었다.

“‘탁윤’이에요. 그런데 다들 윤이라고 불러요.”

윤이는 이경빈을 향해 활짝 웃었다.

그리고 이경빈은 그 미소를 보며 왜 그때 이 아이가 이상하리만큼 신경이 쓰였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웃는 얼굴이 탁유미와 똑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탁윤...

“아빠는... 어디 있어?”

그의 목소리가 언뜻 떨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질문에 아이의 얼굴은 갑자기 시무룩하게 변했다.

“없어요.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하늘나라로 갔대요.”

하늘나라?

이경빈은 아이를 단숨에 안아 들더니 창백한 얼굴로 서 있는 탁유미의 앞으로 다가갔다.

“아이... 이리 줘.”

그녀의 목소리는 티 나게 떨려있었다.

“소란 피우고 싶은 게 아니라면 조용히 따라와.”

이경빈의 싸늘한 시선에 탁유미는 몸이 움찔 떨렸다.

꼼짝없이 잡힌 걸까? 윤이까지 들켰으니 이제 벗어나긴 힘든 걸까?

아이의 존재를 그렇게 숨기고 숨겼는데 결국에는 들켜버렸다.

그녀는 지금 할 수만 있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아이를 그의 품에서 빼앗아 오고 싶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윤이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럴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다.

윤이한테는 어른들의 더럽고 추악한 세계를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알았어... 갈게.”

그녀가 입술을 꽉 깨물고 마지못해 답했다.

“엄마, 우리 어디 가요? 기차 안 타요?”

아이가 그녀의 말을 듣고 물었다.

“윤이야, 우리 기차는 다음에 타고 오늘은... 아저씨랑 다른 곳으로 갈까?”

“할머니는요? 할머니는 같이 안 가요?”

이에 탁유미는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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