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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임유진은 탁유미 엄마가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유진 씨, 우리 유미랑 윤이가... 이경빈한테 잡힌 것 같아요. 이걸 어떡하죠... 나한테는 걱정하지 말라고는 했는데... 나는 정말... 너무 무서워서... 지금은 연락해도 받지 않아요.”

탁유미 엄마는 횡설수설하며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G 시로 안 가셨어요?”

“네, 홈으로 들어가기 전에 유미가 윤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가 그 뒤로 안 돌아왔어요. 열차는 거의 출발하려고 하고, 그래서 유미한테 전화해 봤더니 이경빈이랑 같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녀는 이제 울먹이기 시작했다.

임유진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일단 그녀를 시키며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제가 어떻게 해볼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아주머니.”

그녀는 전화를 끊고 미간을 찌푸렸다.

G 시로 떠나기도 전에 이런 일이 생겨버리다니.

이경빈은 대체 그들을 어디로 데려갔을까? 이미 이곳을 떠나버린 걸까? 아니면 아직 이곳에 있나? 어떻게 해야 두 사람을 빨리 찾아낼 수 있지? 신고할까?

하지만 두 사람이 사라진 지 아직 24시간도 되지 않았고 탁유미와 이경빈은 아는 사이로 방금도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기에 경찰서에서 실종신고 접수해줄 리가 만무했다.

S 시에서 제일 빨리 누군가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

임유진의 머릿속으로 문득 강지혁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강지혁이라면 두 사람의 소재를 바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지혁을 만나려면...

임유진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지금은 탁유미와 윤이를 찾아내는 게 우선이다.

탁유미는 이경빈에게서 도망치려고 거처까지 옮기려 했고 윤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던 사람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괜찮다고 말했다 해도 아마 최악의 상황일 것이다.

이러는 사이에도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탁유미가 어떤 과격한 반응을 보일지 모르는 일이니까.

임유진은 휴대폰을 들어 강지혁의 번호를 찾아보려다가 이내 그의 번호는 진작에 삭제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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