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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그럼 우리가 어젯밤, 같이 있었다는 것도... 세상에...”

한지영은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가뜩이나 보수적인 집안인데 그런 집안의 딸이 남자를 먼저 덮치고 밤을 보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마어마한 잔소리를 들을 게 뻔했다.

“나랑 같이 있는 게 창피해?”

괴롭게 신음하는 그녀를 보며 백연신은 괜스레 기분이 좋지 않아 물었다.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한지영은 서둘러 해명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정말 보수적이라는 사람이란 말이에요. 우리가 함께 밤을 보냈다는 걸 알면 뒷목 잡고 쓰러질까 봐 그래요.”

백연신은 그녀의 말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부모님께는 술 취한 너를 호텔 방에서 재워뒀다고 했어.”

한지영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일단 옷부터 갈아입어. 해장국 끓이라고 해뒀으니까 그거 먹으면 속도 괜찮아 질 거야.”

어젯밤 결국 그녀에게 숙취해소제는 먹이지 못했다.

“알았어요.”

백연신은 침대에서 내려가 그녀에게 새 옷을 건네주더니 자기도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기 시작했다.

한지영은 옷을 갈아입는 그의 행동을 눈도 깜빡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고작 옷을 입는 것뿐인데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취해도 기억을 잃는 게 아닌데... 한지영은 어젯밤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게 한스러울 따름이었다.

“왜 그렇게 봐?”

옷을 다 갈아입은 백연신이 그녀의 시선을 눈치채고 물어보자 한지영은 아쉬운 듯 시선을 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백연신이 가져다준 옷을 입으려고 들어보니 그건 명품이었고 가격은 그녀의 1년 수입보다 높았다.

그녀는 잠깐 멈칫하다가 남자친구가 주는 것이니 그냥 당연하게 받기로 했다.

한지영은 씻은 후 백연신과 함께 아래로 내려가 아침을 먹은 후 숙취해소제도 마셨다.

그것 또한 마시기 싫다고 억지를 부리는 걸 백연신이 어르고 달래 힘겹게 다 마셨다.

백연신은 한지영을 디자인 스튜디오까지 데려다주고 그녀가 내릴 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없어. 다시는 그딴 곳 갈 생각하지 마. 알았어?”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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