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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좀 지저분하죠...?”

곽동현은 민망한 듯 웃어 보였다.

“창업이라는 게 다 이렇죠. 솔직히 동현 씨가 조금 부럽기도 해요.”

임유진 역시 로펌에서 경험을 쌓다가 언젠가는 자신의 로펌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변호사도 아니라 변호사 비서 일을 하고 있으니, 정말 세상일이란 생각대로 흘러가는 건 아닌 듯싶었다.

“여기 동현 씨가 저번에 얘기해줬던 의문점을 문서로 적어봤어요. 읽어보고 문제없으면 거기에 사인하면 돼요.”

임유진은 이곳으로 오기 전 이미 미리 그에게 얘기했던 터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곽동현은 서류를 받아들고 한번 쭉 훑어보더니 바로 사인했다.

임유진도 다시 서류를 받아들고 옆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했다. 그러다 사인을 마치고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을 보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전에... 많이 힘들었죠.”

감옥이라는 두 글자를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임유진은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요, 뭐.”

그녀는 정말 괜찮다는 듯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곽동현은 그 미소를 보며 가슴이 시큰거렸다. 그가 이 얘기를 갑자기 꺼낸 건 방금 사인하는 임유진의 손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삐뚤빼뚤했기 때문이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건지, 단지 이름을 적는 것인데도 그녀는 매우 느렸다.

감옥에서 생긴 상처인 걸까?

임유진에게는 이미 여러 번 거절당했지만 그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 그녀를 걱정하게 된다.

하여 임유진이 볼일을 마치고 몸을 일으켰을 때 곽동현은 결국 그녀를 붙잡고 말았다.

“유진 씨... 이따 시간 좀 내줄 수 있어요? 윤이한테 선물을 주고 싶어서요. 같이 고르러 가 줄 수 있어요?”

임유진은 조금 놀란 듯 다시 물었다.

“윤이한테 선물을 주겠다고요?”

“네, 그때 잠깐 같이 있었던 것뿐이지만 꽤 정이 들었나 봐요.”

게다가 영민해 보이는 아이가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듣고는 동정심도 일었다.

“그래요. 그럼 이따 같이 가요.”

그녀도 마침 탁유미와 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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