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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탁유미, 그 여자 생각만 하면 이경빈은 숨이 턱하고 막히는 기분이었다.

“별로야.”

그는 인상까지 찌푸리며 말했다.

“결혼인데 다른 거로 해. 보석이긴 해도 눈물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들어.”

공수진은 순간 조금 어안이 벙벙해 하다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다른 거로 하죠, 뭐. 경빈 씨는 어떤 디자인의 반지가 좋아요?”

“반지는 며칠 후에 다시 보러 오는 거로 해. 파티에서 우리 결혼 날짜 발표하고 나서 골라도 안 늦어.”

공수진의 눈에 일말의 실망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녀는 곧바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때 가서 천천히 골라요.”

두 사람은 다이아몬드 귀걸이까지 고른 뒤 가게를 나왔다.

“먼저 가.”

“경빈 씨는요?”

공수진이 조금 놀라 물었다.

“나는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 먼저 들어가. 이따 전화할게.”

공수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가 준비한 차에 앉으려다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경빈 씨, 우리 결혼 날짜 말인데요, 정말 그날로 할거예요?”

“왜? 무슨 문제 있어? 집안 어르신들이 받아온 날짜잖아. 좋은 날로 받아오셨겠지.”

두 집안 어른들이 받아온 날짜인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녀는 이경빈과 결혼할 것이며 이씨 집안 안주인이 될 것이다.

공수진은 그를 향해 웃어 보이고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결혼식은 반년 뒤로 정해졌고 반년 후 그녀는 그토록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그리고 탁유미 그 여자는 이제 끼어들지 못한다!

이경빈은 공수진이 떠나는 걸 확인한 후 도로를 따라 걷다가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성당이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기도드리는 사람 한 명 없이 무척이나 조용했다.

그는 성모 마리아가 아이를 안고 있는 조각상을 바라보았다.

전에 탁유미는 이 조각상 앞에서 몇 시간이나 서 있다가 결국에는 눈물까지 흘렸다.

그때 그 눈물의 의미에 대해 물으니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그냥... 예수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갑자기 떠올라 버렸어... 만약 언젠가 내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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