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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요 며칠 곽동현이 보이지 않아 드디어 생각 정리를 마친 줄 알았는데... 지금 그의 눈빛을 보니 아직 포기한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쩌죠? 오늘은 내가 친한 언니네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을 가기로 해서요. 지금도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거든요. 동현 씨가 말하려는 단서는...”

임유진은 조금 곤란해졌다.

지금 약속을 취소하면 윤이가 실망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단서일지도 모르는 그를 이대로 돌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단서가 많아지면 이재하 사건을 조금 더 유리한 쪽으로 끌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임유진은 진심으로 이재하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럼 아이 데리러 가는 길에서만이라도 내 얘기 들어줄래요?”

곽동현의 제안에 임유진은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 그의 차에 올라탔다.

가는 길, 곽동현은 차를 몰면서 임유진에게 사고 당시의 디테일한 부분을 전했다.

그때 이재하의 차와 충돌한 차량에서 내린 사람은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모두 같은 쪽에서 내렸다.

그 말에 임유진이 놀란 듯 그를 바라봤다.

그녀가 봤던 경찰 조서에 의하면 한 사람은 운전석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조수석에 앉아있었다고 적혀있었다. 만약 곽동현의 말대로 두 사람이 같은 쪽에서 내렸다면 한 사람은 운전석 다른 한 사람은 바로 그 뒷좌석에 앉아있었던 게 된다.

가해자가 굳이 거짓 진술을 했다는 것은 뭔가 숨기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이다. 가령 애초부터 가해자가 다른 사람이었다던가...

“틀림없어요?”

임유진이 물었다.

“네, 틀림없어요.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을 때 경찰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묻지 않아 이제까지 까먹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어제 누군가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당시 상황이 떠올랐어요. 디테일한 부분이긴 하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이렇게 유진 씨를 찾아온 거고요.”

임유진은 생각에 잠겼다. 사건 기록을 되짚어 보면 교통사고가 났던 곳에 CCTV가 없는 바람에 해당 사건은 모두 당시 현장 상황과 증인의 증언을 토대로 결론이 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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