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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지금 해야 할 건 오늘 곽동현이 그녀에게 얘기해줬던 디테일한 부분을 수사 자료와 비교해 그녀의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찾는 일이다.

한편, 강지혁을 태운 검은색 승용차는 강씨 저택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강지혁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뒷좌석 시트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 놓여 있는 휴대폰에서는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영상 속에는 오늘 임유진과 곽동현 그리고 윤이가 즐겁게 노는 장면이 찍혀있긴 했지만 아까 임유진이 봤던 거와는 다른 영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동영상이 강지혁의 휴대폰에는 많고도 많았다.

마치 CCTV처럼 임유진이 오늘 놀이공원에서 무엇을 했는지 전부 다 찍혀있었다.

운전석에 앉아있던 고이준은 그에게 말을 걸기조차 어려웠다.

차 안에는 온통 세 사람의 즐거운 웃음소리뿐이었고 그들이 즐거워하면 할수록 공기는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대표님, 도착했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고이준이 말을 건넸다.

“알아.”

다행히 대답은 해주었다.

동영상 속의 목소리는 강지혁에게 고통만 줄뿐일 텐데 그는 영상을 꺼버리지 않았다.

이미 헤어진 사이지만,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로 했지만... 그녀가 다른 남자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의 미소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향하면 질투 때문에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그 누구보다 꼭대기 자리에 있는 남자가 지금은 이까짓 질투라는 감정도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임유진이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누나’라는 핑계를 이용하면 그녀를 옆에 묶어둘 수 있지 않을까?!

“혁아, 너는 나처럼 누군가를 많이 사랑하지마. 너무 많이 사랑하면 네 삶의 주도권이 그 사람에게로 넘어가게 될 거야. 그러다 그 사람이 너를 더는 사랑하지 않으면 그때는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릴 수 있어.”

아버지의 목소리가 또다시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버려지는 게 싫어 먼저 버렸다. 삶의 주도권을 내어 주는 게 싫어 그녀를 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눈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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