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1화

만약 이대로 계속 대답을 하지 않으면 강현수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헤어졌으니 당연히 그러겠죠? 궁금한 거 해결됐으면 이제 손 좀 놔줄래요?”

“그러면 지금은?”

지금은 그 누구도 사랑하고 싶지 않고 혼자 잘살아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임유진은 한숨을 내쉬더니 그를 향해 답했다.

“대체 그게 왜 궁금한데요? 그때 산속에서 얘기하지 않았어요? 앞으로 우리는 모르는 사이라면서요.”

강현수의 몸이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

모르는 사이...

고작 임유진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 몰랐다.

며칠 전 당구장에서 그녀가 홀로 당구대 옆에 초라하게 서 있었을 때는 도저히 시선을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임유진만 보면 간신히 부여잡았던 마음이 또다시 파도가 치는 기분이다. 심지어 얼마 전 강지혁과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마음이 들뜨기도 했다.

대체 왜?

그녀를 쟁취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우스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천하의 강현수에게 기회라니.

S 시를 통틀어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와 잠자리 한 번 가져보려고 애를 쓰는가. 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그의 시선 한 번 받기 위해 노력하는가. 이런 그가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든다는 건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임유진이 아무리 매력이 넘친다고 해도 연예계에는 그녀보다 더 예쁘고 더 매력 있는 여자가 차고도 넘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되뇌어봐도 그녀를 보는 순간 마음은 고삐 풀린 말처럼 통제되지 않는다.

지금도 그는 임유진의 얼굴을 1초라도 더 보기 위해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현수 씨, 유진아, 지금 둘이 뭐 하는 거야...?”

황급히 달려온 배여진의 눈에 질투가 일렁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표정을 바꾸고 강현수에게 얘기했다.

“혹시 유진이가 현수 씨한테 실수한 거 있어요? 그런 거라면 저를 봐서라도 유진이 용서해 주세요.”

자기가 뭐라도 되는듯한 그녀의 말에 임유진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