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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웬일로 걱정하나 싶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다음 말이 본론이었다.

“다만 현수 씨가 전에 네가 나인 줄 알고 헷갈린 적이 있었잖아. 그래서 앞으로는 현수 씨와 거리를 뒀으면 좋겠어. 불필요한 오해를 빚을 필요는 없잖아, 친척끼리, 안 그래?”

임유진이 옅게 웃으며 되물었다.

“불필요한 오해? 어떤 오해를 말하는 거야?”

“저번에 방송국에서 너와 현수 씨가 손을 잡은 바람에 사람들이 좀 오해를 하더라고.”

배여진은 조금 쑥스러운 얼굴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나와 현수 씨 지금은 아직 대외적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그녀는 일부러 말끝을 흐려 임유진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었다.

“나 강현수 씨한테 관심 없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그냥 아예 그 사람 눈앞에 띄지 않으면 더 좋잖아. 아니면... 내가 돈 줄 테니까 이곳을 떠나는 건 어때? 다른 지역에서 소소하게 장사하면서 산다던가, 이러면 너도 편할 거 아니야. 나한테 지금 4억 정도 여유자금이 있으니까 그 돈으로 발을 붙여보는 거 어때?”

‘4억?’

임유진은 강현수의 것이 분명할 돈으로 유세 떠는 그녀가 우스웠다.

게다가 가짜인 배여진이 강현수의 돈으로 진짜인 임유진을 S 시에 쫓아내려고 하는데 어찌 우습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그딴 제안에 넘어갈 정도로 멍청해 보이나? 아니면 욕심에 눈이 멀어 이런 짓을 하는 건가?’

“만약 강현수 씨가 언니가 사기 치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그 4억을 되돌려 달라고 하는 거 아니야?”

그 말에 배여진은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으며 표정이 점점 더 부자연스러워졌다.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무슨 사기를 쳐?”

“어릴 때 산에서 강현수를 구한 거 정말 언니 맞아?”

임유진의 눈빛이 무섭게 그녀를 쫓았다.

“당연하지.”

“정말 산에서 강현수를 구한 거 언니 맞아?”

임유진이 다시 물었다.

“너 말이 좀 이상하다? 내가 아니면 누군데!”

임유진은 싸늘해진 눈으로 그녀를 비웃듯 말했다.

“언니,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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