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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폭군이 따로 없는 그의 키스는 그날 밤의 키스를 떠오르게 했다.

정신이 또렷하지는 않았지만, 이 느낌만큼은 소름 돋게 비슷했다.

결국, 그날 그녀에게 입을 맞춘 건 강지혁이 맞았던 걸까?

집어삼킬 듯 다가오는 그 때문에 임유진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기나긴 키스가 끝이 나고 임유진은 숨을 세차게 헐떡였다. 강지혁은 자신의 이마를 그녀의 이마에 대고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남자 좋아하지 마.”

그의 말에 임유진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강지혁, 네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웃기다는 생각은 안 해?”

이 남자는 자기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으면서 이제는 그 헤어진 상대에게 다른 남자를 좋아하지 말라는 말이나 하고 있다.

비웃음 가득한 그녀의 말에 강지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까 임유진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 홀로 이곳 소파에 앉아 그녀가 곽동현과 함께 즐겁게 노는 영상을 봤을 때 그의 기분이 어땠을지, 임유진은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 순간만큼은 질투라는 감정에 먹혀버린 것 같았다.

영상 속에서 임유진이 곽동현을 향해 웃어주고 그의 넥타이까지 다시 매줬을 때 강지혁은 심장이 난도질당하는듯한 느낌이었다. 너무 고통스러워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기어코 그 남자를 좋아하겠다고?”

그의 목소리가 점점 더 무섭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임유진의 몸은 알 수 없는 한기에 흠칫 떨렸다. 만약 그렇다고 대답하면 정말 강지혁에게 자유를 빼앗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그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렇게 되면 아마 곽동현에게도...

임유진은 자신 때문에 그 착하고 바보 같은 남자가 험할 꼴을 당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아니. 나 동현 씨 안 좋아해.”

그녀는 결국 그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강지혁은 그 말이 진실인지 감별이라도 하려는 듯 그녀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입꼬리를 씩 올려 웃었다.

“그래야지.”

“그럼 이제 나 좀 놔줄래?”

놔 달라고?

강지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끌어안은 손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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