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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유진아,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모텔보다 호텔이 나은 것 같은데?”

한지영이 조금 답답한 듯 말했다.

“내가 지금 가진 돈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래.”

임유진이 돈 걱정을 하자 한지영이 다급하게 말을 했다.

“돈 때문이라면 내가...!”

“지영아, 마음만 받을게. 이제는 그 누구한테도 기대고 싶지 않아서 그래.”

임유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결국 기댈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

한지영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결국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게 친구의 자존심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모텔에 도착한 후 한지영은 백연신에게 음식 배달을 부탁했고 그가 방에서 나간 후에야 비로소 임유진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었다.

“강지혁이 지쳤대. 나를 더 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대. 우리가 연애하는 동안 강지혁은 단 한 번도 나를 믿은 적이 없었던 거야.”

임유진은 쓰게 웃었다.

“난 연애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봐, 지영아.”

“유진아, 억지로 웃지 않아도 돼.”

한지영은 임유진을 와락 끌어안았다.

“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 우리 친구잖아.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네 편이야. 내가 꼭 강지혁보다 좋은 남자친구 소개해 줄게. 그래서 우리 보란 듯이 잘살아 보는 거야! 그러니까 유진아... 힘들면 힘들다고 해.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지 마.”

임유진은 한지영 어깨에 기대 그녀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제야 마음속 서러움들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만 같았다.

결국, 그녀의 구원자는 예전에도 지금도 한지영뿐이었다.

이 고마움을 이번 생이 끝나기 전에 다 갚을 수 있을까?

“지영아, 나 눈물이 안 나와...”

그때 굳게 닫혔던 입술이 열리며 임유진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아마 예전에 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는 눈물도 메말랐나 봐.”

“너...”

“괜찮아. 나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약하지 않아. 고작 헤어진 것뿐이잖아. 전에도 잘 견뎌냈으니까 이번에도 괜찮을 거야.”

임유진의 담담한 말투에 한지영은 잠깐 침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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