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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앞으로 그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가 강현수 곁으로 갈까 봐 매일 밤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강현수가 그녀의 마음속에 얼마만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추측하며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된다.

그는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며 고작 사랑 때문에 폐인이 되거나 망가지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강지혁은 서서히 몸을 일으켜 드디어 주방에서 나와 홀로 2층으로 올라갔다.

고이준은 멀어져가는 상사의 뒷모습을 조금 복잡한 얼굴로 바라봤다.

만약 이 세상에 그 누군가가 강지혁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면...

고이준은 지금 자기도 모르게 임유진의 이름 석 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

다음 날 아침, 임유진이 잠에서 일어나 보니 머리맡에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가 놓여있었다. 이건 어제 한지영과 백연신이 준 선물이지만 그녀는 어젯밤 풀어보지 않았다.

서서히 몸을 일으킨 후, 선물을 뜯어보니 거기에는 정장 차림의 여자 인형이 들어있었고 변호사 배지까지 단 인형은 어딘가 모르게 그녀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인형 아래에는 한지영이 쓴 글도 있었다.

[유진아, 생일 축하해! 나는 네 하루하루가 행복으로만 가득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네가 원하는 꿈도 꼭 이루길 바랄게! PS. 인형의 왼손 손바닥을 누르면 서프라이즈가 있을 거야!]

꿈? 행복?

그녀가 과연 이런 걸 또다시 바랄 수 있을까?

임유진은 손으로 인형의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다가 버튼 같은 게 있는 걸 발견하고 꾹 눌렀다.

그러자 인형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꼭 정의를 실현하는 좋은 변호사가 될 거야. 그래서 의뢰인들이 재판이 끝난 후 나한테 의뢰하길 잘했다고, 천만다행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이건... 임유진 그녀의 목소리이다!

처음 로펌에 들어갔을 때 한지영이 축하한다며 휴대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녀가 했던 말들이었다.

한지영이 그때의 동영상을 여태 간직하고 생일 선물로 그 말만 잘라 인형에 넣어 둘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임유진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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