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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모질다고?”

임유진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고작 이 정도인데 모질어? 진짜 모질게 구는 게 어떤 건지 한 번 보여줘?!”

그녀가 감방에서 겪은 비인간적인 괴롭힘은 삶을 포기하고 싶게 만들었다. 소민준은 아마 그녀가 겪은 고통의 10분의 1도 못 겪어봤을 것이다.

“세령이가 망해야 속이 시원하겠어?”

소민준이 씩씩거렸다.

“걔도 그땐 날 망쳤어. 안 그래? 내 이 두 손도 운이 좋았으니 망정이지, 지금 아무 물건도 못 들었을 수도 있다고.”

임유진이 맹비난을 해댔다.

소민준은 숨이 턱 막혀 그녀의 두 손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사실 그도 이 몇 해 동안 머릿속에 가끔 그해 그 장면이 떠올라 마음이 복잡해질 때가 많다.

임유진이 누명을 뒤집어쓴 걸 알게 된 이후로 더 괴로웠다. 만약 그때 임유진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지 않았더라면 그와 그녀는 계속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

다만 곧장 이런 생각을 접었다.

소민준에게 있어 진세령이야말로 최상의 선택이다. 그녀는 소민준에게도, 그의 집안에도 완벽한 선택이다.

“유진아, 넌 이젠 강지혁 씨가 있는데 왜 굳이 세령이를 죽음으로 몰아붙여?”

소민준의 말투가 조금 유순해졌다.

임유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증오에 섞인 두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죽음으로 몰아붙인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얘기하는 거야? 진세령은 지금 단지 연예계에서 매장당할 뿐 여전히 진씨 일가의 둘째 딸이야. 가족도 있고 너라는 약혼자도 있어서 진가네와 소가네 두 집안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준다고.”

“진짜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건 가족도 잃고 연인도 잃고 너희 두 집안이 철저하게 무너지는 거야. 만신창이가 되어서 도움을 구할 데도 없이 죽지 못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절망이라고.”

임유진이 말을 내뱉을 때마다 소민준의 안색이 점점 더 창백해졌다.

“어때? 진짜 죽음으로 밀어 부쳐볼까?”

임유진의 물음에 소민준은 한마디 말도 못 했다.

그녀는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소민준은 몸을 휘청거리며 방금 그녀가 말한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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