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33화

작가: 유진
임유진은 그렇게 한잔 두잔 마시며 취기가 온몸을 감싸올 때까지 자신을 내버려 두었다.

한편, 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옆에서 그저 말없이 술을 따라줄 뿐이었다.

"혁아, 난 가끔 운명이라는 게 너무 웃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임유진은 손에 든 와인잔을 이리저리 흔들며 중얼거렸다.

"왜 그렇게 생각해?"

강지혁이 부드럽게 물었다.

"내 사건만 해도 그렇잖아. 그때는 모든 증인과 물증들이 다 나를 가리키는 바람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감옥에 있는 3년 동안 매일같이 생각했지. 이 사건의 진실은 대체 뭘까, 대체 누가 이 모든 증거들이 나를 가리키게 판을 짠 걸까..."

임유진은 말을 하다가 실소를 터트렸다.

"나 말이야. 그때 내 주변 지인 하나하나 다 의심했었다?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가 나한테 큰 원한을 품은 건 아닐까 하고."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강지혁의 귀를 타고 들어와 망치로 변해 그의 심장을 거세게 내리쳤다.

임유진은 고개를 살짝 들더니 웃었다.

"혁아, 그거 알아? 난 정말 몰랐어.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운 그 사람이 나와 어떤 원한이 있는 게 아니었고, 그렇다고 진애령 씨와 어떤 원한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저 무서워서, 형을 살까 봐, 진씨 일가에게 보복당할까 봐 두려워서 내 인생을 망쳐버렸을 줄은..."

감옥에 있었던 3년은 지금도 임유진 마음속 깊은 곳에 악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녀는 그 3년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커리어도 잃었고 미래도 잃었으며 영원히 아이까지 잃을 뻔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그저 한 사람의 두려움 때문이었다니!

이런 간단하고도 우습기까지 한 이유를 그녀는 4년이나 찾아 헤맸다.

강지혁은 그녀를 그대로 내버려 둔 거, 진실을 밝힐 능력이 있었음에도 그녀가 감옥에 가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거에 미치도록 후회하고 있다.

그때는 그도 그 언젠가 임유진을 이렇게 사랑하게 되고 이 여자가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자신의 고통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그녀가 겪은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34화

    마치 어미 새가 아기 새에게 음식을 넣어주듯 그는 꽤 진지하게 이 동작을 반복했다.강지혁을 아는 사람이 이 광경을 봤으면 아마 놀란 나머지 현실부정을 할 것이다. 강지혁이 누군가의 식사 수발을 들어준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일 테니까.한편, 이 광경은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술집 손님들이다. 그들은 마치 영화 한 장면을 보듯 넋을 놓고 쳐다봤다.날은 벌써 어두워졌고 술집에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 기존에 있던 손님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들어온 손님들마저 시선을 강지혁과 임유진 쪽으로 돌렸다.강지혁은 원체 잘생긴 얼굴이고 특히 술집에서는 여성들이 대시하기 가장 좋은 인물일 테니까.그런 그가 정성스럽게 한 여자에게 이것저것 먹여주고 있으니 거기에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을 여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누구라도 임유진 자리에 자신이 들어가고 싶을 것이다.하여 몇몇 여성들은 강지혁의 옆에 임유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시도해보고 싶었다.술집은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곳이니까.몇 분 후, 꽤 예쁜 얼굴에 몸매가 가감 없이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은 여성 한 명이 강지혁 쪽으로 다가가 예쁘게 웃었다."나 여기 앉아도 돼요? 오늘 혼자 왔는데."그러고는 강지혁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냈다. 가까이에서 보니 남자는 여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이런 남자라면 하룻밤 관계라도 선뜻 수락할 수 있다.다만 강지혁은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리더니 차갑게 경고했다."꺼져."그 말에 여자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버렸다. 객관적으로 봐도 자신이 남자 옆에 앉아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여자보다 훨씬 예뻤으니까.여자는 혹시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 건 아닌가 싶어 더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옆에 있는 그 여자 혹시 그쪽 친구예요? 이미 취해서 재미없을 것 같은데, 나는 그쪽 엄청 재밌게 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날 마음대로 해도 뭐라 안 할 건데."여자의 말은 명백한 섹스어필이었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35화

    여자는 남자가 너무 무서워 얼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헌팅에는 실패했지만,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남자이니까."저... 저는 그럼 이만..."여자가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돌렸다."잠깐..."그때 임유진이 여자를 불러세웠다. 그러고는 뭔가 엄청나게 불만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여자는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기에 임유진의 말을 들었음에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때 강지혁의 차가운 음성이 흘러나왔다."기다리라잖아."‘네?’여자는 그 말에 육성으로 반응하기도 전에 갑자기 나타난 건장한 남성들에게 잡혀버렸고 그대로 다시 강지혁의 테이블로 끌려갔다.여자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토록 후회한 적이 또 있을까 싶었다. 남자 한 명 꼬시려다가 팔자가 꼬이게 생겼다."저기... 우리 일단 말로 하는 게 어떨까요? 혹시 내가 아까 말을 잘못한 게 있다면 당장 사과할게요. 네?"여자는 거의 울먹거리며 사정했지만, 강지혁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임유진을 향해 말했다."자, 봐봐. 네가 부른 사람 왔어."애정가득한 그의 얼굴은 그에게 사랑받으면 정말 행복하고 어떤 고난도 이 남자가 대신 해결해 줄 것 같은 그런 착각이 들게 한다.여자는 임유진이 그녀에게 뭐라고 할까 봐 잔뜩 긴장하며 얼어있었다. 술에 취한 이 여자가 혹 자신을 죽이겠다고 하면 옆에 앉은 남자가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배에 칼을 꽂을 것 같았다."너..."임유진은 비틀거리는 몸으로 술에 잔뜩 취해 말을 이었다."너 아직 우리 혁이 넘보지 않을 거란 말 안 했잖아!"여자는 그 순간 마음이 놓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런데 잠깐만... 잔뜩 겁주며 나를 데려온 게 고작 그 얘기를 안 해서?’"너... 끅... 우리 혁이 넘보면 안 돼!"임유진은 이제 트림까지 하며 이 말을 벌써 몇 번이나 내뱉었다. 아마 그녀에게 있어 이 말이 상당히 중요한 듯싶었다."저는 절대 혀, 혁이 씨를 넘보지 않을 겁니다!"여자는 선서만 안 했지 거의 맹세한 것과 다름없었다.임유진은 그제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36화

    "이 남자 정말 내 거야?"임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를 입 밖으로 내뱉어버렸다.그러자 그녀의 말을 들은 남자는 예쁘게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에게 답했다."응, 나 네 거야."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임유진의 입술은 자연스럽게 그의 입술 위로 떨어졌다.‘강지혁은 내거니까 내가 어떻게 키스하든지 상관없을 거야.’...여자는 방금까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또다시 마음이 설렜다.그 남자는 대체 누굴까? 경호원을 대동한 거 보면 범상치 않은 사람 같은데. 그리고 그 남자가 술 취한 여자를 안아 들고 술집을 나갔을 때 언뜻 보였던 그 시계, 그건 여자가 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봤던 한정판 시계였고 아마 전 세계에 3개밖에 없다고 했었다.그리고 그 구매가는 백억이 족히 넘었다!여자는 자신이 잘못 봤거나 혹은 그 남자가 착용하고 있던 것이 가짜이거나 이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주 만약에 그 남자가 착용한 게 진짜가 맞다면?여자는 순간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만약 정말 그 시계가 진짜가 맞다면 남자의 정체는 대체 뭘까...?한편, 강지혁은 임유진을 안아 든 채 그대로 차에 탔다. 그녀의 볼은 지금 빨갛게 달아올랐고 촉촉한 눈망울에는 여전히 취기가 감돌고 있었지만, 지금은 마치 별을 그대로 수놓은 듯 반짝거렸다.그녀의 손은 차에 올라타서도 아직 강지혁의 볼을 쓰다듬고 있었다."혁아..."그녀가 입을 벌리자 술 냄새가 확 풍겨왔다.다른 사람이었으면 불쾌함에 눈살을 찌푸렸을 테지만 강지혁은 이런 냄새마저도 향기로 느껴졌다."응? 왜? 아직 덜 마셨어?"그는 임유진의 볼에 붙은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애정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아니, 술은 이제 됐어. 나 먹고 싶어...""뭐가 먹고 싶어? 당장 사 오라고 할게."강지혁이 묻자 임유진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너..."그 말에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검은 눈동자가 사정없이 일렁였다.이 여자는 지금 자신이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37화

    그때 강지혁이 덥석 그녀의 양손을 잡고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유진아, 그만... 이제 충분해..."하지만 임유진의 눈동자는 마치 어린 악동처럼 반짝였다.충분하다고? 하지만 왜 그녀는 계속 부족하다고... 이대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임유진은 강지혁이 너무 갖고 싶었다. 이대로 계속 자신의 곁에만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곁에 있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혁아..."임유진의 두 손이 또다시 그의 볼로 향했고 취기에 가득 찬 눈은 한참이 지나서야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너... 끄윽... 너무 예뻐."그녀는 트림하면서 중얼거렸다.마치 신이 빚은 듯한 남자의 얼굴은 만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인물처럼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이 남자가 정말 내 남자야? 그리고 나는 이 남자와 얼마 안 가 곧 결혼할 거고...?’"나 진애령 씨 사진 봤어... 너무, 너무 예쁘고 너랑도... 잘 어울렸어... 그때 뉴스에는 온통... 정말 온통 너희 얘기뿐이었어."임유진이 힘겹게 말을 이었다."너... 진애령 씨 사랑했니...? 왜... 왜... 진애령 씨가 죽었을 때 제대로 진실을 밝히지 않았던 거야...?"그녀의 말에 강지혁의 몸이 굳어버렸다.아마 이 말은 임유진이 맨정신일 때 마음속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았던 말일 것이다.강지혁은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조용히 읊조렸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뿐이야."강지혁은 진애령을 사랑한 적 없고 그때 그녀를 약혼녀로 선택한 것은 진애령이 그를 사랑했고 그녀의 집안이 강씨 일가에 도움이 돼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좋은 혈통의 후계자를 낳아줄 것 같아서였다.그때의 그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어도 되는 것이라고 여겼고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일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임유진은 마치 그의 말을 알아들은 듯 또다시 입을 열었다."사랑하지 않아도... 네 약혼녀였잖아... 너... 너는... 조사했었어야지... 왜... 왜 안 했어... 네가 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38화

    "유진아, 나 용서해줘.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용서해줘..."이 말을 강지혁은 항상 그녀가 잠들고 나서야 뱉을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며 용서를 빌 용기가 없었으니까.임유진의 옷을 다 갈아 입힌 강지혁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옷을 잡아당기더니 몽롱한 눈을 힘겹게 뜨고 입을 열었다."혁아, 용서할게..."강지혁은 온몸에 전율이 흐르더니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뭘 알고 이러는 걸까?임유진은 빨갛게 변해버린 눈가를 하고는 천천히 입꼬리를 말아 올리더니 예쁜 웃음을 지었다. "난... 네가 왜 나한테 용서를 구하는지 모르겠지만 용서할게, 그게 뭐든 용서해줄 거야... 너는... 혁이니까..."그녀는 말을 마친 후 다시 눈을 감았고 재차 잠이 들었다.강지혁은 멍하니 임유진을 바라보다 허리를 숙이고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그래, 나는 혁이야. 누나의 혁이야..."강지혁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혹 임유진이 자신을 용서해주지 않아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이제 임유진이 없는 강지혁은 강지혁이 아니니까....다음 날, 잠에서 깬 임유진은 두통에 시달렸다. 항상 과음한 다음 날은 이렇게 되어버렸고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이마를 주물렀다."머리 많이 아파?"그때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임유진은 그제야 강지혁도 이 방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조금, 많이 아픈 건 아니야."그 말인즉 이 정도의 고통은 아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숙취해소제 준비하라고 얘기해 뒀으니까 일단 먼저 씻자."그 말에 임유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막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강지혁이 한발 빨랐고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아!"임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걸, 걸어가는 것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는데.""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걷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강지혁은 단호하게 말하더니 그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39화

    임유진은 얼른 입을 헹구고는 잔뜩 붉어진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진짜야?""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아?"강지혁이 되묻자 그녀는 열심히 어제의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어제, 한창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어떤 여자가 다가왔고 강지혁에게 관심 있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다 임유진은 강지혁을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여자에게 화가 났고 그 뒤로는 또다시 생각이 안 났다. 하지만 정황상 강지혁이 거짓말한 것 같지는 않았다."그래도 난 기뻤어."강지혁이 말했다."난 누나가 어제처럼 다른 여자들 앞에서 내가 누나 거라고 선언하는 거 너무 좋았다고."입꼬리를 말아 올린 채 예쁘게 웃는 강지혁에 임유진은 순간 민망함이 싹 가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씻고 나온 후 임유진은 숙취해소제와 뜨끈한 국물로 해장했다.식사를 마치자 강지혁이 그녀를 향해 얘기했다."오늘 고이준이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리스트를 가지고 올 거야. 그러면 누나가 보고 어떤 디자이너가 제일 마음에 드는지 골라."콜록콜록.임유진은 침에 사레들릴 뻔했다.다른 사람은 결혼하면 웨딩드레스를 고른다는데 그녀는 디자이너를 골라야 한다고?오후가 되자 고이준이 디자이너 리스트를 가져왔고 임유진은 그제야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라는 걸 깨달았다.일반 사람은 그들에게 옷 한 벌 부탁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데 웨딩드레스는 감히 꿈도 못 꿀 것이다.그런데 그녀는 지금 디자이너 한 명도 아닌 여러 명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옆에는 디자이너들이 지금까지 제작한 웨딩드레스와 이브닝드레스 사진이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다 걸작이 아닐 수 없었다."유진 씨, 이것들은 절대 급하지 않으니 천천히 보시고 저한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혹 디자이너분과 소통하고 싶으시면 마찬가지로 저한테 말씀해주세요. 바로 안배하겠습니다."고이준은 비서답게 평온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지만 속은 이미 난리가 났다. 강지혁이 드디어 결혼을 결심했으니까!심지어 결혼 상대는 바로 임유진! 물론 고이준도 강지혁이 임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40화

    어릴 적 강지혁은 행여나 이 노인의 눈 밖에 날까 봐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그러다 지금 드디어 한때는 자신의 운명을 쥐고 있던 노인이 나이가 들었다.할아버지와 손자 사이라고는 하지만 피가 섞인 외에 가족 간의 정은 아마 얼마 없을 것이다."저 임유진과 결혼해요."청량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웠고 강지혁은 마치 통보하듯 말을 내뱉었다."결혼?"강문철이 피식 웃었다."그 여자는 우리 강씨 집안과 어울리지 않아.""그건 내가 정해요."강지혁은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강문철은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네가 지금 그 여자 사건까지 뒤집고 있다지?"강문철은 병상에 계속 누워있지만 그렇다고 소식까지 느린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보다 알고 있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그 여자는 아니? 그 사건에 사실 너도 엮여 있었다는 거."강문철은 여유롭게 물었고 강지혁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난 그 일을 절대 유진이가 모르게 할 예정이라고.""그럼 내가 대신 말해줄까? 그 여자가 그걸 알고도 너와 결혼하겠다고 하는지 궁금하구나. 만약 돈이 목적인 여자라면 그 사실을 알고도 저와 결혼할 테지. 강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면 앞으로 막대한 재산을 손에 쥐고 휘두를 수 있을 거니까. 다만 지혁아, 너는 네 어미처럼 돈만 밝히는 그런 여자를 원하는 거냐?"지금의 강문철은 마치 악마처럼 두 개의 막다른 길을 강지혁이 앞에 내어주었다. 만약 임유진이 사실을 알고 그를 포기한다면 당연히 결혼은 못 하게 될 것이고 만약 그를 포기하지 않고 결혼을 원한다면 임유진은 강씨 일가의 돈 때문에, 돈을 보고 결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그리고 강지혁은 돈만 보고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를 극도로 경멸하고 미워했다.그래서 이 사실을 임유진이 알게 되는 순간 결혼은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이다.강지혁은 얼굴을 굳히더니 천천히 병상 옆으로 다가왔다.강문철의 옆을 지키던 비서가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도련님, 뒤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641화

    강문철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직접 키운 아이기는 하지만 도저히 입맛대로 다룰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고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너 이렇게 보니 정말... 네 아버지를 많이 닮았구나."강문철은 조금 복잡한 눈으로 자기 손주를 바라보았다. 그때 당시 강선우도 강문철의 앞에서 강지혁의 엄마와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강씨 집안 도련님 신분 따위 포기해도 상관없다고 했었다.마치 강문철이 일궈놓은 것이 전혀 값어치가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강지혁은 그의 말에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하지만 언젠간 후회할 거다. 네 아버지처럼 후회할 거야..."강문철은 강선우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고 강지혁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확고하게 답했다."난 후회 안 해요. 유진이를 사랑하고 유진이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건 아마 제일 잘한 일일 거예요.""그러냐? 하하하..."강문철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후회를 안 한다라... 말은 쉽지. 그런데 네가 후회하는 꼴을 내가 볼 수 있겠는지 모르겠구나.""그럼 더 오래 사시던가요."강지혁은 강문철을 빤히 바라보며 말해다."백 세까지 사셔서 내가 얼마나 후회 안 하고 잘살고 있는지 한번 보세요. 그때가 되면 아마 나와 유진이 사이에서 나온 아이도 볼 수 있을지 모르죠. 그리고 그게 더 재밌지 않겠어요?"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발에 힘을 풀었고 바닥에 깔려있던 비서는 얼른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강문철을 향해 물었다."회장님, 괜찮으세요?"강문철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손주를 바라보았다."내가 정말 백 세까지 살았으면 좋겠냐?""네."강지혁이 옅게 웃었다. 아까까지만 까만 눈동자에 서려 있던 살기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고 그 대신 부드러움이 자리 잡았다."할아버지, 백 세까지 사시라고 한 말 진심이에요. 제가 아버지와 달라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할아버지도 드디어 깨달으시는 날이 오겠죠."그 말을 끝으로 강지혁은 병실을 나갔다.강문철의 눈에

최신 챕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7화

    강지혁은 수저를 들고 그녀가 해준 음식을 하나둘 입에 넣었다.분명히 흔히 볼 수 있는 가정 요리고 손에 들고 있는 것도 포크나 나이프가 아닌 그저 숟가락과 젓가락일 뿐인데 상대가 강지혁이라 그런지 꼭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임유진은 원래 강지혁이 밥을 다 먹은 뒤에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지혁이 밥을 먹으며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오늘 하마터면 떨어지는 화분에 다칠 뻔했다는 얘기 들었어. 무사해서 다행이야. 내일부터는 경호원을 두 명 더 붙여줄게.”임유진은 그 말에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어리둥절해 하다 이내 남편이 강지혁이라는 것을 깨닫고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마 일이 터지고 5분도 안 돼 바로 강지혁에게 보고가 들어갔을 테니까.“응, 알겠어.”임유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누가 화분을 떨어트린 건지 알아봐 달라고 했어. 아직 따로 연락이 오지는 않았지만.”“청소부가 한 짓이야.”“청소부?”임유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벌써 조사를 마쳤어?”“당연한 거 아니야? 네 일인데.”만약 임유진의 몸에 생채기라도 났으면 강지혁은 아마 이성을 잃고 건물 전체를 폭파하고 관계자들까지 다 처리해버렸을 것이다.강지혁은 갑자기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임유진의 양손을 덥석 잡았다.그녀의 손가락은 여전히 삐뚤빼뚤했다.임유진의 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진세령이고 소민준은 당시 진세령의 곁에서 가만히 구경만 했다.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매만지다 문득 1시간 전에 봤던 청소부의 피범벅이 된 두 손을 떠올렸다.그는 다른 사람의 손은 피가 나든 잔인하게 잘리든 아주 조금의 연민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임유진의 손은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또 울컥했다.“왜? 왜 그렇게 봐?”임유진은 강지혁이 손가락을 뚫어지게 보는 게 불편한지 손을 뒤로 빼며 거두어들이려고 했다.그녀 역시 다를 것 없는 여자라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다.“내 손 안 예뻐... 보지 마.”임유진의 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6화

    “그래...”강지혁이 낮게 읊조렸다.“그래야 할 거야.”고이준은 저도 모르게 소민준이 매우 가엽게 느껴졌다. 만약 임유진이 정말 소민준을 동정하면 그때는 지금 하고 있는 택배 기사 일도 못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고 비서, 누가 저 여자한테 돈을 쥐여주고 유진이를 해할 계획을 세운 건지 알아내.”강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네, 회장님.”고이준이 얼른 답했다.“그리고 S 시에서 제일 실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유진이와 권건우 변호사 고소 건에 붙여. 김승수한테 지시를 내리는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닌지도 한번 알아보고.”고이준에게 김승수의 뒷조사를 맡긴 건 이유가 있었다.임유진이 강지혁의 와이프고 현 강씨 가문의 유일한 안주인인 걸 알고도 고소를 한 건 누가 봐도 이상했으니까.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강씨 가문을 상대로 덤빌 리가 없다.게다가 김승수가 억울하다는 당시의 사건을 강지혁도 한번 훑어봤지만 임유진의 말대로 증거가 확실했고 결과 역시 납득 가능한 결과였다.즉 그렇다는 건 김승수에게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혹은 김승수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다.하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임유진을 건드린 이상 강지혁이 손을 놓고 있을 리가 없다. 그에게는 임유진이 목숨줄과도 같은 존재니까.“네, 알겠습니다.”임유진이 강지혁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고이준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요즘 따라 부쩍 이상한 위화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임유진을 대하는 강지혁의 태도가 꼭 기억을 잃기 전의 강지혁 같았기 때문이다. 꼭 기억을 다 되찾은 것처럼 말이다.강씨 저택.강지혁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마침 임유진과 두 아이들이 거실에서 동요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현이는 흥분한 건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깔깔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고 무뚝뚝하던 율이도 볼을 살짝 붉히며 어색하게 몸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몸만 보면 썩 내키지 않아 하는 것 같지만 미소를 띠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5화

    강지혁은 여자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이내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두 번 다시 손에 뭘 들 수 없게 만들어놓고 경찰에 넘겨.”“네, 알겠습니다.”청소부는 그들의 대화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지, 지금 내 손을 부러트리려는 건가?’그녀는 이런 무서운 인간을 만날 줄 알았으면 차라리 경찰에게 잡히는 것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가... 제가 알아서 경찰서로 가서 자수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하지만 간절한 그녀의 부탁에도 강지혁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얼굴이 차가워지기만 할 뿐이었다.사실 청소부는 양손만 부러지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만약 그녀가 던진 화분으로 임유진이 큰 상처를 입었으면 그때는 양손은 물론이고 몸 전체가 너덜너덜해진 채 죽으니만 못한 삶은 살았을 테니까.“으아아악!!”그녀의 절규와 함께 강지혁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고이준도 곧바로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바로 앞에 세워진 차량에 올라탄 후 고이준은 곧바로 강지혁에게 자료 하나를 건넸다.“소민준 씨의 지난 5년간 행적입니다. 몇 년 전부터 배달 기사 일을 하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오늘은 우연히 건물 앞을 지나가다 사모님을 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님께서는 감사의 뜻으로 소민준 씨를 병원에 보냈고 손목 골절로 인한 치료 비용을 전액 다 부담해주셨습니다.”강지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수중의 자료를 훑어보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얼음장 같았다.“참 기막힌 우연이야. 안 그래?”그때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강지혁의 입에서 뜬금없는 한마디가 흘러나왔다.“네... 네.”고이준은 식은땀을 흘리며 룸미러로 강지혁의 눈치를 봤다. ‘혹시 소민준이 사모님을 구해준 것에 질투라도 하는 건가...?’“CCTV는?”“네, 여기 있습니다.”고이준은 얼른 휴대폰을 꺼내 경호원이 보내준 CCTV 영상의 일부를 틀어 강지혁에게 건넸다.영상 속 소민준은 화분이 떨어짐과 동시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4화

    경비원은 그 말에 시선을 내려 바닥에 떨어진 산산조각이 난 화분을 보고는 그제야 얼른 손을 놓아주었다.임유진은 경호원에게 소민준의 손목을 봐달라고 했고 경호원은 알겠다며 그의 손목을 자세히 살폈다.“사모님, 아무래도 골절인 것 같습니다.”“그럼 지금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세요.”“네, 알겠습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고 임유진은 경호원에게 가보라는 손짓을 한 후 이내 전화를 받았다.무슨 얘기를 들은 건지 그녀는 전화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곧바로 심각한 얼굴을 했다.“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통화를 마친 후 임유진은 건물이 아닌 법원으로 향했다.잠시 후, 임유진이 법원에서 나왔을 때 마침 소민준을 병원으로 데려간 경호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검사를 받아본 결과 다행히 심각한 상처는 아니고 한 달 정도면 완전히 회복될 거라는 내용이었다.“알겠어요. 치료비는 다 제가 책임진다고 하고 혹시 다른 무언가의 보상을 원하면 저한테 따로 연락 주세요.”“네, 사모님.”임유진은 전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집어넣는 것이 아닌 권건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스승님, 죄송해요. 아무래도 당분간은 좀 시끄러워질 것 같아요.”“들었다. 김승수가 우리 둘을 고소했다지? 걱정할 것 없어. 우리는 그 사건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임했으니까. 그보다 요즘 인터넷에 떠드는 루머 말인데 나야 다 늙어서 그런 건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지만 너는 남편과 재회한 지도 얼마 안 됐는데...”“걱정하지 마세요. 혁이는 스승님과 제 사이 오해 안 해요.”임유진의 말에 권건우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그럼 다행이고.”그날 저녁, 임유진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사가 다가와 말했다.“회장님은 오늘 일 때문에 조금 늦으신다고 먼저 아이들과 식사를 하시라고 하셨습니다.”“네, 알겠어요.”임유진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들과 밥 먹을 준비를 했다. 일 때문에 늦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그 시각, 강지혁은 냉기를 풍기며 차가운 시선으로 눈앞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3화

    “위험해!”등 뒤로 누군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임유진은 미처 상황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누군가의 품에 안겨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녀를 구해준 누군가는 쓰러지는 그 순간에도 양손으로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사모님!”“사모님!”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경호원과 기사들이 큰소리로 외치며 다가왔다.임유진은 그들의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경호원의 부축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난 괜찮아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서 일어나며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괜찮으세요?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임유진은 말을 하다가 남자가 고개를 드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흠칫하며 말을 멈추고 말았다.그녀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소민준이었다.소씨 가문의 장남이자 한때는 그녀의 남자친구였으며 진세령의 약혼자이기도 했던 그 소민준 말이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색이 다 바랜 낡아빠진 옷에 더러운 운동화,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것 같은 얼굴에 새치 가득한 머리까지, 지금의 그는 도무지 30대 중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래도 한때는 상류층에 있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일반 시민도 아닌 제일 아래 계층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고개를 든 소민준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임유진이라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조금 놀란 듯 움찔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쓴웃음을 지었다.“너였구나.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기사를 봤어.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너...”임유진은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소민준은 당시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그녀가 절망의 끝에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궁지까지 몰아붙였으며 두 번 다시 사랑 같은 건 하고 싶지 않게끔 만들어놓기도 했다.아마 강지혁이 아니었다면 임유진은 지금도 여전히 과거의 상처에 매달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살았을 것이다.하지만...하지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2화

    직장 동료들은 한지영에게 위로를 건네며 은근히 그녀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말투로 얘기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아예 대놓고 그녀에게 백연신과의 사이를 묻기도 했다.“그럼 지영 씨는 백연신 씨랑 다시 만나는 거예요?”“그날 기자들 무리에서 지영 씨 손을 덥석 잡고 차로 끌고 가는데 내가 다 설렜지 뭐예요? 완전 현실판 왕자님 아니에요?”“그럼 앞으로 지영 씨를 뭐라 불러야 하나?”“백연신 씨가 회장님이니 당연히 회장 사모님 아니겠어요?”한지영은 직원들의 태도가 바뀐 게 전부 백연신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아니요. 백연신 씨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괜한 추측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저, 사귀는 사람 따로 있어요.”한지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고 이에 사람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금방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옆에서 떠드는 사람들이 없으니 이제야 살 것 같았다.어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백연신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경호원을 통해 그녀에게 전언만 남겼다.“회장님께서 더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앞으로도 쭉 전과 같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하셨습니다.”전과 같다는 건 백연신 역시 더는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건가?한지영은 그 생각에 갑자기 울컥하며 눈물이 차오르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이건 자신이 바란 거라고, 그러니 아무것도 슬퍼할 것 없다고 말이다.‘그래, 잘 된 거야. 이게 제일 좋은 결말이야. 증오도 없고 더 이상의 미움도 없는... 그냥 좋은 추억만 간직한 지금이 제일 좋은 끝이야.’다시 그와 연인이 되었다가 또다시 고난에 부딪혀 헤어지게 되면 그때는 완전히 원수지간이 될지도 모르니 차라리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게 백배는 더 나았다.한지영은 더 이상 백연신과 함께 할 용기가 없었다. 아무리 그가 사랑을 외쳐도 아무리 줄곧 그녀만 사랑해왔다고 해도 이제는 그 마음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1화

    연우진은 그 어느 날 자신이 백연신의 질투 대상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지영 씨한테 마음이 남은 거라면 내가 아닌 지영 씨와 얘기를 하세요.”연우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내가 지영 씨와 만나고 싶다고 해도 지영 씨가 받아주지 않으면 함께 하지 못해요. 이건 백연신 씨도 마찬가지고요. 백연신 씨가 여전히 지영 씨를 좋아한다고 해도 지영 씨가 받아주지 않으면 두 사람 역시 함께 못해요. 선택권은 지영 씨한테 있으니까.”백연신은 주먹을 말아쥐며 다시 물었다.“지영이와 만날 건지에 대한 대답만 해.”연우진은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아무래도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듯하다.“지영 씨는 좋은 사람입니다. 이대로 감정이 싹트면 나로서는 당연히 지영 씨와 함께하고 싶겠죠.”“한지영의 곁에 있을 수 있는 남자는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한지영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 돼.”백연신이 경고하듯 낮게 읊조렸다.“어째 내가 모든 걸 다 내어줄 정도로 한지영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 둘이 함께하는 걸 방해하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만?”연우진의 질문에 백연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냉랭하고 차가운 눈빛을 보면 그 대답이 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백연신 씨는 지영 씨를 위해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습니까? 그 정도로 사랑한다면 여기서 나한테 이러지 말고 다시 한번 지영 씨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백연신은 그의 말이 끝난 순간 갑자기 손을 뻗어 연우진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고는 이대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너는 아무것도 몰라. 나라고...”하지만 그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또한 멱살을 잡았던 손도 힘없이 풀었다.질투와 분노로 가득했던 눈동자가 한순간에 어둠에 잠겨버린 듯 시들어졌다.“한지영한테 잘해. 만약 지영이한테 상처를 주면 그때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는 게 뭔지 똑똑히 알려주지. 내 말 허투루 듣지 마.”말을 마친 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0화

    백연신은 그 생각에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렸다. 질투와 분노, 슬픔과 고통의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그의 얼굴에 담겼다.한지영의 집에서 나왔을 때 연우진은 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몇 시간 전에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그녀를 찾으러 집까지 왔다.다행히 사건은 무사히 일단락되었고 한지영도 예전의 일상을 다시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우진 씨, 그... 나랑 더는 연락하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난 괜찮으니까.”연우진은 한지영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들은 그녀의 말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가끔 보면 한지영은 꼭 34살이 아닌 4살짜리 아이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음속의 말을 솔직하게 전하며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니 말이다.하지만 그런 투명한 여자이기에 연우진도 그녀와 함께 있으면 더 즐겁고 자꾸 그녀와 연락을 이어나가게 되는 걸 것이다.“나는 지영 씨랑 계속 연락하고 싶은데. 지영 씨는 그저 피해자일 뿐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말하지 말아요.”“내가 백연신 씨와 호텔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어요?”“네, 지영 씨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믿을게요.”연우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진심이었으니까.만약 정말 뭔 일이 있었으면 한지영 쪽에서 먼저 솔직하게 얘기를 해줬을 것이다. 한지영은 그런 여자니까.연우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득 백연신의 얼굴을 떠올렸다. 확실히 한지영은 백연신과의 인연을 이미 지난 과거로만 보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백연신은? 그 역시 그럴까? 이제는 고은채와의 결혼도 파기됐는데?생각에 잠긴 채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연우진은 아파트 입구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췄다.잘 뻗은 기럭지에 고고해 보이는 눈앞의 남자는 다름 아닌 백연신이었다.‘이 사람이 왜 여기에...’연우진과 백연신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침묵이 계속되다 연우진은 놀란 마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59화

    한지영의 말대로 백연신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여자를 곁에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예쁜 여자를 곁에 둔다고 해도 그는 그녀가 아니면 안 되는 남자였다. 꼭 한지영이여야만 하는 남자였다.처음 본 순간부터 줄곧 한지영만을 사랑해왔으니까, 이미 모든 마음을 다 그녀에게 줘버렸으니까.사실 5년 전에 한지영이 아닌 고은채의 손을 잡았을 때 속으로 판을 짜고 있었다고는 하나 앞으로가 어떨지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그때는 자신에게 미래가 있을지도 없을지도 확신하지 못했거니와 백씨 가문의 모든 걸 되찾고 고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말지도 미지수였으니까.당시의 그에게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다 깨진 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섣불리 한지영에게 약속을 건넬 수도 없었다.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백연신은 사람을 은밀히 붙이는 것으로 한지영의 소식을 접할 뿐 그녀의 앞에 나서지는 못했다. 그때는 아무리 보고 싶어도 참아야만 했으니까.그런데 인내의 시간을 겪고 드디어 그녀의 앞에 나설 자격을 갖췄는데 한지영의 마음은 그사이 식어버렸다.백연신은 그 생각에 또 한 번 쓴 미소를 지었다.그녀와 함께하고 싶어 한 선택이, 그녀를 되찾기 위한 인내가 한지영이 거부함으로써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버렸다.‘한지영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라 이건가...?’백연신은 어쩌면 당시 한지영을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외쳤을 때 모든 소원권을 다 써버린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그는 운전석에 앉은 채 한지영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아니,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그쪽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휴대폰 진동이 울려댔다.“회장님, 고은채 씨가 방금 S 시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매스컴 쪽에도 더는 한지영 씨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게 조치를 해뒀습니다.”“고씨 가문 쪽은 계속해서 지켜봐. 손 내밀어주는 가문이 있나.”“네, 알겠습니다.”백연신은 통화를 마친 후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었다.고씨 가문에게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