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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임유진은 그렇게 한잔 두잔 마시며 취기가 온몸을 감싸올 때까지 자신을 내버려 두었다.

한편, 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옆에서 그저 말없이 술을 따라줄 뿐이었다.

"혁아, 난 가끔 운명이라는 게 너무 웃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임유진은 손에 든 와인잔을 이리저리 흔들며 중얼거렸다.

"왜 그렇게 생각해?"

강지혁이 부드럽게 물었다.

"내 사건만 해도 그렇잖아. 그때는 모든 증인과 물증들이 다 나를 가리키는 바람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감옥에 있는 3년 동안 매일같이 생각했지. 이 사건의 진실은 대체 뭘까, 대체 누가 이 모든 증거들이 나를 가리키게 판을 짠 걸까..."

임유진은 말을 하다가 실소를 터트렸다.

"나 말이야. 그때 내 주변 지인 하나하나 다 의심했었다?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가 나한테 큰 원한을 품은 건 아닐까 하고."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강지혁의 귀를 타고 들어와 망치로 변해 그의 심장을 거세게 내리쳤다.

임유진은 고개를 살짝 들더니 웃었다.

"혁아, 그거 알아? 난 정말 몰랐어.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운 그 사람이 나와 어떤 원한이 있는 게 아니었고, 그렇다고 진애령 씨와 어떤 원한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저 무서워서, 형을 살까 봐, 진씨 일가에게 보복당할까 봐 두려워서 내 인생을 망쳐버렸을 줄은..."

감옥에 있었던 3년은 지금도 임유진 마음속 깊은 곳에 악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녀는 그 3년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커리어도 잃었고 미래도 잃었으며 영원히 아이까지 잃을 뻔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그저 한 사람의 두려움 때문이었다니!

이런 간단하고도 우습기까지 한 이유를 그녀는 4년이나 찾아 헤맸다.

강지혁은 그녀를 그대로 내버려 둔 거, 진실을 밝힐 능력이 있었음에도 그녀가 감옥에 가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거에 미치도록 후회하고 있다.

그때는 그도 그 언젠가 임유진을 이렇게 사랑하게 되고 이 여자가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자신의 고통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그녀가 겪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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