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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임유진은 곧 그 말의 뜻을 알아차렸다.

진애령은 진씨 가문 아가씨로서 당시에는 진화그룹 대표이기도 했다. 진씨 일가에서 자식은 총 두 명이었지만 진세령은 연예계로 진출했기에 당연하게도 진애령이 가문을 이을 후계자가 됐다. 게다가 진애령은 강지혁의 약혼자였고 이 모든 사실을 종합했을 때 허재명은 충분히 두려울 만했다. 법은 그를 심판하지 않았을 테지만 진씨 일가와 강씨 일가는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임유진은 왜 허재명이 이런 짓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됐다.

눈앞에 놓인 증거들로 만약 재심이 열린다면 사건을 뒤집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그건 바로 허재명이 아직 해외에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사건을 뒤집는다고 해도 허재명이 해외에 있는 한 범죄자를 국내로 데려오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때, 마치 임유진의 고민을 읽은 것처럼 강지혁이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마. 해외에 있다고 해도 내가 반드시 국내로 데려와 죄를 인정하게 할 테니까."

강지혁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임유진은 믿음이 갔다.

모든 자료가 문제없음을 확인한 임유진은 봉투에 사인했고 그렇게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된 후 임유진의 선배 변호사였던 사람이 다가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유진아, 몇 년간 고생 많았어. 아마 너는 곧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 변호사가 되겠지. 그러면 그때 나한테로 와."

임유진은 그 말에 그저 옅게 웃어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뭔가 더 얘기하려고 입을 열려고 하자 임유진은 고개를 돌려 강지혁을 향해 말했다.

"혁아, 나 조금 피곤해."

"그럼 이만 가자."

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고 회의실에 남겨진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차에 올라탄 후 강지혁은 임유진을 보며 말했다.

"많이 피곤하면 차에서 누워 자도 돼."

"아니야."

임유진은 고개를 젓다가 의외의 말을 꺼냈다.

"나 술 마시고 싶어."

"술?"

강지혁이 눈썹을 치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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