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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작가: 유진
비록 임유진이 아침에 동생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다시 한번 가서 직접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차가 한 농촌주택의 주택단지 앞에 도착하자 소민준은 차에서 내려 주택단지에 들어가 그 동의 좁은 문 앞에 멈췄다.

이것은 전형적인 농촌 임대주택이다.

임유진이 여기에 살고 있는 걸까?

소민준이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무의식적으로 그는 한쪽 그늘진 곳에 숨어 있다가 발걸음이 들리는 방향으로 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그때 긴 그림자가 그를 향해 걸어왔다.

그 그림자가 가까워질수록 소민준의 눈은 더욱 커졌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강……강지혁이다! 진짜 강지혁이다!’

아무리 닮았다해도 절대 이 정도로 닮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강지혁의 옷차림은 그가 어제 본 것과 같다.

왜……강지혁이 이곳에 있는 걸까?

순간 한기가 불어와 소민준은 점점 추워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강지혁이 소민준이 서 있던 그 좁은 문 앞에 서서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잠시 후 누군가 문을 열었다.

“왔어?”

청순한 얼굴이 소민준의 눈에 들어왔다.

소민준은 목이 메어 아주 괴로웠다.

문을 연 사람은 임유진이었다.

‘진짜 임유진이 강지혁과 만나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그리고 강지혁은 왜 이런 옷차림인 걸까?’

너무 많은 의혹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는 강지혁의 목소리를 들었다.

“응, 나 왔어.”

소민준은 강지혁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그가 기억하는 소리와 같다.

소민준은 마침내 이 남자가 강지혁이라는 걸 확신했다.

강지혁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갑자기 발걸음이 멈추더니 소민준이 숨어있는 그 어두운 구석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소민준은 온몸의 피가 굳는 것 같았고 심지어 호흡마저 멈출 것 같았다.

“혁아, 뭘 보는 거야?”

임유진의 목소리가 전해왔다.

“아무것도 아니야.”

강지혁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방 안으로 들어갔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소민준은 그제야 긴 숨을 내쉬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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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하지만 되도록 강지혁 앞에서 유진 씨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더 이상 유진 씨에게 별다른 마음이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남들 입에서 유진 씨 이름이 나오는 걸 썩 좋아하는 눈치는 아닌 것 같았으니까.”“강지혁이 정말 유진이를 잊었다고...?”강현수의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졌다.“그럼 뭐 이미 죽은 사람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 현수야, 고작 여자 하나가 곁에서 사라진 것뿐이잖아. 물론 강지혁의 아들까지 낳은 여자는 흔하지 하지만...”이한은 강지혁의 아들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이는 이제 고작 5살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지혁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그런지 머리는 지나치게 똑똑하고 또 또래 아이들답지 않게 냉랭한 구석이 있었다.실제로 이한은 강지혁의 아들과 한번 만났다가 뼈도 못 추리고 벙찐 얼굴로 5살짜리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어야만 했다.그리고 그날 그는 그 꼬맹이가 제 아들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으로 느껴졌다. 만약 자신에게 그런 아들이 있었으면 아마 평생을 아들에게 잔뜩 눌린 채로 살았을 테니까.강지혁의 아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건 강지혁뿐이었다.강현수는 이한의 말에 표정이 점점 급격히 어두워졌다.고작 여자 하나가 곁에서 사라진 것뿐이라고?그 여자 때문에 강지혁은 하마터면 미친놈이 될 뻔했는데 그렇게도 사랑했던 여자를 고작 5년도 안 돼서 잊어버렸다고?강현수는 와인을 한입에 마셔버리더니 이내 잔을 내려놓고 강지혁 쪽으로 걸어갔다.“야, 현수야!”이한이 뒤에서 강현수를 불렀다.‘저 녀석 설마 지혁이 앞에서 유진 씨 얘기를 꺼낼 생각인가? 설마... 저 녀석이야말로 아직도 유진 씨를 잊지 못한 거 아니야?!’이한은 즐거운 파티장에서 임유진 때문에 두 사람이 괜한 소란이 일으킬까 봐 얼른 강현수의 뒤를 따라갔다.실제로 두 사람은 임유진 때문에 하마터면 치고받고 싸울 뻔하기도 했으니까.강현수가 강지혁의 앞에 멈춰 서자 강지혁과 얘기를 나누던 남자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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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혁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또 이렇게 마치 임유진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울분과 속상함을 잔뜩 털어놓았다.그런 그를 보며 강현수는 하고 싶었던 말들을 결국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 뒤로 강현수는 해외 시장을 넓히는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며 S 시를 떠났다. 사실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는 일이었지만 그는 당시 S 시에 있는 게 숨이 막히고 또 너무 고통스러워 자신이 직접 가기로 했다.하지만 해외로 가서도 그는 여전히 임유진 생각밖에 머릿속에 없었다. 그는 당시 질투 때문에 그녀를 모른 척했던 자신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지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렸다. 만약 그때 차에서 내려 그녀의 사정을 들어줬으면 그녀가 강지혁과 결혼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녀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그리고 차라리 그때 임유진이 아무리 원치 않아도, 아무리 강지혁을 사랑한다며 버텨도 억지로라도 그녀를 데리고 갔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렇게 했으면 임유진은 꽤 오랜 시간 그를 미워했을 테지만 적어도 이 세상과 완전히 작별하지는 않았을 테니까.강현수가 시선을 내리며 조금 어두운 얼굴로 과거를 회상하던 그때 익숙한 누군가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강현수의 바로 옆으로 다가온 남자는 다름 아닌 그와 강지혁의 오랜 친구인 이한이었다.이한은 조금 의외라는 얼굴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언제 돌아온 거야?”“며칠 전에.”강현수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답했다.“돌아왔으면 왔다고 얘기를 해줬어야지. 오늘 파티에 참석 안 했으면 너 왔는지도 몰랐을 거 아니야.”이한이 불만인 듯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이제 알았잖아.”강현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더니 다시 시선을 돌려 강지혁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딸을 하나 입양했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그리고 그 딸의 친모랑 꽤 사이가 가깝다지?”강현수는 줄곧 해외에만 있었지만 강지혁의 소식은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그래서 강지혁이 2년 전에 웬 여자아이를 한 명 입양하고 그 아이의 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6화

    모든 건 다 강문철의 시나리오대로였다. 딱 한 가지, 임유진이 정말 강지혁을 위해 목숨을 내걸었다는 사실을 빼고 말이다.물론 임유진이 천만분의 일의 확률로 정말 그런 선택을 했을 때를 대비해 미리 대책을 마련해두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유진의 목숨을 살려주라는 것까지만 얘기했을 뿐 그 뒤의 일은 김재호에게 얘기해주지 않았다.그래서 김재호는 어쩔 수 없이 지금부터는 자기가 직접 이후의 일을 설계해야만 했다. 물론 그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그조차도 모르지만 말이다.강문철은 강지혁에게 약점이 없기를 바랐다. 그래서 제일 큰 약점이자 유일한 약점이 임유진을 처리해버렸다. 그러나 결국 강문철은 내기에서 지고 말았다. 강지혁에게도 졌고 임유진에게도 졌다.‘만약 회장님이 살아계셨다면 지금 이 상황을 보고 생각을 달리하시지는 않았을까?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일은 정말 맞는 일일까?’김재호는 속으로 되뇌다 쓰러진 강지혁을 잠깐 바라보더니 이내 그의 곁으로 다가가 강지혁만 들을 수 있게 나지막이 속삭였다.“만약 임유진 씨가 대표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맞다면 그 언젠가 다시 대표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겠죠. 하지만 만약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그저 그 정도의 마음이었다는 뜻이겠죠.”...5년 후.화려한 파티장 안은 늘 그렇듯 S 시의 부잣집 자제들이 가득 몰려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눈에 띄는 건 단연코 GH 그룹의 회장인 강지혁이었다.이제 고작 34세밖에 안 된 나이로 회장직에 오르게 된 그였지만 그는 강문철이 세상을 떠난 후 5년간 완벽하게 회사를 운영해 나가며 진정으로 회사의 주인이 되었다.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에게는 아들과 양녀가 각각 한 명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여자들은 늘 그의 눈에 들고 싶어 하며 틈틈이 강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를 노렸다.그리고 오늘도 역시 여자들은 파티라는 훌륭한 교류 장소를 빌려 그와 거리를 좁혀가며 강지혁과 인사를 나눌 때 은근히 눈빛을 던졌다.하지만 강지혁은 마치 감정이라고는 없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5화

    고이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유골함이라니... 설마...!’그는 잔뜩 긴장한 마음으로 강지혁 쪽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강지혁은 마치 얼어붙기라도 한 듯 김재호의 손에 든 유골함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유진이는...?”그러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입을 열고 말을 내뱉었다.“바로 앞에 계시잖아요.”김재호가 유골함을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강지혁은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인지 다시 한번 큰소리로 물었다.“유진이는 어디 있냐고!”그러자 김재호가 피식 웃었다.“대표님,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높은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임산부였던 몸으로 정말 살아날 수 있었겠습니까? 그 상황에서 아이 하나 남긴 것도 천운이었습니다.”강지혁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마치 들어서는 안 될 얘기를 들은 것처럼 흥분하며 김재호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런데 그때 그의 행동을 예상한 건지 김재호가 유골함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유골함이 산산조각이 나고 안에 담긴 임유진 씨의 유골이 아무렇게나 흩뿌려져도 괜찮으시면 얼마든지 주먹을 휘두르세요.”그 말에 강지혁의 주먹이 멈췄다.그는 이를 꽉 깨물며 김재호를 노려보더니 이내 그의 손에서 유골함을 빼앗아 들었다. 그러고는 유골함이 부서질 듯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유골이라니,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당시 아버지의 유골함을 품에 안아 들었을 때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순간인 줄 알았는데 임유진의 유골함을 품에 안아 드니 그때보다 더한 고통이 밀려드는 게 느껴졌다.임유진의 화사했던 미소와 그녀의 달콤했던 목소리가 아직도 이렇게도 생생한데 이제는 두 번 그녀를 다시 만날 수도 없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다고?“혁아, 사랑해.”“혁아, 나는 너랑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 너도 있고 나도 있고 우리 아이들도 있는 행복한 가정을 꼭 이루고야 말 거야.”“혁아, 널 용서할게.”“널 용서하기로 한 거 아이들 때문이 아니야. 그러니까 잘 살아.”진지했던 얼굴, 행복해하며 웃던 얼굴, 조금은 힘들게 미소짓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4화

    “누가 대문 바로 앞에 아이를 두고 갔다고 경호 실장님이 얘기해줬어요. CCTV를 돌려보니 김재호 비서더라고요.”집사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도련님, 이 아이... 도련님 어릴 때와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집사는 갓난아기 시절의 강지혁을 본 적이 있다.당시 강선우는 울고 있는 강지혁을 품에 소중히 안은 채 강씨 저택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사랑스러운 손주를 봐서 강문철이 자신의 아내를 받아주길 바라면서 말이다.하지만 강문철은 강지혁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강선우까지 필요 없다며 아주 단호하게 두 사람을 내쳤다.“이 집 문턱을 넘고 싶으면 그 여자를 버리고 와!”그렇게 강선우는 어쩔 수 없이 아기였던 강지혁을 데리고 다시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집사는 그때 강선우의 품속에서 목 놓아 울던 아이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기에 경호 실장에게서 아이를 전해 받은 후 아주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강지혁은 굳어버린 몸을 일으키더니 눈을 서서히 크게 뜨며 마치 신기한 것을 본 듯 말했다.“나와... 닮았다고?”그의 목소리는 조금 떨려있었다.“네, 가까이에 와서 한번 봐보세요.”집사의 말에 강지혁은 몸을 살짝 휘청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고이준은 집사와 그의 품에 안긴 아이 덕에 간신히 다시 숨을 내쉴 수 있게 되었다.집사의 품에 안긴 아이는 여전히 무척이나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얼굴이 핑크색이다 못해 이제는 빨갛게 달아오르기까지 했다.‘설마... 유진이가 낳은 아이인 건가? 하지만... 그러면 아이가 세 명이어야 하는데? 왜 한 명이지? 그리고... 유진이는 어디 있지? 왜 아이만 있는 거지?’강지혁의 머릿속은 지금 질문으로 혼란스럽게 휘몰아쳤다.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고 고이준은 얼른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그러고는 전화기 너머 상대의 말을 들은 후 다급하게 강지혁을 불렀다.“대표님, 김재호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대표님께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답니다!”강지혁은 그 말에 발걸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3화

    강씨 저택.고이준은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강지혁이 있는 침실의 문을 열었다.방안을 들여다보니 S 시의 꼭대기에 군림해있는 남자가 임유진의 옷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몸을 웅크리고 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런 그의 주위에는 임유진의 어린 시절 사진부터 최근에 찍은 사진까지 한가득 널려있었다. 사진 속 그녀는 항상 환하게 웃고 있었다.“대표님...”고이준이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넸다.“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한 미팅에 이제는 참석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결재해주셔야 할 서류들도 있고요. 이대로 계속 손을 놓고 계시다가는...”“유진이 소식은 아직이야?”잔뜩 잠긴 목소리가 고이준의 말을 끊었다. 다만 그의 눈은 여전히 감겨 있는 상태였다.마치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고 있는 이 순간을 계속해서 느끼려는 사람처럼, 마치 지금 눈을 떠버리면 사랑하는 이의 숨결을 완전히 빼앗겨버릴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그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네, 여전히 아무런 소식도 없습니다.”고이준이 답했다.임유진을 찾아 헤맨지도 벌써 40일이나 지났다. 긴 시간에 지친 수색대원들은 이쯤 되면 포기할 때도 됐다며 이 이상 수색해봤자 아무런 가망도 없다고 했다.하지만 고이준은 그 말을 강지혁에게 전할 수 없었다. 전하면 강지혁이 정말 미쳐버릴지도 모르니까.“유진아,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얘기 좀 해줘, 응? 제발...”강지혁이 품에 있는 옷을 더 세게 끌어안으며 얼굴을 완전히 옷에 파묻었다.“나한테 잘살라고 했지? 그런데 유진아,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네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어떻게 잘 살 수 있겠어... 네가 없는데...”“대표님, 제발 정신을 차리세요! 사모님께서 하늘에서 대표님의 이런 모습을 보시면 과연 좋아할까요? 오히려 속상하지 않겠습니까?”보다 못한 고이준이 한 발 앞으로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하지만 그는 말을 내뱉자마자 1초도 안 돼 바로 후회했다. 굳게 닫혀있던 강지혁의 눈이 번쩍 떠지며 그를 아주 무섭게 노려봤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2화

    “아니, 안 죽었어.”윤이의 질문에 대답한 건 탁유미가 아닌 이경빈이었다.이경빈은 윤이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유진이 이모는 분명히 살아 있을 거야.”윤이는 아직 이경빈을 용서하지 못한 것인지 그가 다가오자 본능적으로 탁유미의 앞을 막아서며 그녀를 지켰다.아이는 탁유미가 이경빈으로 인해 험하게 다뤄지는 건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이경빈은 고작 4살짜리 아이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걸 보며 괜히 씁쓸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라 할 수는 없었다. 그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었으니까.다정했던 윤이를, 언제나 선망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던 윤이를 가차 없이 버린 건 바로 이경빈 본인이었으니까.그가 멍청하게 행동한 탓에 간신히 붙잡을 수 있었던 아이와의 정도 이제는 완전히 잡을 수 없게 되었다.“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엄마한테 상처 줄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테니까...”이경빈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그도 알고 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건 속죄뿐이라는 것을.탁유미는 별다른 말 없이 윤이의 손을 잡고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경빈은 그런 두 사람의 뒤를 말없이 따라갔다.그러다 버스 정류장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탁유미의 이름을 불렀다.“유미야, 나한테 뭐 할 말 없어...?”그 말에 탁유미가 고개를 돌려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유진 씨 찾아주고 있다며? 들었어. 그건 정말 고맙게 생각해. 하지만 네가 묻는 게 나와 너 사이에 관한 일이라면 따로 할 말 같은 거 없어.”탁유미는 이제 완전히 그와 선을 그으려는 모양이었다.그때 버스가 도착하고 탁유미와 윤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에 올랐다.그리고 이경빈은 고통을 삼킨 얼굴로 두 사람을 태운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서서 바라보기만 했다.그는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은데 그녀는 이제 그와 그 어떤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아 한다.하지만 현재 두 사람의 상황이 어떻든 그녀가 살아 있으니 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1화

    사실 고이준은 지금껏 마음 한구석으로는 늘 임유진은 강지혁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래서 임유진이 강지혁 대신 죽음을 택했을 때 그 누구보다 놀랐고 그녀의 행동에 탄복했다.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일지 모르나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던진다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다.“대표님을 사랑하시니까요. 그래서 자신보다는 대표님께서 살기를 바랐던 거죠.”고이준의 말에 강지혁의 몸이 움찔 떨렸다.그는 잔뜩 잠긴 목소리로 조용히 읊조렸다.“날 사랑한다고... 그래, 날 사랑해서 그런 거야. 유진이는 날... 줄곧 사랑하고 있었어. 그런데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어. 그렇게도 확실하게 얘기해줬는데 나는 믿어주지 않았어...”강지혁은 임유진이 아이들 때문에 그를 용서한 게 아니라 그를 사랑해서 용서하는 거라고 했을 때 그럴 일 없다며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그는 줄곧 자신이 더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사랑이 그녀의 사랑보다 더 크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임유진은 마지막 순간 자신의 목숨으로 그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대표님, 사모님은 아마 바다에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대표님 걱정을 하셨을 겁니다. 절대 대표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싶어서 절벽에서 떨어진 게 아닐 겁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사모님을 위하신다면 다시 정신을 차려주세요!”고이준은 강지혁이 홧김에 나쁜 선택을 할까 봐 너무나도 걱정이 됐다.“이준아...”그때 강지혁의 곧 부서질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만약 정말 이대로 유진이를 찾지 못하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애초에 살아갈 수는 있을까...?”모든 걸 다 가진 남부러울 것 없는 남자가 지금은 마치 모든 걸 다 잃은 사람처럼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저녁 바다를 담은 그의 검은색 두 눈동자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탁해져 있었다.고이준은 그런 그의 모습에 순간 만약 정말 이대로 임유진을 찾지 못하면 강지혁은 어쩌면 정말 나쁜 선택을 할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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