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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하지만 지금 여자친구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그의 머릿속에는 어젯밤 광경이 수없이 떠올랐다. 바로 강지혁과 임유진의 얼굴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어젯밤에 본 모든 것이 꿈만 같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임유진과 강지혁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자신의 약혼자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모습을 보자 진세령은 불쾌하여 눈살을 찌푸렸다.

“너 왜 그래? 어제도 정신을 딴 데 팔더니. 오늘도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 나랑 약혼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말해.”

소민준은 흠칫 놀라더니 얼른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가. 내가 어떻게 너와 약혼하고 싶지 않을 수 있어. 알잖아. 내 마음에는 너밖에 없어.”

“확실해?”

진세령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럼 임유진에 대해 진짜 아무런 감정이 없어?”

소민준은 순간 표정이 굳더니 어색하게 말했다.

“왜 또 그녀를 언급하는 거야. 이미 헤어진 지 3년이 되었는데 어떻게 아직도 감정이 있을 수 있겠어.”

“그럼 왜 그녀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고 싶었어?”

그녀가 추궁했다.

“그냥 불쌍해 보였을 뿐이야.”

소민준이 말했다.

“뭐가 불쌍해, 우리 언니가 더 불쌍해, 우리 언니는 임유진 때문에 목숨을 잃었어.”

진세령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다시 그녀를 불쌍히 여기면 강지혁이 너에게 손 쓸 때 우리는 돕지 않을 거야.”

소민준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만약 전이었다면 그는 자연히 여자친구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임유진의 존재가 있기에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떠보듯 물었다.

“세령아, 혹시 최근 강지혁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어?”

“그럴 리가.”

진세령이 즉시 부인했다.

“강지혁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아. 3년 동안 여자가 없었어.”

그래서 외부에서는 모두 강지혁이 진애령을 아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진 씨 가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진 씨 가문도 굳이 이런 오해를 폭로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오히려 다른 사람이 더욱 깊이 오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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