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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복숭아 같은 눈동자가 순간 차가운 눈빛으로 변하자 소민준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말아야죠. 소 대표님은 이런 것도 모르나요?”

옆에 있던 고이준이 말문을 열었다.

소민준은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어색해하며 자리를 떴다.

한편 강지혁은 소파에 기대어 싸구려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에는 번호 하나만 저장돼 있었다.

그가 유일하게 저장된 번호를 누르자 잠시 후 핸드폰 반대편에서 부드러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저녁에 뭐 먹고 싶어? 내가 포장해 갈게.”

그는 방금 전 차가운 느낌은 온데간데 없고 부드러웠다.

……

저녁에 임유진은 티슈를 들고 어머니의 액자를 닦았다. 그녀는 특별히 작은 상을 사 평소에 어머니 사진을 그 상에 올려놓았고 며칠마다 사진에 쌓인 먼지를 닦았다.

어머니의 유물들은 모두 임 씨 가문에 있으니 그녀가 어머니와 관련된 물건 중 갖고 있는 건 사진밖에 없다.

그리고 그녀가 사진을 닦을 때 강지혁은 한쪽에 앉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참, 혁아. 곧 설이 다가오는데. 혹시……차표 샀어?”

최근 며칠 환경위생과의 회사 동료들이 구정에 집에 갈 기차표를 사고 있어 임유진이 물었다.

강지혁은 순간 그녀가 묻고 싶은 걸 알아차렸다.

“난 차표 살 필요 없어.”

“집에 안 가도 돼?”

그녀가 의아해했다.

“난 누나 여기 말고는 집이 없어.”

그는 강 씨 자택에 여러 해 동안 살았지만 여태껏 집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녀는 그가 가족이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친척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보통 설에는 친척 집을 다니는 게 정상이다.

그녀가 질문을 하려고 할 때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

“친척이 있지만 굳이 갈 필요는 없어.”

비록 할아버지도 가족이기는 하지만 강 씨 가문은 가족애라는 것이 없고 할아버지가 필요한 것도 단지 강 씨 가문의 상속자일 뿐이다.

그가 충분히 우수하고 강하면 할아버지가 원하는 것이고 그가 강하지 않다면 설령 할아버지의 친손자라 할지라도 매몰차게 쫓겨날 것이다.

하물며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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