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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작가: 유진
이번 주말에는 모처럼 임유진이 쉴 차례가 되었다. 한지영은 임유진을 끌고 쇼핑을 했다.

두 사람은 아마도 오랫동안 쇼핑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영이와 이렇게 돌아다니니 임유진은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그 당시 그녀가 사고가 나기 전에 그녀는 주말마다 지영이와 쇼핑을 했다. 그때의 그녀는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었고 마치 자신의 미래는 아름답기만 할 것 같았다.

“참, 혁이는? 그에 대해 좀 더 알게 됐어? 그의 고향이 어딘지? 가족이 있는지?”

한지영은 자신의 친구가 사기꾼을 만날까 너무 걱정되었다.

“단지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의 어머니는 그들을 떠났다는 것만 알아. 다른 건 말하지 않으니 나도 묻지 않았어.”

임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너 바보야? 왜 더 물어보지 않았어? 어쨌든 그가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 알아야 해!”

한지영이 말했다.

임유진은 덤덤하게 웃었다.

“정말 그가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 알면 무슨 소용이 있어? 나도 예전에 소민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어. 그의 집안을 알고 그가 어릴 때부터 어느 학교에서 공부했는지, 그의 차량 번호, 신분증 번호조차도 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한지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미안해.”

“뭐가 미안해.”

임유진은 싱긋 웃었다.

“너와 상관없는 일이야. 네가 나를 걱정하는 건 알지만, 나는 지금 말이야, 정말 그런 거 신경 안 써. 게다가 그가 나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면 마음대로 꾸며서 나를 속여도 나는 몰라. 그렇게 물어보면 무슨 의미가 있어?”

“이런 얘기 그만하고 가자. 나랑 같이 옷 사러 가자. 나 고객 만날 때 입을 정장도 사야 돼. 디자인 팀의 대표가 고객 만날 때 무조건 정장을 입으래.”

한지영은 불평하면서 임유진을 끌고 옆에 있는 큰 매장으로 들어갔다.

한지영은 어차피 보는데 돈을 낼 필요도 없고 여러 가지 스타일을 본 뒤에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옷을 사면 된다고 했다.

가게에 들어간 뒤 임유진은 매장 직원이 자신을 보는 눈빛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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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안 산다고 했어요. 내가…….”한지영은 직원들이 무시하니 옷 한 벌을 사 보여주려고 했다.그때 임유진이 그녀를 잡아당기더니 담당자에게 말했다.“옷을 사지 않으면 가게에 들어와서 보지도 못하나요?”“두 분이 자신의 수입보다 훨씬 초과하는 가게에 옷을 보러 오셨으니 소란을 피울 혐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단지 가게의 다른 손님들을 보호하려고 있을 뿐입니다.”담당자는 일리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그러자 임유진이 곧바로 대답했다.“하지만 당신은 증거가 없죠. 당신은 소비자를 차별하는 게 분명해요. 참 방금 당신이 한 말은 이미 녹음했어요. 저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백화점 관리팀에 제출할 거예요.”“당신…….”담당자의 얼굴은 즉시 붉어졌다. 그는 임유진이 휴대폰으로 녹음할 줄은 도무지 생각지도 못했다.“임유진, 그만 해요. 환경미화원이 이곳에서 옷을 보다니. 설마 옛날 입던 옷이 그리웠어요?”소민영이 비웃었다.“정말 굳이 이 가게의 옷을 사고 싶다면 내가 불쌍해서 사줄 수 있어요.”“왜, 설마 길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이 이곳에 와서 옷을 보거나 옷을 살 수 없단 말이에요? 아니면 소 씨 가문은 환경미화원이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만약 대중이 소 씨 가문이 환경미화원을 이렇게 대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네요.”임유진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 소민영의 개인 행위에 소 씨 가문까지 끌어들였다.소민영의 얼굴도 순간 담당자처럼 빨갛게 되었고 그녀도 반박하지 못했다.정말 환경미화원이 남보다 못하다고 말한다면 내일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소 씨 가문을 공격할 것이다.“민영이는 그냥 한마디 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줄곧 한쪽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진세령은 이때 차갑게 입을 열었다.“환경미화원도 당연히 이곳에 와서 옷을 살 수 있어. 다만 네가 어떤 옷을 마음에 들어하는지 모르겠네. 만약 사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지 마.”“이거로 할게요.”임유진은 손가락으로 전시되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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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민준은 순간 멍을 때렸다.“유진아!”한편 소민영은 자신의 오빠를 보자마자 재빨리 다가가 고자질을 했다.“오빠! 임유진, 이 뻔뻔한 것이 감히 나한테 10억짜리 원피스를 사달래요. 자신이 어울리는지는 생각도 안 해요!”“닥쳐!”소민준은 낯색이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호통을 쳤다. 자신의 여동생은 정말 목숨 귀한줄 모르는 것 같았다. 지금 임유진의 배후에는 강지혁이 있다. 10억은 물론 100억짜리 원피스도 어울린다!“오빠, 왜 그래요?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요. 난 단지 임유진을 말하는 거예요.”소민영은 불만을 토로했다.“말할 게 뭐 있어.”소민준은 화를 내더니 옆에 있는 직원에게 말했다.“그 원피스를 포장해 주세요.”그의 한마디에 가게 안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오빠, 뭐 하는 짓이에요? 설마 그 원피스를 사서 임유진에게 줄 거예요?”소민영은 믿을 수가 없었다.한편 진세령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순간 분노에 찬 눈빛을 하였다.그리고 직원은 10억짜리 원피스를 팔면 그 보너스가 어마어마하여 낯색이 아주 밝았다.“유진아, 미안해. 민영이가 말을 좀 거칠게 했어. 하지만 너한테 별다른 악의는 없어. 너그러이 이해해 줘. 이 원피스는 사죄라고 생각해 줘.”소민준은 아주 저자세로 말했다.소민영은 믿기 힘들다는 듯한 얼굴로 자신의 오빠를 바라보았다.“오빠, 원피스를 선물한다고요? 왜요? 그리고 사죄라니! 임유진이 뭐라도 돼요?”소민영이 이렇게 말할수록 소민준은 머리가 아팠으며 임유진이 강지혁에게 무슨 말을 해 소 씨 가문에 큰 문제가 생길까 두려웠다.“유진아, 민영이가 한 말은 신경 쓰지 않을 거지.”소민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임유진은 기이한 표정으로 소민준을 바라보았다. 그가 갑자기 조심스러운 태도로 10억짜리 원피스를 선물한다. 그는 마치 무엇인가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그는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임유진은 입술을 오므렸다.“원피스는 필요 없어. 현금으로 환산해 줘. 10억. 소 대표님은 수표를 가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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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내가 사과를 해야 해!”소민영은 화가 나서 말했다.그리고 이때, 또 계속해서 누군가가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그 중 누군가가 진세령을 알아보았다. 어쨌거나 진세령은 인기 스타였으니까. 비록 지금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얼굴을 거의 다 가렸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알아보았다.“진세령이야, 옆에 있는 사람이 그녀의 약혼자인 것 같아!”“여기서 무엇을 하는 거지?”“에스컬레이터가 왜 이래? 방금 무슨 사고 났나?”주위가 술렁이자 한지영은 임유진을 부축하며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갔고, 소민준은 급히 앞으로 따라갔다.진세령의 눈에 의아함이 스쳤다. 소민준은 뜻밖에도 그녀를 버리고 임유진을 따라갔다. 그리고 주위에 진세령을 에워싼 사람들은 또 가십을 떨기 시작했다.“진세령의 약혼자가 다른 여자를 쫓아갔어요.”“세상에, 설마 막장 삼각관계는 아니겠죠?”진세령은 난감한 표정으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녀를 향한 주위의 카메라를 피하려고 애쓰며 소민영과 함께 황급히 떠났다.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소민준이 임유진을 쫓아와 초조하고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유진아, 너…… 병원비를 네가 원하는 만큼 내가 다 줄게. 민영이는 고의가 아니야. 이 일은 네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원하는 걸 뭐든 말만 해…….”“말은 무슨.”한지영이 분노하며 말했다.“소민준 씨, 어떻게 여동생이 고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 당신들 소 씨 가문의 사람들은 정말 어이없네요.”그녀는 말하면서 차 문을 열고 친구를 조수석에 앉힌 뒤 스스로 운전석에 앉았다. 소민준은 계속 차 문을 두드리며 얼굴이 창백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한지영조차 소민준은 확실히 두려워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였다. 유진이 소송해서 소민영를 고소할까 봐?설사 소송을 한다고 하더라도 소민영은 아마 돈으로 해결할 것이고 소 씨네 집은 전혀 돈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한지영이 차를 몰고 임유진을 데리고 떠나자 소민준은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머릿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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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이.”그녀가 말했다.“내가 병원에 언제까지 있어야 할지 몰라서 기다리지 말고 혼자 밥 먹으라고 말해줘야겠어.”임유진은 말하면서 주소록에서 ‘혁이'이라는 이름을 찾은 뒤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전화가 연결되자 수화기 너머에서 강지혁의 조금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나는 일이 좀 있어서 오늘 아마 늦게 돌아올 거야. 저녁은 혼자 알아서 잘 먹어.”임유진이 말했다.“일이 좀 있다니! 지금 병원에 있다고 그냥 말하면 될걸.”한지영이 옆에서 끼어들었다.“누나, 지금 병원에 있어?”강지혁의 말투가 조금 변한 것 같다.“응, 넘어져서 지금 병원에서 CT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임유진이 말했다.“어느 병원이야, 지금 갈게.”강지혁이 말했다.“올 필요 없어. 지영이랑 같이 있어. 넌 그냥 집에서 있어.” 그녀가 다급히 말했다.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이어지다가 잠시 후, 그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그는 좀 전의 질문을 다시 던졌다.“어느 병원인데?”“일성 병원이야.”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대답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여의고, 게다가 3년간의 감옥생활까지 더해져 그녀는 매사에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오늘 만약 한지영이 마침 옆에 있지 않았다면 그녀 혼자 병원에 왔을지도 모른다.“지금 갈게.”강지혁이 말했다.통화를 마친 뒤 강지혁은 고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유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봐.”“네.”고이준이 대답했다.“그리고 일성 병원 정형외과에서 어느 의사의 의술이 가장 좋은지 알아보고, 지금 당장 병원에 가서 유진이의 상처를 봐달라고 해.”강지혁이 말했다.“알겠습니다.”고이준은 다시 한번 대답했다.통화를 마친 후, 그는 멍하니 핸드폰을 보면서 자신의 상사가 정말 임유진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닌지 의심했다.한 여자를 위해 그 여자의 행방을 알아보고, 심지어 그 여자를 위해 최고의 의사를 찾으려 한다.예전에 그들의 차가 임유진이 청소하는 구역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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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아니고 이제껏 설렌다는 느낌이 들었던 여성분이 없었어요.”설레는 느낌이라는 걸 누군가는 부질없는 감정이라고 할지 몰라도 적어도 한지영은 그 말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이제껏 많은 아이돌과 배우들을 좋아해 왔지만 진정으로 마음이 설레었던 사람은 백연신 한 사람뿐이었으니까.아무리 소개팅을 해봐도 같이 있으면 가슴이 뛴다고 느껴지는 남자는 없었다.“설렌다는 느낌... 중요하죠. 쉽게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잖아요.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었던 상대를 놓치고 다시 찾으려고 하면 더 힘들고요.”한지영의 말에 연우진이 조금 흠칫했다.“지영 씨는 그런 사람을 만난 적이 있나 봐요?”“네, 딱 한 번 있었어요.”한지영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연우진은 분명히 소개팅 상대였지만 그녀는 얘기를 나누면서 그가 남자로 보이는 것이 아닌 묘하게 친구 같이 느껴졌다.“어떤 사람이었어요?”연우진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그 사람은 일단 너무 예쁜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내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주는 그런 착한 사람이었죠.”백연신 얘기에 한지영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위로 말려 올라갔다.이미 헤어졌음에도 백연신과 함께 했던 나날은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 제일 소중했던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연우진이 생각보다 편한 말 상대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오늘 우연히 백연신의 소식을 들어서인지 한지영은 평소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말이 많았다.그녀는 술을 연거푸 마시며 얘기를 이어갔고 연우진은 그런 그녀의 얘기를 그저 가만히 들어주고만 있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한지영이 앉아있는데도 휘청거리자 연우진은 그제야 술잔을 들어 올리려는 그녀의 손을 제지했다.“이제 그만 마셔요. 이러다 취하겠어요.”“취하는 게 뭐가 나빠요?”한지영이 웅얼거렸다.“지영 씨랑 나 오늘 첫 만남 아닌가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이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막 보여줘도 돼요? 내가 나쁜 마음이라도 먹으면 어쩌려고?”연우진의 말에 한지영이 피식 웃었다.“정말 그럴 생각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7화

    한지영은 손가락을 억지로 움직이며 소개팅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녀가 지금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백연신이 아니라 소개팅 상대였다.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진정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도 좋아하는 남자가 나올지도 모른다.저녁.한지영은 약속 시간에 맞춰 번화가의 한 카페로 들어섰다.창가 쪽으로 향하니 소개팅 상대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남자의 이름은 연우진이었고 현재 대기업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는 유능한 사람이었다.한지영은 남자의 겉모습을 확인하고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 스펙이 좋은 사람이라는 건 프로필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외모까지 훌륭할 줄은 몰랐다.연우진은 깔끔한 정장 차림에 안경을 쓰고 있었다. 지적인 분위기에 앉아있는 자세까지 바른 것이 상당히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게다가 35살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보니 이제 막 30대가 된 듯한 얼굴이었다.“안녕하세요. 한지영 씨 맞으시죠? 만나서 반가워요.”한지영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네, 안녕하세요.”한지영은 서둘러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두 사람은 첫 만남에 할법한 얘기를 서로 두어 마디 주고받은 후 곧바로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사실 한지영은 그저 아무런 고깃집이나 들어가 대충 식사를 하고 만남을 끝내려고 했는데 연우진은 원래 성격이 그런 건지 아니면 소개팅하는 여자들과는 항상 레스토랑을 가는 건지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를 데리고 비싼 레스토랑으로 왔다.메뉴판을 들어 가격을 보니 헙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드시고 싶은 거 마음껏 주문하세요.”연우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영은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들을 주문했다.이에 연우진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별다른 말 없이 다른 음식도 주문한 다음 웨이터에게 메뉴판을 건넸다.“실례가 안 된다면 지영 씨가 소개팅에 나온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혹시 나이 압박 때문에 결혼을 서두르고 싶은 건가요?”음식을 먹던 중에 연우진이 먼저 질문을 건네왔다.“그렇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6화

    설마 재벌과 사귀었던 신데렐라가 주변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한지영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조나연을 바라보았다. 조나연이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도 없었다. 이 번기 회에 자신을 깎아내리며 조롱하려는 게 분명했으니까.조나연은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묘하게 그녀를 깎아내렸다. 게다가 한지영이 없을 때면 다른 동료에게 두 사람은 얼마 안 가 반드시 헤어지게 될 거라며 저주 아닌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그러다 정말 헤어졌을 때는 한껏 기분 좋은 얼굴로 한지영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나는 두 사람 오래 못 갈 줄 알았어요. 솔직히 백연신 씨가 아무것도 없는 지영 씨와 진심으로 사귈 리가 없잖아요. 요즘은 남자들도 여자 배경을 본다고요.”진심이 아니었다고? 그럴 리는 없다.한지영과 사귀었을 당시 백연신은 늘 그녀에게 진심을 다해 행동했고 자신의 사랑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니 진심이 아니었다는 말은 틀렸다.하지만 조나연의 말에 맞는 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지영은 백연신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했으니까.“지금 돌이켜봐도 참 안타까워요. 만약 헤어지지 않았으면 지금쯤 사모님 소리 들으며 편히 살고 있을 텐데.”조나연이 안타까운 척 그녀를 비꼬았다.한지영은 그런 그녀를 차가운 눈길로 빤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었다.“그렇게 안타까우면 백연신 씨와 나 사이에 다리 좀 놔주지 그래요? 말로만 계속 안타깝다고 하니까 괜히 놀림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물론 제 착각이겠죠, 안 그래요?”한지영의 뼈 있는 말에 조나연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그리고 가만히 구경하던 동료들 역시 그제야 분위기를 파악한 듯 이상한 눈길로 조나연을 바라보았다.조나연은 조금 머쓱한 얼굴로 웃더니 별다른 대답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한지영은 자리로 돌아간 후 소개팅 상대와 약속 시간을 잡으려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가 잠깐 멈칫하더니 저도 모르게 백연신의 기사를 검색했다.지난 5년간 그녀는 백연신을 완전히 내려놓을 작정으로 그와 관련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5화

    한지영은 한숨을 한번 내뱉더니 이내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엄마, 소개팅 같은 거 하기 싫다고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남자는 내가 알아서 찾을 테니까 나 좀 가만히 내버려 둬요. 이게 대체 몇 번째야.”“네가 어련히 알아서 잘하면 내가 이러지 않겠지. 너 이제 20대 아니고 30대야. 34살이나 돼서 남자친구 한 명 없다는 게 말이 돼? 내일모레면 당장 노산에 진입하는데 그때 되면 점점 더 좋은 남자 찾는 게 어려워져!”이해영이 속사포로 말을 뱉어냈다.한지영도 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소개팅을 주선하는지 잘 알고 있다. 34살이나 된 딸이 이대로 계속 남자와의 교제를 피하다 결국에는 남자도 자식도 없이 홀로 인생을 마감할까 봐 걱정되고 또 불안한 거겠지.사실 한지영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다. 게다가 요즘은 실버타운도 잘 되어있어 정말 혼자가 된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하지만 부모님들은 그런 걸 바라지도 않거나와 그래도 결혼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었다.그래서 한지영은 결국 오늘도 소개팅을 수락하고 말았다.더 이상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기도 했고 말이다.“아, 알겠어요. 만나면 되잖아요. 톡으로 연락처 보내세요. 이따 연락할게요.”이해영은 딸의 말에 그제야 만족하며 전화를 끊었다.몇 초 후 한지영의 휴대폰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이해영이었고 내용은 소개팅할 남자의 프로필과 연락처였다.한지영은 메시지를 보고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뱉었다. 이해영의 말대로 그녀도 이제는 34살로 절대 마냥 어리기만 한 나이는 아니었다.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백연신을 천천히 마음속에서 내려놓았다....정말?문득 마음속 깊은 속에서 이러한 의문이 떠올랐다.정말 백연신을 향한 마음을 완전히 접어버린 게 맞나?한지영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이내 잡생각을 털어버리듯 머리를 흔들며 다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자리로 돌아가려는데 웬 동료 한 명이 그녀를 불렀다.“지영 씨,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4화

    얘기가 일단락되자 강지혁은 아들의 손을 잡고, 임유진은 딸의 손을 잡고, 그리고 두 아이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유치원 안으로 들어갔다.소민아는 그런 네 사람의 뒤를 따라 딸과 함께 조용히 앞으로 걸어갔다.만약 전이였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강지혁의 옆에 서며 사람들의 뇌리에 그 모습을 각인하려고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소민아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던 소안나는 강선현과 강선율이 맞잡고 있는 손을 빤히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렸다.강선율이 그녀의 손을 잡아준 건 첫 만남뿐으로 그 뒤로는 한번도 손을 잡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분명히 전보다 훨씬 예뻐지고 공주 옷도 입고 머리도 예쁘게 했는데 강선율은 다른 이들처럼 그녀에게 예쁘다고 칭찬해주기는커녕 점점 더 거리를 두며 이제는 말도 잘 섞으려고 하지 않았다.소안나는 그런 강선율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왜 자신의 손은 잡아주려 하지 않는 거지?결국에는 양녀라 정을 주지 않는 건가?경찰서 앞에서의 일이 있고 난 뒤 소민아는 강지혁의 사진을 들고 있던 여자아이가 바로 강씨 가문의 진정한 딸이고 강선율의 친여동생이라는 것을 소안나에게 얘기해주었다.소안나는 그 말을 듣고는 더욱더 기분이 나빠졌다. 갑자기 나타난 강선현에게 아빠와 오빠를 빼앗기는 것 같았으니까.유치원 입구에 다다른 임유진은 먼저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보내고 선생님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강지혁은 그런 그녀의 옆에 선 채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강선율은 안으로 들어간 후에도 강선현의 손을 꼭 잡은 채 자리까지 이동했다. 그러고는 듬직한 오빠의 얼굴로 동생의 가방을 직접 옆에 내려놓아 주기도 했다.그 장면을 바라보던 소안나는 질투심에 씩씩거렸다.‘나한테는 한번도 그렇게 해주지 않았으면서! 오빠랑 먼저 알게 된 건 쟤가 아니라 안나잖아!’“엄마, 나도 율이 오빠 친동생 하면 안 돼요?”소안나가 고개를 홱 들며 소민아에게 물었다.소민아는 딸의 말에 서둘러 주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3화

    소씨 모녀의 등장에 사람들의 두 눈은 금세 흥미로움으로 가득 찼다. 그도 그럴 것이 강지혁이 또다시 결혼하게 된다면 그 상대는 분명히 양녀의 어머니인 소민아라고 생각했으니까.임유진은 포르쉐에서 내린 소민아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간 집사와 고이준으로부터 전해 들은 말에 의하면 소민아는 소소하게 인기를 얻고 있던 인플루언서였다가 재벌 2세의 아이를 배고 그 집의 며느리로 들어가려다가 철저하게 버림을 받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그간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소안나가 강씨 가문에 입양된 건 2년 전의 일로 강지혁은 소안나와 소민아를 위해 집도 주고 생활비도 다달이 보내주며 그 외의 큰 지출도 부담해주었다고 한다. 즉 소씨 모녀는 하루아침에 강지혁이라는 든든한 백을 둔 신데렐라 모녀가 됐다는 뜻이었다.지금 소민아가 입고 있는 옷이나 타고 있는 차량만 봐도 그간 얼마나 호의호식하며 지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임유진이 소민아를 훑어보고 있을 때 소민아도 마찬가지로 임유진을 훑어보고 있었다. 설마 레스토랑에서 언쟁을 벌였던 별 볼 일 없는 여자가 강지혁의 사망한 아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소민아는 강지혁과 함께 나란히 서 있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질투의 감정이 몸 곳곳에 퍼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하지만 그 감정을 겉으로 내비칠 수는 없었기에 소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유진 씨 맞으시죠? 그날은 죄송했어요. 딸 일이라 괜히 흥분해서 언성을 좀 높였어요. 용서해주세요...”그 말에 임유진이 뭐라 대꾸하려는데 강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호칭 똑바로 해. 임유진 씨가 아니라 사모님.”차가운 그의 말에 주변 공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임유진이 강지혁의 아내였다는 것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임유진의 위치를 똑똑히 전하고자 하는 강지혁의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5년 만에 돌아왔어도 임유진은 여전히 강지혁의 아내였고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었다.하지만 임유진이 누군지 모르고 있는 사람들은 강지혁의 말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2화

    게다가 5년 만에 돌아온 거라 그간 많이 변한 저택의 상황도 알아야 했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익숙해져야만 했다.그래서 아이들 일에는 조금 소홀해졌다. 딸이 아버지를 원했던 만큼 아들도 마찬가지로 엄마를 원했을 텐데 말이다.저택 고용인들에게 듣기로 강지혁은 매일 아침 율이와 함께 저택을 나서기는 하지만 나가서는 서로 다른 차를 타고 각자의 목적지로 향한다고 한다.즉, 강선율은 그간 아버지가 아닌 도우미나 기사의 보호 아래 유치원에 갔다는 소리였다.임유진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또다시 죄책감이 피어올랐다. 또한 바쁘다는 이유로 율이에게 소홀했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강선율은 임유진의 팔이 더 세게 자신을 끌어안자 조금 움찔했다. 여전히 누군가에게 안기는 일은 익숙지 않았지만 상대가 엄마라서 그런지 이런 식의 포옹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좋았다.게다가 앞으로는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유치원으로 가주겠다는 말 또한 기분 좋게 귓가에서 맴돌았다....다음날.강선현이 유치원으로 가는 날, 임유진은 율이와 현이에게 똑같은 옷을 입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강선율은 바지고 강선현은 치마라는 것이다. 엇비슷한 키의 두 아이가 똑같은 옷에 똑같은 신발을 신은 채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절로 마음이 녹는 기분이었다.임유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두 아이를 품에 끌어안고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강선현은 그녀의 이런 행동에 이미 습관이 되었던 터라 꺄르르 웃으며 뽀뽀로 회답했지만 강선율은 별다른 반응 없이 그저 그녀의 행동을 받고만 있었다. 분명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귀가 살짝 빨개진 것을 보니 기분이 나쁜 건 아닌 듯했다.강지혁은 세 사람이 다정하게 스킨십하는 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슬쩍 입꼬리를 위로 올렸다.유치원에 도착한 후, 강지혁과 임유진은 각자 아이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 아이를 등원시키러 온 학부모들은 네 사람의 등장에 입을 떡 벌리며 그대로 굳어버렸다.강지혁은 좀처럼 유치원에 얼굴을 내비치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1화

    하지만 남매 사이가 하루가 다르게 좋은 것 같아 보이니 임유진은 괜히 뿌듯해 나며 기분이 좋았다.“내일 유치원 갈 때 아빠도 엄마랑 함께 현이 데려다주면 안 돼?”현이가 눈을 반짝이며 강지혁을 바라보았다. 어지간히도 같이 가고 싶은 듯했다.강지혁은 아이가 이런 요구를 해올 줄은 몰랐는지 미간을 살짝 꿈틀거렸다.“유치원에 같이 가달라고?”“응! 원래 유치원 가는 첫날은 엄마랑 아빠가 함께 가줘야 하는 거야!”현이는 이번이 첫 유치원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아빠도 찾았으니 강지혁과 함께 등원하고 싶었다. 아빠가 있다는 기분을 마음껏 누리고 싶었다.사실 지금껏 아빠의 부재에도 잘 자라왔던 아이였지만 아무래도 아빠의 빈자리가 꽤 컸던 모양이다.“그래, 그럼 내일 유치원에 같이 가줄게.”강지혁의 말에 현이는 활짝 웃더니 곧바로 팔을 쭉 내밀었다. 품에 안기고 싶다는 뜻이었다.강지혁은 스킨십 많은 딸이 아직도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인 율이는 이제껏 이런 식의 요구를 해오지 않았으니까.하지만 임유진과 쏙 빼닮은 두 눈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로 팔이 뻗어졌다.현이는 강지혁에게 안긴 후 그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지난번 서재에서처럼 볼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아빠가 최고야!”진심으로 기뻐 보이는 딸의 모습에 임유진은 괜스레 코끝이 찡해 났다.딸이 아빠의 존재를 그리워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새삼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조금 더 빨리 기억을 회복하지 못했던 것에 죄책감이 일었다.임유진은 눈물을 감추기 위해 서둘러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바로 옆에 서 있는 아들을 발견했다.혹시 율이도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엄마가 있어야 하는 상황에 항상 없었던 것에 쓸쓸해 하지는 않았을까?“율아.”임유진은 그 생각에 강선율을 향해 팔을 활짝 열었다.“엄마가 안아줄까?”아이는 그 말에 어색해하며 답했다.“전 어린애가 아니에요. 동생이나 안아주세요.”말은 이렇게 하지만 은근히 원하고 있다는 눈빛을 보냈다.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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