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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지금 당장 사랑해주길 바라는 건 아니야. 내게 마음을 활짝 여는 것도 바라지 않아. 단지 날 좋아하는 그 마음이 내가 누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10분의 1이라도 돼주길 바라는 거야. 날 좀 더 많이 좋아해 달란 뜻이야.”

강지혁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자신을 향한 그녀의 마음이 가벼울까 봐, 그 언젠가 다른 감정에 의해 대체될까 봐, 조만간 그의 곁을 떠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강지혁은 천천히 그녀의 몸을 돌리고 서로 정면으로 마주 봤다.

거실은 여전히 칠흑처럼 어두웠지만 창밖의 은은한 달빛을 빌려 임유진은 어렴풋이 그의 얼굴이 보였다.

다만 표정은 보이질 않았고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서서히 손을 들어 두 손을 그의 얼굴에 갖다 대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래, 널 더 많이 좋아해 줄게.”

처음에는 둘 사이의 관계가 막막하고 서로 사귀어도 미래가 없을 거라고 여겼다면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미래에 어떻게 되든 적어도 지금 그녀는 이 남자를 받아들이고 싶었고 자신의 마음을 더 많이 표현하여 그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싶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발꿈치를 살짝 들어 선뜻 강지혁의 입술에 키스했다.

임유진은 처음으로 맨정신에 이성을 다잡고 온 마음을 다해 그에게 키스했다.

이 키스에 그를 향한 모든 감정을 다 실은 것만 같았다.

오직 그녀만이 강지혁을 이토록 애타게 한다.

그는 임유진을 사랑한다. 이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깊어졌고 강지혁 본인조차 두려울 지경이다.

키스를 마친 후 임유진은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강지혁이 두 팔로 그녀를 받쳐주지 않았다면 아마 바닥에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이건 누나가 한 말이야. 날 많이 좋아해야 해... 그리고... 날 사랑해줘.”

그는 나지막이 속삭이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임유진은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불을 안 켜길 참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랑 약속해줘. 앞으로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꼭 날 용서해줘야 해.”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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