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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그럼 만약 아니라면? 내 여친이 아니면 강현수를 좋아할 것 같아?”

강지혁은 집요하게 되물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고!’

고이준은 죽을 맛이지만 상사의 물음에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제가 볼 때 임유진 씨는... 감정에 비교적 보수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쉽게 마음이 안 바뀔 거예요.”

“그래? 전에는 소민준과도 사귀었는데?”

강지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고이준은 울상이 되었다.

‘비서 하기 참 힘드네. 이런 극한직업이 또 어디 있냐고.’

“임유진 씨와 소민준 씨는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애초에 임유진 씨는 소민준 씨에게 그런 식으로 배신을 당했으니 당연히 미련 따위 없을 겁니다.”

“배신?”

강지혁이 눈썹을 살짝 치켰다.

“그렇다니까요. 소민준 씨는 임유진 씨가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이별을 고했어요. 이게 배신이 아니면 뭐겠어요?”

고이준이 말을 이었다.

“임유진 씨 성격상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강지혁은 순간 안색이 확 어두워지고 올라갔던 입꼬리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소민준이 그렇게 대한 것이 배신이라면 강지혁이 임유진에게 했던 짓은 또 뭐란 말인가?

그는 무언가로 가슴팍을 꽉 짓누르듯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강지혁이 손을 들어 옆에 있던 물컵을 가져와 물 한 모금 마시려 했지만 손을 든 순간 정처 없이 팔을 떨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아니, 팔이 아니라 그는 지금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하여 물컵도 제대로 잡지 못해 손끝에서 미끄러져 책상에 떨어트렸고 안에 있던 물이 책상에 그대로 쏟아졌다.

고이준은 화들짝 놀라더니 무언가 눈치챈 듯 걱정에 휩싸인 표정으로 돌변했다.

강지혁은 시선을 떨구고 눈앞에 쏟아진 물을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불쑥 말을 꺼냈다.

“나가봐, 고 비서!”

“네.”

고이준은 대답을 마치고 곧게 사무실을 나섰다.

강지혁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의자 등받이에 축 처진 몸을 기대고는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가로막았는데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는 가볍게 웃다가 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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