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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유진 씨, 잠시만요."

다급해진 강현수가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았다.

"혹시 화났어요? 유진 씨 일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러자 임유진이 이상한 눈길로 그를 쳐다봤다.

"화 안 났어요."

임유진은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고 이런 일에까지 화를 냈다면 그녀는 진작에 화병으로 몸져누웠을 것이다.

강현수가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혹시 일자리 필요하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해요."

그러자 임유진이 그를 쳐다보다 단호하게 얘기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고 강현수 씨가 제 직업까지 신경 써줄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전 지금 배달원 일에 만족하고 있어요."

그러고는 자신의 팔을 잡은 강현수의 손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제 손 좀 풀어주시겠어요? 배달하러 가야 해서."

강현수의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이내 서서히 손에 힘을 풀고 그녀를 놓아주었다.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임유진은 모르겠지만 강현수는 꽤 임유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 그녀가 어릴 때부터 지금에 잇따르기까지, 물론 전부 임유라의 입에서 전해 들은 말이긴 하지만.

"지금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요?"

강현수는 피식 웃었다.

"한때 잘나가는 변호사였던 사람이 지금 배달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요?"

그에 임유진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변호사라는 건 이제 그녀의 마음속에서 꽤 오래전 일이 되어버린 듯했다.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스쿠터에 올라탔다. 그러자 뒤편에서 또다시 강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 사이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네요. 강지혁 옆에 더는 있고 싶지 않게 되면 언제든지 나한테 연락해요."

그 말에 임유진이 잠깐 멈칫하나 싶더니 이내 스쿠터를 타고 떠났다.

언젠가 임유진이 강지혁의 곁을 떠나게 되는 날이 와도 강현수를 찾아갈 일은 없을 것이다. 그의 사회적 신분을 생각하면 아마 그는 강지혁보다 더 냉정하고 무정할 것이니까.

강현수의 연애사는 꽤 화려한 편이다. 그는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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