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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앞으로도 말 잘 들을 테니까, 나 좋아해 줄래?"

애절하게 말하는 강지혁을 보며 임유진은 망설였다.

만약... 그가 강지혁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마 그를 좋아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하필이면 강지혁이었고 3년이라는 감옥생활 동안 임유진은 하루도 그가 악몽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그가 무섭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

임유진은 이제 강지혁과의 관계를 자신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여전히 그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자꾸 그가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아파 난다.

강지혁이 진지한 얼굴로 달콤한 말을 속삭일 때면 임유진은 어김없이 심장이 두근거렸다.

강지혁은 정말로 임유진을 그저 게임 상대로만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진심도 섞여 있는 걸까? 그렇다면 임유진은? 임유진은 그한테 설레고 있는 걸까?

임유진은 현재 움직이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져버리는 늪에 서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온 임유진은 가게 안에 있는 한 남자를 보고 멈칫했다. 의자에 앉아 있는 건 바로 강현수였고 그는 이런 작은 가게에 얼굴을 비출 사람이 아니었다.

준수한 얼굴에 꼭 어울리는 정장 차림, 그리고 은은하게 풍기는 향수까지 그에게 어울리는 건 고급 레스토랑이나 라운지 바 같은 곳이지 절대 이런 후미진 작은 가게가 아니었다.

계산대에는 탁유미가 아닌 탁유미 엄마가 서 있었다.

그리고 이때 강현수도 임유진을 발견하고 천천히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설마 했는데 진짜 여기서 일을 하고 있었네요?"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임유진이 궁금한 듯 물었다.

"어제 길을 가다 우연히 유진 씨가 스쿠터 타고 가는 걸 봤어요. 뒤에 ‘윤이 식당’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그러다 오늘 마침 이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식사도 할 겸 들렀죠."

강현수는 아마 모를 것이다. 담담하게 내뱉은 목소리와는 반대로 그의 얼굴에서는 일말의 따뜻함이 묻어나오고 있다는 것을.

"유진 씨, 여기 세 곳 더 배달해야 해요."

그때 탁유미 엄마가 임유진을 향해 외쳤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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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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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강현수 입장에서 보면.. 주위 여자들은 하나같이 명품 걸치고, 보석으로 치장하는 가식덩어리뿐인데.. 유진은 그런 여자들과는 다른.. 환경미화원이며, 배달일이며.. 자기일 열심히 하는 여자를 보면.. 이상하다고 생각할 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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